세자의 한 마디에 갑자기 어제 일이 다시 한번 생각나 얼굴이 후끈하고 달아오르는 여자였다. 그런 세자의 여자는 제멋대로인 남자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왜 자신과 한 약조를 지키지 않은 거냐고 따질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저 입을 다무는 수 밖에 없었다.
여자에게 그렇게 묻는 남자는 답지 않게 걱정스러운 투로 물으며 꽤나 머뭇댔다. 혹시 쑥스러워하는 건가. 싶어 여자가 남자를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자, 남자는 정말 조금 붉어진 얼굴로 걱정스럽다는 듯이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게 아침에 일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남자와 함께하는 식사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훅 남자가 저렇게 물어왔다. 뭐 먹고싶은게 따로 있냐고, 여자자신이 깨작깨작 먹는다 돌려 말하는건가. 해서 남자의 얼굴을 보니 또 그건 아닌것 같았다. 정말 먹고 싶은 것은 없냐 물어오는 걸까.
남자의 물음에 대답하며 금방 아이처럼 미소 짓는 여자였다. 남자가 오랜만에 보는 여자의 미소였다. 세자도 여자를 따라 제 입에 사탕을 넣었는데 싸구려 맛에 가까웠던 사탕은 입안을 텁텁하게 만드는데 그쳤다. 별로였다. 급하게 손에 든 와인을 한 모금 마셔 입을 게워내는 남자였다. 그런 남자가 다시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여자는 그게 맛있다는 듯 입안에 굴려대었다. 이제는 사탕마저 질투가 날 셈이었다. 애써 그런 여자에 눈을 돌리며 보란듯이 사탕을 하나 더 제 입에 집어넣는 남자였다.
*
"왜, 그리도 서럽게..."
"...알 것 없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저라도 선비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남자는 여자의 입에서 나오는 선비라는 말에 티나게 몸을 움찔했다. 그리곤 그새 맺힌 눈물을 벅벅 닦아내고는 눌러쓴 갓을 고쳐썼다. 여자는 선비. 그 위의 계급은 모르는 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그가 입고있는 옷은 남자 저가 아무리 다시보아도 선비라고하기엔 훨씬 높은품계에 있는 옷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의아해서 여자의 쪽으로 눈을 돌리니 고개를 돌려 저와 눈을 맞출 생각도 하지 않는 여자였다. 그래서 남자는 평소의 남자라면 절대 하지 않았겠지만 큰 달에 홀리기라도 한 것이였는지 흘끔 제 옆에 서있는 여자를 확인하고 호숫가로 눈을 돌렸다. 그리곤 입을 열었다.
"내가 너를 올려다 보아야겠느냐."
남자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하다 남자의 말을 알아들은 여자가 그 즉시 남자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남자가 입을 열었다.
"날 아끼던 사람들이 모두 날 떠났다."
"..."
"누가 그랬는지도, 왜 그랬는지도 다 아는데, 내게는 밝혀낼 힘 따위가 없다."
"이런 내 자리가 너무 허망하고, 또 내일이면 그자의 농간에 놀아날 내가 너무 처량하고, 해서."
"..."
남자는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못할 말을 여자에게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자는 그저 남자의 옆에 앉아 호숫가를 보며 남자의 얘기를 들어주기를 계속했다. 그에 아무말이 없는 여자가 이상했는지, 아니면 못마땅했는지 남자가 하던 말을 멈추곤 여자에게 물었다.
"왜 아무말도 하지않느냐."
"..."
남자는 아무말도 없는 여자의 처음엔 속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에게 '어찌 감히, 너까지 나를.' 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남자에게 원인모를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후련하다. 그에 여자를 추궁하는 것을 멈추고 다시 달을 보았다. 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어떠신지요. 풀리셨습니까."
여자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에는 일 평생 궁에만 있던 남자가, 그러니까 항상 누군가의 우위에 있던 남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얘기를 나눠본적이 있을리 희박했다. 해서 미숙했다. 그래서 여자가 제 얘기에 왜 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우는 것이냐."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
"...허나, 진실이 힘이 없을리 없습니다. 진실을 거짓으로 덮는다는 건 나랏님이라도 불가능 하니까요."
"..."
"...주제 넘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를 선비로밖에 보지 못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에, 또 한번도 그 누구에게도 털어 놓치 못했던 제 얘기를 꺼내 놓은 남자는 여자에게 일말의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여자는 제가 갓으로 얼굴을 가려댔기 때문인지 그날의 저를 기억하지 못한다. 저가 운이 좋아 입궁을 한지 안다. 자신이 왕이 될 사람이고 남자인 것을 헤아리자면 여자가 그날의 일을 기억치 못하는 것은 다행이라 여길수도 있겠지만 저 말고도 다른 사람에게도 여자는 그날 밤과 같이 대할 걸 생각하니 심기가 뒤틀렸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었다. 남자만이 기억하는 둘의 첫 만남은. 또 남자의 엇나간 애정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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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서 윤기의 눈가가 촉촉해 졌던 이유에는 진짜 달과 물가에 비친 가짜달을 보며 곧 허수아비 왕이 될 자신의 운명을 떠올렸기 때문이에요. 뭐 여주를 만나 재상에게 맞설 의지라해야하나 그런게 생겼으니 뭐... 그래서 2화에 재상에게도 그렇게 뙇 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이거 국어책에 나오는 정답같다. 정답 조국 절대자 연인! 하고 얘기해주는 이런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구 어릴때는 집착이다!!!!!!이런게 좋았는데 요즘엔 애정결핍? 이런게 더 좋습니다. 순전히 작가취향...데동...글치만 역시 가장좋은 것은 윤기★ 하지만 내 최애는 방탄★ 쓸데없이 무거워 진것 같아 기분이 안좋습니다. 또한 사극말투도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근데 이거 많이 가봐야 11화쯤 갈것같네여 아마? 줄이면 3화이내로도 끝날수 있을 것 같당 다음화는 드디어 왕위계승식! 공식적인 합방가나여~! 그 옛날에 첫날밤 여자 눈에 꿀발라놓고 했다면서요?..킄ㅎ흥..아 왜 웃음이나지(찰싹) 암튼 트위터에서 봤는데 그거 써보고싶당 #불맠#처음이#어렵지#두번으은
아 이번화 어떤 왕을 모티브로 따왔는지 맞추면 소원들어드림여!
+제가 지금 제 정신이아니에오 오타있으면 말해주세오 항상 재밌게봐주셔서 감사해오 |
암호닉 |
단거 플랑크톤회장 딥크 토마토마 밍 소나무 베네 김태극 귤 강아지 #방치킨 핑크양말 팥빵 크롱 컨버스하이 돌하르방 국하 마시마로 나비 꽃놀이 눈설 웬디 꺄르륵 구구콘 으항헹힝룰 망고빙수 김석진 끼부림 미자탈출 대님 마름달 발꼬락 만두 응팔이 너를위해 통계학 시야 현지짱짱 지민쓰짝사랑 눈부신 민트 꾸꾸야 호빗 융기융기 달지민 채꾸 태태한침침이 숲 망개 몽슈 슙슈 빠밤 꾹쓰므인 겸디 권지용 수액맞는민윤기 드라군진 올봉 갸거겨 현이 정콩국 로렌 이부 뀨뀨 충전기 미늉기 모찌모찌해 1230 달래 론 뿌야 호리호리 썸월 모짜렐라 뷰꿈 디즈니 몽유 전쿠키 9977 설날 미니미니 망고 세미 딘시 꾸기쿠키 밤이죠아 쓰니워더 세계최강이과 넌나의첫번째 끼토상 카프리썬 맴매맹 림프 슈팅가드 손이시립대 준회 꾸꾹이 민윤끼얏호 켘 에제 김태형 효인 #원슙 쟉하 똥!태! 만두짱 오예스 뿌야 루비 히펭 하이린 박듀 노른자 포도가시 꿀호빵 슙큥 818 1600 연이 수저 초코 체블 소매 감자만두 빵 민흉기 흥탄♥ 밤비 코카콜라 호시야 실버라인 허니꿍 아침2 꾸꾹이 케찹케케찹 시나브로 체리마루 막소니 폭군 쀼르륵 찐빵 슈테른 반짝여보 증원 민피디님 구너비글 감수성 리림 민윤끼얏호 빵 쥬스 태태야 꿀설탕 야생 이레네 뿌뿌 더침 자몽 오구리 호식이호시기해 꾹꾹이 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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