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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불렛프루프 전체글ll조회 1929l 1



집사시험반이 개설되고, 정국은 살벌한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필기시험 다섯과목, 실기시험 아홉과목을 준비하는 집사시험반은

그렇게 하루에 14교시를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정국은 학교가 파하고 태형을 데리러 가진 못했다.

 

"전정국!"

 

"왜."

 

"같이 가"

 

"빨리 나와. 11시까진 들어가야돼."

 

"지금 10시 30분이야"

 

"그러니까 빨리 가야된다고."

 

"너희 통금이 11시야?"

 

"우리 통금 없어. 근데 난 오늘 순찰이다."

 

정국이 더는 못기다리겠다며 먼저 뛰어갔다.

정말 먼 거리를 열심히 뛰어서 정국은 간신히 야간교대순찰에 늦지 않을 수 있었다.

 

/

 


"주인님. 들어가겠습니다."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② 주인님께 충성을 | 인스티즈

 

 

태형의 방을 가로질러 구석으로 가면 좁은 문이 있고, 그 곳에는 태형의 짐 창고 겸 정국의 방으로 쓰는 조그마한 방이 하나 있다.

정국은 으레 그렇듯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는데 태형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었고, 책에 빨간 액체가 스멀스멀 흐르고 있었다.

코피인 듯 싶었다.

 

"주인님. 잠시 일어나셔야.."

 

"으응..킇...응..이게 뭐야.."

 

"가만히 계셔주십시오."

 

정국은 익숙한 듯 책상의 휴지를 몇장 뽑아 태형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고, 휴지를 뭉쳐 코를 막았다.

 

"오늘은 쌍코피는 아니십니다."

 

"언제 났지..."

 

"잠옷으로 갈아입고 계십시오. 철분제를 가져오겠습니다."

 

"총집사 아저씨한텐 말하지 말고."

 

"보고 드려야 합니다."

 

"그럼 또 형님들이 오시고, 어머니 아버지 걱정하시고..."

 

"당연한겁니다. 주인님.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혹시라도 휴지가 다 젖게 되면 이렇게 접어두었으니 갈아주십시오."

 

정국이 급히 나갔다.

사실 태형은 코피가 자주 나서 많은 히트엠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주치의, 총집사, 석진,남준, 그리고 태형의 부모님과 정국 등등..

 

딱히 병은 없지만 유난히 코 안의 점막이 약해서 피곤하거나 아니면 운동을 했을 때 가끔 코피가 툭툭 터지기도 했다.

이 코피가 금방 멈추면 문제가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늘 피가 안멈춰서 빈혈로 이어지기도 했다.

 

/

 

"언제부터."

 

"야간순찰 돌고 12시 경 주인님을 뵈러 들어갔을 때 이미 피가 흥건하셨습니다."

 

"아이고..한동안 안그러시더니..."

 

정국이 급히 태형의 소식을 알리자 주치의와 총집사가 모였다.

 

"지금 멈췄는지 보고 오게"

 

"예."

 

주치의의 말을 듣고 정국이 금세 태형의 방에 다녀왔다.

 

"어떠신가"

 

"지금은 거의 멎어가시지만 아직 멈추진 않았습니다."

 

"오늘은 지혈제를 쓸 필요는 없겠군요."

 

"그렇겠네요. 어이. 이 철분제만 드시도록 가져다드려라."

 

"예."

 

정국이 작은 봉지에 담긴 두 알의 철분제를 가지고 태형의 방으로 올라갔다.

 

/

 

"주인ㄴ.."

 

태형이 울컥하면서 피를 토하고 있었다.

코와 입에서 피가 쏟아져내렸다.

정국이 누구보다 빠르게 내려가서 다시 자가로 돌아가려는 주치의를 향해 달려갔다.

 

"주치의님!!!"

 

"왜 그러시나."

 

"주인님이..주인님이.."

 

/

 

그 날 밤은 악몽이었다.

태형은 응급실로 실려갔다.

다들 비상사태였고, 정국은 태형이 누워있는 병실밖에서 서있었다.

 

"태형이 어딨니"

 

"사모님!"

 

"어디있니!"

 

"지금 병실에서 치료받고 계십ㄴ..."

 

찰싹-

정국의 뺨이 돌아갔다.

 

"어떻게 모셨길래, 애가 이 지경까지 되니."

 

"죄송합니다 사모님"

 

 "나에게 죄송하기만 하면 다야? 히트엠 하수인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돼? 평소에 관리를 어떻게 한거야."

 

"용서해주십시오.."

 

"...두고볼거야."

 

태형의 어머니. 즉 히트엠의 안주인은 태형이 누워있는 병실로 쌩하니 들어가버렸다.

아들들과 다르게 아주 냉정하고 매섭기로 소문이 자자한 그녀는 늘 하수인들에게 나쁜 손버릇을 비쳤고, 정국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막내아들 태형을 모시는 하수인이라는 이유로 가장 많이 맞았다.

 

정국은 별로 미동도 없이 그냥 있던대로 서있었다.

놀란 건 옆에 서 있던 간호사들뿐이었다.

 

/

 

아침이 밝았고, 태형이 안정되는 기미를 보이자 의료진을 비롯한 가족들이 모두 돌아갔다.

그리고 정국은 그제서야 입원실 안으로 들어가 태형의 옆에 앉았다.

6시간을 넘게 서 있었던 터라 다리가 저려 절로 신음이 나올 법도 한데 정국은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태형이 깨어날까 염려되어 꾹 참았다.

 

잠들어있는 태형은 많이 지쳐보였다.

 

/

 

"죄송합니다!"

 

"학생이 잘못한게 무엇인가요"

 

"연락도 없이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반성문 한 장과 어제 받지 못한 수업에 대한 모든 내용을 어떻게든 알아내서 정리해오세요. 내일까지."

 

"예."

 

집사시험반의 담당교관은 여자였다.

여자라서 다정다감할거라는 생각과는 아주 정반대로 교관은 아주 엄격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정국은 교무실을 나오며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책을 빌려 진도를 맞추는 거야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거의 남지 않은 정국의 체력에 있었다.

거의 이틀밤을 꼬박 샌 데다가 가만히 졸음을 참고 있던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태형을 업어서 이동했고, 태형의 방에 들어가 청소까지 한 뒤에 태형의 학교에 찾아가 입원사실과 결석에 관련하여 소식을 전하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교관이 내준 과제를 다 하려면 오늘밤도 새야할텐데 태형의 곁을 지키는 것만 해도 이미 피로한 정국에게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

 

"괜찮으십니까."

 

"으응...머리가 조금 띵한 것 말고는 괜찮아."

 

"주치의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이틀만에 깨어난 태형이 병실 밖으로 나가려는 정국의 손을 잡았다.

 

"한숨 자야지"

 

"괜찮습니다."

 

"지금 너가 나보다 더 아파보여."

 

아무래도 결국 밤을 새서 과제를 해 간 탓에 더 몰골이 초췌해보였을 것이다.

원래 계속 옆을 지키는게 하수인의 도리였으나, 석진의 배려로 석진의 집사가 태형의 곁을 지키고

정국은 학교에 가서 오전수업이라도 받고 올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주인님이 괜찮으시다면."

 

"집에 들어가서 쉬어."

 

"주인님!"

 

"내 말 들어."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태형이 말싸움에 지친 듯 침대에 누웠고, 정국은 그런 태형이 다시 쉴 수 있도록 이불을 폭 덮어주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가서 쉬어.."

 

태형은 잠에 빠져들었다.

 

 /

 

정국이 잠에 들지 못한 지 4일째.

정국은 거의 바닥인 체력을 겨우 짜내어 태형의 병실로 향했다.

 

"왔어?"

 

"예. 주인님. 시키실 것이 있으시다고.."

 

"여기 누워봐."

 

".....안됩니다."

 

정국이 만약 태형의 저 침대에 걸터앉기라도 한다면 바로 걷잡을 수 없는 잠에 빠질 것 같았다.

태형은 그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옆으로 오라고 침대를 팡팡 두드렸다.

 

"주인님 제발.."

 

"나 잠을 더 많이 자야된다는데 잠이 안와서 그래. 나 좀 재워줘."

 

"....예."

 

태형이 누웠고, 정국이 매트리스에 걸터앉았다.

가끔 잠을 설쳐서 고생하는 태형은 정국에게 재워달라고 한 적이 많았고, 정국은 그 때마다 자신이 밤을 새워서라도 곁을 지키며 숙면을 취하도록 도왔다.

 

"누워서 토닥토닥해줘"

 

"주인님..."

 

정국이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태형이 팔을 잡아당기며 누우라고 조르자 정국이 누웠다.

그리고,,,

 

"자장자장..."

 

정말 3초만에 잠들어버린 정국을 태형이 토닥여주고 있었다.

태형은 늘 정국을 안쓰럽게 생각했다.

자신과 나이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늘 어른스럽게 굴어야 하고, 늘 참아야하고 견뎌야 하는 그의 인생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학교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마른 다리에 사정없이 긁힌 자잘한 상처들이 태형을 눈물짓게 했다.

 

"태ㅎ.."

 

"쉿!"

 

석진이 들어오자 태형이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병실 밖으로 함께 나갔다.

 

"쟤가 왜 저기서 자고 있어"

 

"나 때문에 나흘을 밤을 새서 내가 일부러 끌고 와서 눕혔어요."

 

"깨면 나한테 오라고 해. 이런 버릇없는 자식."

 

"그런거 아니라니깐..."

 

석진도 알고 있었다. 정국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면서 태형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혼나고 꾸중들었다는 사실을.

그게 뭐 정국의 탓인가. 석진은 그렇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정국을 혼냈다.

정국은 억울해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빌었다.

 

/

 

"주인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정국은 꼬박 이틀을 잔 후 일어났고, 모든 피로가 풀린 듯 생기있는 얼굴로 나타났다.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고, 별다른 특별한 사건도 없었다.

 

/

 

"주인님.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괜찮으십니까."

 

"그럼~오늘은 학교에서 운동도 했어"

 

"아직 조심하셔야 합니다."

 

"조심하면서 했어~"

 

"주인님. 오늘 공주님과 저녁 식사가 있으십니다."

 

"난 처음 듣는데? 오늘 총집사 아저씨도 그런 말 없었어"

 

"저도 방금 총집사님께 듣고 전달드리는겁니다. 공주님께서 직접 잡으신 약속이니 무조건 참석하셔야한다고 하셨습니다."

 

/

 

"공주님.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예. 저는 잘 지냈습니다. 태형군도 잘 지내셨나요?"

 

"예.공주님"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② 주인님께 충성을 | 인스티즈

 

"갑자기 시간이 나서 급하게 약속을 잡았는데, 실례된 건 아니지요?"

 

아이린.V.불렛프루프

불프왕국의 막내공주.

태형,정국보다 1살 어림.

위로 오빠가 셋인 덕에 온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났고, 빼어난 미모와 교양있는 태도로 온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났다.

 

"아닙니다. 공주님."

 

"내 남편 될 사람 얼굴 자주 보고 싶었어요."

 

태형과 약혼한 사이.

 

"저도..보고 싶었습니다.공주님"

 

정국이 듣는데서 이렇게 공주와 대화하는게 어쩐지 부끄러운 태형이었지만, 태형도 어쩔 수 없는 남자였다.

온 몸에서 빛이 는 공주님과 식사를 한다는 것이 영광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아름다우시다...'

 

정국의 머릿속에도 온통 같은 생각뿐이었다.

그만큼 아이린 공주는 대단히 아름다웠다.

옆에서 태형의 식사시중을 들면서도, 정국의 시선과 생각은 온통 공주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정국의 생각은 결국 '나의 주인님이 태형님이라서 너무 감사하다'였다.

자신의 주인이 태형이기 때문에 공주님을 곁에서 보게 되었으니 이 모든 은혜는 태형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 정국의 논리였다.

 

/

 

"오늘 피곤하지 않았어?"

 

"저는 신경쓰지 마십시오.주인님."

 

"그래..."

 

"주인님. 피곤하십니까."

 

정국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태형이 약간 어지러웠는지 우욱 하는 헛구역질을 했기 때문이다.

 

/

 

"죄송합니다.주인님."

 

"엎드려."

 

태형이 또 다시 응급실에 실려가자 남준이 정국을 호출했다.

 

"태형이가 또 실려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죄송합니다."

 

"오늘 식사시간이 문제였나?"

 

"아닙니다. 식사시간엔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남준의 집사가 들어와 남준에게 귀엣말로 속삭였다.

태형이 쓰러진 이유가 아직 몸이 성치 않아서 또 과로라고.

정국은 엎드려뻗친 상태로 남준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있어서 미처 듣지 못했다.

 

"일단 넌 나가봐"

 

"예."

 

남준의 집사가 나가고, 남준이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다 정국에게 말했다.

 

"태형이가 또 다시 쓰러진 이유가, 과로란다"

 

"..."

 

"또, 과로 때문에 쓰러졌다고."

 

"...ㅈ..죄송합니다...크흑.."

 

정국이 이제 힘에 부치는 듯 팔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너는 안쓰러지는데, 태형이가 쓰러졌어."

 

"죄송합니다.....흐으..."

 

"듣자하니, 태형이의 학교에서 시중을 드는게 아니고, 네 학교를 다닌다고?"

 

"...."

 

"학교에서 시종하나 데리고 다니지 않는 사람이 태형이뿐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사실인가?"

 

"..예."

 

남준이 정국에게 다가가 발로 찼다.

정국은 버틸 힘도 없이 자빠졌다.

 

"네가 집사되서 몸 편히 살자고 네 주인 버리고 있나본데, 앞으로 태형이가 혼자 다니는 걸 보게 되면, 가만 있지 않겠어."

 

무릎꿇은 정국을 한번 더 걷어차고 남준이 방을 나갔다.

남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정국은 두려웠다.

 

"괜찮니?"

 

".."

 

"주인님께서 원래 태형주인님을 아주 아끼시잖니. 또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노하신거지, 너를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니니까 가서 쉬어."

 

"아닙니다. 병원에 들리겠습니다."

 

"그래. 그게 너도 마음이 편하겠지."

 

남준의 집사가 태형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힘내라고 했다.

 

 /

 

"주인님. 괜찮으십니까"

 

"요즘 피곤해서 그래. 너무 걱정마"

 

"죄송합니다. 제가 옆에서 잘 보필하지 못해서..."

 

"또 형님들한테 혼났구나"

 

"아닙니다."

 

"미안해.."

 

태형이 시무룩해 있었다. 안그래도 요새 계속 정국은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자신의 건강을 이유로 많은 꾸중을 들었다.

태형은 자신이 나쁜 주인인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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