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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뭐라고할까요 전체글ll조회 1484l

제대로 사랑에 빠졌다. 그 것도 인간에게. 게다가 내가 사랑하게 된 인간은 지금 같은 종족인 인간과 사랑에 빠졌다. 사랑을 도와줘야 할 임무를 가진 에로스의 후손인 내가 질투라는 감정을 가지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에로스의 후손인 내게 주어진 임무는 정말 간절하게 사랑을 원하고 있는 인간의 사랑을 이루어지게 해주는 역할이다. 금 화살을 사람에게 쏘게 되면 제일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랑을 빠지게 된다.(그래서 매우 타이밍이 중요하다.) 반대로, 납 화살을 쏘게 되면 처음 보는 사람을 증오하게 된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모습을 보니 질투를 느끼는 ‘질투’ 때문에 그에게 나와 똑같은 기분을 느껴보라는 마음에 그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납 화살을 쏘았다. 연인 사이는 당연히 깨지게 됐지만 그는 더 간절히 그의 연인을 사랑하게 원하게 되었다. 그 연인을 미워하라고 납 화살을 이용했는데 증오는커녕 오히려 더 간절히 연인을 원하고 있다. 내 손으로 꼭 그와 그가 사랑하는 연인을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걸까……, 비참하다. 그를 볼 때마다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슴앓이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밤에 가슴앓이를 하고 펑펑 울고 자도 그 다음 날이면 싹 다 잊어버리게 된다. 붕어눈이 되어서도 계속 그를 쳐다본다. 하늘에서 올려다보는 그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바로 앞에서 보면 훨씬 더 멋지겠지? 언젠가 한 번 쯤은 꼭 그를 바로 앞에서 서로 마주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아니, 마주보기 그 이상을 상상한다. 그를 쳐다 볼 때면 정말 기분이 좋다.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닐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다. 하늘을 빨리 날아다닐 때도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그 때와는 다른 느낌의 두근거림이다. 그리고 그를 위에서 올려다 볼 때면 정말 온 세상이 핑크 빛 같다. 이 말을 할 때마다 옆에 있는 종현이 정말 나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아니, 한심하다고 쳐다보는 것 보다는 내 생각엔 종현이 아직 뭘 몰라서, 사랑을 몰라서, 그러니까 철이 덜 들어서 그러는 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날 걱정하는 종현을 무시한다. 그래서 가끔은 종현에게 정말 미안하다.

 

 

 

최민호……. 그의 이름을 말할 때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해도 좋다. 위에서 그를 하루 종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구름 위로 둥둥 떠다니며 그를 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는 아침 8시 10분이면 지하철을 탄다. 때문에 회사에 도착 할 때 까지 지하에 있는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리고 8시 40분쯤에 그는 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곳이 그의 직장인 듯하다. 저녁 6시까지 근무를 한다. 그리고 칼 퇴근. 칼 퇴근 뒤 바로 찾아가는 곳은 그가 사랑하는 이가 있는 곳. 그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간다. 항상 근무를 마치면 가는 곳이 그 사람이 있는 곳이었으니까.

 

 

“나도 사랑하고 싶다…….”

 

 

그는 역시 그의 연인을 보자마자 함박웃음이다. 품에 안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기 보다는 씁쓸하다. 항상 웃는 사람이라고 해도 연인 앞에서 훨씬 더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연인은 내가 될 수는 없는 건가. 납 화살을 쏘면 안 되는데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의 연인에게 화살을 날렸다.

 

미안해요, 그리고…… 미안해.

 

 

 

 

 

 

 *  *  *

 

 

 

 

 

 

 

 

“태민아. 인간을 사랑하면 안 되는 거 알잖아.”

 

 

 

종현아. 미안해, 이번에는 제대로 사고 쳐야 될 것 같다. 최민호, 그를 내 눈 앞에서 직접 보고 싶고. 그가 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더 이상은 못 참을 것 같아서 날개를 숨겨 내려가고 싶어. 화살의 힘이 아닌, 나의 힘으로 그와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서 그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 평범한 사랑을 나누고 싶고, 그리고……, 에로스의 후손 이태민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 이태민이 되서 살아가고 싶어. 다른 사람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내 사랑도 중요해. 몇 백 년 동안 다른 인간들 사랑을 이루어지게 하는 임무로 난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젠 내 사랑도 찾고 싶다, 그러니까 나…….

 

……나도 사랑하고 싶어. 최민호랑 사랑할래.

 

 

 

 

 월계연(越界聯) 上

타계를 넘어 연인을 맺다.

W. 하봄 

 

 

 

 

“누구세요?”

 

 

 

일부러 그가 마치는 퇴근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그의 집 앞에서 하얀 날개를 감추고 무릎을 모아 고개를 푹 숙여 앉아 있었다. 저녁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도착한 그는 나를 보고 당황하기 시작했다. 나 같아도 당황했을 것 같다. 내 모습과 인간의 모습과 비교해 보니 많이 차이가 난다. 난 발에 아무 것도 안 입었는데 인간은 발에도 옷을 입혔고 옷도 몇 겹이나 입고 있었다. 당황하는 중에도 그는 여전히 잘생겼다. 하늘에서 내려다 봤을 때보다도 훨씬 더.(물론, 멀리서 보는 것도 충분히 멋있지만.) 큰 키에 듬직하고 넓은 어깨. 보기 좋게 탄 피부에 쌍꺼풀이 없는 큰 눈, 날카로운 콧날, 말하면서 움직이는 입술도, 낮은 목소리도. 그의 모든 것이 좋다. 그가 말하고 있는 도중에도 난 멍하게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옷도 얇고 신발도 안 신고. 지금 안 추워요?”

 

 

 

아, 발에 입혀놓은 걸 신발이라고 하는 건가. 난 추워도 괜찮다. 꿈인지 생시인지, 최민호란 인간이 내 앞에서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 죽을 지경이니까. 게다가 목소리까지 들어보다니. 하늘로 다니던 내가 날개를 감추고 그와 같은 땅을 밟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너무 행복해서 이 행복이 깨질까봐 두려울 정도로 행복하다.

 

 

 

“집에 들어와요. 지금 그 꼴로 돌아다니면 감기 걸릴 텐데.”

 

 

 

처음 보는 사람도 이렇게 도와주는 그는 정말 착한 인간임에 틀림없다. 하늘에서 그의 사이를 지켜보지 않아도 뻔했다. 납 화살 때문에 벌써 헤어졌다. 사랑 때문에 힘들 텐데 내 앞에서 웃어주는 모습이 안타깝기 까지 했다. 저렇게 힘들 정도로 웃어 줄 필요는 없는데. 힘들어도 웃어 준 그 덕분에 그에게 더 미안한 감정과 함께 사랑의 감정이 더 커진다.

 

 

 “추우니까 얼른 들어와요.”

 

 

 

그의 말에 놀라서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지금 그가 한 말이 정말인가. 들어오라는 말이? 원래 이렇게 쉬운 사람이라 나를 막 들이는 건가. 눈만 끔벅하고 있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 팔목을 잡는다. 아, 팔목 잡으면 안 되는데. 내 팔목을 붙잡자 그는 눈을 크게 떠진다. 그러곤 나를 걱정한다. 얼마나 떨었으면 이렇게 몸이……. 인간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나의 체온은 당연히 다르다. 인간의 체온이 36.5℃가 정상체온이라면 천사의 정상체온은 0℃다. 인간과의 체온의 차이가 크다. 이렇게 되면 그의 곁에서 진짜 인간이 되지 않는 이상 가까이 있을 수 없는 건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또 너무 멀리 있는 것만 같아 또 슬퍼진다. 그래도 이 것 쯤은…… 다 예상하고 온 거니까. 

 

 

“저는 괜찮아요. 정말로.”

 “…….”

 “그 쪽이 더 아파보이거든요.”

 

 

 

 

 

 

 *  *  *

 

 

 

 

 

 

 

 

일주일 정도는 정말 행복하게 지냈다. 물론, 나 혼자. 하지만 그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를 마주보고 있을 때마다 진심으로 미안했다. 민호에게 사랑받고 있는 그 사람이 부럽고 씁쓸하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팠다. 민호의 옆 자리는 내가 대신 채워주면 안되는가. 내가 봤을 때 절대 안 될 것 같았다. 그는 애써 괜찮다고 억지로 웃는 모습이었다. 피곤함이 묻어나고 행복해 보이질 않았다. 그게 다 나의 질투심이 가득 찬 납 화살을  쏘았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의 일상에서의 나는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 하긴, 금 화살도 없이 겨우 일주일 봐놓고 사랑에 빠지게 되면 그 것도 이상하긴 했다.

민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내게 어떤 것도 묻지 않았다. 이름, 나이, 그리고 어디서 왔는지. 전혀. 그래서 오히려 고마웠다. 정말 미워서 묻지 않은 게 아니라 나의 마음을 정말 잘 읽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정말 섬세한 사람이다. 안 좋아하려 해도 안 좋아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민호에게만은 가르쳐 주고 싶다. 내 이름 정도는 말이다.

 

 

“그런데 있잖아요.”

 

 

 

하루는 정말 궁금했다. 왜 나에 대해 전혀 묻지도 않는 건지. 그리고 왜 날 여기서 재워주는지. 그가 들어오자마자 나는 그의 말에 대답만 해주다가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내가 말을 건 것에 대해 정말 놀란 모양인지, 크게 뜬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곤 씩 웃는데 그게 또 너무 멋지다.

 

 

 

“많이 궁금할 텐데 왜 저에 대해 전혀 안 물어봐?”

“글쎄, 때가 되면 말해 줄 것 같았어.”

 

 

 

배려심도 정말 깊은 그가 좋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곳이 없었다. 이런 사람을 사랑 안 할 수가 없다, 내 앞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내 모습까지 기억할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냥 나의 이름 석 자 만큼은 기억하길 원했다. 진심으로. 내 이름은, 내 이름은…….

 

 

 

“이태민이에요.”

“……?”

“내 이름.”

“최민호.”

“……아.”

“너도 가르쳐 줬으니까. 내 이름 가르쳐 주는 거야.” 

 

이미 알고 있는데. 최민호라는 이름. 그래도 직접 가르쳐주니까 또 다른 느낌이다. 그가 자신에 대해 직접 알려주다니.

빙긋 날 바라보며 웃는 모습에 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게 아닌지. 설마 내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토마토처럼 붉어진 내 얼굴을 민호가 보는 건 아닌지. 얼른 숨고 싶었다.

‘태민아, 있잖아요, 저기요, 그쪽, 있잖아요, 이렇게 부르지 말고 내 이름 불러요.’ 어색한 나를 많이 위해주는 것 같았다. 나를 따라한다고 반말과 존댓말을 섞으며 쓰는 약간 언밸런스한 말에 얼굴이 더 달아오른다. 고개를 푹 숙이자 내 금빛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데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아니, 하늘을 나는 기분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다. 하늘을 날아 본 천사는 정말 그 기분이 어떤 기분인 줄 안다. 맑고 좋은 날씨, 푸른 세상에 나 혼자 날개를 펴고 나는 기분이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인데. 하늘을 나는 기분보다 더 좋게 하는 건 이 세상에 지금 내 앞에 있는 민호밖에 없다.

 

 

 

“알겠어, 민호야!”

“어? 반말? 나 반말 쓰라고는 안했는데.”

“민호도 반말하면 돼!”

“그래. 그러지 뭐.”

 

 

 

오늘만큼은 민호의 얼굴이 정말 좋아보였다. 민호가 웃음을 띠는 얼굴이 아닌, 정말 진심으로 웃는 것 같아서 좋았다. 억지로 웃는 줄만 알았는데 다행이다. 괜찮아진 이유가 꼭 나 때문이 아니라도 괜찮다. 항상 아픈 정말 진심으로 행복하다면 난 그 걸로도 충분하다.

 

 

 

 

 

 

 

 

 

 

*

 

 

 

 

 

 

 

 

 

 

 

 

 

 

 

 

인간계에 내려온 지 2주가 지났다. 하늘에서는 따분에서 몰랐는데 신기한 게 많은 인간계에서의 2주는 정말 빠르다. 민호는 내가 처음 봤을 때 보다 훨씬 많이 나아졌다. 웃을 때도 억지로 웃는 것 같지 않았고 매 끼마다 거르던 밥도 ‘너 안 먹으면 나도 안 먹어!’ 라는 말에 꼭 챙겨먹게 되었다. 그것도 밥상에서 마주 보면서. 2주에서 살면서 알게 된 인간계는 정말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솔직히 아직도 적응이 조금 덜 된 것 같다. 날개 때문에 땅에 발이 닿을 일이 없던 천사에게 신발이라는 것은 정말 신기한 물건이었다. 처음 볼 때 민호의 발에 입혀져 있던 것이 신발이라는 것이었다. 아니지, 인간은 신발을 ‘신다.’라고 했다. 처음에 신발이 없었던 내게 민호는 신발가게로 가서 내게 딱 맞는 운동화 한 켤레와 편안한 슬리퍼도 사줬다. 겨울엔 날씨가 춥다고 얇은 옷 입지 말라며 내게 딱 맞는 패딩도 샀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같이 장보기도 해봤고 시내에서 평범한 연인처럼 데이트도 해봤다. 인간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다가 머리칼이 금발인 내게 외국에서 왔냐고 말하면서 개구지게 웃는다. 그러더니 앞장서서 민호가 서울구경을 시켜준다며 주말에 날 끌고 남산타워에 이어 시내에 같이 가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내게 가르쳐주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말해준 민호 덕분에 내가 훨씬 더 즐거웠다. 내가 이렇게라도 민호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다니. 그리고 민호가 내 앞에서 이렇게 웃어주다니. 정말 황홀하다.

주말만 되면 구경시켜주는 재미에 들린 민호와 함께 시내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저번 주는 압구정, 이번 주는 명동. 다음 주에는 홍대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구경하는 천사보다 구경시켜주는 사람이 더 재미 들려 난리다.

 

 

 

“태민아. 영화 보러 갈까?”

“영화? 뭐 볼 거야?”

“글쎄.”

 

 

 

‘요즘에 인기 많은 영화로 볼까?’ 뭘 모르는 내가 민호에게 해야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신난 민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팝콘을 사고 온다며 잠깐 기다리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눈만 끔뻑이며 가만히 있었다. 손이 모자라 보이는 민호에게 얼른 달려가 팝콘을 품에 안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영화관이라는 곳은 밤처럼 어두웠다. 민호의 웃옷 끝을 잡아 졸졸 따라 들어갔다. 민호에게 내 이름을 처음 가르쳐 줬을 때처럼 웃으면서 내 머리를 헝클이는 모습에 고개를 또 푹ㅡ 숙였다. 내 감정이 들키면 정말 비참할 것 같아서.

 

 

 

“죄 지은 거 없으니까 고개 숙이지 마. 아니다, 머리 만지는 거 싫어해?”

“아, 아니!”

“어이구ㅡ, 귀여워라. 태민이 누가 데리고 갈까봐 무섭네. 넌 꼭 내 옆에 있어라.”

 

 

 

장난으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민호의 아무렇지 않게 뱉은 말에도 반응이 보인다. 인간의 체온만큼 뜨겁게 타오를 정도로 반응한다. 민호에 대해서만 나의 솔직한 반응 때문에 정말 미치겠다.

 

 

 

 

 

 

 

 월계연(越界聯) 中

타계를 넘어 연인을 맺다.

W. 하봄

 

 

 

 

 

“흑, 으허엉ㅡ,”

 

 

 

영화는 정말 슬펐다. 목 놓아 울 정도로. 옆에 있는 민호가 날 달래준다고 애를 먹었다.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내 이야기인 것 같아서 정말 슬펐다. 해피엔딩이긴 했지만 그 중간에 있던 내용들이 날 아주 슬프게 했다. 영화의 내용은 이랬다. 남자 주인공은 뱀파이어, 여자 주인공은 인간. 종족이 다른 사랑 이야기였다. 마치 나와 민호처럼. 뱀파이어의 남자 주인공은 마치 나인 것 같았고 여자주인공은 민호인 것 같아서 펑펑 울었다. 그래도 영화 속의 남자와 여자는 해피엔딩이었다. 부러웠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사랑은 이루어 끝은 행복했으니까. 어쩌면 해피엔딩이라서 울었을 수도 있다. 남자와 여자가 행복해졌으니 그 안도감에. 나도 민호와 행복한 엔딩이면 너무 행복해서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그렇게 슬펐어? 뭐가 그렇게 슬픈 건데. 응? 결국엔 해피엔딩이었는데.“

 

 

 

내 눈높이에 맞춰준다고 무릎을 굽히며 민호는 내 눈물을 닦아 준다. 원래 우는 사람을 달래주면 더 눈물 난다고 하던데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민호의 다정스런 말에 이 때 까지 겪었던 설움을 지금 눈물로 다 터트리고 있는 것 같다. 민호의 연인을 앗아간 미안함과 아무 것도 모르는 내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잘 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이때까지 민호를 보며 가슴앓이를 하며 느꼈던 서러움. 그냥 모든 감정이 섞여서 흐르는 것 같다.

 

 

 

“뚝. 왜 그렇게 서럽게 울어. 보는 사람이 다 슬프다.”

“흐어엉ㅡ”

 

 

 

 

*  *  *

 

 

 

 

 

결국, 나는 붕어눈이 된 채로 데이트는커녕 아무 것도 못하고 집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민호는 내게 물을 주며 얼른 마셔라며 컵을 내민다. 민호가 얄밉게 웃으면서 하는 말이 ‘얼굴이 못 생겼는데 우니까 훨씬 더 못생겼네.’라고 말하면서 두 손으로 아프지 않게 내 코를 잡으며 흔든다.

 

 

 

“이제 다 울었어?”

“응.”

“울보네, 울보. 계속 울고.”

“아니야!!”

“이태민은 울보래요.”

“푸흡”

“어? 웃었다. 너 울다 웃으면 어찌되는 줄 알아?”

 

 

 

노래를 부르며 놀리는 민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해서. 내가 꿈에서만 상상하던 일이 실제로 펼쳐지는 것이 신기하다. 너무 행복해서 민호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불안하기까지 하다. 설마 이 행복이 깨지진 않을까, 아니면 내가 두고 온 활과 금 화살을 이용해 종현이 혹시나 민호와 민호의 원래 연인을 이어주게 하지 않을까, 불안했다. 아버지께선 벌써 이 일을 알고 계시겠지. 천사의 금기를 어겼고, 사적인 질투라는 감정 때문에 한 사람을 피해자로 만들었겠다, 그리고 허락도 없이 인간계에 내려와 2주가 되었으니 말 다했다. 어쩌면 천계는 지금 나 때문에 엉망일 수도.

 

 

 

“우리 울보, 이제 눈물 뚝! 했는데 저녁이나 먹을까?”

 

 

 

민호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나 때문에 엉망이 됐을 나의 고향 천계가 걱정이 되서 삼일 뒤. 아니, 일주일 뒤에는 민호를 두고 천계로 가봐야 될 것 같다. 성격이 좋은 민호 덕분에 2주 만에 바로 친해졌는데 나의 납 화살 때문에 상처를 받은 민호를 두고 천계로 돌아가는 것이 영 마음이 편치 않다.

 

 

 

“태민이 먹고 싶을 걸로 먹자. 뭐 먹을까?”

 

 

 

천계를 갔다가 민호에게 돌아올 때에는 천계의 법을 어기지 않고 민호를 당당히 사랑하고 싶었다. (물론, 나 혼자하고 있는 사랑이지만, 그래도 천계의 법을 어긴다는 것이 영 마음에 불편했다.)

 

 

 

 

 

*  *  *

 

 

 

 

 

“태민아, 태민아!”

 

 

 

일주일이 지나 민호에게 아무 말 없이 천계로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아버지를 찾으러 간 것이 아니라 민호를 내려다보는 일이였다. 내가 그래도 2주일 동안 민호에게 아무의미 없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민호는 내가 없어지자, 날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

.

.

 

 

“이태민, 어디 있어. 내가 가지 말라고 했잖아…….”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민호는 또 아픈 가 보다. 나의 납 화살 때문에 헤어진 연인을 잃었을 때 보다 더 아픈 표정을 짓고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지만 기분이 좋았다. 나의 빈자리 때문에 허전함을 느끼고 있는 민호라니. 내가 민호를 사랑하듯이 민호 역시 날 사랑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미안해, 민호야.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너에게로 다시 다가갈게. 당당하게.

 

 

 

 

*   *   *

 

 

 

천계에 온 걸 어떻게 알았는지 하늘에서 민호를 내려다보고 있는 내게 종현이 찾아왔다. 내 발로 직접 올라온 것에 대해 정말 놀란 듯 했다. 날 놀란 눈으로 보더니 어울리지 않게 말까지 더듬는다. ‘왜, 김종현. 불만이야?’ 라는 장난기 가득한 내 말에도 종현의 멍한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얼마 안 돼, 겨우 정신 차리고는 하는 말이 ‘너!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란다. 걱정은 무슨, 내가 어린 애도 아니고.

 

 

 

“야, 이태민. 너ㅡ, 어떻게 되는 줄은 알아?”

“알지. 각오하고 왔으니까.”

“태민아…….”

“왜 그래? 징그럽게.”

 

 

 

말 다 안 해도 안다. 종현이 내게 하려는 말을. 내가 어떤 금기를 깼고, 그 금기를 깨면 어떻게 되는 줄도. 천계에서 쫓겨나는 것도 다 알고 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도 애써 난 종현에게 아무렇지 않는 척 했다. 천계에서 쫓겨나면 민호에게로 갈 것이고, 민호와 함께 보란 듯이 행복하게 살 것이기 때문에.

 

 

 

“민호란 인간이 널 버리면.”

“아니, 민호는 날 버리지 않아.”

“그걸 네가 어떠……”

“믿으니까.”

 

 

 

정말 고통스러운 벌을 받을지라도 민호와 함께라면 어떤 벌도 상관없다. 종현에게 말했다시피, 난 각오를 하고 왔다. 천사들이 날 어떤 시선으로 볼지 다 알고 있다. 인간을 사랑하게 되서 나를 더럽다는 듯이 쳐다볼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난 괜찮다. 정말로. 민호의 곁으로 가는 것이라면 어떤 고통이든 참을 수 있다.

 

 

 

“가자, 얼른. 너 천계로 돌아온 거, 모두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래.”

 

 

 

 

 

 

많은 천사들에게 둘러 싸여 질타를 받았다.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서 더럽다.’, ‘이런 천사가 에로스 신의 후손이라니 정말 용서할 수 없다.’ 등 날 향한 비난의 말이 솟아졌다. 심지어 나보다 어린 천사들 역시 날 괴물 보 듯 쳐다보고 있었다. 종현만이 날 미워하는 눈이 아닌 왜 그랬어, 라는 원망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종현아, 너마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난 너한테만큼은 내 사랑 축복 받고 싶었건만.

 

 

 

“에로스, 이태민.”

 

  

 

천사 재판장님이시다. 내 아버지이시자, 천계의 왕인 자랑스러운 우리 아버지. 아니 모든 천사들에게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천사들의 어버이다. 천사의 재판장으로서 날 대하셨지만 눈빛만큼은 날 원망의 눈이다.

 

 

 

“천계의 허락 없이 인간세계로 내려간 죄, 그리고 인간을 사랑한 죄, 무분별한 납화살의 사용.”

 

 

 

“이는 천계의 율법 제 5조 13항과 21항, 51항을 어긴 죄로……,”

“…….”

“……천사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린 채 천계에서 영원히 추방한다.”

 

 

 

 

 

 

 

 

 

 

*

 

 

 

 

 

 

 

 

 

 

 

 

 

 

재판장의 말이 끝의 끝으로 모든 천사들은 날 보더니 고소하다, 당해도 싸다. 등등 그보다 더 심한 욕이 뒤이어 나왔고 재판 봉을 세 번 치려는 순간에 갑자기 난 두려워졌다. 천사의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이때까지 민호와 함께 있던 시간, 그리고 민호를 사랑하는 감정까지 모두 잊게 된다는 소리였다. 천계에서 쫓겨나면 민호 곁으로 가려고 했지만 기억을 잊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랴. 감정뿐만 아니라 아예 민호까지 내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했다. 재판장이 재판 봉을 세 번 치려는 순간 난 손을 높이 들었다. 

 

 

 

“부탁이… 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꺼내자 천사들이 죄인 주제에 무슨 부탁이냐는 소리가 뒤이어져 나왔다. 천사들에게 욕을 먹는 건 상관없다. 그리고 천계에서 쫓겨나는 것, 날개가 찢어져도 상관없다. 민호와 똑같은 인간이 될 수 있다면. 난 기억을 잃어 민호를 잊고 산다는 삶 자체가 끔찍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미래는 싫다. 내 몸을 희생해서라도 민호와 함께했던 기억과 민호에 대한 감정만큼은 잊기 싫었다. 민호에게만 반응하는 내 차가운 심장을 위해서도, 내 이기적인 마음을 위해서도.

 

 

 

“재판장님! 아닙니다, 죄인의 부탁을!!”

“다들 조용히해 보게! 마지막이지 않는가…….”

 

 

 

다행이게도 재판장은 내 부탁이 무엇인지 듣는다고 천사들을 조용히 시켰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천사들은 날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종현은 나의 추방한다는 재판장의 말이 나오자마자 눈물을 훔쳤다. 내 부탁이 있다는 말에 소매로 눈을 닦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것이 보인다.

 

 

 

“다른 기억을 모두 잃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

“내가 날 모르는 바보 같은 인간이 되는 것도 전 괜찮습니다. 제가 사랑한 인간과 함께한 기억은 잃기 싫습니다. 그 인간을 사랑하는 제 감정 역시…,”

“그래, 알겠다. 그렇게해주마.”

 

 

 

재판장이 쉽게 내 부탁을 들어줬다. 아, 하나밖에 아들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재판장과 죄인으로서 마지막으로 대면하고 있는 것이 정말 죄송스럽기도 하다. 재판장의 말이 긍정적이자, 다른 천사들은 모두 큰 소리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제 날개를…….”

“…….”

“이 자리에서 그냥 바로 뜯어주세요.”

“이 태민 천사!”

“그 어떤 고통도 감수해낼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내 말에 종현은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본다. 어쩔 거냐는 표정에 이어 또 눈물을 흘리려 한다. 안 어울리게 눈물이 웬말이야. 눈을 마주친 채, 입모양으로 종현에게 말하자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그러더니 결국 뒤를 돈다. 내 날개가 뜯겨져 나가는 걸 차마 보기 힘들었는지 그 자리에서 빠져나간다. 바보,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그래도 곁에 있어주면 안 되는 건가. 그래도 종현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크다. 처음부터 인간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타일러줘도 민호에 대한 마음이 커서 종현에게 인간세계로 내려간다는 말만 하고는 내려갔으니 내 걱정도 많았을 텐데 천계로 돌아오자마자 쫓겨나는 꼴이라니.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난 종현보다 눈물을 흘렸으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텐데.

 

 

 

“좋다, 마지막부탁 들어주마. 천사 이태민은 날개를 뜯어내는 대가로 그 인간의 기억은 잊지 않게 한다.”

“감사합니다, 재판장님.”

 

 

 

민호야, 난 이렇게 너에게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사랑해. 민호야.

 

 

 

 

 

 월계연(越界聯) 上

타계를 넘어 연인을 맺다.

W. 하봄

 

 

 

 

날개 한 쪽을 잘랐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에 아랫입술을 씹으며 꾹 참으려고 애써 노력했다. 끔찍한 광경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고 차마 못 보겠는지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아직 어린 천사들의 눈을 가려주는 천사도 있었다.

 

 

 

“으윽”

 

 

 

반대편 날개도 이어서 잘라냈다. 양쪽 날갯죽지에서 피가 솟구쳐 나오고 말 못할 고통에 머리가 어질해져 앞으로 고꾸라졌다. 나의 아버지이신 재판장은 차마 내 모습을 못 보겠는지 고개를 휙 돌려 일이 끝났다는 듯 돌아가려고 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나지막한 나의 말에 잠깐 걸음을 멈추더니 날 원망스런 눈초리로 쳐다보신다. ‘왜 그런거냐.’ ,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지 않겠다고 했지 않았냐.’ 말을 하지 않고 눈빛만으로도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다 알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아버지.

 

 

 

“민호야!!”

 

 

 

형벌을 다 받고나서야 종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적응되지 않은 울음 섞인 목소리다. 아직도 울고 있는 모양이다. 종현이 날 부르자, 쳐다보고 계시던 아버지는 시선을 거두고 들어가신다. 종현이 날 보더니 얼굴을 찌푸린다.

 

 

 

“얼른, 진기야.”

 

 

진기에게는 힐링의 능력이 있었다. 내가 날개를 찢기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울면서 바로 진기에게로 달려간 거였구나. 그래도 친구라고 날 위해 울어주고 진기를 데려온 모습을 보니 친구를 잘 사귀긴 했나보다.

 

 

“하지 마.”

“이런 모습으로 갈 거야? 피는 멈춰야지! 사랑하는 사람 앞에 간다며. 그 꼴로 갈 거냐고.”

“…….”

“어떤 마음인 줄 알아. 아는데 그래도 피는 멈추고 가. 너 눈감으면 이제 다 기억 못하는 거잖아.”

“…….”

“친구가 뭔데. 이럴 때 도와주는 게 친구 아니냐고. 으헝-,”

 

 

 

결국 감정에 북 받힌 나의 친구는 목 놓아 운다. 그러더니 종현이 얼른 진기를 재촉하여 힐링 능력을 부탁한다며 계속 울면서 말한다. 진기가 양쪽 날갯죽지를 어루만지자 따듯한 빛이 나오더니 나의 피를 조금 멎게 한다. 따뜻한 빛에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이라 그런 건지 눈이 감키려 한다.

 

 

 

“태민아.”

“……으응.”

“행복해.”

“…당연, 후……회. 아ㄴ..해.”

“너 계속 지켜볼거야. 얼마나 행복한지.”

 

 

 

종현의 말을 끝으로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난 그렇게 눈을 감았다.

 

 

 

 

 

*  *  *

 

 

 

 

 

“으으…….”

 

 

눈을 뜨자, 난 눈이 쌓여있는 거리에 누워있었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고 깨끗했다.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거리에는 아무도 다니지 않았다. 누가 왔다간 흔적도 없었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왜 여기에 있고, 내가 누군지.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이곳만큼은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이렇게 누워있으면 안 된다. 이렇게 추운 날에 누워있으면 저 세상으로 갈 것이 뻔하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날개 뼈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놀랐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 마다 느껴지는 말 못할 고통 때문에 새하얀 공간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기만 했다. 신발도 없고 내가 입고 있는 옷마저 눈처럼 새하얀 옷인데다가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 입은 옷이 정말 얇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신세가 된 건지.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나. 발이 시려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발이 푹푹 빠져도 괜찮고 추워도 괜찮았다. 이 길을 걷으니 이상하리만큼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길을 걷고 있는데 반대편에서도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추운 겨울날이라 나와 전혀 반대로 따듯한 옷을 입고 있는 한 남자. 민호……. 내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데 저 사람 이름은 내 머릿속에 있었다. 얼른 달려갔다. 민호, 민호임에 틀림없다. 아마 이 길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저 사람과 만나려는 이유 때문인 가보다.

 

 

 

“민호, 민호야…… 민호.”

“태민아.”

 

 

 

내 이름은 ‘태민’이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이 세상에서 믿을 사람은 민호, 내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아있는 단 한사람, 민호밖에 없다.

 

 

 

“태민이는 금발도 예뻤는데 흑발도 진짜 예쁘다.”

“……”

 

 

 

내 머리를 쓰다듬는 민호의 손길이,

 

 

 

“처음 봤을 때도,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 것도 넌 정말 천사처럼 예쁘다.”

 

 

 

날 보며 내리는 눈처럼 하얗게 웃어주는 미소가,

 

 

 

“추운데 이게 뭐야. 저번에 봤을 때랑 똑같네. 신발도 없고.”

 

 

 

날 걱정하는 민호의 목소리,

 

 

 

“왜 갑자기 사라졌던 거야. 바보야. 내가 가지 말라고 했는데.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얼마나 찾았는데.”

 

 

 

그리고 내게 보고 싶다고 쑥스럽게 말하는 민호의 말투. 맞다. 심장이 아우성이다. 숨이 막힐 만큼 심장이 떨린다. 팔이 움직일 때마다 아팠지만 괜찮았다. 팔을 벌려 민호를 꽉 안았다.

 

 

 

“사랑해, 태민아.”

 

 

민호의 심장소리도 내 귓가에 들려온다. 말 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나도, 나도 사랑해. 민호야.”

 

 

 

fin

 

 

 

 

 

 

 

 

 

진기 ㅡ> 종현

아까랑 바꿨어요ㅠㅠㅋㅋㅠㅠㅎㅅㅎ

 

ㅠㅠㅠㅠ부끄러워ㅠㅠㅠㅠㅠ죽겠어요ㅠㅠ 흑흑..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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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독방에서보고왓스여...☆★ 선댓글후감상..!!
12년 전
독자2
선리 후감 ♡
12년 전
독자3
헐...누나달달하긔ㅜㅜㅜㅜㅜㅜㅜ완전 누나문체 맘애든다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흫흫ㅎ후ㅡㅜㅠㅠㅠ
12년 전
닉네임을뭐라고할까요
감사해요..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독자5
누나완전ㅠㅠㅠㅠ
12년 전
닉네임을뭐라고할까요
느에??ㅎㅎㅎ 아 댓글 감사합니다.ㅋㅋㅋㅋ
12년 전
독자7
사...음..사..사탕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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