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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민원] 전원우가 죽었다 | 인스티즈

 

 

 

전원우가 죽었다.


w. 스핑




01. 죽음


전원우가 죽었다.

봄날의 햇살처럼 따듯하고 화사하던 아이가 죽었다.

어제까지도 나에게 사랑한다며 얼굴을 붉히던 아이가 죽었다.


차에 치일 뻔 한 친구를 구하려다 죽어버렸다.

천사같던 아이가 멀리 날아 고꾸라지고 말았다.

아스팔트에 갈린 옷은 너덜너덜 구멍이 나 있었고 땅에 떨어지면서 부딛힌 뺨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원우, 전원우가 죽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 한채 죽어버렸다.




02. 불안


한참동안이나 연락이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회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원우의 집으로 차를 끌었다.

잘 정리되었던 머리는 땀에 젖어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핸드폰이 울려 혹시나 하고 핸드폰을 확인하자 -민규씨, 오늘 회식 불참인가요?- 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저녁 8시, 원우의 집은 캄캄했다.

여행이라도 간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을 불안이 잡아먹었다.


"내일은 야자 없으니까 학교 끝나자마자 학원 갔다가 아저씨랑 놀려구요. 시간 되죠?"

원우의 말이 다시 재생되었다.

한참동안이나 그의 집 앞을 우투커니 서 있다가 결국 차에 몸을 실었다.

원우가 다니는 학원으로 차를 이끌었다.

학원이 문을 닫을 쯔음에야 도착한 민규가 서둘러 학원 앞으로 향했다.

학원에서 나오는 아이들 중 원우의 것과 같은 교복을 입은 아이를 보고 다가섰다.


"너 혹시 2학년이니?"

어깨를 잡힌 여자아이가 민규의 모습에 살짝 겁을 먹고 고개를 끄덕였다.

후, 하고 숨을 내뱉은 민규가 입을 다시 열었다.

전원우, 오늘 학원 안왔어?

민규의 말에 아이가 발밑을 바라보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워.. 원우 어제 죽었다고.."


예상 외의 말에 민규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고?

민규의 말에 여자아이가 다시 말했다.

"어제 저녁에 학교 옆 사거리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대요.."

아이의 말에 민규의 팔이 아이의 어깨에서 스르르 떨어져나갔다.


민규가 곧장 차 안으로 들어갔다.

불안함이 온몸을 파고 들었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뱀처럼 민규의 숨통을 죄어왔다.

건조해진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민규가 원우의 학교로 향했다.


학교 근처에 다다르자마자 차에서 빠져나온 민규가 무작정 근처 거리들로 뛰어갔다.

한참을 뛰다가 민규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사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흰 페인트로 칠한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 위로 차가 지나갔다.

한참동안 그 자국을 바라보다 민규가 돌아섰다.

원우의 죽음을 믿지 못했다.



03. 장례식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병원을 찾았다.

장례식장으로 안내를 받은 민규의 다리가 얼어붙은듯 멈추었다.

영정사진에 웃고있는 아이의 모습을 차마 바라 볼 수 없어 한참동안 뒤를 돌아있었다.

장례식장을 빠져나오는데, 교복을 입은 아이가 민규의 팔을 붙잡았다.


"저.. 저기요.."

눈썹을 잔뜩 아래로 내린 아이에 민규가 눈을 마주치자 아이가 말을 이었다.

"혹시 원우 장례식장 갔다가 오신거면.."

아이가 말을 하며 품 안에서 국화 한 송이를 꺼내었다.

"원우 상에.. 이것 좀 놓아주실래요?"

울먹이는 아이의 목소리에 민규의 손이 덜덜 떨려왔다. 이 아이다.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왜 네가 가지 않고

민규의 으르렁거리는듯한 목소리에 아이가 움츠러들었다.

"..네?"

물어오는 아이에 민규가 아이의 멱살을 잡아 벽에 부딛혀올렸다.

아이의 손에서 떨어진 국화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왜, 너무 미안해서? 자기 때문에 죽어버린게 너무 죄송해서? 너 때문에 원우가 죽었는데, 너는, 너는.. 제대로 사과라도 했어?"

핏발이 가득 선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소리치자 아이의 울음이 터져버렸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주문처럼 미안하단말을 내뱉는 아이에 민규가 아이를 잡아올렸던 손을 내려놓았다.

엉엉 우는 아이를 내버려 둔 채 민규가 병원을 빠져나갔다.



04. 남은 것들


회사엔 휴가를 내었다.

가끔씩 원우가 문득문득 떠올라 핸드폰을 켰다가 다시 껐다.

원우를 만나고 끊은 담배를 그동안 안 피웠던것 만큼 다시 피우는건지 담배 꽁초는 산처럼 수북히 쌓이기 시작했다.

-띠링

울리는 핸드폰에 민규가 본체만체 술을 따랐다.

여러번 울리는 핸드폰을 무시 한 체 술을 한 병 다 비워 갈 쯤 전화가 울렸다.

짜증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김민규씨 되시나요? 원우 누나인데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전화가 끝나자 마자 벌떡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그녀가 만나자고 했던 카페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카페에 다다르자 원우와 닮아있는 여자가 일어서 민규에게 오라며 손짓했다.

여자의 맞은편에 선 민규가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았다.


"원우랑 사귀는 사이였나봐요."


커피잔에서 손을 놓으며 여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민규가 말하자 여자가 가방에서 조그만 박스를 꺼냈다.

원우 방 정리하다가 찾은거에요. 라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자를 빤히 바라보던 민규가 박스 위로 손을 얹었다.

열어봐도 되나, 싶던 찰나 여자가 열어봐요, 라며 말을 꺼냈다.

박스를 열고 그 안에 있던 것들을 꺼내었다.

제가 보낸 편지 서너장과 폴라로이드 사진 아홉장, 자신과 같이 맞추었던 반지, 여행가서 사왔던 팔찌, 그리고 유언장.


유언장이라고 쓰인 봉투를 들어올린 민규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에서 반듯하게 접힌 종이를 꺼낸 민규가 그것을 펼쳤다.


[유언장

이걸 누가 봤다는건 내가 죽었다는 거겠지.

일단 엄마 아빠 먼저 가서 진짜 미안해요. 좋은 아들이고 싶었는데 못 된거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사랑해요.

누나, 맨날 싸우지만 항상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사랑해.

승관아, 오글거리지만 친구라서 행복했다. 내가 너무 고마워.

석민아, 진짜 너랑 친구여서 좋았다. 평생 친구 맞지? ㅋㅋㅋ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없다고 힘들어하지 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줘. 그래야 행복할거 같다. 사랑해.


언제나 모두의 곁에 있을게. 원우.]


'사랑하는 사람아' 아래 희미하게 남은 민규 형, 아저씨 라는 자국에 결국 눈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며칠동안 꾹꾹 눌러담았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아이처럼 엉엉 우는 민규에 원우의 누나가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원우 핸드폰을 열었는데, 민규씨 번호가 있어서 전화했어요. 유언장 보여주려고.

아마 쓴지 반년 좀 안 된 것 같은데, 보여주는게 좋을거 같아서요.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우는 민규에 사람들의 시선이 민규에게로 모였다.

이제, 돌아가요. 화장은 내일이니까 보러 오시려면 오시구요.

여자가 일어서 카페에서 나갔다.

민규가 상자를 끌어안고 한참동안 울었다.




04. 그리고


원우가 떠나간지 한 해가 지나갔지만 변한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해는 아침마다 뜨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어른들은 회사로 향했다.

그리고 민규도 전처럼 살아갔다.

아직도 민규는 원우가 다니는, 아니 다녔던 학교 근처로 차를 습관적으로 돌렸다.

아직도 전화를 하려다 말았고, 가끔 생각이나 울적해졌지만 꽤나 나아졌다.

양 손 모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출근을 하고, 자고. 점점 익숙해져 갔다.

가끔씩 꽃을 들고 찾아갔다. 오늘처럼.


안녕.

유리 너머 웃고있는 원우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꽃을 조심스레 놓은 후 입을 열었다.


"잘 살고 있어, 미안, 거짓말이야. 잘 못살아."

"나 이번에 승진 할 거 같아."

"너 있었으면 여행 한번 갔을 텐데."

"이번에 엄마가 선보라고 해서 봤어."

"미리 말 못해줘서 미안."

"괜찮은 사람인거 같은데, 모르겠어."

"네 생각이 자꾸 난다."

"오늘까지만, 오늘까지만 올게."

"이제 놓아 줘야겠지."

"사랑해 원우야."

"정말 사랑했어."


여전히 말 없이 웃고있는 원우의 사진에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민규가 황금히 고개를 들어 눈물을 삼켰다.


"안녕."


민규가 작게 속삭이고 떠나갔다.

원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해사하게 웃고만 있었다.

마치 민규를 처음 만났던 5월 어느날의 늦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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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맴찢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 갑니다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글쓴이
고마워요 ㅎㅅㅎ
8년 전
독자2
원우랑 민규 둘다 너무 안쓰러워요ㅠㅠㅠㅠㅠ
이런글 정말 감사합니다 잘 읽고가요ㅠㅠㅠ

8년 전
글쓴이
아련한거.. 좋아요... 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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