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w. F코드
***
소란스럽던 버스 안은 점차 자신들이 내려야 할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적막감이 감돌았다. 야, 근데 그 새끼. 아니, 그 사람들이 우리 죽이려고 들면 어떡하냐?. 우현의 옆에 앉은 아이의 말에 버스의 공기는 더욱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까부터 창 밖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던 우현이 자리에서 일어날 모양인지 안전벨트를 풀었고 그와 동시에 시끄러운 엔진소리가 꺼지며 버스가 정차되었다.
"이렇게 저희 교도소에 봉사를 와주신 서울학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단, 시작하기 전 몇 가지 규칙 사항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규칙 사항은 별 다른 건 없었다. 그저 수감자들과 대화는 가능하되 수감자들의 부탁을 들어 준다거나 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이었다. 교도관을 따라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사이로 우현이 재빠르게 앞으로 나와서는 교도관의 어깨를 두드렸다.
"질문 있습니까?"
"김성규 여기 있죠?"
우현의 말에 뒤에 있던 아이들이 수근 거리기 시작했고 당황한 선생님들이 서둘러 우현을 말리려 했지만 교도관이 그러한 선생님들을 저지했다.
"여기에 있지만 혹시나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왜요?. 아- 김성규가 나도 죽일까봐?"
"남우현!!"
도를 넘은 우현의 발언에 선생님이 결국 우현의 팔을 잡아 뒤로 끌었고 저항하는 우현을 바라보던 교관도 더 이상 별다른 말없이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교도소 안으로 들어섰다.
"남우현 너!"
"갈게요"
뭐라 한마디 할 생각이었던 선생님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우현이 이미 멀어진 아이들의 뒤를 서둘러 쫓았다.
"아직 위치를 배정 받지 못한 학생들은 저를 따라 오십시오"
수감자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역할을 맡은 우현이 따로 나머지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에 교도관을 따라 나서려던 한 아이의 어깨를 붙잡아 손에 주걱을 쥐어주었다. 니가 이거 해. 우현의 말에 아이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자 우현이 감사의 인사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교도관의 뒤를 따랐다. 조금 더, 조금 더 김성규와 가까운 곳으로 배정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교도관을 따라나선 우현이었지만 교도관의 걸음이 멈추자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욕이 흘러나왔다.
"교도소에도 무슨 성당이 있냐?"
"존나 팔자 좋은 거지 미친 새끼들"
"사람 죽인 새끼들이 하나님 믿는 다는 게 웃기지 않냐?"
비웃음 섞인 아이들의 말에 줄곧 앞에 박힌 십자가를 쳐다보고 있던 우현이 손에 든 빗자루를 바닥으로 살짝 던지며 아이들을 불렀다.
"지금은 신부가 사람을 죽이는 세상이다"
"신부가 사람을 죽였다고? 누굴?""
신랑 죽였냐? 왜? 바람 폈대?"
"시발 나중에 내 마누라도 나 죽이면 어떡하지?"
또 다시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흐르자 우현이 병신 새끼들. 이라 혼잣말을 하며 다시 십자가를 바라봤다. 사람을 죽인 범인이 신부라.....이 사실을 자신만 알고있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뭔가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있다는 사실이 우월감으로 다가와 우현은 친구들에게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남우현은?. 우현을 찾는 소리에 친구들이 고개를 두리번거렸지만 청소를 모두 끝내고 난 아이들 사이에서 우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남우현 없는데요?"
"뭐?! 이 새끼가 또!!.....이 선생님 남우...."
"그냥 두시죠"
"네?"
"저희가 찾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은 식사하러 가십시오"
교도관의 말에 우현의 담임이 어쩔 줄 몰라 하자 교직생활이 더 많은 선생님이 그런 담임을 끌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있는 거야 무슨 일 생기면 지들이 찾는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아무런 책임 없는 거고 자자- 밥이나 먹자고. 선배 선생님 말에 딱히 반박할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우현이 걱정되는 담임은 교도소 안으로 교도관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존나 복잡 하네"
교도소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대충 훑던 우현이 익숙한 얼굴에 손을 흔들자 우현을 발견한 상대방이 우현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의 방향을 바꿨다.
"이렇게 함부로 돌아...."
"면회, 나 면회 할거야요"
존댓말도 반말도 아닌 우현의 말에 교도관의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우현은 이번에도 자신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교도관이 보이지 않는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던 교도소 관찰을 다시 시작했다.
"그래도 밖에 보단 시원"
"너 무슨 꿍꿍이야"
"뭐?"
"방송국에서 돈 준다고 김성규에 대해서 조사해오래?"
갑작스런 말에 어이가 없어 이렇다 할 변명도 못한 우현의 멱살을 움켜쥐곤 벽으로 밀어 부친 교도관 덕분에 벽에 맞닿은 등으로 찌릿한 고통이 느껴진 우현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김성규. 가만히 냅둬"
"으- 시발, 존나 아파"
"한번만 더 김성규에 대해서 이렇다 하는 소리.....""
교도관님은 김성규에 대해서 잘 알아요?"
니가 김성규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만큼은 아닌 거라는 자신감 넘치는 우현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교도관이 우현의 멱살을 움켜쥐곤 다시한번 벽으로 밀치려고 한 순간 복도 끝 쪽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안돼. 하지마"
김성규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우현이 자신도 모르게 말을 뱉었지만 그런 우현의 말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현의 멱살을 쥐고 있던 교도관이 복도 끝 쪽에서 다른 교도관과 함께 있는 김성규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멱살을 쥔 손에 힘을 뺐고 그 모습에 우현이 성규와 교도관을 번갈아 봤다.
"그 손 놔"
가까이 다가 온 성규의 모습에 우현은 자신이 성규를 만나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까먹었다. 자신이 봤던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에서 보다 훨씬 더 살인자같이 생기지 않은 오히려 약하게 생긴 성규의 모습에 우현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앞에 있는 교도관을 쳐다보는 성규의 모습을 바라보던 우현의 시선이 느껴져서인지 성규가 우현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둘은 정확히 서로의 눈과 마주쳤다. 하지만, 성규가 먼저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둘의 눈 맞춤은 짧게 끝이 났다,
"그러면 안돼. 명수야 그러지마"
"......왜?"
"그런 짓을 하면 주께서 슬퍼하실 거야"
성규의 입에서 나온 주라는 단어에 우현이 역시, 라며 작게 감탄 아닌 감탄을 내뱉었다. 역시나 사실이었다. 어제 잠깐이었지만 자신의 눈을 사로잡은 게시 글을 클릭 한 순간 나왔던 사진은. 사진 속에 반팔은 입은 아이들 사이에서 혼자만 긴 검정 옷을 입었지만 얼굴에 지은 웃음은 옆에 있는 아이들과 같았었던 그 사진은 진실이었다.
김성규는 신부였다. 신을 대신 해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신부였고 지금도 신부 일 것이다. 다만, 김성규는 신부임과 동시에 끔찍하고 잔인한 연쇄살인자였다.
맞다!!! 이거 1화 초록글됨 감동♡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_'♡
암호닉을 어쩔까 고민이에요 |
암호닉 분들이 오셨다 안 오셨다 아예 안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에요.... 안 오시는 분들 중에 분명 제 글이 재미없어졌거나 그 분들의 취향이 아닌 관계로 이제 안 오실 생각이신데 제가 계속 언급하는 것도 그렇고......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암호닉을 받지 말까 후회도 되고 ㅠㅠ 그래서!! 나중에 딱 한 번!! 암호닉을 받으려고요! 다들 그때 와 주실거라 믿고 그럼 전 예능감을 키우러 예능을 보러 갈게요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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