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아!
너는 오랜만에 친한 오빠인 백현이를 만나러 카페에 왔어. 찬열이를 만난 것도 다 백현이 덕분 이였는데, 어쩌다 너와 찬열이의 관계가 이렇게 변했나.. 라고 백현이에게 걸어가는 그 짧은 시간마저 찬열이 생각을 하는 너야.
오빠, 잘 있었어요?
응, 나야 뭐. 잘 지내고 있지.
회사는 잘 다니고 있고?
회사? 나 그만둔지 꽤 됐는데. 박찬열이 말 안했어?
찬열이와 백현이는 회사 동기였어. 회사가 시아버님의 회사라 찬열이는 바로 이사직으로 올라갔고, 백현이는 아버님의 권유를 거절하고 말단 사원부터 시작했지. 그래도 매일 붙어다닐 정도로 친했는데,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다니.. 혹시 너 때문에 회사에서 쫓겨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괜히 미안해져.
걱정 안해도 돼. 내가 나간거야.
어두워지는 너의 표정을 봤는지 백현이가 너를 안심시키려 말을 꺼내.
오빠가, 왜..요?
아, 나 결혼하는데 몰랐어? 박찬열이 내 얘기 아예 안해주는 구나?
결혼?
너한테 축하받고 싶어서 나온 건데, 뭐야.. 재미없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독신주의자라며 여자친구도 잘 안사귀던 백현이 갑자기 결혼을 한다고 말하자 눈을 크게 뜨고 백현이를 쳐다봐. 진짜? 진짜 결혼해요? 근데 회사랑 결혼이랑 무슨 상관이야? 오히려 더 악착같이 벌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오빠가 결혼을 한다는 게 신기해서 속사포처럼 질문을 내던져. 도대체 얼마만에 이렇게 말을 많이 해보는 건지. 말하니까 답답한 가슴이 조금은 뚫리는 기분이야,
야, 하나씩 물어봐-. 일단 그냥, 그렇게 됐어. 완전 괜찮은 여자야. 나랑 말도 잘 통하고, 요리도 잘 하고. 또 얼굴도 예쁘고.
오-, 오빠 땡잡았네?
그치? 요즘 진짜 결혼 준비하는 맛에 산다.
근데 회사는 왜? 찬열씨랑 싸웠어요?
아니, 미쳤냐. 그런걸로 회사 관두게.
그럼..아, 말하기 곤란한 거 에요?
우리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있잖아. 그거 도와드리고 있어. 돈도 더 많이 벌고, 그리고 시간도 오히려 널널하니까 편하더라.
애인 보려고 일부러 시간 많은 일 찾아서 하는 거야?
응, 뭐 그렇지.
머쓱한지 뒷목을 만지작거리며 대답을 하는 백현이를 보며 팔불출이라며 놀리면서도 신혼때의 모습이 생각나서 속이 편치만은 않아.
ㅇㅇ아, 나왔다-.
찬열씨, 왜이렇게 일찍 왔어요?
보고싶어서, 그냥 나왔어?
네? 장난치지말구요-.
진짠데..? 오전 회의만 마치고 바로 왔어,
그러다가 찬열씨 진짜 회사에서 짤려요.
안짤려, 걱정마.
그래도, 다음부턴 이러면 안돼요. 알았죠?
네, 네. 누구 말씀인데-.
아이 진짜, 놀리지 말라니까..-
알겠어, 알겠어. 얼른 퇴근기념 뽀뽀해줘.
ㅇㅇ아, ㅇㅇㅇ!
ㅇㅇㅇ!
어,..어?
한참을 신혼 이였던 너와 찬열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몇 분 동안 아무 말 없이 멍때는 네가 이상했는지 너의 이름을 부르며 가방에서 작은 상자하나와 봉투를 건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그냥 좀..
으이구, 자. 이거 받아.
손을 내밀어 상자와 봉투를 받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호기심가득한 문으로 상자와 봉투를 만지작거리자 백현이가 말을 꺼내.
그 봉투는 청첩장이고, 상자는 선물이야.
선물?
응, 선물. 열어봐.
상아색 상자위에 예쁘게 묶여있는 하늘색 리본을 풀고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자 안에는 조그마한 아기신발과 밑에는 배냇저고리가 예쁘게 접혀있어.
..이거.
임신 축하한다, 오빠한테 진작 말을 하지.
어떻게 알았어요..?
당연히 박찬열한테 들었지.
상자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백현이에게 물어보자 당연하다는 듯이 찬열이에게 들었다며 말을 하자 백현이가 너와 찬열이의 과계를 알게된거같아 표정이 어두워지고 고개를 숙여.
찬열..씨 한테요?
응, 이주전인가 그때 나한테 말하던데?
아,..찬열씨가 뭐라고 했어요..?
뭐 별말은 없던데, 그냥 밤에 나 불러내서 술 한잔 하는데 갑자기 ‘야, ㅇㅇ이 임신했다’ 뭐..이정도?
다, 다른 말은 안했어요?
응. 아, 좀 유난떨던데.
유난,,이요?
응, 회사에서도 매일 유모차 사이트만 검색하고, 주변에 애 있는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 새끼 핸드폰에 별게 다 있어.
유모차..? 항상 아이를 지우라고만 하고 관심조차 없었던 찬열이 회사에서 그런 걸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믿겨지지 않아 멍하닌 백현을 쳐다봐.
설마, 잘못 본걸 거 에요.
아닌데, 아기생각 많이 하는 것 같더라.
에이,..
에이는 무슨, 박찬열 예전부터 팔불출로 유명했잖아.
백현이의 말을 듣고 또 한참을 멍때리다가 그냥, 회사에서 좋은 이미지로 남기위해 억지로 티내고 다니는 거라는 결론을 내려. 니가 스스로 한 생각 이지만 어찌나 비참하던지, 이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상자뚜껑을 급히 닫고 태워다준다는 백현이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먼저 카페문을 나와.
집에와서 찬열이의 저녁을 차리고 너는 작은 방에 들어가 잠시 숨을 돌려. 사실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같은 방을 썼는데, 이젠 그냥 네가 알아서 작은 방으로 들어와 각방을 쓰는 중이야. 방 끝에 있는 서랍 맨 밑칸에서 산모수첩과 육아일기를 꺼내 무릎위에 펼치고 일기를 쓰기 시작해.
아가, 안녕?
오늘 오랜만에 외출해서 백현이 삼촌을 봤다. 그치?
삼촌이 아가를 보면 정말 좋아할 거야.
오늘 선물도 받고, 오늘 엄마기분이 좋은 것 같아.
아가도 좋지?
엄마가 아가 정말 많이 사랑해.
그러니까 건강하게 태어나서 엄마랑 행복하게 살자.
알았지?
아가 사랑해.
왜 항상 일기를 쓰고 있으면 눈물이 나는지, 또 소리 없이 울면서 일기를 쓰고 마음을 추스린 뒤 서랍 깊숙이 일기를 숨겨. 그리고 나서 다시 침대에 앉는데 아까 백현에게 받았던 선물상자가 눈에 밟혀 조심스럽게 상자 안에 신발을 꺼내봐.
와,..진짜 작다.
하늘색의 작은 신발이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쳐다보다 조심스럽게 손으로 만져보며 아까 백현이 했던 말을 다시한번 떠올려.
아닌데, 아기생각 많이 하는 것 같더라.
아닌데, 아기생각 많이 하는 것 같더라.
아닌데, 아기생각 많이 하는 것 같더라.
정말일까, 생각해 주긴 할까.. 없애려는 생각이면 차라리 안했으면 하는데,..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신발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려.
야,ㅇㅇㅇ.
갑자기 들이닥친 찬열이 때문에 깜짝 놀라 들고 있던 신발을 급히 뒤로 감추고 일어서.
식사 다 했어요? 얼른 치울게요,
됐고, 나오기나 해.
나름 길게 쓴다고 썼는데 분량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열이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조금만 미워하세요. 나쁜놈은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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