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보았다. 길을 잃은 듯 보였다.고양이들은 원래가 혼자 다니고 목적지가 없어보인다지만 나에게 저 고양이는 길을 잃었다고, 그렇게 보였다.
뜬금없이 떠오르는 회상에 웃음이 난다.
ㅡ우현아, 넌 고양이상이 좋아 강아지상이 좋아?
ㅡ난 여우상
ㅡ그런것도 있나? 근데 애들이 나보고 고양이상이래. 니가 보기에도 그래?
나는 그 때 내심 니가 고양이상이라고 대답해주길 바랬었다.
ㅡ너 여우상이야
ㅡ내가? 뭐가 틀린지 모르겠는데
ㅡ...난 애들이 강아지상이라고 하던데
ㅡ응. 왠지 넌 그럴 줄 알았어
그리고 너는 말을 이어갔지
ㅡ고양이랑 강아지는 원수지간인데 여우랑 강아지는 같은 개과잖아 그러니까 넌 여우상이야
알 수 있었어. 별 말 아니지만 그 말을 할 때 꽤나 수줍어 했다는 걸. 왜 모르겠어 김성규인데. 그리고 그 말을 듣고 나는 그저 그렇구나 라고만 말했지. 기쁜데 내색하면 더 쑥스러워할거였잖아.
그리고 왠지 고양이가 안쓰럽다는 마음으로 기억속에서 빠져 나온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오늘은 금요일이다.
불타는 금요일.
특히나 야자시간은 불태우기에 적절하다.
모두가 각자 할 일을 찾아 충실히 금요일을 불태우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시간을 때우고 나면 각자의 어깨를 단단히 단련시킬만한 무거운 가방을 메고 집으로 가겠지.
게중에 누군가는 주말동안 가방 문도 한번 열어보지 않은 그 상태 그대로 월요일에 가져올거야.
또 뜬금없이 웃음이 터져나온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달을 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집으로 향하는 도중에 문득 깨닫게 된다.
ㅡ뭔가 두고온게 있는 것 같아
ㅡ또?
ㅡ뭔데?
ㅡ..글쎄..
깨닫지만 깨닫지 못하게 된다.
뭐야 싱겁게.. 투덜거리며 이내 그 친구들은 가던 길을 간다.
나는 그렇게 그들과 헤어지게 될 때까지 깨닫지 못한다.
혼자만 남았을 때 나는 비로소 두고 온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두고 온 기억을.
며칠 전부터 계속 보였던 길 잃은 고양이를 다시 마주침과 동시에.
그 애가 모진 말을 내뱉고 떠나간 후에 눈물 흘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저 고양이를 처음 봤었지 라고 기억이 떠오름과 동시에.
혼자 남게된 나와 무척이나 닮은 그 고양이의 눈을 마주침과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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