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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행 : Shadow





















1.








 요즘의 그는 유독 꾸미는 부분에 있어 촉이 선 것인지 관심이 많아졌다. 원래 잘 관리하지 않던 얼굴에도 하나 둘 씩 바르는 크림들이 많아져갔고, 옷 말고도 악세사리등에 관심을 기우는 일이 잦아졌다. 겨울을 제외하곤 뭔가를 잘 걸치지 않는 그가, 학교 가디건을 기본으로 들고 다니던 그가 이젠 요즘 유행한다는 후드 집업을 꺼내들고 있다. 지금도 그렇다. 세수할 때 빼곤 잘 보지도 않던 거울 앞에서 저를 한껏 치장한다. 사실 지켜보고 있으면 별로 하는 건 없어 보이지만서도 예전의 그와는 너무 다른 아침의 모습에 자주 당황하곤 했다. 집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거울을 바라보던 그는 거울을 향해 해사한 미소를 띠운다.


“잘 생겼다. 이진기.”


흡족하게 웃는 모양이 한 없이 귀엽다. 새삼 거울 속 그를 닮은 그 모습이 부러워진다. 나에게도 형태만 있었더라면 진기의 앞에서 함께 환하게 웃어 보일 수 있는 건데. 그런 생각들을 하자 괜히 머쓱해져 그의 뒤에 더 바짝 붙었다. 이러면 뭔가 좀 더, 내 마음이 괜찮아질 것 같아서. 거울 속의 모습은 진기와 닮은 미소를 보이고 말을 할 수 있지만, 나는 그의 뒤에 숨을 수 있었다. 그런 작은 점에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그를 따라 등굣길을 나섰다.






















2.








 나는 항상 그의 뒤에 서서 몰래 그의 발걸음을 쫓아가기에 바쁘다. 진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나 그래왔다. 혹여 그에게 들키기라도 할까 조심조심 쫓아가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봤자 보이는 모습은 그와 똑같은 실루엣을 가진 그림자일 뿐이지만. 


 이렇게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어느 곳이든 분주한 아침에 비해 한가한 골목을 걷고 있을 때면 꼭 우리 둘 만이서 데이트를 나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피곤하더라도 항상 그를 따라 일어나서는 진기와 발을 맞춰 걷는 상상을 한다. 언젠가는 뒤에서 몰래 걸음을 쫓는 것이 아닌 함께 손을 맞잡고 서로 발이 엇갈리면 멈춰서 다시 발을 맞춰가고, 속도가 맞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조금 더 걸음을 빨리 하거나 조금 더 느리게 걸으며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는 내게 언제나 꿈의 대상이었다. 어둠이 사라지고 나면 그는 자고 있더라도 나는 정신이 말짱해져서 그의 얼굴을 감상하곤 했는데 그럴 때면 가끔은 그가 꿈의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자는 모습이 너무 비정상적으로 아름답기도 했고, 무엇보다 긴 밤 동안의 기억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낮의 모습만 기억할 수 있는 나로선 그저 꿈만 같았다. 달콤하지 못한 꿈의 대상.


 한참 그를 따라 걷고 있을 때, 뒤에서 여러 무리가 진기를 향해 뛰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의 예상대로 진기 무리의 친구들이 그의 이름을 큰 소리를 부르며 그를 툭툭 쳤다. 그  짧은 새에 집을 나와서부터 시종일관 무표정만 고수하던 그가 환하게 웃는 게 보였다. 덩달아 나도 따라 웃게 됐다. 무리들이 하도 나를 밟아대는 바람에 잠시 뒤로 물러섰다. 확연히 보이는 그들과 나의 차이에 한 순간에 또 다시 허탈해지고 머쓱해졌다. 조금의 틈을 남기며 그를 따라가고 있을 때 진기가 뒤를 돌아봤다.



“왜 그러냐 요즘. 자꾸 뒤 돌아보고. 누가 너 따라다녀?”
“아니, 따라오는 건 없는데 뭔가 자꾸 따라오는 것 같아서.”
“그 김혜선이 걔 아냐? 이진기 중3 때 질리도록 붙는 년 하나 있었는데.”
“뭐래. 맞으려고.”


 그의 말을 듣고 순간 헉했다. 이젠 더 숨을 곳도 없는데. 


 장난임을 아는 진기가 혜선의 흉내를 내는 기범을 괘씸하단 표정으로 한 대 쳐버린다. 꽤나 아팠는지 기범이 울상을 짓는다. 오늘 아침도 정말 시끌벅적하다. 아까 아무도 없이 진기의 뒤를 따라갈 때가 제일 조용하고 좋았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잠잠해진 무리를 파고들어 진기의 뒤편으로 다가갔다. 어쩌면 이젠 들키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단 건 단지 핑계일 뿐이다. 그저 숨고 싶지 않을 뿐.



















3.








 학교가 끝난 하굣길은 등굣길과 다르게 가로등들이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가로등이 비추는 거리는 한없이 어두웠고 내 모양도 낮과 비교하기에 부끄러울 만큼 해괴망측해졌다. 그 모습이 싫어 눈을 꼭 감으며 진기의 뒤를 따라갈 뿐이었다. 집에 도착한 그는 아무 말 없이 밥을 차려먹고, 공부를 하는 듯 말 듯 하다가 결국엔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다. 아무도 없는 집안이 너무 적막해서 이곳에서 꽉 막혀 죽을 것 같았다. 유독 나른해지는 밤이 되면 내가 힘들어졌다. 아침은 따사로운 햇살이 뜸과 동시에 내 정신도 깨어나고 진기도 깨어나고 아무도 없는 집이라지만 온기가 돌았다. 하지만 밤이 되면 길거리든 집안이든 온통 나른하기 짝이 없다. 욕실 앞에 앉아 물소리만 듣고 있었다. 진기가 부르는 노래들에 취해있을 때, 갑자기 물소리가 사라지더니 욕실 문이 열린다. 갑자기 열린 문 탓에 휘청하기도 했지만. 거울 앞에 가 머리를 말리는가 싶더니 아침처럼 제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나는 한숨이 난다. 나도 함께 웃고 싶다. 그게 소통할 수 없는 거울이라고 해도 그와 닮은 미소를 짓고 마주보며 앉아 웃고 싶다. 부러워진다. 나는 또 한 번 아무 표정 없이 그의 뒤로 숨는다. 거울 속 그의 모습이 나를 짓밟고 조롱하는 것만 같아서. 난 몰라. 


 얼굴에 이것저것 바르던 진기가 곧 불을 끈다. 불이 사라짐과 동시에 내 유일한 모양도 사라졌다. 침대로 가는 발소리를 따라갔다. 며칠 전 세탁을 한 이불에선 좋은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진기가 침대에 눕고, 내가 따라 눕는다. 그리고 그 안으로 파고든다. 달이 뜨고 나면 난 그의 품 안에서 잠이 든다. 아무도 몰래. 오늘도 난 널 많이 또 좋아하고 있어 진기야.

















+) S는 그림자를 뜻합니다. 주인인 M 버전도 나올 거예요. 그리고 글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그림자는 종현이에요 차마 이름 넣을 부분을 놓쳤네옄ㅋㅋㅋ..
++) 글 읽다 보시면 미행 가사 많이 응용해서 넣었습니다 함수는 사랑이지요 저의 뮤즈들입니다 사랑해 언니들; 샤이니는 저의 드림남친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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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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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뭐지 이런글 좋아해여엉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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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저처럼 매우 깜찤한 글이져 지힛ㅎ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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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GIF
첨부 사진제가 온쫑 글을 썼든 말든 온쫑은 언제나 옳으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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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그러쵸 언제나옳아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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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님들 신알신이나 하고 가라눙 M 버전도 있응꼐 하고 가라눙 강요 아니라눙 제안이라눙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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