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
갈비찜 차돌 행행 |
[EXO/오세훈] 남자인 사람 친구 04 (부제: 우리 연인 사이 아니에요.)
“ 기다려 줄꺼지? ”
“알았다고. 세번째 얘기하는거야.”
“내일 지각하지말고, 이상!” 이라는 말과 함께 오늘도 학교가 끝이났다. 오늘도 역시나 텅빈 가방을 매고 녀석과 교실을 유유히 떠나려고 할 참에 “너 오늘 당번이야.”라는 반장의 말이 내 발길을 멈추게했다. 별수없이 가방을 다시 책상에 걸어 놓고는 한 손에 빗자루를 들었다. 팔짱을 끼고 날 쳐다만보고 있는 녀석이 얼마나 얄미운지...
“ 세훈아, 허리 숙이고 쓸으려니까 코피가 다시 날것같애. ”
“ 웃기지마. ”
“ 진짜야. 콧속이 간질거리는데 곧 흐를것같아. ”
“ ... ...이리내 ”
결려들었어! 가방을 책상에 던지고는 손을 내게 뻗으며 성큼성큼 걸어온다. “원하는게 이거지?” 라며 눈을 흘긴다. 응! 바로 이거였어! 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활짝 웃어넘겼다. 나와 함께 청소를 하는 아이가 젖은 걸레 한장을 들고 교실로 들의왔다. 쓱쓱 힘없이 바닥을 쓸고있는 녀석을 보며 기겁을 한다. “세훈이가 하고 싶데서..”내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지만, 믿지않는 눈치다.
“ 나 이거 시켜놓고 넌 노냐? ”
“ 응? 아니..이거봐 나 칠판 닦잖아. ”
허리를 숙일때 마다 슬쩍슬쩍 보이는 팬티 고무줄을 구경하고 있던 참에 홱 고개를 돌려 내게 버럭하는 녀석에게 내 시선이 얼마나 민망한 위치에 멈춰있었는지 들킬까봐 서둘려 칠판 닦이를 들으며 닦는 시늉을 해보였다. 마지막 수업이 영어였던가. 못알아먹을 꼬부랑 글씨가 칠판 전체를 뒤덮고 있다. 에이, 냉큼 지워버려야지. 왜 저 높은데까지 써논거야. 짧은 키 덕에 아무리 까치발을 들고, 콩콩 뛰박질을 해도 닿지 않는다.
어느 순간 뒤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날 뒤에서 안고 내가 들고있던 칠판 지우개를 뺏어든다. “짧긴 진짜 짧네.” 라면서. 도와줄거면 곱게 도와줄것이지. 잠깐이지만, 그래 아주 잠깐이지만 설레였다는건 비밀로 하고 싶다. “윽! 고맙다는 말이 좀 아프다?” 팔꿈치로 녀석의 갈비뼈를 가격하니, 몸을 반쯤 구부리면서 고통을 호소한다.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오버하기는.
“ 저..다했으면 이제 집에..갈까? ”
걸레로 바닥을 다 닦았는지, 검게 변한 걸레를 조심스럽게 쥔 아이가 우리 눈치를 슬슬 보면서 말을 걸어온다. 녀석이 바닥에 나뒹구는 빗자루를 청소함에 텅 던져두고, 내 가방 까지 챙겨 나간다. 나가다가 한발짝 뒤로 걸어와
“ 안가? ”
“ 어?어...가! ”
*
우리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언제나 같은 골목, 같은 자리에 매번 서있는 트럭 포장마차가 있다. 그 앞을 지나다닐때마다 얼마나 힘이들던지, 그 골목을 지나갈때면 녀석은 내 눈과 코를 막기 바빴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냉큼 달려들어 떡볶이를 몇일 못먹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어 댔을거다. 근데 오늘은 세훈이 나 시각과 후각을 막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허겁지겁 내 눈을 가리려던 녀석의 손을 탁 잡아 챘다. “ 세훈아, 안돼겠어. 먹자! ” 내가 콩콩 발을 굴리며 말하자 한숨을 크게 내쉬는 녀석이다. “ 너 살찌면, 이제 못업어줘.” 그게 걱정이었구나. 몰랐네.
“ 떡볶이 딱 1인분만 먹고 가자! 응? ”
“ 나중에 후회하기 없다. 꼬장부리기만해. ”
“ 응!응! ”
대답을 대충 하고 빨간 국물에 자글자글 끓고 있는 떡볶이를 휘젓고 계시는 아주머니께 달려가 “이거 1인분 주세요!” 가리키면 말을 하자 아주머니가 인자하게 웃으시며, 접시에 차곡차곡 넣어주신다. “ 학생, 많이 줬어” 이쑤시개를 두개 꽂아 세훈에게 넘겨준다. 접시가 바닥에 내려 오기도 전에 이쑤시개를 들어 떡 한개를 집어 입으로 곧장 밀어 넣었다.
“ 음음..앗 뜨...거..”
“ 천천히 먹어. 안뺏어 먹을게. ”
“ 우하아..진짜 마씨쪄.. ”
“ 너한테 맛없는게 뭐냐. ”
얘가 얘가, 날 돼지 치급하네? 내가 아무리 안가리도 다 좋아한다지만 그런식으로 말하면 섭하지! 허겁지겁 오뎅과 떡을 한번에 입안에 넣고 첩첩 씹어먹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계속 내 심기를 건든다. “ 볼 터지겠다.” , “ 살쪄도 난 몰라.” , “ 뚱뚱해지면, 누가 널 데려가냐? ” 너 이 자식.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날 건드려? 이쑤시개로 떡 한 조각 집어 녀석의 입에 쑤셔 넣으니 녀석의 입가에 소스가 덕지덕지 묻어버렸다.
“ 잇힝, 너 얼굴에 소스 다 묻었다. ”
“ 넌 더 묻었어. ”
아이, 창피하게. 녀석이 손으로 내 입술을 쓱 닦아 준다. 또 감동을 하네, 뭐하네 생각을 했겠지만, 지금 난 떡볶이 노예. 정말 누가 쫒아오는것 마냥 집어 먹다가 흐악, 마지막 떡이 툭하고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 흐아아..내 떠억.. ” 내가 슬픈 눈을 하고서 녀석을 올려다 봤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됐는지 나를 보다가
“ 야! 옷에 묻었잖아. ”
“ 아니, 그게 아니고 떡이 떨어졌어. 세훈아. ”
“ 옷보다 떡볶이가 먼저냐? ”
응. 당연하지. “ 옷은 빨면 되지만, 떡은 못 주워 먹잖아. ” 라고 대답하자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든다. 내가 답답한 모양이다. “ 아주머니, 물티슈 있어요? ” 세훈이 아주머니께 묻자 아주머니가 뭉치로 된 물티슈를 턱하니 건네주신다. 쭈그려 앉아 교복 치마에 묻은 떡볶이 소스를 닦아주는 녀석. 근데 세훈 있지....“ 세훈아, 저 어묵이 나더러 먹어달래. 거부할 수 없어. ” 보글보글 끓는 어묵을 가르키면서 말하자 소스를 닦던 녀석이 고개를 들며 “ 먹어라 먹어! ” 소리친다. 고마워.
“ 순대까지 먹는다고 하면 화낼꺼지? ”
*
순대 못먹게 했다며, 집으로 향하는 내내 투덜투덜 거리는 내 짜증을 다 받아내 주던 녀석 더이상 못참겠던지 내 어깨를 감싸던 손에 힘이 빡들어간다. 아, 조용히 하란 소린가. 그럼 난 이만 다물어줄게.
“ 세훈아, 아까 체육시간에 지수가 나한테 그랬다. ”
“그 여자애? 뭐라고 그랬는데? ”
“ 너랑 사귀냐고. ”
“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
“ 당연히!! 친구라고 그랬지! ”
“ 그랬어? ”
녀석이 궁금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다가 당연히 친구라고 했다니까 내 시선을 피하고 앞을본다. 아주 미세했지만,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난 그냥 그런가 하고 말을 계속 이어갔다. “또 뭐라고 했냐면! 우리가 달달하데! 이 말은 처음 듣지? 그치!” 내가 신이나서 얘기하니깐 녀석도 입가에 웃음을 담는다. 난 저 미소가 좋더라.
녀석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교복을 벗어 던지고, 집에서 뒹굴기 최대한 좋은 옷차림을 갖춘 후 대충 씻고 나왔을때, 톡이 와있었다. [잠깐 나와] 라는 녀석의 2분전 톡이었다. 뭐지,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대문을 열었을땐, 여전히 교복 차림인 세훈이 서있었다. 오른손엔 어울리지 않은 검은 봉지를 들고서 말이다.
“ 뭐야? ”
“ 살쪄도 나 책임 못져. ”
“ ...응? ”
“ 체하지 말고, 천천히 먹어라. ”
내 손에 쥐어진 검은 봉투. 세훈은 손을 흔들며, 저 멀리 뛰어간다. 녀석의 실루엣이 흐려질때 쯔음에 봉투를 열어보니, 여전히 따뜻한 순대가 곱게 포장 되어 있었다. 칫, 또 사람 감동시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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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래 입니다~!!
다들 추석 잘 지내고 계시나용?
저는 오늘 3군데나 다녀오고 집에 콕 박혀있습니다. 송편과 함께요♡
여러분들 고기 많이 드셨어요? 저는 갈비 혼자 두근은 먹은것 같아요ㅠㅠ
살찌면 앙대는데ㅠㅠ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니까 빨리 오고 싶어지더라구요^^
오늘편은..음..덜 달달하려나?
암튼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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