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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다각]
부은 눈을 신경질 적으로 꾹꾹 누르며 그리핀도르 기숙사 테이블에 앉은 종인이 호박스프를 뒤적거렸다. 아, 호박 싫은데. 이놈의 학교는 맨날 호박이야. 어느새 종인이 호그와트에 입학 한지도 이주가 지나있었다.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같은 방 친구 태민은 어느새 친한 친구로 레벨 업 되어있었고, 슬리데린에서 적응 못 할 것같던 세훈은 아주 잘 적응해있었다. 제 기숙사 친구들과 밥을 먹고있는 세훈을 보며 종인이 아빠 미소를 지어보였다. 녀석,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다.
옆에서 잘 먹고있는 태민을 한 번보다가 스프를 뒤적거리던 종인이 하품을 했다. 호그와트는 다 좋은데 기상 시간이 너무 이르다. 부은 눈이 떠지지않는 것 같아 눈을 비비던 종인의 고개가 별안간 앞으로 푹 숙여졌다. 갑작스런 어택에 놀란 종인이 숙여졌던 고개를 번쩍하고 다시 들었다. 옆에는 언제왔는지 종대가 심통이 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 이게 학교에서도 편식하고있어!! "
" 아, 형 쫌!!! "
짜증스레 종대의 어깨를 때린 종인이 뒷통수를 슥슥 손으로 문질거렸다. 그런 종인을 보며 종대가 종인의 앞으로 여러 음식을 끌어다 가져왔다. 야채 샐러드, 감자 샐러드, 단호박 샐러드. 풀때기란 풀때기는 다 끌어다오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잔뜩 인상을 구겼다.
" 이것도 먹고! 이것도 좀 먹고! "
" 아, 형이나 실컷 먹던가!! "
" 너 그러니까 키가 안크지!! "
" 형보다 더 크거든?! "
제 앞에 놓여진 풀때기를 열심히 밥을 먹고있는 태민에게 밀어준 종인이 종대에게 빽 고함을 질렀다. 아, 제발 절로가! 어느새 다른 기숙사에서도 저와 제 형을 보고있는 것 같아 종인이 벌게진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이 형이랑 있으면 괜히 더 흥분하게 된다.
" 찬열이 형이랑 백현이 형이랑 놀아! "
제발 저리가라는 듯 손을 휘적거리는 종인을 보며 입술을 삐쭉거린 종대가 다시 종인의 머리통을 내려쳤다. 악, 하는 종인의 반응은 관심도 없다는 식으로 툴툴 되던 종대가 제 앞에 놓여져있는 샌드위치를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 그 망할 것들 퀴디치 연습하러 갔다고! "
" 어쩌라고!! "
" 놀아달라고!! "
" 아, 저리가 이 비글아!! "
자신에게 덤벼드는 종대를 기겁하며 밀어낸 종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태민에게 먼저 가있겠다 짧게 전한 종인이 빠른 속도로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계단 옆에 서서 헥헥 거리며 숨을 몰아쉬던 종인이 한숨을 쉬었다. 아, 차라리 마법모자한테 후플푸프 보내달라 할 걸……. 종대와 찬열, 그리고 백현이 괴롭힐 때마다 드는 후플푸프 생각에 종인이 한숨을 쉬었다.
종대와 찬열 그리고 백현은 호그와트 내에서도 유명한 문제아들이였다. 아이들의 심성이 착한건 모든 교수들도 인정하는 바였지만, 그 착함으로 커버하기엔 너무 비글같은 성질들에 호그와트 내에서도 혀를 내두르는 정도였다. 어느 한 날은 연회장 앞에 커다란 늪을 만들어 놓는 바람에 밥을 먹고 나오던 아이들이 늪에 빠져 난리가 난적도있었다. 또 한 날은, 마법부 장관이 학교 감시차 왔던 날에 셋이서 장관의 가발에 비행 마법을 걸어버려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셋은 역사를 갱신해가고있었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 김씨 형제의 막내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입에 오르내렸던지. 몸을 부르르 떨던 종인이 한숨을 쉬었다. 첫 째 형인 희철은 성격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머리가 좋아서 영국 본교에 갔고, 쌍둥이 형들인 종운과 영운 또한 성격이 이상하긴 했지만 이제 졸업반이라고 얌전히 살고있었고, 넷째인 려욱은 아줌마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그래도 모범생이였다. 그런데 다섯째인 종대는……그냥 비글이였다. 비글 신.
" 와, 우리 막내 걸음 완전 빠른데. "
그리고 어느샌가 자신의 앞에 서있는 종대를 보며 기겁한 종인이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무슨 형을 귀신보듯이 하냐는 종대의 말에 종인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형은 귀신이 아니고 비글이지…….
" 일교시 뭐지? 오늘 일, 이학년 합동 수업이랬던 것 같은데. "
" 일, 이학년 합동 수업에 슬리데린까지 합동 수업. "
호그와트는 생각외로 전체 학생수가 적다고 했었다, 그래서 기숙사 별로 묶어서 합동 수업이 많다고 들었다. 워낙에 남에게 관심없는 종인도 다른 기숙사 학생들을 볼 수있는 합동수업은 좋았지만, 주위에선 합동수업이 문제가 아니라고했었다. 문제는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이 한 팀으로 묶여서 수업을 듣는 것이라고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은 두 기숙사는 호그와트 오랜 역사서에 기록이 되더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않았다. 과거 위대한 네명의 마법사 중의 두 사람인 고드릭 그리핀도르와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사이가 나빴다는 억측도 있었지만, 그건 억측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그저 기준이 달랐을 뿐이지 꽤 좋은 친구라고 되어있었다. 물론 결말이 나쁘긴 했지만.
" 그래서 일교시 수업은 뭔데? "
" 약초학. "
" 아? 헐. 숙제 다 안했는데. "
보기와는 다르게 많은 물건이 들어가는 주머니에서 두루마리 양피지를 꺼내 안의 내용을 확인하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걸음을 옮겼다. 종대는 비글이긴 했지만 생각외로 공부를 잘했다. 가끔 종대가 공부를 한답시고 안경을 쓰고 진지하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소름이 돋는 종인이였다. 지금도 열심히 양피지 속 숙제를 눈으로 읽고있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팔에 돋은 소름을 슥슥 문질렀다.
약초학 교실에 사람이라고는 슬리데린 아이들 몇 명 뿐이였다. 이번 수업은 일, 이학년 합동에 슬리데린 합동이였다는게 기억이 난 종인이 아무때나 책을 올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자신의 앞쪽 책상에 앉아 열심히 양피지에 무언가를 쓰고있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다시 팔을 슥슥 문질렀다. 언제봐도 적응이 안되는 모습이였다.
태민이 오려면 아직 많이 멀었고. 세훈도 오려면 아직 멀은 듯 했다. 가만히 슬리데린 무리를 멍하게 쳐다보던 종인이 눈을 껌뻑 거렸다. 생각해보니 슬리데린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세훈 밖에 없었다. 집안 사람들이 유독 그리핀도르 출신만 있는 것도 한 몫했지만, 워낙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없는 저의 성격도 한 몫했다.
" 아싸, 끝! "
기분 좋게 양피지를 정리한 종대가 뒤를 돌아 종인을 쳐다봤다. 멍하게 슬리데린 무리를 보고있는 종인을 보며 종대가 종인의 볼을 꼬집었다.
" 아야! "
" 멍 때리면 얼굴 커진다. "
" 아, 쫌! "
자신의 고함소리에 자신들을 쳐다보는 슬리데린 무리를 보며 종인이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러던 도중 슬리데린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동글동글한 눈이 참 인상적인 사람이였다. 물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 어, 도경수 학교 왔네. "
중얼거리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종대의 말에 관심을 가졌다. 방금 종대의 입에서 자신이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 나온 듯 했다.
" 저어기. 눈 큰애. "
" 아. 알겠다. "
" 일주일 동안 학교 안나왔었거든. 근데 나왔네. "
" 친구야? "
" 굳이 따진다면, 려욱이 형 친구인가…… "
" 3학년이야? "
" 아니, 2학년. "
엥? 그게 뭐야. ㅂ_ㅂ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종인을 보며 종대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 려욱이 형이 아끼는 후배. "
" 려욱이 형이 아끼는 후배도 있었어? "
" 엉. 아마 너보다 더 아낄 걸? "
헐 말도 안돼. 경악으로 물 든 종인을 보며 종대가 킥킥 웃어보였다. 다섯 형 들 중에서도 려욱을 제일 잘 따르던 종인이였다. 종인의 기준에서 가장 정상적인 형제가 려욱이기도했고, 바쁜 부모님과 형들, 그리고 농땡이 피우는 종대를 대신해서 종인을 업어키우다 싶이 한 것도 려욱이였으니. 종인이 려욱에게 가지는 형제애는 조금 더 남달랐다. 그런데 그런 형의 아끼는 후배라니! 괜히 피어오르는 질투심에 경수의 뒷통수를 노려보던 종인이 고개를 돌려 종대에게로 옮겼다.
" 저 형 귀여워? 아니면 막 착한가? 아니면 뭐, 음, 뭐……음…… "
" 그냥 작년에 마법의 약 시간에 실기 같이 해서 친해진거야. "
" 아…… "
" 하여간 이 려욱이 형 덕후. "
고개를 가로젓는 종대를 보며 종인이 책상에 엎드렸다. 려욱이 형이 아끼는 후배라니, 괜히 경수에게 호기심이 동하는 종인이였다. 주변에 모여있는 슬리데린 아이들은 웃고 난리가 났는데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약초학 책만 넘겨보는 경수를 보며 종인이 흠 하고 짧게 소리냈다. 왠지 엄청, 재미없는 사람일것같다.
중저음의 낮은 목소리가 강의실에 울려퍼졌다. 낮고 재미없는 목소리에 잠들어 버린 학생이 한 둘이 아니였다. 제 옆에 앉아있는 태민도 예외는 아니였다. 보고있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로 고개를 흔드는 태민을 보며 종인이 나른하게 눈을 끔뻑였다. 멍하게 약초학 책을 펴놓고 교수 한 번, 책 한 번 반복하던 종인이 하품을 했다. 앞으로 이 수업을 하루에 한 번씩, 꼬박 4년은 더 해야한다는 생각에 종인의 잠이 달아나는 듯 했다. 간단한 약초 조합부터 꽤 어려운 중급 조합까지 빼곡하게 적혀있는 책을 심드렁하게 넘겨보던 종인이 고개를 돌려 주변 학생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계속 교수님의 말을 들으며 책을 보자니 쏟아지는 잠에 정신이 나갈 정도였다.
자신이 앉아있는 자리 오른쪽 건너편에 보이는 정갈한 머리통에 종인이 가만히 머리통을 쳐다봤다. 도경수…라고 했던가. 몰랐는데 경수는 호그와트에서 꽤 유명인사였다. 물론 종대나 찬열, 백현과는 다른 의미로. 수업 시작 전 찬열이 해줬던 얘기를 상기시키며 종인이 턱을 괴었다. 그리핀도르를 무척이나 싫어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제 형인 려욱은 엄청 따른다고 했었다. 조그만 머리통이 책에 콕 박힌다. 조막만한 손으로 열심히 필기를 하는 뒷모습을 보며 종인이 입맛을 다셨다. 싫다고하니까 한 번 괴롭혀보고싶었다. 종인도 어쩔 수 없는 김씨 형제의 막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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