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퇴마사
w. 꾸르륵
01. 기성용과 구자철 1
이상했다-다른 날보다 유난히 오지 않는 잠때문에 괴로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이내 잘도 자고 있는 자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성용이었다. 침대 옆에 놓여진 탁자 위의 스탠드를 켜자 자철의 얼굴이 더 뚜렷이 보였다.
"와- 구자철, 존나 개새끼 같아."
입이 좀 험해서 그렇지, 사실 성용이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 자철이, 자는 모습이 어쩜 이리 강아지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울까'였다. 그렇게 멍하니 자철만 쳐다보던 성용은 '드르렁,컥,켁,크억',숨 넘어갈듯 코를 골아대는 흥민에게 베개를 던지며 '시끄러워,개새끼야.'라 말했고, 이는 앞서 자철에게 했던 말과는 다르게 정말 성용이 하고 싶은 말 그대로였다는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손흥민을 닥치게 했더니 이번엔 귀신이었다. 자철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신나게 장난을 치던 꼬마아이 귀신과 성용의 눈이 마주치자, 보통 사람이라면 겁부터 먹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성용은 퇴마사니까,
"식빵을 입에 쳐 물리기전에 꺼져."
온갖 인상이란 인상은 다 찌푸리면서 꼬마귀신에게 협박(?)을 했고, 꼬마귀신은 입맛을 쩝쩝 다시며 유유히 사라졌다. 저 꼬마,어디서 보는 눈은 있어가지곤-
그나저나 새벽이라서 그런건가, 성용의 기분은 여느때보다 더 센치해졌고, 이럴때면 항상 성용은 자철과 처음 만났던 그 날을 떠올리곤 했다. 그 날, 구자철은 울고 있었다.
*
가족과 인연도 끊고, 나름 저 혼자 돈 벌어 먹고 살기 위해 남들에게는 없는, 제 6의 감각이라고도 하는 '귀신이 보이는'능력으로 퇴마사무소를 개업했다. 물론 개업하고 일주일간은 손님은 무슨, 파리새끼 한마리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도 어느정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곤 했다. 귀신도 강력한 '한'이 없는 한,마음이 여리디 여려서 욕 한번 걸쭉하게 해주면 지레 겁먹고 사라지는게 바로 귀신이라는 존재들이었다. 입도 험하고, 귀신도 보이고, 어찌됐던 퇴마사는 성용에게 적합한 직업인건 분명했다.
그 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수능을 못보고 그 전에 죽어서 억울한 여고생 귀신을 퇴마하고 돌아오던 날이었다.(사실 여고생도 퇴마사의 얼굴보고 유유히 사라졌다는건 안비밀.귀신도 여자이기 때문에.) 자철은 퇴마사무소 문 앞에서 쭈구려 울고 있었다.
왠 미친놈인가 싶었지만, 저 외에는 관심이 없던 성용인지라 그런 자철을 무시하고 사무소 문을 열려고 했었다. 그런 성용을 붙잡았던 것은 바로 자철의 울먹거리는 목소리였다.
"‥저 좀 도와주세요."
자철의 말에 성용은 인상을 찌푸리며 '뭐요?',삐딱하게 물었다. 그러자 자철은 숙였던 고개를 들고선 '저 좀 도와달라구요!'라며 오열하기 시작했다.갑자기 엉엉 울어버리는 자철이 당황스러워 성용은 이도 저도 못하고 그냥 그대로 멈춰라-
"…귀신이 보인단 말이예요."
저는 퇴마사지, 무당이 아니란 말에 자철은 더더욱 슬프게 울어댔고, 결국 성용은 자철을 사무소 안으로 들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철의 하소연만 들었던것 뿐인데, 그게 어느새 '동갑이니까 친구하자'까지 이야기가 나온건지 아직도 잘 생각이 나질 않지만, 어찌됐건 성용과 자철은 동갑내기였고 서로 귀신도 보이는 제 6의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그 두가지 이유만으로도 자철은 성용을 따라 퇴마사를 하게 되었고, 살다보니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까지 하게 됐다더라.
흠,누가 고백했더라? 어디서 고백했고, 언제 고백했었지?
‥아 맞다, 딱 한번 퇴마일을 하면서 죽을뻔한 적이 있었는데,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정신병원에서 울며불며 고백했었지.
'이제 곧 뒤지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사랑해.', 그러자 자철도 울면서 '나도'란 답을 해왔고. 근데 우린 그 곳에서 무사히 빠져나왔고, 결론적으로는 지금까지 아주 잘 살고 있지. 으억,지금 생각해보니까 눈물콧물, 아주 물이란 물은 다 쏟아부으면서 드럽게도 고백 했었구나.
성용은 그렇게 옛생각에 잠겨서 자철을 꿈벅꿈벅- 바라보다가, 이내 스르르, 잠이 들었다.
*
"‥저기,"
떡 벌어진 어깨에 큰 키를 갖춘, 외모도 준수한 편에 속하는 한 남자가 퇴마사무소를 찾았다. 컴퓨터로 한참 테일즈런너를 하면서 초딩과 싸우던 흥민은 벌떡 일어나서 남자를 맞이하였다.
"무슨 일로 오셨죠?"
흥민이 묻자 남자는 약간 말하기 꺼려하는듯, 입술을 깨물다가 '그게..'라며 입을 열었다.
남자의 이름은 '박 태환', 현재 수영선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태환이 퇴마사무소를 찾은 이유는, 바로 얼마전부터 수영장에 계속 귀신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냥 귀신도 무서워 죽겠는데, 그 앞에 '변태'라는 호칭까지 붙혀져서 그야말로 '수영장의 변태귀신'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나왔다녜,나왔다녜,꾸르륵이 나왔다녜.
퇴마사는 연재텀이 조금 불규칙합니다. ㅎ다음편은 바로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쑨환이예요~그렇다면 수영장의 변태귀신도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가시죠?
어휴,흥민이가 테런하면서 초딩과 싸우는 모습을 상상하니 우쭈주주쭈ㅉ!!가 절로 나오네요.그래서 제 남자 하실게요..는 무리수...흡..
다음번에 돌아올때는 축국대픽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 될 수 있으면 기구픽도 하나 적고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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