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대/다각] 악연에서 연인으로
w. 꾸르륵
03
청용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 성용은 미리 나와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 자철을 흘긋 보았다. 먼저 출발할줄 알았더니‥.뭐,알게 뭐람-. 성용은 차키를 꺼내들어 자신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자철도 급하게 담배를 비벼끄곤 성용을 따라 그 쪽으로 걸어갔다.
"…뭐야."
"어차피 같은 곳 가는건데, 한 차로 같이 가자고."
"뭐?"
이 새끼,무슨 약 먹었나? 평소엔 같은 하늘 아래서 나와 같이 숨을 쉬고 있는 것조차 질색하던 녀석인데, 갑자기 왜 이래? 성용은 진심으로 자철을 이상하단 눈빛으로 쳐다보았지만 자철은 그런 성용을 가볍게 무시하고, 말도 없이 성용의 차 문을 열었다.
"야,너 대체‥"
"안탈거야?시간도 없는데."
자신의 손목시계를 두드리며 시간없다고 말하는 자철의 모습이 성용에겐 그저 어이없어서 저도 모르게 하-,바람빠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구자철 말대로 시간이 없었다. 결국 성용은 아무 의미없는 실랑이를 그만두고, 차에 올라탔다.
*
역시 기성용이었다. 몇분이나 지났다고 벌써 일을 끝내버린건지‥옆에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던 나 조차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괴물같은 녀석이었다.아니, 녀석은 괴물이었다.
"‥대단하네."
"…너 오늘 무슨 약 먹었냐?"
"아니."
"너 답지 않게 왠 칭찬이야."
그렇게 말한 녀석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런 녀석이 우스워서 헛웃음이 나왔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녀석 치고는 너무나도 태평한 모습이었다.
"근데 이 길 맞아? 올때는 이 길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청용 빨리 만나고 싶을거 아냐. 빨리 가는 길이니까 걱정 마."
그 후로, 기성용은 별 다른 의심도,말도 없었다. 그저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녀석이었다. …하늘이 더럽게도 맑았다.
차는 곧 숲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의 흔적도,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외진 숲이었다.비록 어제 미리 와본 나에게는 이 숲이 익숙하지만 말이다. 이 숲의 끝엔‥가파른 절벽이 있다. 그 곳에서 비로소 괴물은 죽는다.
털털,거리는 소리와 함께 차가 멈춰섰다. 모든게 예상했던 대로 흘러간다.
"이런-."
"고장난거야?"
"그런가본데.잠깐만 있어봐, 나가서 확인하고 올테니까."
자철이 차의 상태를 확인하러 밖으로 나가자 성용의 핸드폰이 울렸다. 청용이었다. 언제 오냐는 문자에 성용은 부드럽게 웃었다. 곧, 곧 갈거야, 조금만 기다려-답장을 하려는 순간, 자철이 차창을 두드렸다.
"엔진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
"엔진? 그럼 카서비스 불러."
"여기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마을이야. 거기서 사람 한명 부르면 되지. 얼른 다녀올테니까 기다‥"
"널 어떻게 믿고 기다려. 같이 가."
저를 잘 믿지 못하는 성용의 성격을 잘 알고 있던 자철은 싱긋 웃으며 그러던가,짧게 답했다.
*
한참을 걸었다. 마을이 나올거라는 자철의 말과는 달리, 계속해서 걸어도 온통 나무와 풀때기들밖에 보이질 않았다. 성용은 순간 좋지 않은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 자철을 보았지만, 자철은 이미 성용의 뒷통수에 총구를 들이대고 있었다.
"여기까지인것 같네."
"너..이 개새끼.."
"어쩌겠어.내가 한번만 비겁해지면, 정호가 보스가 된다는데."
"하-..적어도 이런 쓰레기같은 짓은 하지 않을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성용의 말에 자철이 잠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성용은 얼른 총을 내치고 자철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렇게 한참을 맞고만 있던 자철이 손을 뻗어 바닥에 떨어져있는 총을 집어들어 성용에게 쏘았고, 총알은 정확히 성용의 허리를 관통했다.
+)오늘 제가 연재하는 픽 전부 다 업뎃했습니다~^^
다음주와 그 다음주는 업뎃..아마 어려울듯 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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