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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Oh, my boss!


00.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꽤 남자 복이 좋은 편이었다.




"선생님! 저 칠봉이랑 짝꿍 할래요!"


어릴 때 매일 나와 짝꿍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초등학교 동창생 아이는 전교 수재에 반장이었고,








"칠봉아, 오빠가 니 많이 좋아한데이."


평소 알고 지내던 사투리를 맛깔나게 쓰던 오빠는 여자들이 환장해 마지않는 만능 스포츠 맨에 구릿빛 피부였고,






"칠봉씨, 저랑 정말... 결혼까지 생각해보지 않으실래요?"


대학교 입학 때 서울로 상경한 후 우연히 만나게 된 나와 같은 고향이라는 남자는 부모님께로 물려받은 과수원 땅이 재개발 확정이 나서 돈더미에 앉게 된 벼락부자였다.








그리고 그 세 명의 엄친아, 근육남, 졸부를 거쳐 종착역으로 만난 것은 현 남자친구였다.





[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나 너 좋아해... 칠봉아, 우리 사귈까?"





응. 좋아. 대학생 3학년 때 만난 그의 고백에 나는 홀린 듯이 대답했고, 그렇게 우린 결혼을 약속한 연인 사이가 되었다. 전의 남자들이 스펙이 화려했던 것에 비해, 원우는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남자였지만, 그는 나를 편안하게 감싸주는 무엇인가가 있었고, 나는 정말 내가 그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해 머지않았다. 우린 소문난 CC로 대학을 졸업했고, 원우는 친구들과 사업을 나름대로 꾸려가며, 또 나는 꽤 이름 있는 외국계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명문 대학을 나온 것은 아니었으나 이름 있는 대기업에 여사원 사무직으로 붙었고 사회에서 판단하는 성공의 기준에 당당히 오를 수 있었다. 우직하게 서류를 처리하며 일하는 게 적성이 맞았고 내 직장이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내 직장 상사를 만나기 전까지.






"칠봉 씨. 그거 들었어요?"


"네?"


"우리 회사가 원래 근본이 중국 오너가 만든 회사잖아요, 저희 회사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계시죠?"


"아아. 네. 네! 그 중국 갑부이신 분이 총 회장 아닌가요?"


"네, 이번에 그 중국 본 지부에서 좀 높은 분들 오시는 것도 아시죠?"


"아, 네. 저희 지부로 발령 나셨다고."


"세상에, 이번에 오는 그 높은 분들 중에 그 사람 셋째 아들이 있다지 뭐예요."


"네?!"


"소문엔 엄청 젊고 잘생긴 남자라는데, 눈호강 좀 하게생겼네! 그런 남자를 잡게 되는 여자는 정말 엄청난 행운아일까요?"




말을 끝낸 여사원들은 서로 꺅꺅대며 어깨를 쳐댔다. 말로는 그 여자가 부럽다며 웃고 있었지만 은근히 다들 그 여자가 자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묻어나왔다. 속이 뻔히 보이는 여자들의 수다에 나는 아 예, 뭐 그렇죠. 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내보였다. 어차피 그래봤자 나한테는 남자친구가 있으니까.


그러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던 것이다. 그 금수저가 좋아하게 될 여자가 나였다는 것을.



[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서류 열심히 준비해 오셨네요."


"아, 네.."





근데 저희 부서 아닌데 왜 여기 계세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애써 삼키며 나는 내 서류를 뺏어 간 남자를 속으로 노려봤다. 과장이 저거 정각까지 안 가져오면 또 지랄할 텐데. 나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저기... 죄송한데 저 이거 과장님한테 결재받아야 돼요.라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이겨."


"네?"


"그나저나 배고픈데 밥이나 먹죠."




중국 요리 좋아해요? 아 한국 여자들은 싫어하려나. 중국인이면서 쓸데없이 유창하고 뻔뻔한 그의 한국어 어투에 나는 질린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뜬금없는 그의 '괜찮아, 내가 이겨.'라는 첫마디에 나는 은근슬쩍 뒷걸음질 쳤다. 음, 며칠 동안은 설마 나겠어. 하고 애써 도끼 병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었는데 이쯤 되면 확실한 것 같다. 중국에서 날라오신 회장님 아드님은 지금 내가 맘에 들어서 작업하고 있는 중인 게 확실하다.




"저기, 본부장님. 죄송한데, 저 남자친구 있어요."


"네?"





남자의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에 나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예상도 못했다는 듯 황당한 그의 표정을 보니 은근한 미안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나는 인사하며 슬금슬금 그에게서 벗어나 과장에게로 갔다. 그 후, 그의 나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시간이 몇 신데 지금 출근합니까, 회사가 장난이에요?"

"저 지금 9시 정시 출근했는데..."




"서류가 이게 뭡니까, 다시 해오세요."


"......그거 과장님한테 결재받을 서류인데요. 왜 부장님이 보고 계세요. "



"복장이 왜 그리 단정치 못합니까, 여 사원이 해이하게."


"허... 다른 여 사원들도 다 이렇게 입고 다니거든요? 왜 그러세요! 진짜!"






남들은 금수저, 금수저 하는데 남자는 나에게 똥 수저인 게 틀림없었다. 똥을 아주 그냥 퍼다 나르는 대로 부어줬으니. 정절을 지킨 대가로 나는 회사에서 본부장의 먹잇감이 되었다. 하루 내내 쏟아지는 질책과 미움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원우야... 나 요새 너무 힘들다."



[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그 정도야? 괜찮은 거 맞아?..."


"아.. 그래도 내가 너 있어서 버틴다."






진짜 괜찮은 거 맞지? 힘들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돼. 우리 어차피 나중에 같이 살면 내가 먹여 살리면 되지. 든든한 원우의 말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원우 또한 내 웃음을 보며 웃었다. 으유, 그래도 내가 우리 남자친구 덕분에 호강하네. 이렇게 여친 걱정도 다 해주고.





*





"..... 본부장님. 어디세요, 지금 당장 만나요."




그와의 통화를 끝낸 내가 거칠게 핸드폰을 던지고 나갈 채비를 했다. 분을 못 이겨 핸드폰을 던지고 난 후 핸드폰을 다시 집어서 켰을 땐, 아까 봤던 못 믿을 문자 하나가 떠 있었다. 억지로 화를 삭이려 나는 몇 번이나 머리를 쓸었다. 회사에 있다는 본부장, 아니. 문준휘의 문자를 보고 나는 급하게 구두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회사에 들어와서 부장실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급하게 회사 엘리베이터 앞에 선 내 앞으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오랜만에 보는 그가 서 있었다.


[세븐틴/준] Oh, my boss! 00 | 인스티즈



".......안녕."





안녕, 안녕이라고 ? 밀려오는 짜증에 나는 내 핸드폰을 그의 가슴팍으로 던졌다. 작게 그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 문자 뭡니까. 본부장님."


"...보는 그대로야. 문자 받은 그대로."





그의 눈동자를 올려다봤다. 놀랍게도 아무런 죄책감도, 미안함도 없었다.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지고, 분주히 움직이는 회사 사람들 사이로 우리만 멈춰있었다. 바깥에 내리는 우중충한 비처럼, 내 마음도 최악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속, 나는 그의 모든 심술을 참아 왔다. 그래도 그가 내게 진지하게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는 전제 하에 나는 실망했을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받아 들여왔는데, 이번 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를 넘는 것이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세요. 내가 왜 당신을 싫어하는지 이유를 알려줄까요. 나는 당신의 그 태도, 태도가 정말로 맘에 안 들어. 마음에 드는 건 꼭 다 자기가 가져야겠다는 그 태도.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쉬워 보여요? 그래도 제가 부장님 행패 다 참아드렸잖아요. 근데 이런 일까지 하셨어야 돼요? 제가 부장님 아랫사람이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다 할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이에요. 저도 여자고, 지금 좋아하는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사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장님 마음대로 회사에 그런 말하지 마시고, 제 인생 쥐고 흔들려고 하지 마세요. 사람 인생, 마음 쉽게 흔들 수 있다는 그 태도. 제발 고치세요."


".........."


"저 말고, 부장님. 아니 문준휘 씨를 좋아해 줄 여자가 분명히 있을테니까 그런 여자 만나세요. 그런 사람들은 쉽게 흔드실 수 있을 테니까."


"........"


"안녕히 가세요, 문준휘 씨. 진짜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빠르게 회사를 뛰쳐나갔다. 밖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얼른 신호등을 건너서 큰 길가로 나가 택시를 잡아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신호등 앞에 섰을 때, 갑자기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칠봉씨! 어느새 쫓아온 거야, 저 사람.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급하게 신호가 바뀌지도 않았는데 아무 차량도 없는 횡단보도를 뛰어갔다. 칠봉씨! 나를 부르는 그의 소리가 더 커져 왔다. 클락션 소리와 함께 순간 시야가 뒤집혔다. 




*




"아아아!!!"



거울을 본 나는 절규했다. 거울 앞에 비친 내 모습은 가히 충격적 그 자체였다. 갈색 머리, 진한 이목구비. 남자다운 체격. 누가 봐도 싸가지 본부장의 모습이었다. 심지어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누가 봐도 환자의 모습이었다. 와 지금 내 기분이 어떠냐면 1 3 4 5. 어이가 없네.




"... 미쳤나 봐!!! 꿈일 거야!!"



볼을 몇 번이나 찰싹찰싹 때려봤지만 꿈이 아니었다. 아픔은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왔다. 몇 번을 잠들었다 다시 깨어나고, 때리고, 거울을 봐도 비치는 나의 모습은 '문준휘'였다. 처음 깨어났을 때 우리 집 침대와 다른 퀸 사이즈 침대의 편안한 감촉에 나는 일차로 당황함을 느꼈고, 이차로 드디어 깨어나셨어요. 도련님. 하고 감격스럽게 웃는 비서와 집사에 이차로 질겁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이나 부정했지만, 결국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말이 돼? 이게, 교통사고 난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왜 깨고 나니까 내 몸이 아니라 이 사람 몸인 거야!!! 절규하던 나는 이럴 때가 아니라며 마음을 가다듬고 급하게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이곳은 문준휘의 호화스러운 집이었고, 나는 그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문준휘의 비서에게 연락했다.




-네, 도련님. 전화받았습니다.


"이봐, 비서."


-네, 말씀하십시오.


" 김칠봉 사원 어디 입원했는지 아나?"


-네, 누구요?


"그..그!! 우리 회사 영업 부서에 여사원 있잖아."


-아, 도련님이랑 같이 교통사고 나셨던 그분이요? 한림병원 2동 305호에 입원해 계십니다.





"집사!!!! 차 대기시켜!!!"





내뱉자마자 우렁차고 굵직하게 나오는 남자 목소리에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비서와의 전화를 끊은 나는 이층에서 계단을 급하게 뛰어내려가다 발을 삐끗해 엄청난 속도로 굴러 떨어진 나는 신음을 내뱉었다. 목소리와 우당탕탕 하는 소리를 듣고 나온 집사는 엎어져 있는 나를 황당하게 보고 있었다.



"도, 도련님!"


"빨리!!! 차 좀 대기시키라고!!!"




제 할아버지 뻘은 되시는 것 같은데 소리 질러서 죄송합니다. 아저씨.... 내 불호령에 집사 아저씨는 어이쿠야하고 마구 뛰어가셨다. 아픔에 눈물이 삐져나왔지만 나는 억지로 내 몸을 일으켰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내가 문준휘씨 몸에 들어왔다면 문준휘 씨는 내 몸에 들어간 건가? 어찌 됐든 간에 나는 지금 당장 이 미친 상황을 정의하기 위해 빨리 내 몸을 다시 만나야 했다.






윤천사

처음인데..잘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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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드디어 준휘 글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격하면서 봅니다ㅠㅠㅠ 역시 중국 본부장님의 재력이란...ㅋㅋㅋㅋ 원우랑도 사귀고 남자복도 많은 여주한테 빙의되서 참 몰입잘되고 좋네요.(침 꿀꺽) 잘봤어요! 혹시 암호닉 된다면 [춘향] 으로 신청가능할까요?
8년 전
윤천사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당연히 암호닉 신청 가능합니다 !!
8년 전
독자2
헐 준휘글이라니 감격ㅠㅠㅠ원우랑은 빠빠이겠죠...잘 가 워누야ㅠㅠㅠㅠㅠㅠ준휘 좋네요 마음대로 하는 준휘ㅎㅎ
8년 전
윤천사
워누랑 헤어지게 만들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물이.....그래도 준휘가 주인공이니까요
8년 전
독자3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판타지였어ㅋㅋㅋㅋㅋ대박삘!!!!!!!!아넘재밌자나여...ㅠㅜ그롱데원으는어캐되는건가여?ㅠㅠㅠㅠ준휘를위해서...안되겠지....원우미안..그나저나준휘캐릭터너무매력있어요평소에진자중국부자같이생겼네..하는생각은했지만이렇게막상중국부자로나오니몬가새롭네여신알신하구가요!
8년 전
윤천사
ㅋㅋㅋㅋㅋㅋ 저는 좀 판타지스러운 걸 좋아합니다. 원우야 오해하지 마, 난 널 좋아해...! 그래도 이번 글에서는 중국 부자인 준휘의 매력을 즐깁시다!
8년 전
독자4
헐 드디어 준휘글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넘 감격스러워요ㅠㅜㅜㅜㅜㅜㅜ[문준휘]로 암호닉 신청 가능 할까요ㅠㅠㅠㅠ?
8년 전
윤천사
당연히 신청 가능합니다 ㅠㅠㅠㅠㅠ감사해요
8년 전
독자5
헉 준휘글 ㅠㅠㅠㅠㅠㅠㅠ 판타지ㅜㅜㅜㅜㅜㅜ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받으시나요? [황금사자상] 신청할에요ㅠㅠㅠㅠㅠ
8년 전
윤천사
신청 감사해여 ㅠㅠㅠㅠ처음 쓰는 글이라 미숙하지만 좋게 봐주세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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