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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오글+유치+학교+연예계+복수+다이어트 등등 쓰고싶은거 몰빵한글


아...원래 완결로 한번에 올릴려고했는데 뒷내용이 8:45 하늘나라로 가버려서^^....흡..

저장되있는 부분만 올려영.....



01


[EXO/카백] killing time 01~03 | 인스티즈




눈이 보이지도않는 덥수룩하게자란 머리, 도수가높아 어지러워 보이기까지하는 안경, 그리고 오돌토돌 솟아오른 여드름과 뚱뚱한 육중한몸. 이 모든것들이 변백현하면 떠오르는 말이었다. 심지어 여름에는 땀까지 주륵주륵 흘려대니 심한악취를 품은 백현을 아이들은 왕따라 불렀다.






killing time 01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눈을뜬 백현이 육중한 몸뚱아리를 일으키려고 애를썼다. 끄흐아- 괴상한 신음소리와 함께 힘겹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백현이 뒤뚱뒤뚱 욕실로 걸어갔다. 이제는 하루의 일과중 하나라고 할수있는  거울안 자신의 모습을보고 한숨쉬기. 분명 어렸을땐 귀엽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거 같은데..언제부터 이렇게 됐지. 거울속 자신과 눈을 여러번 맞추던 백현은 이내 눈을 내리깔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푸- 꽤나 과격한 손짓으로 세수를 하던 백현이 괜한 억울함에 눈물이 차올랐다. 






“ 내가, 내가 뚱뚱한게 뭐가 죄라고.. ”






씻다말고 눈물을 질질짜던 백현은 엉엉 울면서 밖으로 나왔다. 엄마, 나 오늘 학교안가면 안돼? 백현의 울먹거림에 부엌준비를하던 엄마는 시끄러운소리 하지말고 씻기나하라며 등을 밀어 백현을 욕실에 다시 집어넣었다. 결국 훌쩍거리며 샤워를 마친 백현은 방으로 돌아와 펑퍼짐한 교복을 꽤입었다. 전신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볼품없기 그지없었다. 책가방까지 들쳐맨 백현이 계속 학교가기싫다고 중얼거리다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니야, 학교가면 볼수있잖아. 찰싹찰싹! 정신도 차릴겸 자신의 볼따구를 아프게 때린 백현이 현관문을 나서며 소리쳤다. 다녀오겠습니다! 곧이어 들려오는 엄마의 잘다녀오라는 목소리에 백현은 살때문에 잘올라가지않는 팔을 기어코 들어올려 흔들어보였다. 아슬아슬하게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멀리 신호에 걸려있는 버스를보고 백현이 얼른 발을 내딛었다. 그러다 자신의 앞에슨 꽉꽉 차있는 만원버스를 보고 금새 후회를했다. 내가 타면 백발백중으로 사람들의 불평들이 쏟아질게 분명했다. 백현이 지각은 할수없는 마당이었으니 꾹참고 버스에 올라탔다. 아니나다를까 백현의 몸이 사람들 틈새로 끼어들어가자 양옆에서 시끄러웠다. 존나 뚱뚱하네- 아, 땀냄새- 백현의 귀에 들리는 갖가지 욕설에 얼른 버스에서 내리고싶어 죽을맛이었다. 백현은 두눈을 꽈악 감고서 학교에서 만날 찬열만을 생각했다. 참자, 조금만 참으면..볼수있어. 얼마쯤 지났을까 방송에서 들리는 ‘ 다음 정류장은 혜성고등학교, 혜성고등학교입니다. ’ 안내멘트에 드디어 도착이구나- 하는 안심에 백현의 손에서 힘을뺐다. 죄송합니다..잠시만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람들을지나 뒷문에슨 백현은 얼른 문이 열리기만을 기달렸다. 끼이- 빵빵한 에어컨이 가득한 버스에서 내리자 더운열기가 백현의 몸을 뒤덮었다. 킁킁, 습관처럼 자신의 어깻죽지의 냄새를 맡은 백현은 코를찌르는 땀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맡아도 이정도인데 남들이 느꼈을땐 얼마나 더했을까. 괜시리 아까 버스에 같이탄 사람들에게 미안해진 백현이었다. 학교까지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던 백현이 정문에 서서 멍청하니 학교만 바라보고있었다. 여기는 지옥이다. 들어가고싶지않아. 몸이 먼저 반응해서 발걸음이 떼지질않았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고 가까스레 발을 내민 백현이 학교로 들어갔다. 백현의 움츠린 어깨가 펴지지않고 주위만 살폈다. 애들이라도 마주치는순간 끝나는거야. 생각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좁은복도를 낑낑대며 걸어가던 백현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씨발, 왜 길막질이야. ”


“ 미, 미안해. 금방 비켜줄.. ”






놀라서 움츠렸던 어깨를 갑작스레 폈던 탓일까 백현은 중심을잃고 민석의 어깨에 쾅- 하고 부딪혔다. 오늘은 백현을 어떻게 괴롭힐까 궁리하던 민석은 이제야 제대로된 꼬투리를 물은것마냥 부딪힌 자신의 어깨를 가르켰다. 누가봐도 민석의 교복에 백현의 땀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히익-! 자신도 모르게 숨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민석의 눈치를 보던 백현이 항상 지참하고 다니는 손수건을 꺼내 민석의 어깨를 닦아내려하자 민석이 표정을 일그리며 백현의 손을 떨쳐냈다. 






“ 좇같은새끼가, 어딜만질려고. 존나 더럽게. ”


“ 미안..미안해... ”


“ 씨발년아. 여기 니땀묻은거 안보이냐고. ”


“ 진짜..진짜로 미안해...내가 세탁비 줄테니까... ”






오들오들 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꺼내든 백현을보던 민석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얼른 지갑을 낚아챘다. 신나게 지갑을 열어재낀 민석은 실망한표정이 여력해보였다. 에게- 오늘은 만원밖에없네. 쏙- 만원짜리를 빼어낸 민석이 백현을보며 자신이 더 당당한듯 말했다. 오늘은 내가 이것만으로 봐준다. 민석의 손에서 흔들리는 만원을 눈으로 쫓던 백현은 고개를 푹숙였다. 당했다. 백현이 돌려받은 지갑을 다시 넣으려할때 어어- 하는 당황한 민석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리자 누군가 만원짜리를 뺐어가는게 보였다. 김민석에게 이런짓을 할수있는 사람은 딱 한사람뿐이다. 박찬열. 내 우상. 이 지옥같은 학교에 오고싶은 단 하나의 이유. 다른아이들과 달리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주지않고 아니, 오히려 자신을 괴롭힐려는 아이들을 혼내주는 유일한 아이였다.






“ 너 또 변백현 돈뺐냐? ”


“ 아니, 그게 아니라..찬열아! 이것 좀 보라니까? 이새끼가 나한테 땀묻혔.. ”


“ 말려. ”


“ ........ ”






갑자기 등장한 찬열에 당황했는지 민석이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말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민석이 소리치며 백현을 째려보다 쿵쿵 발소리를 내며 자신의 교실로 사라졌다. 고,고마워. 백현이 찬열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숙이자 찬열이 친구끼리 왜 고개숙이고 그러냐며 얼른 백현의 고개를 들게했다. 자, 만원. 저새끼한테 다시 주지말고. 알았지? 찬열이 만원을 내밀며 하는말에 백현은 고개만 끄덕였다. 간다. 쟤가 건들면 얘기하고. 백현에게 자신의 할말만하고 걸어가는 찬열의 모습을 바라보던 백현이 손에들린 만원짜리를 꼭 쥐었다. 찬열이가, 되찾아줬다. 보물로 해야지. 지갑속으로 고이고이 모셔놓고 자신도 반으로가려 뒤를돈 백현이 바로 눈앞에 서있는 남자에 놀라서 소리를 지를뻔했다. 얘, 얜뭐야! 팔짱을끼고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남자에 백현이 살두덩이 뒤덮인 눈을 커다랗게 뜨며 쳐다보자 남자는 웃어보였다.






“ 너, 귀엽다. ”


“ 뭐라고? ”


“ 귀엽다고. 흐음- 예쁘네. ”


“ ....... ”






남자의 말에 할말을 잃은 백현이 자신이 뭘 잘못들었나. 하고 충격에 빠져있었다. 그런 백현을 관찰이라도 하는듯 요리조리 훑어본 남자는 음- 고민하는 소리를 몇번내다가 합격! 하고 백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종인이야. 반가워. 종인의 내민손에 백현이 자신도 모르게 붙잡아서는 나는 변백현..하고 자기소개를 내뱉었다. 음- 변백현? 그래, 변백현. 목소리도 괜찮네. 또 생각하는듯 자신의 턱에 손을 괴는 종인을 바라보던 백현은 땀이 삐질삐질 나오는것 같았다. 이게뭐지? 신종괴롭힘?






“ 맞다, 너 교무실 어딘지알아? ”


“ ...교무실? ”


“ 어. 전학왔는데 못찾겠어. 알려줘. ”






명령조로 말하는 종인에 백현은 또 뭐라도 홀린듯 고개를 끄덕였다. 교무실로 향하는내내 백현이 속으로 한참을 생각했다. 진짜 신종괴롭힘인가. 어떡하지. 어떡하면좋아! 안절부절못하는 백현의 모습에 눈에 다 보이는 종인은 큭큭- 웃으며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 안잡아먹으니까 걱정마. 자신의 생각이 들킨것만같아 부끄러운 백현이 고개를 푹숙이고 발을 빨리했다. 교무실앞에까지 종인을 대려다주고 발길을 돌릴려는 백현의 통통한 손목을 잡아끈 종인은 꽤나 장난스러워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 너 아까 걔 좋아하지? ”


“ 아,아니야! ”


“ 아니긴. 다 보이는데. 근데 넌, ”


“ ....... ”


“ 걔랑 안돼. 전혀 가망이없어. ”


“ ....나도, 나도알아!! ”






얼마만의 큰소리를 쳐본건지 갈라지는 소리까지나는 목소리를 내뱉은 백현이 자신의 손목을 잡고있는 종인을 밀쳐내고 얼른 뒤로돌아 복도를 가로질러뛰었다. 나도, 나도 안다고. 알고있는 사실이야. 종인이 맞는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백현은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못했다. 흐윽,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며 백현은 이건 괴롭힘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역시, 학교에는 찬열이밖에 내편이 없었다. 어느새 자습시간종이 끝나는 소리에 백현이 걸음을 늦췄다. 어차피 늦은거 천천히 가야겠다는 심보였다. 눈가를 벅벅- 비비며 걸어가던 백현이 누군가 붙잡는 손길에 고개를들자 놀란얼굴의 찬열이 보였다.






“ 뭐야, 또 누가 괴롭혔어? ”


“ ....... ”


“ 말을해. 말을. 누군데. ”






입을 꾹 다문체 쳐다만보는 백현에 찬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서 말하긴 좀 그런건가? 백현을 끌고 사용하지않는 교실로 들어온 찬열은 이제 말해보라며 백현의 어깨를 두들겼다. 방금전 종인의말에 마음이 복받쳐오르던 백현이 그래, 될대로되라지. 찬열인, 찬열이는 착하니까...생각하고는 뱉어선 안돼는 말을 내뱉었다.






“ 내가, 내가 널... ”


“ 응? ”


“ 널 좋아해, 찬열아. ”






방금까지 미소를 머금고 백현을 바라보던 찬열의 얼굴이 백현의 말에 한순간에 싸늘하게 굳어졌다. 뭐라고? 변백현, 다시한번 말해봐. 딱딱한 말투의 찬열에 백현이 아차- 말실수한걸 알면서도 다시한번 말했다. 






“ 내가, 너 좋아한.. ”


“ 씨발. ”






찬열의 욕에 잘린말을 다 뱉지못하게 들이삼킨 백현이 고개를 푹 숙였다. 찬열이 화나보이는 표정으로 씨발, 씨발, 거리다가 쾅! 하고 바닥을 발로 내리찍자 백현의 몸이 움찔 하고 떨려왔다. 화났다...내가 그런말을해서, 찬열이가..화났어. 백현이 그런 찬열의 화를 풀어보려 입을 열려다 뒤이어 들려오는 찬열의 큰소리에 입을 닫았다.






“ 씨발! 진짜! 내가 왕따새끼 한명 구제해줄려고 그랬더니, 뭐?! ”


“ ........ ”


“ 아! 씨발! 진짜 좇같네. 너 지금까지 날 그런눈으로 본거냐? 어? 변백현 왜 말을 못해. ”


“ ......... ”


“ 아, 존나 골때리네. 씨발, 너 한번만 더 내눈에 띄면 죽을줄알아. ”






그리고 쾅! 소리를 내며 교실문을 닫고 나가버리는 찬열에 백현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래, 나같은 왕따가 무슨...내가 무슨..다시 눈물이 흐를것만같아 입술을 꾹- 깨물고있던 백현이 드르륵- 열리는 문소리에 찬열이 다시 들어왔나싶어 문을 쳐다보자 종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뚜벅뚜벅 걸어와서 백현의 눈높이에 맞게 무릎을 구부린 종인이 백현의 손을 꽉 잡았다.






“ 말했잖아. 너 가망없다고. ”


“ ..흐으, 그 말할려고..여기까지, 찾아온거야? 너 진짜 나쁘... ”


“ 아니, 중요한건 이 다음. 사람말은 끝까지들어야지. 변백현, 내가 너 저새끼한테 복수하게해줄게. ”






복수? 종인의 입에서 튀어나온 생소한 단어에 백현이 종인의 올곧은 눈을 바라봤다. 거짓은 없어보이는데..뚫어져라 쳐다보는 백현에 종인이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 너 이뻐. 내눈에는보여. 니가 이뻐진모습. ”


“ ......... ”


“ 날 믿어. 꼭 이뻐지게해줄게. 딱 1년, 1년이면돼. 그러면 지금까지 널 괴롭혔던 모든애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수있어. ”


“ ....1년? ”


“ 그래 1년. 대신 조건은 내가 하는말은 무조건 복종하는것, 어때? ”


“ ......... ”


“ 마지막으로 물을게, 나랑 같이 해볼래? ”






종인의 말은 뭔가 홀리는게 있는게 분명하다. 백현은 꽉 잡힌 손에 더 힘을주어 종인의 손을 잡았다. 할래, 할꺼야. 백현의 말에 종인이 환하게 웃으며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냈다. 띡- 하는 전자음에 백현이 응?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종인이 아아- 이거? 하며 핸드폰 화면을 보여준다. 






“ 녹음완료. 어차피 계약서 쓸거지만 혹시 모르니까. ”


“ ...계약서? 무슨.. ”


“ 난 널 이뻐지게 해주는 대신에 넌 1년후에 나랑같이 데뷔할꺼야. ”


“ 데뷔? 데뷔라고?! ”


“ 그래. 데뷔. 내 눈에는 보인다니까? 미래에 아이돌로 성공한 너랑 내가. ”






헐. 백현은 종인의말이 갑자기 신뢰도가 떨어짐을 느꼈다. 이거, 또라이아니야? 백현이 아침에봤던 거울에 비쳤던 자신의 얼굴과 티비속에서 환하게 웃고있던 아이돌들을 매치해봤다. 말도안돼...백현이 없었던일로 하자고 말을하자 종인은 친절히 핸드폰을 흔들어보였다. 이럴줄알고 녹음한거지. 웃으며 말하는 종인의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백현은 코가 끼어도 한참 끼었구나! 하고 머리를 헤집었다. 그런 손길을 제지하고 종인은 어깨를 으쓱- 해보였다.






“ 연습실가볼래? 아니, 가야지. 넌 이제 1년간 거기서 살꺼니까. ”


“ 거기서 산다고? 내가 왜? ”


“ 왜냐니..복수, 할거잖아? ”






웃으며 자신을 일으키는 종인에 백현은 어어- 하면서도 끌려갈수밖에 없었다. 믿어도될까? 정말로, 내가 바뀔수있을까? 백현의 불안한 눈길에 종인은 또 자신만 믿으라며 가슴팍을 퉁퉁 내려쳤다. 자신감 넘쳐보이는 종인의 표정에 백현은 믿어보기로했다. 자신을 끌고 학교밖으로 나가는 종인에 백현이 놀라서 어디가냐고 묻자 종인은 뭐 문제있냐는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연습실 간다니까? 방금 말했잖아. ”


“ 아, 아니..그건 아는데...수업시간이잖아! 학교는? ”


“ 어차피 1년 꿇을건데 출석할 필요있어? ”


“ 뭐?! ”


“ 다시 말해줘? 너랑, 나랑 1년 꿇을꺼야. 난 이미 학교측에 말해뒀고 넌 내가 말해둘게. ”


“ 안돼, 안돼! 우리엄마가 허락할일도 없고..그리고, 학교를 꿇으면...찬열이를 못보는데..... ”






찬열? 종인이 백현의 말에서 튀어나온 찬열이라는 이름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척! 손가락을 뻗어 백현에게 가르키고 하는말이, 너 박찬열 금지단어. 종인의 말에 백현이 어이없어서 뭐라고? 되물었지만 종인은 눈을 가늘게뜨며 말을 정정했다. 박찬열에 관한것 다-! 금지단어! 흥! 콧방귀를 끼고 손에 힘을주어 자신을 끌고가는 종인의 뒤통수를 보던 백현이 허- 허허- 하고 어색한 웃음을 내뱉었다. 정문앞에 서있는 차에 자신을 태우고는 가죠, 한마디하고 입을 씰룩거리고있는 종인을보며 백현이 종인을 흔들었다. 물어보고싶은게 너무많다.






“ 그래, 만약 우리엄마가 허락한다고쳐! 그러면 난 2학년이야..찬열이는 3학년이고 그러면.. ”


“ 쓰읍-! 박찬열 금지단어라니까?! ”


“ .....알았어, 결론은 내가 2학년이면 걔는 3학년이라는거야! 졸업반이라구! ”


“ 그게 뭐. 문제있어? ”






아니...문제있는건 아니고....말끝을 흐리는 백현을보며 종인은 쳐다보고있다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찬열이 볼시간이 줄어드는데...내가 학교를 1년 더 다닐동안 찬열이는 졸업을하고...한숨을 푹내쉬는 백현의 손위로 슬그머니 올라온 종인의 손에 백현이 눈을 꿈뻑거리며 쳐다봤다. 






“ 난 꼭 너랑 데뷔할꺼야. ”


“ ........ ”


“ 넌 그럴만한 재주가있어. 분명해. ”


“ ........ ”


“ 그리고 더이상 그새끼랑 엮일일도 없어. 아니, 내가 안만들어. 절대로. ”






손을 꽉 붙잡아오는 종인에 백현은 입을 다물었다. 엮일일이 없다라...중얼거리는 백현에 종인은 말을 덧붙였다. 넌 새로운 인생을 살거야. 하고는 도착했는지 차문을 열어재꼈다. 뜨껍게 쬐는 태양에 눈을 찔끔 감았다가 뜬 백현이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커다란 건물에 입을 다물지못했다. 이, 이거...SM아니야? 아무리 아이돌에 문외한 백현이라도 SM이라면 유명한 회사라 알고있었다. 놀람도 잠시 자신을 대리고 건물안으로 들어가는 종인에 백현이 어버버- 거리며 말을했다. 설마, 내가 SM연습생 되는거야?






“ 왜, 싫어? ”


“ ......너 대체 정체가뭐야? ”


“ 음...니 수호천사? ”






허...종인의 말에 백현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수호천사라니...헐..자신에게 멍한 표정을 보이는 백현을 보고 큭큭- 웃던 종인이 회의실이라는고 써있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A4용지 한장을 백현에게 건넸다. 지금 내가 하는말 받아적어. 나 변백현은 김종인의 말을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 꾸물거리며 펜을 움직이는 백현을 보던 종인이 답답했는지 빨리써- 하자 그제야 백현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거야. ”


“ 뭔데? ”


“ 나중에 박찬열한테 넘어가지않기. ”


“ ........ ”






울상을짓고 바라보는 백현에 종인이 이마에 딱밤을 때리고는 빨리쓰라고 으름장을 놨다. 히잉..우는소리를 내며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그 글귀까지 다쓴 종이에 싸인까지 마친 백현이 입을 비죽거렸다. 그런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종인은 펜을 가져와 자신도 싸인을 하고는 파일에 잘넣어서 보관함에 넣었다. 이제 우리 계약성립이다? 딴말하기없어. 종인이 말을하고는 상자하나를 열어 트레이닝복을 꺼냈다. 휙- 던져진 검정 트레이닝복을 받아든 백현이 눈만 깜빡거리고있자 종인은 웃고있는 눈꼬리를 제자리로 돌려놓고는 뭘 그렇게 멍하니있어? 얼른 갈아입어. 하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어? 백현이 아직도 자리에서서 가만히있자 종인이 다가와서는 친히 백현의 교복을 벗겨냈다. 그런 종인에 백현이 우왁! 소리지르고서 손을 엑스자로 교차시켜 몸을 가리자 종인이 능글맞게 웃으며 손을뗐다.






“ 안갈아입길래, 내가 입혀줘야 하는줄 알았지. ”


“ 으으..근데 왜 갈아입어? ”


“ 오늘부터 지옥훈련시작이야. ”




02



[EXO/카백] killing time 01~03 | 인스티즈




killing time 02






지옥훈련이라니! 백현은 몇시간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싶은 마음뿐이었다.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어느새 스케줄을 짜놨는지 종인이 뭔가가 빼곡히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틈없이 꽉 차있는 스케줄에 백현이 벌써부터 현기증이 일어났다. 이게 인간의 몸으로 할수있는 스케줄인가? 근데 춤연습이랑 보컬연습은 뭐지? 백현이 종인에게 이게 뭐냐고 물어보자 종인이 어이없다는듯 실소를 내뱉었다.






“ 넌 두번씩 말해줘야알아? 데뷔한다고 했잖아. 데뷔. ”


“ 그게 진담이였어?! 이게 문제가아니라 난 춤도 못추고 노래도 못하는데... ”


“ 이제부터 잘하면돼. 그거 다봤지? 일어나. 연습하러가게. ”






드르륵- 의자끄는 소음과 함께 힘들게 몸을 일으키는 백현을 바라보고있던 종인이 몸무게가 얼마나 나가냐고 묻자 백현은 입에 지퍼라도 채운듯 꾹 다물었다. 그런걸 어떻게 말하냐...입을 비죽거리며 안경을 치켜올리는 백현의 모습에 종인이 훗- 하고 비웃듯이 웃었다. 어차피 가서 잴건데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 종인의 말에 100t짜리 망치에 머리라도 얻어맞은듯 멍청한 표정으로 보고있는 백현에 종인이 얼른 가자며 재촉했다. 한쪽에 마련된 소규모의 헬스장과 맞먹는 공간에 백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와- 신기한듯 살펴보는 백현에게 파리들어간다며 입닫으라고하는 종인에 백현이 입을 다물고 종인의 뒤를 쪼르르 따랐다. 그러다 멈칫, 종인의 앞에 떡하니 서있는 체중계에 발걸음을 멈췄다. 뭐해, 와서 여기서봐. 종이와 펜을들고 기록을 할려는듯한 종인의 모습에 백현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 왜, 남한테 몸무게 보여주는게 부끄러워? ”


“ ........ ”


“ 니 몸속에있는 수많은 지방, 안빼는게 더 부끄러운거거든?  ”






종인의 말에 주춤하던 백현이 결국 느릿하게 움직여 체중계위로 발을 옮겼다. 흐읍- 조금이라도 적게나가보려 숨을 참는 백현의 모습에 종인이 기가차서 등을 내리치자 으하- 하고 바로 숨을 내뱉는 백현이었다. 그사이에 띡, 버튼을 눌러 체중을 잰 종인이 98kg이라고 적힌 숫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외로 많이 안나가네. 백현이 그말에 울상이었다. 그말은 내가 98kg보다 더 나가보인다는 뜻이잖아. 풀이죽은듯한 백현의 모습에 종인이 팔짱을끼고 고민하는듯 싶다가 미소를 지으며 백현에게 다가왔다. 백현의 등을 탁- 내려친 종인에 백현이 슬쩍 고개를 돌려 종인을 바라보았다.






“ 가자. ”


“ ...어디를? ”


“ 최후의만찬 먹으러. 뭐 먹고싶은거있어? ”






최후의만찬..이라고 하니까 무슨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의 기분이 된것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에게 팔짱을 끼며 방을 나서는 종인에 백현이 놀라서 팔을 떼어내었다. 지금 나한테 땀냄새 엄청 심할텐데...속으로 생각하며 종인의 표정을 살피자 역시나 기분이 상했는지 눈썹을 꿈틀대는게 보였다. 싫냐? 물어오는 종인에 백현이 손을 내저었다. 그럼 왜 내 팔을....됐다. 말을 하다말고 휙- 돌아가는 종인에 백현이 후다닥 뛰어가서 종인의 팔을 끌었다. 무표정으로 쳐다보는 종인에 백현이 꿀꺽- 마른침을 삼키며 사태를 수습하려들었다.






“ 최후의, 만찬..먹으러 가자며. ”


“ ........ ”


“ 음..나 삼겹살 먹고싶은데..... ”


“ ....하.. ”


“ 시,싫..어? 그럼, 음... ”






푸하하-! 갑자기 배를 잡고 폭소하는 종인에 백현이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자 종인이 끅끅- 웃음을 멈추며 백현의 머리를 쓰담았다. 아이구, 백현이 삼겹살 먹구싶어떠여? 종인의 우쭈쭈- 거리는 말투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백현이었다. 우씨, 이럴줄알았어! 한눈에도 삐졌다는듯 콧잔등을 찡긋거리는 백현에 종인이 웃던걸 멈추고 손을 내밀었다. 여전히 코만 찡긋거리며 내민 손을 보고만있는 백현에 종인이 피식-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 우쭈쭈, 삐졌어요? ”


“ ......... ”


“ 백현이가 먹고싶다는 삼겹살 사줄게요- 삐지지마요. ”


“ ...됐어! 안먹어! ”


“ 에이, 정말로? ”






꼬르르- 배고픈 소리를내는 자신의 배에 백현이 우아악! 소리를 지르고 배를 감싸안자 종인이 또 빵 터져서는 웃어재꼈다. 아이, 정말...이놈의 배..백현이 귀까지 빨개져서 종인의 눈치를 살피자 능글맞은 웃음을 보이고있었다. 종인이 백현을 끌고 회사밖으로 나가려다 방으로 들어가 모자를 집어들었다. 왠 모자? 백현이 물어보자 종인은 씨익- 웃으며 모자를 쓸뿐 별말을 안했다. 그에 패션인가? 하고 그냥 넘어간 백현이 금새 후회했다. 회사문밖에있는 많은 여고생들 때문이었다. 헐- 백현이 여고생들을 보며 저길 어떻게 빠져나가냐고 묻자 종인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잘. 이라고 말하자 백현이 다시 헐- 하고 내뱉을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옷깃을 쥐어주며 꽉 잡으라 말하는 종인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종인이 모자를 꾹- 눌러쓰고는 문을 열자 우어억-! 하는 여고생의 입에서 나온거라고는 상상할수없는 소리가 들렸다. 






“ 종인아! 김종인!! ”


“ 잠시만요, 지나갈게요. ”


“ 종인아!!! 이거!! ”


“ ...감사합니다. ”






무리를 가로질르며 재빠르게 가는 종인에 백현이 그만 옷깃을 놓치고 소리지르는 무리속에 갇혀서 어어- 하고 앞을 못나아가자 여고생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씨발, 아저씨 뭐예요. 비켜요, 종인이 안보이잖아. 계속 밀쳐지는 몸을 못가누고 결국엔 쿵! 큰소리를 내며 쓰러진 백현에 여자애들은 꺄악- 꺄악- 시끄럽게 소리를 질렀다. 쓰라린 무릎보다 충격인건 방금전 여자애의 입에서 나온 ‘아저씨’ 라는 말이었다. 아저씨라니..아저씨...중얼거리며 바닥에 엎어져 일어날 생각을 안하는 백현이었다. 아니, 일어나고싶어도 몸이끼어서 일어날수없는 상황이었다. 왜 백현이 안따라오나 고개를 돌린 종인이 그 모습에 놀라서 다가가 몸을 일으키기전까지 백현은 혼이 나가있었다. 가까스레 혼을 잡아넣은 백현에 종인이 인상을 쓰고는 물었다. 어디다쳤어? 아파? 물어오며 몸을 살피는 종인에 백현이 아니라고 말하자 조금은 표정이 누그러진 종인이 주위에있는 팬들에게 말했다.






“ 얘 건들이지마요. ”


“ ........ ”


“ ....아니다, 팬분들. 얘 저랑같이 데뷔할 연습생이예요. 그러니까 잘봐줘요. ”






종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믿을수없다는듯 소리를 지르자 백현이 귀를 막았다. 그래, 믿기지않겠지..나도 안믿긴다구...백현이 소리지르고 싶은걸 삼키며 종인의 손에 이끌려 무리속을 빠져나왔다. 허억-허억- 여전히 멍한 눈빛인 백현이 종인에게 데뷔도 안했는데 맨날 이러는거야? 묻자 종인은 음.. 하고 생각하는듯 싶더니 웃으며 말한다. 너도 곧 이렇게 될꺼야. 종인의 말에 백현은 믿을수없다는듯 표정을 구겼다.






“ 아까 어떤애가 나보고 아저씨라고 했는데? ”


“ ....풉, 팬들이 보는눈이 있네. ”


“ ......... ”


“ ..크크...지금은 그렇다는거지. 지금은. 나중에 쟤들이 너한테 막 선물주고 장난아닐걸? ”






튀어나온 백현의 입을 억지로 집어넣은 종인이 어깨동무를하고서 그럼 삼겹살먹으러 고고!!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가까운 고깃집에 들어와서야 삐져있던 백현이 눈을 빛내며 선분홍빛 자태를 뽐내는 고기를 쳐다봤다. 맛있겠다...치이익- 불판에 구워지는 고기를 양손에 젓가락을 꼬옥 쥐고 바라보는 백현이 웃겨서 낄낄 웃는 종인이다. 우쭈쭈- 백현이 많이 먹어- 잘구워진 고기를 앞접시에 옮겨주는 종인에 백현이 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으으..괜히 그랬어, 아까부터 계속 놀리잖아.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자신을 째려보고있는 백현의 모습에 종인이 또 삐질새라 숨죽여 웃고는 쌈을 싸서 건넸다. 아- 입을 벌리라는듯 입으로 쌈을 들이미는 종인에 내가 먹을수있...백현이 반박하다고 입안에 들어온 무언가에 입을 다물었다. 우물우물. 맛있는지 표정이 풀리는 백현에 종인이 웃음이 터지는걸 막으며 자신도 고기를 먹었다. 단순하기는...아니, 그게 변백현 매력이지. 배불리 먹고 계산하는 종인을 밖에서 기다리던 백현이 창가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훑었다. 영락없는 뚱뚱한 돼지였다. 정말, 못생겼구나. 나..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상심에 젖어있을때 계산을 마쳤는지 지갑을 주머니에 넣으며 나오고있는 종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욱더 상심에 잠겼다. 쭉뻗은 다리와 오목조목하게 잘생긴 이목구비. 종인과 자신은 마치 다른 세계의 사람같았다. 어느새 백현의 곁으로온 종인이 길가에 서서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백현을 건들였다.






“ 왜 이러고 서있어? 가자. ”


“ .....정말, 내가 변할수있을까? ”


“ ........ ”


“ ........ ”


“ 너 진짜..내가 한말은 귓등으로 듣는거야? 아님 날 못믿는거야? 니가 할수있다는 생각만 가지면 내가 바꿔준다고 했잖아. 해보지도 않고 왜 그렇게...됐다. 말을말자. ”


“ 종인..... ”


“ 넌 자신감이 너무없어. 그리고...나랑 같이할 마음도, 없는거같네. ”






실망이다, 변백현. 차가운 종인의 말이 백현의 귓구멍으로 파고들었다. 실망이다, 실망이다..변백현. 그 말을 내뱉고 뒤돌아 가버리는 종인을 아까처럼 붙잡지를 못했다. 난 정말 종인이를 안믿었던걸까. 멀어져가는 종인을 바라보는 몸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03


[EXO/카백] killing time 01~03 | 인스티즈



killing time 03






천근만근인듯한 몸뚱아리를 일으키는 백현의 하루일과는 똑같았다. 마치 어제 종인을 만난게 거짓말이었던것처럼 하루의 일상이 너무나도 변함없었다. 내가 종인이한테 그런말만 안했더라면 무언가가 바꼈을까. 침대에 앉아 생각하던 백현은 얼른 씻으라는 엄마의 말에 욕실로 들어갔다. 여전히 거울속 자신의 모습은 못생겨서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이런내가 바뀔리가없지. 샤워를 마치고 교복을 꽤입는 백현의 손이 더뎠다. 학교가기싫다. 머릿속엔 찬열의 화난모습과 뒤돌아가는 종인의 모습이 계속해서 리플레이되고 있었다. 모든건 다 제탓이었다. 엄마...나 학교..백현의 말이 끝나기도전에 째려보는 엄마의 모습에 백현은 입 꾹 다물고 가방을 들쳐맸다. 다녀오겠습니다...기운없는 말소리에 어디아프냐고 물어오는 엄마에 백현은 고개를 가로젓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평소보다 늦게도착한 버스정류장엔 역시나 버스가 떠난뒤였다. 지금의 백현에겐 지각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학교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대로 퇴학이라도 당했으면 했으니. 얼마나 지났을까 빵빵- 소리를 외치며 오고있는 버스에 백현이 앉아있던 엉덩이를 들고 버스에 올라탔다. 등교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라 버스는 한산했다. 맨날, 이렇게갈까..그러면 뚱뚱하다고 욕도 안먹어도돼고...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창밖을 바라보던 백현이 고개를 떨궜다. 한심했다. 아무것도 할수없는 자신이 너무나도. 흐으...울컥하고 올라오는 눈물을 삼키려 노력해봤지만 결국 터져나와서는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나는...뭘하고있는걸까. 학교에 도착할때까지 눈물을 질질 흘리던 백현은 손으로 대충 훔치고서 조용한 복도를 걸었다. 이미 수업이 시작한 반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질않아 잡고있던 문고리를 놓고 학교를 배회하던 백현이 멀리서 걸어오고있는 찬열의 무리에 흠칫, 멈춰서 반대쪽으로 도망가다 뒷덜미가 잡혀서 뒤를 돌아보자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는 민석이 서있었다.






“ 이야- 변백현, 일진 다 됐다? 땡땡이도 까고? ”


“ ........ ”


“ 뭐야, 쫄았냐? 쫄거없어. 찬열이도 있고 오늘은 봐줄.. ”


“ 상관없어. ”


“ 어? ”


“ 상관없다고, 니 마음대로해. ”






백현을 쳐다도보지않고 민석에게 말하고서 걸어가버리는 찬열의 모습에 민석이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어쩌냐, 니 기사님이 이제 너 안지켜줄거같은데. 어깨동무를 하며 말을 거는 민석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날것만 같았다. 겁에질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백현에 민석은 우두둑- 손을 풀었다. 이제껏 찬열의 보호막덕에 백현을 건들지못해 안달이난 다른 무리들도 몸을 풀고있는 모습에 백현은 입술이 말라왔다. 뒷뜰로 끌고가는 손길에 발버둥치다가 미리 맞고갈꺼냐는 민석의 말에 백현은 조용히 무리를 따랐다. 도착하자마자 담벼락에 자신의 몸을 던지고서 둘러싼 무리들에 백현이 몸을 웅크렸다. 하도 맞다보니 이제 맞을때 그나마 덜아픈 자세는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무차별하게 밟아오는 과격한 발길질들에 백현이 컥컥- 죽어가는 소리를내며 더욱더 몸을 웅크렸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가벼운 생채기는 물론 땅에 끄셔져서 더러워진 교복인체 일어나지않는 백현에 민석이 손을뻗어 머리채를 잡아올렸다. 으헉-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린 백현의 볼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내려꽂은 민석에 백현은 고개를 돌리지도 못할정도로 아픈 통증에 그대로 고개를 쳐박고 훌쩍거렸다.






“ 씨발, 돼지새끼가, 너무 오랜만에 맞아서 내가 싫어하는거 잊었냐? ”


“ ..흐..... ”


“ 난 우는거 존나 싫어해, 이 씨발새끼야! ”






소리지르며 다시금 밟아오는 민석과 그를따라 발길질을 시작하는 무리에 백현이 엉엉 울면서 민석의 발에 매달렸다. 살려줘, 그만, 제발..그만. 백현의 말따위 들리지않는듯 더러워진 자신의 바짓단을 털어내며 민석이 얼굴을 찌푸렸다. 더러운게 어딜, 더 세진 강도에 백현이 정말 이러다 죽을수도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백현의 배를 마지막으로 까고서 민석이 손을 털었다. 오늘은 이것만할게, 내일 또 보자? 낄낄- 깔보는 민석의 웃음이 멀어질때까지 백현은 엎어져서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죽을거같다. 이대로, 그냥 죽어버릴까. 움직을 생각도 안하고 흐릿해지는 백현의 눈앞에 슨 두개의 운동화에 누군지 고개를 들어보려했지만 사라지는 정신에 지금은 눈을 뜨는것조차 힘들었다. 결국 눈을 감는 백현의 귀를 통해 낯익은 낮은목소리가 윙윙 울리다가 끊겼다.






“ ....변백현. ”


“ ........ ”


“ 마지막이야. 너 도와주는거 이게 마지막이야. ”


“ ....... ”


“ 그러니까...이젠 혼자 알아서 잘하라고. 병신아. ”






-






으윽- 지끈거리는 머리를 뒤로하고 눈을뜨니 양호실이었다. 이제 괜찮니? 백현이 깬걸 알았는지 친절히 물어오는 양호선생님에 백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재빨리 물었다. 저, 여기 어떻게 왔어요? 초조하게 답변을 기다리는 백현의 모습에 양호선생님은 그저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처음보는 학생이라...잘모르겠네. 실없는 답변에 백현의 어깨가 축 쳐졌다. 분명, 찬열이 목소리였는데...학교에서 꽤나 유명한 찬열이니 양호선생님이 모를리 없었다. 정말..다른사람이었나. 아픈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내려온 백현이 다리를 끌었다. 젠장할, 망할 김민석..데스노트가 생긴다면 지금당장 김민석을 죽이고싶었다. 커튼을 걷고 나오자 양호실 소파에있는 자신의 책가방에 백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이것도 그 학생이 갖고온거예요? 양호선생님의 그렇다는 답변에 백현이 주먹을 꽉 쥐었다. 착각이아니라, 정말 찬열이었다. 우리학교 학생중에 내 물건을 더럽다고 안만지는 학생이 태반이다. 그중에서 한사람만이 자신의 물건을 아무렇지않게 만졌는데...박찬열..찬열이밖에 없었다. 백현은 지금 상황을 이해할수없었다. 어제는 그렇게 화냈으면서..심지어 아까도 민석에게 상관없다는듯 말했으면서 왜 지금은...찡- 울리는 머리통을 붙여잡고 찬열의 목소리를 되새김질했다. ‘ 마지막이야. 너 도와주는거 이게 마지막이야. 그러니까..이젠 혼자 알아서 잘하라고. 병신아. ’ 






“ .....하하, 의미를 모르겠네... ”






아니, 한가지 알것같다. 혼자 알아서 잘하라는것. 그래. 이제 고민하는건 끝났어. 변백현 넌 새로태어나는거야..그리고, 날 깔보던 놈들한테 복수하는거야. 학교를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타자 기사아저씨가 누구한테 맞았어? 병원으로 갈까, 학생? 묻는말에 백현은 무시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 SM이요, SM엔터테이먼트로 가주세요! ”


“ 아- 좋아하는 가수보러가나보지? ”


“ ...아니요, 연습생이예요. ”






백현의말에 마치 니가 연습생이라고? 라는 함축된 눈빛을 보내는 기사아저씨에 백현은 고개를 숙이고 손만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이렇게 무작정 찾아가도될까? 이제 종인이가 안됀다고하면 어떡해....갖가지 생각을 하다가 이내 통통한손으로 자신의 볼따구를 내려친 백현이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니야, 이제 믿기로했잖아!! 힘내자! 택시가 멈춰서자마자 백현은 거스름돈을 받을생각조차 못하고 후다닥 내렸다. SM엔터테이먼트. 커다랗게 써있는 문구를 눈에 박힐정도로 보고나서 주위를 살폈다. 여전히 중고등학생들로 득실거리는 문앞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고민하던 백현이 눈꽉감고 파헤쳐보자! 하고 발을 내딛는순간 모세의기적이라도 일어난마냥 길이 갈렸다. 어제처럼 치고밀쳐질줄 알았던 백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다가 임원쯤되보이는 여학생이 백현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 연습생 이라면서요? ”


“ ...네? ”


“ 어제 종인이 오빠가 말했잖아요. 얼른 들어가보세요. ” 






종인의 말이 얼마나 영향력있는지 알것같았다. 쭈뼛거리며 무리를 헤치고 문앞에슨 백현은 이제 어떻게해야하나 망설였다. 문을 열수있는 방법이없었다. 어제는 종인이랑 같이있어서 들어갔지만 오늘은 어떻게 할수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종인이가 올때까지 기달려야하나? 어쩔수없이 문앞 계단에 털썩 주저앉은 백현은 괜히 혼자 앉아있는게 머쓱해서 연락올사람 하나없는 핸드폰의 홀드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언제 올려나...멍청하니 앉아있는 백현의 귀에 여학생들의 말이 들려왔나. 왜 안들어가고 저기있느냐, 정말 연습생이 많느냐. 하는 말들이었다. 백현은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수없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문을 두들여보기로 결심했다. 육중한몸을 힘들게 일으키고나서 문앞에 다가설려는 그때 멀리서 여자들의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종인이 왔나싶어 발꿈치를 들어 확인해보자 종인하고 비슷한 차림새였지만 훨씬 작고 귀엽게생긴 남자였다. 종인이 아니구나...백현이 실망감을 감추지못하고 자신의 옆을 지나갈려는 남자를 쳐다보다 황급히 남자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러자 놀랐는지 움찔거린 남자가 팩- 하고 고개를 들어올려서는 흰자가 꽤나 많은 눈동자로 백현을 쳐다봤다.






“ 이거 놔주세요. ”


“ 저기, 저 변백현이라고 하는데요...종인이 좀 불러줄수.... ”


“ 하아- 팬해주시는건 감사한데, 이러시는건 곤란해요. ”






탁, 힘을주어 자신의 팔을 내치고 들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에 백현이 결국 다시 제자리에 앉을수밖에없었다. 역시 무리인가..아, 바보같은 변백현...종인이가 자신만 믿고 같이하자고 했을때 할걸...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더니, 틀린말하나 없는거같다. 






-






“ 넌 무슨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오냐? ”


“ 사다준것만해도 고마워해라? ”






봉지를 아이들이 몰려있는곳에 던진 경수가 주머니속에 고이모셔온 카드를 준면에게 건넸다. 형 고마워요, 잘먹을게요. 경수의 말에 준면은 인자한미소와 함께 너도 얼른 먹으라며 자기 아이스크림을 골라서는 아이들무리로 들어갔다. 뭘 먹을까. 하고 봉지앞에서 고민하던 경수가 먹기쉬운 쭈쭈바 하나를 골랐다가 구석탱이에서 혼자 폼이란 몸은 다잡고있는 종인이보여 하나를 더 챙겨서 가까이에 다가갔다. 친히 꼭지까지 따서 종인에게 쭈쭈바를 건네자 종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 내꺼까지 니가 먹어. ”


“ 야, 됐거든?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칼로리 넘어갔다고 몰매맞을일있냐? 튕기지말고 줄때먹지? ”





막무가내로 들이미는 경수에 종인은 그제야 웃으면서 경수의 손에들린 쭈쭈바를 자신의 입에다가 물었다. 둘이서 한동안 말없이 쪽쪽 쭈쭈바만 빨고있을때쯤 경수가 분위기라도 띄어보려 입을 열었다. 





“ 종인아, 나 아까 아이스크림 사들고 오면서 니 남팬봤다? ”


“ 아, 그래? ”


“ 어! 진짜라니까? 좀 뚱뚱해가지구...뭐였지? 자기이름이 변백현? 이랬는데 너 좀 불러달라고해서 내가 이러시면 안됀다고 하고 올라왔... ”


“ 뭐라고? 변백현? ”


“ 어. 자기입으로 변백현이라고 그랬는데...야! 어디가!! 김종인!!! ”





자신의 말에 관심없는듯 하던 종인이 변백현이라는 이름하나에 반응해서 먹던 쭈쭈바까지 내던지고 연습실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에 경수가 발을 동동굴렀다. 곧 선생님오시는데 어딜가는거야! 경수의 외침은 들리지도 않는지 엘리베이터 앞에 슨 종인이 버튼을 눌렀다가 고층에 자리한 번호가 보여 얼른 발을 바꿔서 계단으로 내려갔다. 변백현, 와줬구나. 설마 벌써 간건아니겠지? 혹시라도 백현이 갔을까봐 발을 빨리해서 1층 로비까지 내려온 종인이 주위를 살폈다. 어딨는거야..두리번 거리던 종인이 문밖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는 익숙한 뒷모습에 웃으면서 문을 열었다. 백현이다. 변백현. 종인이 바로가서 안아주고싶은걸 꾹 참고 백현의 옆에 조심히 앉자 언제부터 잤는지 벽에기대 눈을감고있는 모습이 마냥 귀여워 헤실헤실 웃으며 백현의 머리를 매만졌다. 그러다 얼굴곳곳에 있는 상처와 더러워진 교복에 인상을 찌푸리고서 쳐다보고있을때쯤 인기척에 눈을뜬 백현이 눈앞가까이에있는 종인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서 뒤로 고개를 뺐다가 쿵! 하고 벽에 부딪히고 옅은신음을 내뱉었다. 그에 종인도 놀라서 얼른 손을뻗어 백현의 뒤통수를 매만졌다.






“ 조심 좀 하지! 어디봐, 혹났나보게. ”


“ 어? 어어- 진짜, 진짜로 종인이야? ”


“ 그럼 가짜겠어? ”






종인을 발견한 기쁨에 방긋이 웃으며 껴안아오는 백현에 종인이 손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고있다가 큼큼- 헛기침과 함께 백현의 등에 살포시 손을 얹었다. 토닥토닥, 백현의 등을 토닥거려주다가 왠지모를 따가운시선에 고개를 들은 종인이 수많은 팬들의 눈에 백현의 몸을 일으켜세웠다. 회사밖인걸 까먹고있었네- 






“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






응! 뭐가 그리 좋은지 웃어보이는 백현에 종인이 그런 백현의 손을 꼭 잡고서 회사안으로 들어가다 팬들에게만 보이게 살짝 돌아서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쉿- 하며 소리를 내자 팬들은 자신도 모르게 똑같은 포즈로 쉿- 하고 대답했다. 오늘 있었던 일은 말하지말라는 종인의 무언의 경고같은 거였다. 회사안으로 들어가는 둘의 뒷모습을 보던 팬들은 혼란에 빠져서 서로를 바라보며 설마? 하는 눈빛을 보냈다. 종인이 백현을 다루는 모습은 마치 애인에게 하는것과 같았으니 말이다. 팬들은 아니겠지! 하하하! 웃어재꼈음에도 무언가 꺼림칙한게 없어지지않아 한참을 그자리에 서있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나는 카디분잔데! 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었다.





으아악ㅇ악ㄱ....내 손바..ㄹ.....!!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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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흐헣... 너무 재밌어요!!! 왜 이걸 이제서야 본거지ㅠㅠ... 금손 작가님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신알신!!하고가요!! 암호닉도 신청해요!! 호핀이요!!!! ㅇ헤헿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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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오이렇게좋은글이!! 백현이가 이제 살을빼고 찬열이에게 복수를 하는건가욥?! 나중에 변한 백현이를보고 찬열이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하네요 ㅋㅋ 저신알신하고갈게요!!암호닉은 추노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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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으어....재밋네염......흡흡 끝까지 다봐써염...헤헷.........신알신하고갑니당!!! 제 암호닉은 참새옇ㅎㅎ 백현이가 살빼서 복수하는거 진짜 궁금해요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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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 얼른연재해주세여!!!!!!!!!!!!!!!!!!!!!!!!궁금합니다 백현이의살뺀모습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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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와 대박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늦게보내요... 연재안해주시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헝ㅇ어어ㅓㅇㅇ보고싶다보고싶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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