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만났던 것은 나에게 가장 큰 행운이었고, 내 삶의 이유는 너에게서 부터 시작되기에 난 너와 만난 시간을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어.
[카디]
경수가 잠에서 깨어났을 땐 이미 다른 아이들은 없었다. 곧 당직교사가 들어와 경수를 거칠게 일으켜 세우며 식당으로 데려갔다. 아직 어제 맞은 상처가 아물지 않았음에도 선생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식당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조용했다. 7살, 경수가 천사보육원에 처음 왔을 때의 나이였다.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가장 먼저 온 곳이 식당이었다. 그래서 경수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그다지행복하지 못 할 것이란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밥을 먹고 있는 장소치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조용했다. 마치 식당에 허용된 소리는 젓가락질 소리뿐인양 숨을 죽이고 자기 앞 식판에 놓인 밥을 먹기 바빴다.
"원장님께서 특별히 용서해주셨어. 그 회장만 아니었어도...쳇."
눈을 내리깔며 경수를 짜증난다는 듯 쳐다보는 담당교사는 경수를 홀로 식당 문 앞에 놓아 둔 채 뒤돌아 걸어가는듯했다. 공포에 떨던 경수는 곧 담당교사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느끼곤 식당문앞에 털석 주저 앉았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아니 이 곳이 바로 지옥이었다.
선생들의 잦은 구타와 입에 담지도 못 할 욕은 어린 경수가 견뎌내기에는 너무도 큰 시련이었다. 결국 어젯 밤 더 이상 이 곳에서 살수없다고 느낀 경수는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채 7살 밖에 되지않는 어린경수에게 선생을 따돌릴 만한 좋은 방법은 있지않았다.
며칠 후, 고급 승용차 하나가 먼지를 일으키며 보육원 앞마당에 세워졌다. 차 안에서 내린 사람은 한국 순수익률 최고를 자랑하는 로얄회사 회장의 비서였다. 겉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양복을 입은 남자를 보곤 보육원 원장이 나와 빌빌 대기 바빠보였다. 그가 오고 난 후 부터였다. 나에게 개인 교사가 붙혀진것은.
회장에겐 개가 필요했다. 충성을 다하고 비위를 맞추며 회장의 더러운 뒷일을 해결할 똑똑한 개. 출신이 어딘지도 모르고 살며 자신이 하는 일이 마치 당연하단 듯 살아갈 개. 그 남자는 아마 그 개를 나로 지목 한 것 같다.
돈이 되는 나에게 딱히 보육원에서의 특별대우나 예전보다 나아진 삶은 없었다.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괴로웠다. 외부강사가 찾아와 경수를 하루 24시간 가르쳤다.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난 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던 발걸음을 멈춘 경수는 지체 할 수 없었다. 경수를 하루 24시간을 감시하는 담당교육선생의 일과 중 유일하게 경수와 떨어지는 시간이다.경수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뛰었다. 앞만보고 뛰었다. 며칠 동안을 교사들 눈을 피해가며 짜온 계획이었다. 사실 계획이랄 것도 없었다. 담당교사가 운 좋게 숙소 문 앞까지 데려다 주지않을 날만을 기다려왔을 뿐이다.
*
간밤에 살짝 열어두었던 창문 사이로 아침바람이 경수의 두 뺨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한숨을 깊이 쉬며 침대에서 일어나는 경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적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잠을 잔 경수는 아직 피곤이 덜 풀렸는지 행동이 느렸다. 화장실에 들어가 차가운 물을 얼굴에 가지고 가니 피곤이 살짝 씻기는 듯 보였다.
방 문을 열자 눈 앞에 지금 들어오는것인지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김종인이었다.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른아침부터 일어났는데 내 계획을 무참히 무너뜨려버리는 김종인이었다. 한동안 내 몸을 건들지 않던 김종인과 눈은 마주칠 수 있었는데 어젯 밤 술을 먹고 들어온것인지 이성을 잃은채 또 다시 내 몸을 탐하고 나가버린 김종인을 이른 아침부터 마주보기란 힘들었다.
입양. 아니다. 태어났을때 부터 내 운명은 이런 운명이었다. 처음 입양되던 날 이 집에 처음 들어왔을 땐 좋았다.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라던 사람은 아름다웠다. 또한 포근했다. 중1 처음 이 집에 들어와 나의 또래를 만났을 땐 잘 지내고싶었다. 초3 고아원에서 나와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집에서 생활교사와 살아가며 공부만 해왔다. 그래서 친구라곤 하나없어 이 집에 들어와 처음 그 애를 봤을 땐 친해지고싶었다.
그 생각이 변하기까진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사실 중학생때만 해도 내몸을 건들거나 하진 않았다. 그냥 날 없는 사람취급했다. 말 또한 나누지 않았다. 같은 나이,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이야기는 오고가지않았다. 아. 고등학생땐 일방적으로 말하기는했다. 질질짜지마. 꺼져. 입닫어. 벗어. 반항하지마. 따라와 그 말들도 나와 관계를 가지기 전에 했던 말들이다.
p.s |
-음...이야기가 어둡지만 최대한 밝게해서 다크하지 않게 쓸 예정입니다. 일단 메일커플링은 카디인데 사이드커플링도 넣을생각입니다. 아마 사이드커플이 분위기를 밝게해줄꺼구여.. 댓글로 표현을 해주셔야 내용도 더 잘 쓸 수 있고 글 쓸 맛도납니다ㅠ 어제 새벽에 잠시 올렸다가 수정본이라 신경 쓰여 오늘 다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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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기분 불쾌해지는 영화 알려주셈 레옹, 은교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