엷여덟, 그 비참함과 아름다움 05
w.라쿤 |
여전히 우현에게서 등을 돌린 채 눈만 끔뻑이고 있었다. 어쩌지, 일어나야 하나. 한참을 그렇게 고민하던 중 다리 위로 무거운 것이 툭, 떨어졌다. 뭔가 싶어 황급히 몸을 일으켰더니 그 무거운 것은 바로 우현의 머리였다. 어찌할 방법을 못 찾고 다시 누우려고 했더니 목이 말라 금세 다시 몸을 일으켜야 했다. 우현이에게 눌려있는 다리를 보고는 조심스럽게 우현의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내 다리를 빼내고 다시 조심스럽게 우현의 머리를 침대 위로 내려놓았다. 혹여나 잠이 깰까 봐 싶어 소리 없이 이불을 걷어내고는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찰나였다.
"…깼어?"
뭐라고 말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응. 이라고 무미건조한 대답을 뱉어냈다.
"배는." "……." "고파?"
이번에야말로 정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아니, 대답하기도 전에 우현에게 묻고 싶은 것들이 머릿속으로 수두룩하게 쏟아졌다. 왜 날 피했니, 왜 모른척했니, …혹시 내가, 더럽니. 하루 만에 급격하게 변하는 너의 모습에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처럼 쌓이기만 하고, 너를 대하는 것은 두꺼운 벽처럼 굳게 막혀있기만 한다. 결국, 나는 대답은 물론 너에게 묻지도 못하고 앞으로 한 걸음을 디뎠다. 그러는 순간 손에서는 따스한 기운이 번졌다.
"손이 왜 이렇게 차." "……." "죽 끓여 놨으니까 죽이나 먹자."
힘없는 몸을 이끌고 식탁에 앉았다. 죽 위로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텅 비고 찬 공기로 차있던 집 안이 따스한 느낌으로 꽉 차는 기분이었다. 식탁 맞은 편에는 우현이 앉았다. 우현의 어깨너머로는 근 이틀간 쌓여있던 설거지거리들이 말끔히 씻어져 있었다. 얼른 먹어, 라는 우현의 말에야 정신을 차리고 숟가락을 집어들었다. 죽을 한 숟갈 떠서 우물우물 씹고는 목 뒤로 넘겼다. 그렇게 몇 번을 했을까, 어느덧 그릇은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맛있어?" "…응." "사실 내가 끓인 건 아니고, 이 앞에서 사왔어."
여기 근처에 죽 파는 데 없는데, 라고 말하려던 것을 꾹 눌러 담았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죽 집은 가는 데만 해도 30분은 거뜬히 걸린다. 저 멀리 놓여있는 비닐봉지가 눈에 띄었다. 버스도 없는데, 걸어갔으려나.
"제일 비싼 거로 사왔으니까 남기지 말고 먹어라."
우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릇을 싹싹 긁어먹었다. 다 먹은 후에도 자리에 앉아 계속 식탁만을 주시하다가 고개를 들어 확인하니 맞은 편에 앉아있던 우현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다. 내심 불안해지는 마음에 의자에서 일어나 거실로 가서는 우현을 찾았다. 때마침 방에서 나오는 우현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방에서 나오는 우현의 모습은 외투를 걸치고 가방을 메고 집에 갈 채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
"어디가?" "집." "…자고 간다며."
집에 간다는 말에 금세 표정이 어두워진 나였다. 자고 간다고 했으면서. 고개를 숙여 바닥만을 쳐다본 채로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우현은 내 말을 들은 듯 내 앞으로 성큼 걸어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열은 안 나네.
"너 일어나는 거랑 밥 먹는 거 봤으니까 됐어." "……." "내일 아침에 늦잠자지 말고 일찍 와."
내 이마에 닿았던 체온이 가시기도 전에 우현은 현관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바닥만을 쳐다보던 나는 문이 닫히는 소리에 황급히 달려나갔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다행히도 우현은 아직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나도 모르게 문을 벌컥 열어버린 터라 뭐라 말할지 모르고 우현이만을 쳐다본 채로 자리에 계속 서 있기만 했다. 그러다 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우현이 타려던 찰나였다. 크게 발을 내디뎌 우현의 팔을 잡았다. 차가운 바닥을 밟고 있는 발이 제법 시려웠다.
"……." "왜." "…안 가면 안 돼?" "……어?" "가지…, 말라고."
여전히 팔을 꽉 잡은 채로 고개를 떨구었다. 계속 시려오는 발에 오른발을 왼발 위로 올렸다. 가만히 나를 쳐다보던 우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팔을 꽉 잡은 내 손을 떼어냈다. …아, 역시 내가 괜히 붙잡았나. 괜스레 저려오는 가슴에 시선을 더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리고 왼발 위에 올려져 있던 오른발을 올려 차가운 바닥에 내디뎠다. 그리고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손에서는 또 한 번 따스한 체온이 전해졌다.
"나는 팔 잡는 것보다 손잡는 게 더 좋더라." "……." "남자가 손이 왜 이렇게 차냐." "……" "안 갈 테니까, 그 울 것 같은 표정 좀 풀어. 어?"
고마워. 메이는 목에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이 머릿속을 사정없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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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나 진짜 이거 상중하로 딱 세편 쓰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왔엌ㅋㅋㅋㅋㅋ그래서 표지도 안 만들어 놨는ㄷ[ㅔ
벌써 5편째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그래서 나 진짜 아무생각없이 쓰고 있어요ㅇㅇ 이 다음내용이 뭐가 될지 모름ㅇㅇㅋ 이 다음내용 추천 좀ㅋ
/....울고싶다...하...내가 원래 막 이렇게 스토리 안 짜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이 다음내용 뭐하지...(눈물)
아니 이ㄱㅔ 아니고 우리 여보들 추석 잘 보내ㅆ어? 나는 우리 여보ㄴ들 보고 싶었어ㅠㅠㅠㅠ(급격스런 반말)
근데 하 지금 무한도전 너무 재밌ㅇ다 ㄱ"ㅖ속 티비보면서 타자치고있어서 계속 오타나
아니 이게 아니지 사랑해요 여볻ㅡ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