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 성종
[규쫑] 잃어버린 나비
으흐,하읏 … 끊어질 거 같던 숨소리에 소파에 축 늘어져 있던 성규가 느릿하게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연, 금연해야지 오래 살려면… 지포 라이터를 집어들려다 다시 내려놓고선 그저 담배 필터 부분만 깨물며 헐떡거리는 나체의 여성과 여러 명의 남자들을 아무 감흥 없이 쳐다보다 금세 겹쳐 보이는 성종의 모습에 짧게 인상을 쓴 성규가 담배를 바닥으로 던지고선 후끈해진 열기의 방안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이성종은, 어땠을까?"
동물 같은 숨소리와 야릇한 신음들 사이에서 성규의 목소리가 마치 노래처럼 울려 퍼졌다가 다시 사라진다. 들뜬 신음만 뱉던 나체의 여성이 용케도 알아들은 것인지 축 바닥을 향해 늘어진 몸을 움찔거리며 성규를 올려다본다.
"이성종은, 어디 있는 걸까"
성종의 이름에 흠칫 몸을 떨던 여성이 자신의 안으로 깊게 박히는 이름 모를 남성의 성기에 교태를 부리며 한 가닥의 눈물을 흘렸다. 바스러질 것 같던 웃음을 지은 성규가 다시 한번 나지막하게 성종의 이름을 되네었다.
"이성종을, 찾아"
노래 같던 말들은 장정의 남성들과 함께 사라졌다. 생기를 잃어버린 두 눈은 어느새 툭툭 쏟아지는 빗방울들을 보며 짧게 한숨을 되네었다. 이성종이, 사라진 지 어느새 열흘이란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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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밤은 항상 찾아온다. 그 곁엔 피로도 같이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싸늘한 침대에 누운 성규가 집안 가득 퍼진 성종의 향에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 집에 혼자 누워있는 거, 그것마저도 성규엔 지옥으로 다가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성종을 위한 곳이라서 그런지 마음에 가득 퍼진 성종이 자꾸 상규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든다. 왜, 너는 나를 떠났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은 새벽이 돼서도 끝이 나질 않는다. 옆으로 돌아누우면 언제나 자신의 품 안에 꼭 들어와 안기던 마른 몸뚱어리가 없어서, 자꾸 구석구석 스미는 외로움에 성규는 한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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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 아저씨, 응?, 나 좀 살려줘… 온통 멍들고 상처투성이가 돼버린 마른 몸은 엎드린 채로 모양이 비틀어진 팔을 붙잡고 꺼이꺼이 울고 있었다. 진득한 숨소리에 소름이 돋는 팔을 쓸어내리다 제 모양을 잃어버린 팔에서부터 타고 올라오는 아픔과 하반신을 꿰툴어버린듯한 아픔에 침도 채 삼키지 못한 채 애타게 울며 성규를 찾았다. 그 사내들이 자리를 뜰 때까지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성규가 밉지도 않은지 들뜬 열기가 가라앉은 싸늘한 방안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비릿한 정액에 헛구역질하며 입안이 메마르고 목이 타들어 가는 거 같아도 성종은 김성규, 그 사람 하나만을 원했다.
차츰 핑핑 도는 머리에 들뜬 숨을 고르던 성종이 마지막으로 성규의 이름을 되 내였을 때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성종은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그 앞에서 멍하니 무릎을 꿇으며 성종을 안아 든 성규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차갑게 얼어붙은 성종의 뺨을 쓸어내리며 한숨 같은 눈물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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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성종은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성규를 껴앉고선 그저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화내지 말라고 타이르는 사람처럼… 그리고서 며칠이 지날 동안 성종은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다고 성규가 잠시 곁을 비운 사이 성종은 처음부터 없던 사람인 것처럼 사라졌다. 품 안에 고이 모셔두려던 나비가 날개를 잃어버리고 도망쳐버렸다. 성종의 침대 위에서 한참을 그저 앉아있던 성규는 답답한 가슴을 주먹을 쥐고선 힘껏 내려치며 울음을 삼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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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을 돈을 주고 팔았다고 했다. 오랜만에 보는 누나는, 너는 기업의 후계자니 그런 녀석쯤은 그만 잊으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누나는…. 뒤죽박죽 섞인 머릿속이 이젠 텅 비어 버린 거 같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제 손이 가는 데로 누나를 자신의 차 안에 집어넣고 바들바들 떨던 누나를 이름 모를 남자들 사이에 던져놨다. 그거뿐이었다. 그리고 성규는 지금 차 안에 올라타며 성종을 찾아나섰다. 저 사내들이 사라지고 나면, 누나도 혼자 남겠지. 그래도 이상하게 개운한 마음만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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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겼다. 검은 장례식장 속에 저 영정사진이, 성규가, 저 자신이, 밤을 새워서도 찾던 사람이라서, 차갑던 저를 잡아주던, 안아주던 따스한 몸이 이젠, 얼음장 같은 몸이 됐다는 게 말이 안됐다. 그 앞에서 기도를 하고 그의 부모님과 짤막한 인사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다. 마치 꿈인 것 같았다. 곁에서 어깨를 두들기는 동료의 손이 다, 거짓 같았다. 거짓말이고 연극이길 바랐다. 그의 몸이 재가 되던 그 순간까지도 성규는 울지 않았다.자기랑 오래 살자고, 담배 좀 그만 피우라고, 술은 적당히 하라고, 아저씨는 어른이니까 다 잘할 거라고, 지켜달라고, 좋아한다고… 모든 말이 뒤섞여 텅 빈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오늘은 이성종이 자살하고 재가 되는 날이었다. 돌아오던 길 안에서 나는 울었던가, 아님, 웃었던가. 기억이 안 난다. 옆에서 까만 아우디가 클랙션을 울리는 게 들린다. 시끄러운 사람들 목소리, 도로변에 길게 난 자국, 내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리던 찝찝할 정도로 검붉은 피, 그리고 내 근처에서 웃고 있는 성종이 어느새 다가와 성규를 안아줬다.
그날처럼
성열 성종
[열쫑] 그런 연애, 그런 사랑
발밑에서 결 좋은 스카프가 느껴졌다. 좁은 화장실에서 한 덩어리처럼 흔들리는 너와 내가 느껴졌다. 그 뿐이었다. 내 손안에서 억눌린 신음을 뱉던 너의 입술이 느껴졌다. 뼈가 다 보이는 마른 등이 보였고 손안에 움켜잡으면 말랑말랑한 나름 살이 오른 엉덩이가 예쁘다고 느꼈다. 그 안에서 짐승처럼 움직이던 나의 성기가 보였고 가끔 혀를 내밀어 내 손을 핥는 녀석이 느껴졌고 격한 허릿짓 다음에 모든 걸 놓아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안에다 싸지 말라고요! 하면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네가 보였고 그런 녀석의 입술 위에 입을 맞추던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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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하면서 녀석이 많이 자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형 저 많이 자랐죠?' 하는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저 웃으며 머리를 흩트렸다. 그러자 옆에서 웃음을 달고선 동우형이 다가왔다. 녀석의 엉덩이를 두 번 정도 토닥거리고선 '우리 막내님!' 하고선 녀석을 데리고 가는 동우형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가방에 쑤셔 박듯이 넣어둔 휴대전화기를 들고선 번호는 어떻게 안 것인지 자꾸 카톡 메시지를 보내는 귀찮기만 한 걸그룹 멤버를 차단했다. 그리고선 다시 동우형과 성종이 곁으로 다가갔다. 아무렇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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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 앉아서 그저 휴대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느새 메이크업을 수정하고선 내 옆에 팔랑팔랑 다가와선 팔짱을 끼고선 그저 나를 바라보면서 웃는다. 그럼 나는 손을 들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말랑말랑한 볼을 쓰다듬는다. 그러다가 주변을 살펴보다가 남몰래 뽀뽀도 해주고, 남몰래 손도 맞잡고선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다.
"성종이랑 성열이 너무 붙어있는다."
성규형의 말에 그저 '뭘요' 하면서 사람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거울을 통해서 나를 쳐다보는 성종을 보고선 미소를 짓고선 갑자기 울리는 전화에 시끄러운 대기실을 한번 둘러보다 성종이를 쳐다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명수 근처로 다가가는 성종이를 보고선 근처 비상구 계단으로 달려간다.
"여보세요?"
수신자 명을 확인하고 받았어야 했는데, 얇게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낭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까르륵 하는 웃음소리에 찌푸려진 미간을 필 생각도 안 하고 삐딱하게 서서 전화를 받았다. 이왕 받은 거, 그냥 끊어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소문이란 게 개처럼 퍼져 나갈 것 같아서 그저 서서 그 여자가 하는 말들을 듣고만 있었다.
"죄송합니다. 요즘 좀 바빠서 시간이 안 될 거 같네요."
밥이나 한번 먹자, 누나가 쏠 테니 너는 맨몸으로 와라- 하는 말에 나름 정중한 어투로 말을 전하니 자신은 언제든지 괜찮다는 말이 들린다. 그러자 그저 죄송하다고 하면서 나중에 시간 될 때 연락하겠다고 말을 하니 풀이 죽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끼익-하는 문소리에 놀라서 쳐다보니 빼꼼하고선 고개만 들이민 성종이 나를 쳐다보며 무슨 일이냐 입 모양으로 물어보는 걸 보고선 대충 전화를 끊고 성종을 비상구 계단에 끌어와 앉히고선 마른 몸을 꼭 끼어 앉았다. 그러자 습관처럼 등을 토닥이는 성종이 느껴진다. 금세 마음이 따스하게 차오르는 것만 같다.
그 여자한테 '쫑아'하고 부르면 네? 하는 예쁜 사람이 있다고 할걸 그랬다. 키스만 하면 양 볼이 붉게 달아오르는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다고, 몸을 섞을 땐 가끔은 나도 감당이 되지 못할 만큼, 야한 사람이 있다고, 어느새 내 턱밑까지 자란 그런 대견한 사람이 있다고, 당신보다 더 예쁘게 웃고 예쁘게 울고 많이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고, 나는 그런 사람을 내 온 마음을 다해서 사랑하고 있다고… 그런 연애를 하고 있다고 할걸 그랬다.
"성종아"
"네?"
"사랑해"
눈이 휘어질 정도로 웃으며 성종이 더 꽉 안겨들어 온다.
"저도 많이 사랑해요, 성열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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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규쫑/열쫑/조각] 성종아 생일 축하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8/6/a868d9c93ab964375172eac63002a23d.png)
하루 늦은 생일 축하...★
처음엔 그냥 규쫑 동쫑 우쫑 호쫑 열쫑 엘성 다 쓰려고 했는데...포..포기....★
사실 열쫑같은 경우는 처음에 그런 느낌이 아니었는데..왜 열쫑만 쓰면 달달하게 쓰는건지...나원참...
아무튼 이성종과 여섯명의 김첨지들 행복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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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국 자컨에서 내내 한 쪽 팔 가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