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박지민김태형] 망고하다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72619/42689b1af85c7241130fa7bc7dd5d4ee.gif)
망고하다;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
누구나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인연이 적어도 한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게 가족이던, 친구이던, 또는 사랑하는 연인이건. 소중한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는 건, 그래. 한걸음 떨어져 3인칭의 시점에서 표면적으로 봤을 땐 참 좋아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그렇게 더더욱 깊은 관계가 되어가고. 소중한 인연이란 그렇게 참으로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 이상적인 관계만 있을 수는 없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법.
무슨 짓을 해도 절대 떠나지 않을 그런 인연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떠날지 몰라 안절부절해하는 것을 보고도 소중한 인연이 이상적인 관계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것이다. 그건 비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냐고, 정상적인 관계는 끝을 생각하며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의미없이 흘려보내지 않는다고. 글쎄,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 그 기준은 누가 정해놓은 것일까. 사람들은 틀을 만들어놓고 그곳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이라고는 하는데, 그럼 그 틀은 모든사람들의 동의로 인해 만들어진 틀일까.
우리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 할 수 없다. 소수의 포용력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한 후에야 응,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하며 맞장구를 치지만 마음 저 깊은곳에서는 여전히 그 사람을 이상한사람이라고 단정지을 것이고, 다수의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생각을 틀린생각으로 치부해 버린다. 하지만 정말 드물게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인연이 생기곤 한다. 그 둘은 순수했을 아주 어린시절부터 서로의 환경과 서로의 생각을 거리낌없이 털어놓았고, 완전한 서로의 편이 되어 앞에서 말한 소중한 인연이 된다.
나에게 박지민은 그런사람이었다.
지구의 종말이 와 우리 둘만 살아남았는데 누구 한명은 꼭 죽어야 남은 한명이 사는 상황이 온다면 나를 살리고 죽을거야? 라고 물었을 때 너와 함께 세상의 끝을 구경하고 함께 죽을거야, 라는 만족스러운 대답이 나오면 나도, 하는 나에게 웃어주는, 혼자남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는 나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너무나 소중한, 아니 그 단어의 가치를 상상이상으로 뛰어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박지민과의 순간마다 이 순간이 얼마나 갈까 불안해하며 끝을 상상했고,
감히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이 비정상적인 관계가 영원하기를, 빌고 또 빌었다.
.
왼쪽발을 앞으로 내딛고 오른쪽 발을 그 옆에 내딛고. 또 다시 왼쪽발을 앞으로 내딛고 오른쪽 발을 그 옆에 내딛고.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 5초를 세고 다시 왼발을 앞으로 내딛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느린 발걸음으로 한발을 내딛기를 반복했고, 어느새 박지민과의 약속장소인 작은카페에 도착해있었다. 작은카페답게 유난히 문이 작았고, 이 카페의 이름이 팻말에 쓰여져 있었다. '몽니'. 박지민은 이 이름이 꼭 나같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나보고 한번 찾아보라는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은 단어라 아직도 뜻을 모른다. 팻말을 쳐다보고 있자니 기분이 나빠져 얼른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섰다.
" ㅇㅇ가 왔구나 "
" 안녕하세요 "
" 벌써 와있었어. 들어가 "
안으로 들어서면 이 작은 카페의 주인인 70대 노파한분이 가장먼저 반겨주신다. 그게 나와 박지민이 밥먹듯이 이곳에 오는 이유중에 가장 큰 이유였다. 70대니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카페관리도 허술해 단골손님중 젊은사람은 나와 박지민 둘뿐이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가장 안쪽의 커튼으로 가려진 자리를 주시니 들킬걱정없이 얘기하기에는 딱이었다. 뭐 사실 스캔들이 난무하는 나에게 스캔들이 하나 더 터져봤자 더 깎아질 이미지도 없을테지만 말이다. 짧게 목례를 하고 아까보다는 빠르게 익숙한 자리를 찾아갔고, 곧이어 물컵을 앞에두고 졸고있는 박지민이 보였다.
" 어, 왔어? "
" 응 "
" 춥지 "
오늘도 약속시간보다 이십분은 늦은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않고, 특유의 잔잔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테이블에 올려놓은 내 손을 두손으로 감싸왔다. 손발이 차가운 나와는 다르게 박지민의 손은 사계절 내내 따뜻했고, 어렸을때부터 여름에는 내가 박지민의 손을 식혀주었고, 겨울에는 박지민이 내 손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박지민과 내 손의 온도차이가 우리둘이 서로에게 꼭 필요한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손을 포개는 행동을 굉장히 좋아했던 박지민이었다.
하지만 나는 박지민이 나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이후로 관습처럼 박혀있던 그것을 거부했고, 그 후 몇년이지나 힘겹게 입을 열며 이 정도까지는 하게 해줘, 라고 부탁해오는 모습을 본 이후에야 다시 손을 포갤 수 있었다. 너무나 소중해서 세게 쥐면 깨지기라도 할 것 처럼 포개어진 박지민의 손을 보면 이 포근함을 조금만 더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이 따뜻한 손을 뿌리치는 상상을 한다.
" 시켰어? "
" 응. 항상 먹던거 "
박지민과 나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를 꿰뚫고 있었다. 자기가 모르는 상대방의 뭔가가 있다면 은근히 자존심을 상할 정도로. 다만 박지민과 나의 차이점은 박지민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그것을 써먹는다는 점이고, 나는 반대로 박지민이 기분나쁘게 하는데 쓴다는 것이다. 수도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박지민은 내가 오기도 전에 내가 항상 먹는 음료를 시켜 놓고는 했고, 나는 박지민이 항상 약속시간에 10분일찍 도착한다는 것을 알고 일부로 늦게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말수가 적은 나와, 여느 여자들 뺨치게 말이 많은 박지민. 그래서 만나면 우리의 대화는 박지민이 병원에서 겪은 온갖 사건사고들과 박지민을 못살게 구는 레지던트 선배에 대한 뒷담화가 주요 내용이었다. 오늘도 못만났던 며칠간 무슨일이 있었는지 사근사근 얘기해왔다. 대화를 하며 마주치는 박지민의 눈은 오롯이 나만을 담는다. 그럴때마다 나는 그 눈을 피하고는 하는데, 내가 자신의 눈을 마주칠때까지 끈질기게 나를 바라보고는 했다. 그 눈을 마주하기 어려운 이유는, 박지민의 눈은 모두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박지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 박지민 "
" 그래서 내가, 응? 왜? "
오늘은 꼭 해주어야 할 이야기가 있었고,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박지민에게 하는 나쁜행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가슴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거라고.
" 나, 남자 생겼어 "
" 그래? 배우? "
" 응. 이게 진심인지 뭔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더 알고싶어, 그 남자가. "
남자가 생겼다는 내 말에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긴 했지만 익숙하다는 듯 배우냐고 물어온 박지민은 그 뒤에 돌아온 내 대답에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나를 너무나도 잘 아는 박지민은 더 알고싶다는 그 한마디만 했음에도 그 뒤에 담긴 뜻을 꿰뚫어 버렸다.
더 알고싶다는 뜻은 내가 이제까지 만났던 망나니들과는 다른 의미의 남자라는거.
아무리 나쁜행동을 해도 박지민에게만은 거짓말을 못하는 나를 잘 알기에 박지민의 표정은 험악하게 굳어버렸다.
.
과연, 박지민 너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제까지와는 다른, 아마 박지민에게 가장 큰 시련일 것이고, 나는 박지민을 만나고 온 날이면 저녁때마다 항상 하는 기도를 오늘은 더 간절하게 빌었다. 제발 박지민이 제 곁에 남아있게 해주세요. 박지민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전에도 항상 불안해하며 살아가기는 했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박지민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 후에는 불안감에 잠이 안와 수면제를 먹기까지에 이르렀다.
나는 이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그 감정이 어떤것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나를 버리고 동생과 미국으로 간 부모님을 대신해 나의 친구이자, 가족이자, 전부가 되어준 박지민은 말그대로 분신같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감히 이성의 감정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혼자 남는 것과 버림받는 것을 증오하는 내가 이제껏 사귄 남자들은 감정낭비 할 필요없이 몸만 섞으면 되는 연예계의 소문난 망나니들이었고, 그로 인해 이성의 감정은 나에게는 별 시덥잖은 것이 되어버렸다. 근데 그런 인식이 박힌 내가, 박지민이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의 그 두려움과 파멸감이란. 나는 박지민을 결코 떠날 수 없지만, 박지민이 나에게 가지는 그 이성의 감정이 끝난다면 나를 떠날것이라는 그 불안감에 수면제를 먹고있는 것이었다.
나는 박지민이 원하는 것을 줄 자신이 없었다. 박지민의 눈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박지민은 내게 자신과 똑같은 이성의 감정을 갖기를 원할것이다. 나는 정말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박지민에게 못되게 굴고, 비수를 꽂고, 기대하지 않게하며 이렇게 해도 나를 떠나지 않겠지, 불안해하고. 혹시나 박지민이 나를 좋아하는 것을 멈출까봐 가끔가다 희망을 주는 행동을 하고. 못되게 굴고 온날은 제발 박지민이 날 떠나지 않게 해주세요, 기도를 하고.
아까 박지민에게 말했던 그 남자는, 정말로 더 알고싶은 남자였다. 첫만남에서 단번에 내 속내를 꿰뚫어 본, 김태형이라는 남자. 어쩌면 나와 같은 처지일 수도 있는, 오묘한 눈빛을 하고 있던 남자. 그래서 호기심이 가는 남자였다.
도박이라는 건 참으로 중독되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해도 박지민이 나를 떠나지 않겠지, 하며 자잘한 못된 행동들로 확인하던 게 커지고 커져, 결국은 판이 커져버렸다.
이번에야말로 박지민이 정말로 내 곁을 떠날것만 같아 두려웠다.
" 문열어, 문열어 김ㅇㅇ! "
얼마나 급하면 초인종을 누를 새도 없이 현관문을 부서져라 두드리고 있을까.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현관문까지 걸어갔고, 역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현관문을 열자마자 박지민이 나를 품안에 가두었다. 영문을 모른채 안겨있던 나는 박지민의 품에서 벗어나려 온 힘을 다해 발버둥쳤지만, 그럴수록 박지민은 나를 더 세게 옭아메었다. 이건 마지막 인사일까. 정말 나를 떠나려고 마음먹은 건가. 내가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이 떠올랐고, 나는 니가 나를 떠난다고 한다면 바로 방에 있던 수면제를 입에 쑤셔넣고 영원히 잠들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박지민의 입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흘러 나왔다.
" 사귀자 "
" ...뭐? "
" 거절하면, 떠날거야 "
" 박지민 "
" 니 마음이 어떻던, 상관없어. 어떤 관계로던 좋으니까, 적어도 옆자리에는 내가 있게 해줘, 그러면
영원히 떠나지 않는다고 약속할게 "
나는 그 달콤한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고, 박지민은 스스로 불행해지는 길을 택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