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다스리는 태호국, 수인들이 부족을 이루며 사는 수명국, 그리고 천인들은 땅이아닌 하늘에 떠있는 또다른 무륜대륙에서 천륜국을 세우고 살아갔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그런 나날중에서 이 세종족사이에 사건이일어났다.
바로 인간들의 왕이 천인들의 왕을 납치해간 일이었다. 이 사건은 입에서 입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왕을 빼앗긴 천인들은 들고 일어섰고 졸지에 딸의 약혼자를 빼앗긴, 황당을 넘어서 세 종족의 암묵적인 약속을 깨뜨린 인간들의 왕에게 분노한 수인들의 왕은 태호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수명국과 무륜대륙에서의 전쟁선포를 깔끔하게 무시한 태호국은 더이상 천륙국의 왕을 찾지말라는 말과함께 그어떤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모든이들은 이 납치사건을 이해할 수없었다. 태호국의 왕과 천륙국의 왕은 친우처럼 스스럼없이 지내왔고 이런사단을 일으킬 인물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가장 기가막혀하는 이는 천륜국의 왕 시우민이였다. 분명 자신의 혼례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게 엊그제같은데 지금 자신은 꿀같은 신혼생활도 아닌 자신의 친우의 침실서 거기다가 발목에는 족쇄를 차고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게 꿈을꾸고있는것 같았다.
철그렁 철그렁
진즉에 끊어졌어야할 족쇄는 무슨영문인지 흠집하나 나지않고 충실하게 그를 가두고있었다.
창문이라도 있으면 밤낮정도는 알텐데 사방이 막힌 방은 아무것도 알 수없었다.
약에서 깨자마자 시우민은 깨질듯 욱신대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이를 갈았다. 이해할 수없다. 아무리 자신과 그가 가족처럼 편하게 지내왔대도 그는 태호국의 왕이고 자신은 천륜국의 왕이다. 지금 이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할 수없는 일이다. 그를 너무 믿은 자신의 탓이었다. 이런일이 일어날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한숨이 입술을 타고 흘러 나왔다. 지금쯤 밖에서는 난리가 났을것이다. 납치된 신랑, 한나라의 왕이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자신을 급하게 찾는 전언에 앞뒤 살펴보지않고 달려왔는데 그의 뒤통수치는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의 탄탄한 손으로 오른쪽날개가 꺾인건 순식간이었다. 뭐라 말하기도 전에 척추를 타고흐르는 고통과 함꼐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신의 귀에 나지막히 울리는 음성.
"감히 나를 버리고 결혼이라니. 내가 얼마나 참아오며 지킨 몸인데.. 이제는 못벗어난다."
아름답던 날개는 본래의 색을 잃고 붉게 물들어갔다. 우왁스럽게 뒤통수를잡고 뒤로 꺾곤 드러난 새하얀 목덜미에 혀를 갖다대던 그는 공포로 질린 나를 잡아먹을듯 쳐다보았다.
"어..어쨰서.."
날개의 상처보다는 자신을 벗이아닌 욕정으로 들끓은 눈으로 바라보는 그가 무서웠다.
더듬거리며 나온 말은 채 끝을 맺기도전에 머리가 핑 도는 기분에 벌어진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곧 약기운이 돌거야. 일이 끝날동안 푹 자둬."
그말에 눈가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무너질 순없다. 이렇게 죽는건가. 가장 믿었던 그에게 죽임을 당하다니 그를 살리고 살린 나는 죽는건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점점 감기는 눈이 그를 마지막으로 담고는 끝내 닫혔다.
그리곤 죽은줄 알았지만 이게 무슨 상황인건지 눈을뜨니 예전에 한번 와봤던 그의 침실이었고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끝끝내 상황을 설명해야할 녀석은 보이지않았다.
간간히 음식을 갖고 오는 시녀들에게 그의 행방을 물었지만 입에 풀칠을 했는지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답답해하고있는데 방안으로 그의 호위무사가 들어왔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모습에 어이가없었다.
"염적! 이 무슨일인가 너의 왕은 어디있지? 지금 이게 무슨상황인지 설명을 해다오."
분노를 숨기지않고 표출하는 내게 담담히 답을 해주었다.
"폐하께서는 시우민님을 찾아온 천륜국과 수명국의 사신들의 알현으로 궁에 계시지 않사옵니다. 일이 끝나는대로 이곳으로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떄 여쭈어보십시오."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가 이해가 가지않았다. 지금은 왜 이렇게 묶여있는지 알것같았다.
"…나는 인질인건가? "
나의 혼잣말에 염적은 얼굴이 굳어졌지만 다시 무표정을 지었다.
"그런것은 아닐겁니다."
아니라면 도대체 이일을 뭐라고 받아드려야 하는가. 다시금 찌르는듯한 고통이 오른쪽 날개에서 울렸다.
"혹시 필요하신것은 없으십니까."
자신을 내보내달라고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의 수하가 풀어줄리 없을테니 자기를 농락하나 싶다.
"오른쪽 날개가 다쳤어. 치료해줄 의원을 불러줘."
"죄송하지만 치료는 불가능 하십니다."
딱잘라 거절하는 염적의 모습이 아니꼽다.
"그럼 뭐하자는거야.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말고 쳐박혀 있으라는 어명인가?"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에 온몸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날개만 멀쩡했다면 이딴 족쇄던 방이던 벗어날 수있을텐데 그걸 아는지 치료는 물건너 간듯했다.
그나마 말이통했던 사내였지만 지금은 꼴도 보기싫어 나가보라는 손짓을 하자 인사를하곤 조용히 나갔다. 원래였으면 이런 상처는 반나절이면 나았을 테지만 어쩐일인지 온몸의 힘이란 힘은 다 빠져나간것 같다. 철두철미한자식..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 이렇게 행동하다니.. 분명히 증오해야되는데 어쩐지 화도 내고싶지않았다. 어렸을때부터 지켜봐오던 녀석이다. 녀석과을 처음봤을때 그의 아버지인 前태호국의 왕을 보러갔다가 유독 그의 아들중에서 세력도 힘도 가장 약했던 녀석이 눈에 띄였다.
그러나 눈빛만큼은 어느 맹수못지 않았다. 아직 소년티를 벗어나지 못한것이 역력했지만 그 눈빛때문인지 모두들 그를 두려워해 가까히 다가가지 못하였다.
오랜 친우였던 그의 아버지는 왕이 되기도 전에 많은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그 결과 아들 둘을 얻게되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게됬다.
이를 마땅찮게봤던 대신들의 성화에 정식으로 혼인식을 치뤘다.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던 혼인이었던지라 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남편이나 이미 장성한 사내를 낳아 궁의 한자리씩 꿰고있는 부인들때문에 갖은 고생을한 여인은 수인중에서도 이리족 족장의 딸이었다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가장 볼품없는 궁을 하사받았다.
아름답고 총명했던 그녀는 눈에 눈물이 마르지않았고 고향만을 그리워하였다. 그러다 임신을 하게되었고 그렇지않아도 몸이 약했던 그녀는 아이를 낳자마자 절명해버려 그녀가 낳은 핏덩이는 어미의 젖도 물려보지도 못하고 유모의 손에서 키워졌다. 태어나자마자 축복이아닌 불행을 받은 아이는 커가면서 자신이 어머니를 죽이고 태어났다는 주위의 시선에 어두워져갔다.
그 아이가 바로 셋째 왕자인 루한이다.
예전에 썼던건데 한번 올려봅니다..ㅋㅋㅋㅋ 예비작가라고 하는게 맞는건지 ㅠㅠ 처음이라 혹시 잘못된게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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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