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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O/백도] 유나  

 

 

* * 

 

  

 

 

 

1.  

 

 우리 가족은 엄마, 아빠, 나 이렇게 셋이 산다.  

우리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 그러나 강아지는 키우지 못 했다.  나는 강아지가 키우고 싶다. 

 

 

 

 

2.   

 

나는 불평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얌전했나, 아니면 불평할 것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는 행복했었다고 기억한다. 아빠는 자상했다. 엄마는 다정했다. 우리 가족은 항상 행복했다.   

 

 

 

 

3.   

 

내가 7살 때였다.  

그날밤엔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었다. 아빠는 머리가 아프다고 하였다.  

엄마 말로는 아빠가 체한 것이라고 했다. 아빠가 걱정되었지만 엄마는 어서 자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잤다.  

 

 

 

 

 

4.   

 

아빠는 체한것이 아니었다.   

 

 

 

 

5.   

 

이사를 갔다.  

오밀조밀 집이 모여있는 동네를 떠나 차 소리가 시끄러운 곳으로 이사를 갔다.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엄마가 힘들어 보여 불평할 수가 없었다. 아빠는 많이 아프다고 했다. 엄마의 통화 소리를 들었다.  

병원으로 가까운 곳으로 이사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6.   

 

엄마는 요즘 나에게 자주 화낸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익숙해졌다. 엄마가 무섭다. 

 

 

 

 

7.   

 

명절 때만 가던 할머니 할아버지네 집에 갔다. 

 이상하게 요번 따라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싸웠을까?  

 

 

 

 

8.   

 

엄마가 나를 두고 차에 올라탔다. 잠시만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으라고 했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보다 엄마가 더 좋아서 울었다.  

먼지를 일으키며 떠나는 차를 바라보는 나의 손을 할머니가 꼭 잡고 있었다.  

 

 

 

 

9.   

 

할머니 할아버지 집은 심심했다. 나의 또래 친구는 없었다.  

 

 

 

 

10. 

 

내 유일한 낙은 할머니 집에서 키우는 똥개 새끼와 노는 것이었다. 이름은 백구였다. 

 

 

 

 

11.  

 

아침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고 있던 나를 고모가 깨웠다. 고모는 오랜만이었다. 고모는 당황한 나를 안아주었다.  

그 뒤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집에 없었다.   

 

 

 

 

12.  

 

고모의 말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오래 못 볼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간호해야 한다고 하셨다.  

어린 마음에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다.  

 

 

 

 

13.  

 

할머니 할아버지 대신 사 촌형이 왔다.  

 

나는 형이 나를 놀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형은 나에게 화를 많이 냈다.  

집은 항상 어질러져있었다. 

 형은 가끔씩 친구를 데려왔다. 나는 그러든가 말던가, 항상 혼자였다.   

 

 

 

 

14.   

 

형이 자꾸 나를 때린다.  

책상에 다리를 잘못 부딪치면 작게 보랏빛으로 '멍' 이 드는데, 그것들과 비슷한 큰 멍들 이 몸에 자꾸 생겼다.  

어느 날은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쳤다.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달라 했지만 형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몸이 날아갈것 같아서 많이 무서웠다.  

 

 

 

 

 

15.   

 

거실에는 주황색 전화기가 있었다. 전화가 있으면 엄마 아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전화를 할 줄 모른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   

 

 

 

 

16.  

 

형이 요즘 내 몸의 이곳저곳을 만진다. 저번에는 바지에 손을 집어넣었다.  

 

형의 친구가 왜 자꾸 애를 만지냐며 타박했다.  

만질 때는 때리지않아서 좋다.  

 

 

 

 

17.   

 

. 

. 

 

 

18.   

 

고모부가 과자를 산더미 채로 싸 들고 가끔씩 왔다.  

고모부는 올 때마다 제일 먼저 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의 머리도 쓰다듬어 주셨다.  

 

 

고모부가 찾아온 어느 날,  

 

나는 고모부에게 형이 자꾸 나를 때리고 이상한 짓을 한다고 했다.  

 

자상한 고모부는 형이 나를 아프게 때리지 못하게 막아줄 것 같았다. 고모부가 형을 방으로 불렀다.   

 

방에서 나온 형은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고모부는 다시 차를 타고 돌아갔다.  

 

 

형은 그날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때렸다.  

 

창고에 집어넣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어두운 창고가 무서워서 문을 열어달라고 울었다. 

 

형은 조용히 안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형은 백구도 때리기 시작했다.  

백구가 맞을 때 슬펐다.  

 

 

 

19.  

 

엄마가 나를 데리러 왔다. 엄마도 고모부처럼 과자를 싸 들고 형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형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를 세게 잡았다.  

나는 그저 엄마에게 이제 집에 가는 거냐며 물었다.   

 

엄마는 다시 차를 타고 돌아갔다.   

 

 

 

20.   

 

고모가 찾아왔다. 고모는 이제 내가 고모네 집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어떤지 묻고 싶었는데 물어볼 수가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은 포클레인이  모두 부쉈다. 

요란한 소리에 백구가 벌벌 떨었다. 

백구를 안고 백구의 털에 고개를 묻었다.  

 

 

 

21.  

 

고모네 집에서 살게 되었다.  

 

고모와 고모부는 좋았다. 백구도 데려가게 되었다.   

형은 고모와 고모부를 엄마 아빠라고 불렀다.  

 

 

 

22.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사촌동생이 있었다.  

사촌동생은 형과 형제라고 했다. 사촌동생은 착했다.  

나는 그 애를 동생이라고 생각하면서 놀아주었다.   

 

 

 

 

 

23. 

 

형은 가끔 나에게 자상했다. 놀아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때렸으니까. 나는 형을 좋아하면서도 형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면 벌벌 떨었다.  

 

형은 가끔이지만 나에게 이상한 짓을 아직도 한다.    

 

 

 

24.  

 

'눈칫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학교를 올라가면서 나는 말이 없어졌다.  

사촌동생과는 같이 등교를 했다. 형은 이제 나를 때리지 않는다.   

 

이상한 짓은 자꾸 한다.  

 

 

 

25.   

 

일기장을 덮었다. 생각나는 것만 대충 적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계는 벌써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까치발을 들어 2층 침대 위를 보았다. 동생은 벌써 자고 있었다.  

스탠드를 끄고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 

 

 

 


 

작가입니다 

 

 

 

 

안녕하세요. 글 처음 써봅니다. ^-^ 필명을 뭐라할지 고민했는데 그냥 제 마음대로 했습니다.  

제목은 한자를 따서 지었어요... 저는 줄임말을 좋아합니다. 간편하니까요. 

나름 섬세하게 작업을 했는데 알아차리시려나 모르겠네요. 

 

사촌동생을 누구로 할지 고민이네요.  

그럼 이만 *^-^ 

 



 
무소
컴퓨터로 보면 양 옆이 검은색으로 나오요 ^-^ 모바일은 잘 보이지 않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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