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정신이 들었다 분명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고 누군가 나를 뒤에서 끌어당겨 입을 막은 것 이후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자에 앉혀진 채로 몸은 무언가에 묶여있어 움직일 수 없었고 소리치려 해 봐도 그러지 못 하게 입이 막혀 있었다 어둑컴컴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낯선 곳은 어디일까 두려움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렸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빛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흐릿한 시야에 누가 누구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분명 덩치가 큰 남자 서너 명이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분명 조심히 데려오라고 명령했을 텐데..."
"죄송합니다 보스 "
"나와-"
(퍽-)
"크윽.. 시정하겠습니다.."
"됐으니까 그만 나가봐-"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차츰 흐릿했던 시야가 돌아왔을 때 말끔한 슈트 차림에 걸맞지 않는 금발의 머리를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역시 내가 알고 있는 그였다
"읍! 으하-! 다.. 당신!"
"아... 이런 많이 놀랐나 보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야-"
"하아.. 대체 날... 왜?"
"왜라니?"
"이게 무슨 짓이야 당신! 당장 이거 안 풀어?"
"풀어주면..."
".........."
"그런 식으로 사라지지 않을 건가?"
"하아... 뭐?"
"내가 널 순순히 놔줬을 거라 생각했겠지"
"왜 그래... 순영씨... 이러지마 나 무서워... 우리.. 헤어졌잖아..."
헤어졌다는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눈빛이 더욱 매섭게 바뀌었다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온 그는 내 어깨를 부서져라 움켜쥐고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와 내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하였다 그 눈빛이 두려워 고개를 옆으로 돌려 피하자 그가 무서운 목소리로 고개를 돌리라며 내 어깨를 잡은 그대로 미친듯이 흔들었다
"헤어져? 누구 맘대로 난 분명 너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고 했지 헤어지자고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식으로 홀연히 사라져버리면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제발.. 그만해.. 난 당신이 무서워.. 두렵고 끔찍하다고!! 이건 사랑이 아냐 집착이야!!"
"하... 난 아직 시작도 안 한 것 같은데 벌써부터 두렵고 끔찍하면 앞으로는 어떡하려고, 기대해 제대로 보여줄게 집착이 어떤 건지"
화가 난듯한 그가 나가 버리고 몇분이 흘렀을까 그의 명령을 받고 들어온 가정부들이 의자에 묶여있던 나를 풀어주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도망치려 해 보았지만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그의 부하들이 막아섰다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발악했지만 여자인 내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쳐서 주저앉은 나를 일으켜 세우는 가정부들의 손길을 매섭게 뿌리쳐내 보아도 이러면 아가씨만 힘들다고 오히려 나를 다그치더니 반강제로 욕실에 데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겨주고 젖은 머리를 말려주고 새 옷까지 갈아입혀 주었다 아무리 같은 여자라고 하지만 낯선 이들에게 내 몸을 맡긴다는 게 쉽지 않아 내가 하겠다고 거절해도 그러면 자신들이 그에게 혼난다며 애원하는 통에 결국엔 내 몸을 맡겨야 했다.
가정부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끝이 났는지 나를 침대 위에 앉혀두고는 문밖으로 나가버렸다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헤어지기 전 그가 마련해주어 살았던 오피스텔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온듯한 모습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 나를 이렇게 데려오기 위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넋 놓고 방을 둘러보던 차에 다시 문이 열리며 중년의 아저씨 한 분과 아까 문 밖을 지키고 있던 부하 두 명이 함께 들어왔다 또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두려워 잔뜩 몸을 웅크렸지만 투박하고 억센 남자의 손길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왼쪽 손목엔 결국 수갑으로 추정되는 것이 채워졌다 흔히 알고 있는 수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손의 사용이 불편하지 않게 줄이 길다는 점 하지만 전방 5미터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못할 듯 보였다 반대편의 고리는 침대 헤드 옆에 설치된 봉에 채워졌다. 내가 반항하고 도망갈 것을 미리 예상이라도 한 듯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침대 위에 앉아있는 내 앞으로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저씨가 다가와 나에게 깍듯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를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그를 대신해 이 집을 관리하는 집사라고 저를 소개하더니 편하게 박집사 라고 부르면 된다며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이 인터폰을 통해 연락해주시면 됩니다. 첫 번째 버튼은 아까 아가씨를 모셨던 메이드들에게 연결될 것이고 두 번째 버튼은 제 집무실로 직접 연결될 것입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그리고 되도록이면 도련님을 거스르지 않는 게 아가씨께서 덜 힘들 겁니다."
손목이 묶여 자유롭지 못하기에 화장실을 가거나 씻거나 하는 건 아까 그 가정부들을 부르고 그 외에 불편한 게 있으면 자신을 부르라며 충고 아닌 충고를 해 주고는 문 밖으로 나가는 박집사 라는 사람을 바라보며 이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 모든 것에 관여하고 감시하겠다는 말을 돌려서 말한 거다.
"하아.. 제발 빠져라.. 제발!!"
그 흔한 벽시계조차 없어 지금이 몇 시인지 가늠할 수 없기에 창문으로 다가갔지만 길이가 짧았다 겨우 손끝을 뻗어 암막 커튼을 반쯤 걷어내었다 이미 해가 기울었는지 밖은 어두워 보였다 마당으로 추정되는 곳에 있는 가로등 불빛만이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대충 높이를 보니 다행히 2층 정도 돼 보였다. 뛰어내릴 수만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생각에 일단 왼쪽 손목에 채워진 수갑부터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바닥을 오므리고 손목을 비틀어 빼 내려고 해도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손목이 빨갛게 부어올라 더 빼내기 힘들어질 뿐 투박한 금속의 표면이 살에 부딪히고 쓸릴 때마다 빨갛게 자국이 남더니 결국 크고 작은 상처로 이어졌다.
"아흐.. 흑.. 제발.."
손목은 피로 범벅이 되었지만 끝내 수갑은 빠지지 않았다. 상처로 인해 조금만 스쳐도 손목이 찢어져 나갈 듯 아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대로 손목을 잘라내는 한이 있더라도 벗어나고 싶으니까 차라리 과다출혈로 죽어버리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대로 죽기엔 너무 억울하고 무서웠다. 그저 평범하게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러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게 꿈이었는데 어쩌다 이런 남자를 만나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그가 이렇게 무섭게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대체 어디서 부터 꼬이기 시작한걸까?
봐주세욥! |
음... 독방에 썻는데 썰로 짧게 풀려고 했는데 좀 길어질것 같아서 글잡으로 왔습니다! 펖콘때 순영이 솔로무대를 보고 필 완전 꼿혀서 일단 써내려가긴 했는데 괜히 판을 크게 벌린건 아닌가 싶네요ㅠㅠㅠ 썰은 몇번 써 봤어도 픽은 첨이라 완결이나 낼수 있을련지ㅋㅋ 사실 제목도 생각해둔게 없어서ㅋㅋㅋ 그냥 대사중에 아무거나 하나 집어넣었어요ㅋㅋ(오글오글) 일단 싸질러놓고 도망ㅋㅋㅋㅋ 룰루랄라~ㅋㅋㅋㅋㅋ
상황설명을 하자면... 순영이랑 여주는 연인사이였는데 순영이의 은근한 집착과 마피아 보스라는 무서운 직업을 알게되면서 그런 순영이가 무섭고 두려워진 여주가 순영이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통보하고 잠수 근데 순영이쪽에서 아무 반응이 없어서 아 이렇게 헤어진거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던 여주 하지만 여주를 완전히 감금하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하고 부하들을 시켜 여주를 납치하는 무서운 집착남 권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