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청용 덕후 기성용, 박지성 덕후 박주영.
오늘도 명보유치원 햇님반은 시끄럽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양치질을 하는 어린이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모래성을 쌓고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성용이 교실에서 심심하다고 기지개를 켜다가, 자신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흥민을 보고 움찔했다.
“ 형아, 심심해? ”
“ 어? 어…. 왜? ”
“ 심심하면 흥민이랑 소꿉놀이 하자! ”
“ 형이 갑자기 할일이 생긴거 같아. 미안. ”
“ 흥민이랑 소꿉놀이 하자, 응? ”
어느새 양손에 소꿉놀이 셋트를 들고서 눈을 반짝이는 흥민을 성용이 슬슬 피했다. 뒤로 물러나는 성용을 보고 흥민이 볼에 바람을 집어넣고 울먹이기 시작했다. 왜 나랑은 아무도 안놀아줘, 흥민이 소꿉놀이 하고싶단말이야.
“ 흥민아, 형이랑 할래? ”
“ 우응? ”
“ 운동장 나가서 형이랑 하자. ”
그때 청용이 흥민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가려는 듯 손을 잡았다. 청용이형이 그럼 엄마해줘. 흥민이는 아기할거야. 라고 말하는 흥민에게 청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려는 찰나에, 성용의 눈빛이 반짝했다. 잠깐, 청용이가 엄마라고?
“ 나는 아빠 할래!!!!!!! 흥민아 아빠가 간다!!!!!! ”
빠르게 그 둘을 쫓아서 교실 밖을 뛰쳐나가는 성용이었다. 청용아 남편이 간다!!!!!!!!!!! 자철이 뒤에서 지랄한다, 라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고, 주영이 슬쩍 지성을 보더니 지성아, 니도 내 부ㅇ…, 됐다. 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러고보니 요즘들어 성용이 청용 주위에서 알짱거리거나,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뭐 붙어있는거야 자철,성용 그리고 청용은 인생의 절반(그래봤자 3년….)을 같이했고, 그럴때마다 항상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분위기가 멜랑꼴리한게 심상치가 않다 이거지.
자철이 제 사물함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노트를 제 자리에서 펼치더니, 잠시 고민했다. 얘네를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이청용, 기성용…. 용자가 두개 들어가니까 쌍용이 괜찮겠지. 쌍용관찰지, 라고 적힌 노트의 맨 앞장을 보고 자철이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ㅡ 쌍용 관찰지.
어느새 자철은 운동장으로 나와서 성용과 청용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나중에 기성용 놀려먹는덴 딱이겠네.
ㅡ1일째, 손흥민을 사이에 두고 기성용과 이청용이 앉아있다. 쳐다보기만 해도 좋은건지 기성용의 광대가 폭팔할거 같다. 아주 광대로 하늘을 날지그래? 여보, 잘 다녀오세요. 라고 말하는 청용을 보고 성용이 응, 여보! 흥민이랑 잘 있어야해? 하고 말한뒤 넥타이를 매는척 하며…….
자철이 재빨리 제 노트를 덮었다. 성용이 의아한 얼굴로 자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성용은 여기서도 공부냐며, 구자철 모범생 다 됐다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 자철은 노트를 제 품에 껴안으며 빨리 가라는듯 고개를 옆으로 휙 돌렸다. 흥민과 청용이 까르르 웃는 소리에 성용의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고, 자철은 벌떡 일어나서 교실로 걸어들어갔다.
어쩔수 없이 여기서 관찰해야겠네. 라고 중얼거리며 운동장이 보이는 창가쪽에 걸터앉아서 노트를 다시 펼치는 자철의 얼굴이 장난기로 가득했다. 소꿉놀이를 하면서 광대가 승천할거같은 성용을 보고 주영이 부러워보이는지 구석에 굴러다니는 콩순이 소꿉놀이 셋트를 한번 보고 지성을 한번 쳐다보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을 캐치한 자철이 잠시 노트에 적는 손길을 멈췄다가 지성과 주영을 쳐다보고서는 눈빛을 빛냈다.
ㅡ2일째, 기성용이 미친게 분명하다, 급식으로 나온 비엔나 소세지 몇개를 청용에게 내밀었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건데. 청용이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고맙다고 말한뒤 자기가 먹음. 그리고 미안하다고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서 성용에게 내밈, 아마 기성용은 저 사탕 안먹고 보관할게 뻔함. 미친놈.
동원이 밥먹다말고 뭐하는 짓이냐며 노트를 훔쳐보려고 하자, 자철이 재빠르게 노트를 덮더니 밥을 급하게 떠먹었다. 동원이 뭐야, 설마 공부하는건 아니지? 라고 말하면서 역시 밥에는 동원참치지. 라고 흥얼거리며 태희 옆으로 가서 고추참치캔을 가방에서 꺼내들었다.
성용이 숟가락으로 비엔나소세지를 하나하나 청용의 식판위로 떨어뜨렸다. 청용이 의아한 표정으로 성용을 쳐다보자, 성용이 헛기침을 두어번 하더니 오늘은 입맛이 없네. 라고 말하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배고플텐데…. 라고 말한 청용이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딸기맛 사탕 두개를 내밀었다. 성용이 약간 붉어진 얼굴로 사탕을 재빨리 쥐어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이 사탕은 가보로 내려줘야지, 라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웃었다.
오늘도 흥민은 소꿉놀이를 하자고 졸랐고, 청용은 오늘은 피곤하다고 거절했다. 성용에게 다가가서 형아, 우리 소꿉놀이 하자. 라고 말해보았으나 청용이가 안하는데 내가 왜?! 라는 표정으로 성용은 축구해야한다며 그 자리를 떴다. 시무룩한 흥민에게 주영이 조용히 다가가서 중얼거렸다. 니가 애기 할꺼제.
“ 엄마, 흥민이 졸려요. ”
“ 그럼 엄마 무릎 베고 코ㅡ 자자. ”
“ 웅, 엄마 잘자! ”
오늘도 흥민이는 아기였고, 얼떨결에 엄마역할을 하게 된 지성과 무뚝뚝한 표정으로 아빠역할을 하고 있는 주영이었다. 왠 소꿉놀이야? 유치하다더니, 라고 말하면서 자기 무릎을 베고 있는 흥민의 머리를 쓰다듬는 지성을 보고 주영이 그냥, 뭐…. 기분전환. 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흥민이 엄마랑 아빠랑 왜이렇게 떨어져 앉았냐며 주영의 손을 지성의 손 위로 포개놓았고, 지성은 귀엽다는듯이 흥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주영은…. 지성의 손을 꼭 부여잡더니 붉어진 얼굴을 가리려는 듯이 고개를 하늘로 쳐들었다. 흥민아, 이 아빠가 소세지 쏜다, 100개고 1000개고 사다준다.
자철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사물함에서 새로운 노트 하나를 가져왔다.여기저기에서 지랄이네. 라고 중얼거린 자철이 ㅡ양박 관찰지. 라고 맨 첫페이지에 적고선 다음 페이지를 넘겨서 지성과 주영의 모습을 열심히 적기 시작했다. 보안을 위해서 사물함에 달 자물쇠도 하나 사왔다지.
“ 아, 진짜 엽사좀 찍지 말라고오! ”
“ 크하하하!!!!! 진짜 못생겼다!! ”
“ 핸드폰 내놔!!! ”
교실 뒤에서는 정호와 영권이 엎치락 뒷치락, 핸드폰 하나를 가지고 싸우는 중이었다. 아니 싸운다기보단 정호가 핸드폰을 위로 쳐들고는 미친듯이 웃고있었고, 영권이 그 핸드폰을 뺏겠다고 애쓰는 중이었다. 왠지 모르게 자철은 애쓰고있는 영권에게 동질감을 느꼈으며 정호에게는 기성용이 오버랩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영권이보다 낫지…. 맞디스라도 하니까…. 힘내라 영권아.
ㅡ관찰 3일째, 내가 살다 살다가 기성용 주머니에서 데일밴드 나온건 6년 살면서 처음봄. 나 좀 웃어도 됌?
점심을 빠르게 해치우고 몇명의 아이들이 축구공을 들고 나와서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청용이 공을 보고 뛰어가다가 성동에게 부딫히는 바람에 둘다 바닥에 나뒹굴었다. 성용이 저 멀리서 청용이 넘어진 모습에 빠르게 뛰어와서 청용을 일으켜서 몸에 묻은 흙을 털어주다가 빨갛게 까진 청용의 무릎을 발견했다.
“ 헐, 청용아, 너 무릎 까졌어!! ”
“ 청용이형, 미안해…. 괜찮아? ”
성동이 제 팔꿈치를 감싸며 일어나서 청용에게 다가왔다. 청용이 괜찮다고 일어서려는데, 성용이 만류하더니 제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 주위로 달려왔던 지성과 주영, 성동, 정호, 그리고 자철의 눈이 동그래졌다. 세상에, 성용의 손안에 쥐어진건 뽀로롱 데일밴드였다. 지금 누구 손에서 뭐가 나온거야. 다들 말이 나오지 않는건지 어버버 거리며 서있자 성용이 청용의 무릎에 뽀로롱 데일밴드를 착 붙혀주고, 다친데 없냐고 상냥하게 물었다. 청용도 꽤나 놀란건지 으응, 괜찮아. 라고 말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성용이 그때서야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이들의 반응에 저리 가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아, 뭐, 왜! 친구가 다쳐서 밴드 붙혀주는게 뭐!! ”
기성용의 탈을 쓴 귀신이라는둥, 정체를 밝히라는둥, 성용이가 미쳤다는 둥, 주위에서 쑥덕이는 소리에 성용이 벌떡 일어나서 교실로 뛰어가버렸다. 제 사물함에 거칠게 뽀로롱 데일밴드를 쳐박아버리는 성용의 손길이 살벌했다.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온 성용에게 지성이 너 다시 봤다면서 친구한테 친절하다고 씩 웃어주는 모습에 주영이 제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 주영아, 축구 안해? ”
“ 어, 오늘 좀 피곤하다. ”
교실로 들어온 주영이 한숨을 내쉬면서 데일밴드가 얼마 하더라, 라고 중얼거렸다. 이왕이면 휴시딘도 사와야겠다. 자기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든 주영의 표정이 왠지 뿌듯해보였다.
'
'
'
'
“ …방금… 뭐라고…? ”
“ ……공부좀, ”
“ ………. ”
“ 가르쳐줘. ”
항상 무뚝뚝하게 앉아만 있던 주영이 먹던 물을 하늘에 뿜었다. 그정도로 성용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표정으로 과자를 신나게 먹던 흥민도 과자를 먹다말고 사레가 들린건지 미친듯이 기침을 했으며, 교실 바닥을 농구코트 삼아 열심히 공을 튀기던 태희 역시 발이 삐끗해 바닥에 넘어졌다. 자철은 한라봉을 까먹다 말고 바닥에 떨어뜨렸다.
“ 반응이 왜이래, 나 공부좀 알려 달라니까? ”
성용만이 다들 왜이러냐는 표정으로 지성에게 수학책을 내밀었다. 지성이 새파래진 얼굴로 덜덜 떨면서 성용의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 성용아, 열있는거 아니지? ”
“ 야, 이거 몇개로 보이냐? ”
“ 3개. ”
“ ”
정호가 손가락 3개를 쫙 펴서 성용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성용이 3개, 라고 대답했고 열은 없는데…. 혹시 어지럽니? 라고 묻는 지성의 손목을 잡아채고 성용이 다시 말했다. 나 장난 하는거 아냐, 공부좀 알려줘. 수학…. 곱셈, 나눗셈 다 알려줘.
사건의 발달은 이러했다. 점심시간 끝나기 5분 전, 청용아, 니 이상형은 뭐야? 라고 묻는 영권의 말에 청용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 머리에 든거 없는 사람은 딱 질색이야. ”
이 말에 기성용의 표정이 새파래지는건 자철 혼자만 보았다. 새파랗다 못해 새하야진 성용의 표정을 카메라로 찍지 못한게 안타까웠다. 수학 교과서를 불태울작정인지 노려보는 눈빛으로 문제를 풀고있는 성용의 옆에 지성이 꼭 붙어서 이거랑 이거 더하면 몇이야? 라고 묻고 있었고, 주영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굳어보였다.
“ 6x8이 뭐야? ”
“ 아까 했잖아…. ”
“ ………아. ”
지성이 제 책상으로 가서 구구단이 적혀있는 노트를 펼치더니, 성용의 앞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시계를 흘끗 보더니, 지금부터 30분 줄게. 5단까지 외워놔. 라고 말한뒤 제 자리로 터덜터덜 돌아갔다. 어떻게 하나를 가르키면 5개를 까먹는거니.
우리 명보원장님은 요즘 행복하다. 자신의 수업시간에 졸지않는 아이가 한명 늘었다. 그리고 자신이 문제를 내면 항상 큰소리로 대답하는 어린이가 생겼기 때문에 더 행복하다.
“ 5곱하기 9는 뭘까요? ”
“ 45요!! 45!!!!!!! ”
자철이 입을 열기도 전에 큰소리로 외친 성용이었다. 잘했죠? 칭찬해주세요! 라는 표정의 성용을 보고 명보원장님이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 2x5는? ”
“ 10!!!!!!!!!! ”
“ 9x2는? ”
“ 18!!!!!!!!!!! ”
난 똑똑한 남자다. 라고 어필하는 성용을 보고있는 청용의 표정이 영 좋지않았다. 자철이 청용의 얼굴을 힐끗 보고 성용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왜, 너보다 공부 더 잘하니까 샘나냐? ”
“ …맘대로 생각해라. ”
“ 야, 나 똑똑하지? 어? 잘하지?! ”
“ …그래…. ”
지성이 주영에게 요즘 성용이 공부 열심히 한다고 속삭였다. 주영이 턱을 괴고 성용을 쳐다보다가 작게 말했다. 뭘 저정도 가지고….
“ 내는 19단도 할줄 안다. ”
“ 진짜? ”
“ 어. ”
그럼 이따 보여줘! 라고 눈을 반짝이는 지성을 보고 주영이 알았다는듯이 살짝 웃었다. 명보원장님 수업이 끝난후, 성용이 청용에게 다가가서 빙긋 웃었다. 청용이 그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내뱉었다.
“ 청용아, 나 잘했지! ”
“ …잘난척 하냐, 지금? ”
“ …응? ”
“ 재수없어, 너. ”
“ ……으응…? ”
청용이 굳어버린 성용을 내버려두고 흥민아, 형이랑 놀자, 라고 하면서 성용을 스쳐 지나갔다. 성용이 제 자리로 비틀거리며 돌아가더니, 이리저리 문제가 풀려있는 수학책을 덮어 제 사물함 구석에 수학책을 쳐박아버린 성용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수학시간부터 깨워도 꿈나라에서 깨어나질 않았더랜다. 수업 듣는 학생 한명 생겼다고 좋아하던 불쌍한 쁘띠명보,그리고 성용아…. 힘내.
* * * *
뭐지 쓸때는 오래걸렸는데 왜이렇게 짧지
ㅋㅋㅋㅋㅋ이게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요......쌍용입니다. 쌍용...
기구로 가려고했는데 쌍용이 더 끌렸음........아 근데..... 자철찡이 부상.....흡......자철아.....흡.............흐윽.....빨리 나아서 오렴....흡.....
양박쌍용은 확실합니다........나머지는 동태,홍권,자손.........생각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호닉 신청해주신 명보유치원님, 부부님, 쁘띠명보님, 레전드님, 호잉호잉님, 씌끼님, 토끼님, 우유식빵님, 소농밍님, 이청용공주님, 대후니요정님, 올구리님(죄송해요ㅠㅠㅠㅠ) 감사합니다.
내 인생 처음으로 암호닉 받아봤어......님들 내사랑머겅 두번머겅 뿅뿅
글이 똥이라고요?
당연하죠 제 손이 똥이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잌
아근데 박주영선수 사투리 너무 어려워요......나 전라도살아서 몰라여......그래서 뭔 말을 못쓰겟어....살려줘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