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 볼것없는 대학을 다니며 면접을 보러다니는 취.준.생 이다. 항상 면접 보러가면 듣는 소리가 있다 "성적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데..봉사점수가 낮군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일이 바로 이 일이다. "따라 써보세요 가-, 나-, 다-, 라-," 낮에는 강의들으러 다니랴 밤에는 어르신들 한글 가르쳐 드릴라 몸이 두개여도 부족할 나날..그래도 이 봉사도 끝나려면 4일 정도밖에 남지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위안삼아 다니고 있었다 여느때와 다를게 없이 수업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슨상님 지가 부탁이 하나만 있는데..지 연애편지 쓰는 것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자아 , 이거 받으시구 얼른 들어가셔유 지 저거 꼭 도와주셔야 돼유!" "네? 아니 할머님..!이러시면..." "아유 참말로, 그런 줄알고 지는 가볼께유 언능 들어가봐유" 그날부터 우리의 수업은 시작되었다. 할머님의 배움열정은 정말 대단하셨다. 내가 강의듣는 곳까지 찾아오시기도 하셨고 우리가 만날때마다 항상 할머님은 내가 어디든 상관치 않으시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오셨다. 처음에는 정말 화도 났고 짜증도 부렸지만 날이 갈수록 할머니의 열정에 내가 지고 말았다. "할머니,저 따라 쓰시면 돼요-, 사아..랑..합니다...우와 할머니 짱짱!완전 이쁘게 썼는데?이거 받는 할아버지는 누구실까~?" "뭘, 다 우리 슨생님덕이지 고마워요 호호호" 나는 연애편지를 받는 사람이 누구냐고 항상 놀렸고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열여덟 소녀마냥 수줍게 웃으셨다. 어느덧 우리는 두달여의 시간을 거쳐 연애편지를 완성했고 할머니는 기어코 나를 고백하는 곳까지 데리고 가셨다. "우리 할머니 이쁘게 꾸미고 오셨네" "에이 참, 우리 선상님 눈썰미도 좋으네" "으으, 완전 궁금해요 우리 이 이쁜 이탄소 할머니가 사랑하는 할아버지는 누구실까~" "이쁜 이 할망구보다 훨씬 멋있는 영감이니깐 걱정말어" 둘이서 장난을 치다가 할머니는 장소에 가까워 질수록 말수가 적어지셨고 버스에서 간간히 눈물을 훔치시기도 하였다. 할머님은 할아버지 앞에 스셨고 할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으셨다. 할아버지는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훤칠하셨다. 내가 감탄하는 사이 이내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 자,한 자 천천히 편지를 읽어내려가셨다. "큼큼, 받는 이 민윤기.." 받는 이 민윤기, 안녕하세요 저는 당신의 영원한 아내 이탄소입니다 이렇게 내가 연애편지를 쓰게 되다니 정말 기분이 좋군요 제가 당신에게 시집을 가던 날, 열일곱의 나를 맞아주던 그대의 그 따스한 미소를 나는 칠십년이 지나도록 잊지못하고 있어요 우리의 이십년은 남준이와 정국이 뒷바라지가 전부였고 우리의 삼십년은 돈버는게 전부였고 우리의 일년은 사랑하기에 바빴었죠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소 그대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사랑한다고 말해줄껄 왜 살아생전 그대에게 편지한장 못전했는지 후회가 되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다음생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도 부부의 연으로 다시 만났으면 하오 고마웠오 영감,다음 생에는 더 사랑합시다 영감, 사랑합니다 영감, 민윤기 아내 이탄소 드림. 편지를 다 읽으신 할머님은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이 없으셨다.마치 할아버님의 말을 경청이라도 하듯 가만히 눈을 감고 눈물만을 떨구셨다. 나는 여태 내가 할머님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아니였나보다 아, 나의 선생님은 할머님이였구나. 이게 진정한 사랑이란거구나 한참의 정적끝에 할머님은 애써 웃으시며 나를 보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한참을 우두커니 서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어때유 우리 영감 잘생겼지유?우리 영감이 왕년에 한 인물했었지, 하늘에 옥황상제도 우리 영감 얼굴이 궁금해서 일찍 데려가신거여 뭘 그리 잘나가지고는 남아있는 이쁜 부인을 내비두고 갔다냐.."
할머니의 쓸쓸한 입꼬리에 반짝거리는 눈물이 톡-,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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