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께서 대통령이라는 높은, 무슨 일을 해도 화제가 되는 지위에 있다 보니 어디를 가든 우리를 에워싸는 사람들.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난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 싫다. …오늘도 잠깐 가족들끼리 외출을 하려고 했지만 금세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한 발짝 움직이기도 힘든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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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약속이나 했는지 일제히 우리에게 날계란과 먹다 버린 음료수 등을 던지는 사람들. 그리고 상황 파악도 하기 전에 재빠른 몸놀림으로 우리에게 날아오는 물건들을 막아주는 경호원 오ㅃ… 아저씨들.
" 아이씨… "
그 순간 나에게 날아오는 계란 한 알. 결과는 내 머리에 정면으로 명중. 사람들이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아 진짜 이게 무슨 망신이야!! 더러워서 못 살겠네. 두 분이서 오붓하게 데이트하고 오세요. 전 들어갈래요…. 그리고 역시나 집에 들어가려는 나에게는 경호원이 한 명 배치된다.
[ 기성용 ]
" 들어오세요. 뭐 하세요 "
"…에, "
집에 들어가려는데 내 눈치를 살피더니 머뭇거리는 경호원 아저씨. 아. 맞다. 우리 집에 들어와 본 적은 없겠구나…. 그럼 일단 응접실에라도 앉아있으라는 뜻으로 말없이 손짓을 했더니 알아들었는지 응접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아저씨.
아저씨를 내버려두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감으려는데. 신경쓰인다. 나는 머리에 한 번 맞았지만 아까 보니까 아저씨는 완전 계란 범벅이 됐던데. 우리 가족을 경호해주는데 고맙다는 뜻으로 음료수같은 거라도. 아 너무 촌스럽나…. 그냥 물티슈나 가져다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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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요. "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물티슈를 들고 들어가는데 욕지거리를 하며 휴지로 계란을 닦아내고 있는 아저씨. 나를 보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동작을 멈춘다. 괜히 들어왔나?
" 저기 아저씨…. 이걸로 닦으세요 "
" 아저씨 아닌데. "
" …? "
물티슈를 내밀고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나가려는 나에게 지나가듯 한 마디 던지는 아저씨. 어색해. 어색해….
" 아직 24살밖에 안 됐는데 아저씨 말고 …. "
자기가 말해놓고 자기가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는 아저씨. 아저씨 말고 뭘로 불러드릴까요.
…오빠?
[ 조준호 ]
" 에휴…. "
계란 맞아서 이 몰골로 집에 들어가는 꼴이라니. 내 신세가 너무 비참해서 한숨을 내쉬는 나. 그런 나를 보더니 경호원 아저씨는 말없이 주머니들 뒤적거리다 손수건을 내민다.
내가 손사래를 치자 명색이 대통령 딸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니냐고, 대통령 딸이 머리에 계란 맞았다고 검색어 1위하고 싶냐며 됐다는데도 굳이 내 머리를 닦아주는 아저씨. 내 걱정하기 전에 본인 걱정이나 좀 하세요. 지금 아저씨 몰골이 말이 아닌데….
나도 어느 정도는 성의를 보여야겠지. 내 머리의 날계란을 성심성의껏 닦는 손수건으로 이제 내가 아저씨를 닦아주려고 손수건을 가져오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이게 뭔 상황이지. 손수건을 잡는다는 게 손을 잡아버렸다. 내 얼굴도 빨개지고 아저씨 얼굴도 빨개지고. 아 그냥 달라고 말할걸!!
우리 집 가까운데 오늘따라 왜 이리 멀지….
" 어 손수건이… "
" 아…. 귀엽죠 "
" …네 "
다시 보니 아저씨의 손수건에 뽀로로가 있다. 저 큰 덩치에 뽀로로라니 무슨 조합이람. 손수건과 아저씨를 번갈아 보는데 머쓱한 듯 표정을 짓는 아저씨.
" 그쪽도 귀여워요 "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더니 말하는 아저씨. 그쪽이라고 하면. …나?
지금 나랑 '대통령 딸과 경호원의 사랑' 영화 찍어보자는 거야?
[ 이범영 ]
나도 평범하게 태어났으면 이런 일도 안 겪고 살 수 있었을텐데. 나는 왜 대통령 아버지를 둬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생각에 서글퍼져서 눈물이 막 난다. 다른 가정에서는 일상인 가족들과의 외출도 못 하고.
" 힘내 …살다 보면 이런 저런일 있는거지. "
훌쩍거리는 나를 보고 내 눈치를 보더니 넌지시 한 마디 던지는 아저씨. 자기도 울고 싶을 텐데 애써 나를 위로해주는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안쓰럽다. …근데 언제부터 반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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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울면 경호원 아저씨한테 시집보낸다 "
눈물을 그칠 생각을 하지 않자 나에게 말하는 아저씨.
아. 어렸을 땐 험악한 표정을 하고 우리 가족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을 제지하던 경호원들이 너무 무서웠었다. 그래서 아빠께서 내가 울 때 경호원 아저씨한테 시집 보내버린다고 하면 무서워서 금방 눈물을 그쳤었는데…. 아저씨도 그 무서운 사람들 중 하나였어요. 기억하는구나!
" 그 땐 꼬맹이였는데 이제 여자 다 됐네 "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아저씨. 이제 내가 여자로 보이나 봐.
나 아저씨 많이 좋아해왔는데. 그럼 나 좋아해줄 수도 있니요….
[ 지동원 ]
" 저기 아저씨…. "
" 네 "
아직 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경호원분들은 그 사람들을 제지하고 우리 가족들을 보호해주니까 잘 아시겠지. 머리에 날계란이 날아오는 이 상황을 많이 겪어봤을테니까 말이나 걸어봐야겠다.
" …힘들죠? "
" 괜찮습니다 "
아. 뜬금없이 힘드냐고 왜 물었지. 저는 오늘 계란을 처음 맞았지만 아저씨는 매번 그런 일을 겪으실텐데 그런 고생을 하시면서도 경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긴 말을 준비했는데 왜 달랑 힘들죠 세 글자만 말한 걸까…. 에이 바보. 뻘쭘해졌잖아.
" 말 놓으시지… "
" …. "
" 아빠랑 있을 땐 몰라도 둘밖에 없잖아요… "
사람이 말을 걸면 대답을 좀 하지. 사람 뻘쭘하게 왜 대답도 안 해! 그런데 뻘쭘해서 얼굴이 붉어진 나를 보고 아저씨가 피식 웃는다.
" 나랑 친해지고 싶어? "
" …에? "
" 알았어. 이제 내 옆에만 붙어있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이 참신한 주제를.. 제가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진짜 역대 최고로 오래 걸렸어요
한 4시간ㄴ..
시간에 비해.. 퀄리티 죄송합니다..
사랑해요♡
암호닉!
망고주스 님 뮤즈 님 응가 님 똥놈 님 뿌꾸뿌꾸 님 노루 님 지참치 님 고무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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