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17살 여자사람이야
나는 저번 달 5일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며칠 전 첫 월급을 받았어
생전 용돈만 받아서 썼던 나한테 50만원이라는 노력의 산물을 얻게되었고 그 돈은 현재 10만원이 남았어
내가 아르바이트 하던 곳은 그냥 일반 식당이야 고깃집
처음에는 그냥 화장품도 사야 되고 가을 옷도 사려고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한 아르바이트였어
그래서 고깃집 아르바이트가 힘들다고 하지만 시급도 쎄고 괜찮은 것 같아서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
나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얼마나 힘들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고 했는데 정말 일이 장난이 아니더라
우리 가게가 시내 중심에서 유동 인구도 많고 앞에 회사 건물들도 많아서 손님도 진짜 많아
특히 그 앞에 회사원들이 술 같은 거 먹고나면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종업원들한테 욕하는 사람도 많았고 진짜 이것 저것 가져달라면서
시키는 사람도 많았어 불판도 갈다가 손도 데어보고 설거지 하다가 그릇도 깨먹어서 혼나고 주문도 잘못받아서 호되게 혼나보고
글에 적지 못 한 일들이 너무 많은데 아무튼 아르바이트 끝나면은 진짜 놀이터 그네에 한참 앉아 있다가 온 것 같아
너무 힘드니까
그렇게 집에 들어가면 10시쯤 되는데 엄마랑 아빠가 같이 퇴근하셔 두 분 직장이 가까운 곳에 계시니까
근데 나보다 더 힘든 표정이야 그런데도 나한테 아르바이트 잘 했어? 힘들지? 하면서 매번 물어오셔
나는 엄마랑 아빠한테 아빠 일 잘 했어? 힘들지? 하고 물어 온 적 없는데
하루 이틀 계속 아르바이트를 힘들게 하다보니까 정말 돈 벌어보면 사람 된다는 말이 맞더라
나는 용돈만 받아 써 왔으니까 돈을 그렇게 힘들게 버는 줄 몰랐어
월급날 다가올수록 기뻐야 정상인데 점점 마음이 무거워지더라
돈을 함부로 못 쓰겠는거야
내가 그렇게 욕들어가면서, 더운 여름에 땀 흘려가면서 아르바이트한건데 어떻게 써
근데 막상 생각해보니까 엄마랑 아빠는 본인들이 힘들게 일한 돈 전부 다 나 키우느라 아낌없이 쓰셨고 힘들어도 나 하나 생각하면서 일하셨는데
나도 못 쓸 이유가 없잖아 그래서 월급날 월급받고 10만원 남겨두고 엄마 화장품이랑 향수랑, 아빠 스킨 로션 세트랑 넥타이 선물해드렸어
엄마 10만원, 아빠 10만원 이렇게 드리고
내가 그 물건들을 사면서 느낀게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 그리고 엄마 생각났어 엄마는 마트 가서 조금이라도 비싸면 비싸다 하면서 내려 놓는데 나에 관한건 무조건 오케이 해주셨으니까
엄마도 나에 관해서는 아깝다는 생각을 안 하셨을거야 그러니까 늘 제멋대로인 딸한테 헌신적이시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시고
선물 드리니까 엄마랑 아빠랑 정말 좋아하시더라 아빠는 선물 뜯어보시면서 왜 이런걸 샀냐고 너 쓰지 하는데 거기서 또 울컥했어
지갑 여시면서 이거 얼마냐고 자기가 돈 주겠다는거 진짜 마음 찡해서 겨우 말렸다 거기서 눈물 쏟을뻔했어
자식이 부모한테 선물할 수도 있는건데 엄마랑 아빠는 그런 선물마저 부담스러워하시니까
나는 몇 분 뒤에 아르바이트를 가
내가 정말로 하고싶은 말은
부모님 돈은 너희들 돈이 아니라는거야
땅파면 돈 나오는거 아니고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것도 아니야
추운 겨울에, 더운 여름에 고생하시면서 돈 버는거니까
돈쓰기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어
나 역시도 이런 생각을 늦게 해서 철없던 시절을 반성하고있어
정말로 돈 함부로 쓰지말아
엄마랑 아빠한테 잘 해드리고!
안녕..☆
ㅇㅁ ㅇㅃ ㅅ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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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국 자컨에서 내내 한 쪽 팔 가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