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 - 고백하기좋은날
그렇게 성용이 가고 용대는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보낼까, 말까... 문자를 보내면 화라도 낼까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안 이리저리를 둘러보는데 주방에는 성용이 만들어 준 음식이, 거실엔 성용이 놓고간 게임기가, 화장실에는 성용을 위해 뜯은 용대의 분홍색 칫솔과 같이 꽂혀있는 파란색칫솔이, 그리고 침실에는 성용이 잤던 모양새가 남아있다. 온 집안집안에 성용의 흔적이 있다는게 용대는 마음이 아프다. 지금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되던 성용에게 사실대로 말할것이라고 다짐하지만, 시간을 결코 돌릴수는 없다.
"어떡해..."
어제 술을 마신탓에 가뜩이나 속도 안좋고 머리도 아픈데 성용에게 그렇게 마음을 쓰니까 마음도아프고 열도 나는것 같다. 지금 이대로는 성용에게 전화로던, 직접 마주하던, 어떤 방법으로던 성용을 마주할 수 없을 것 같다. 깨어있으면 성용생각밖에 안날텐데, 그렇게 되면 머리가 아플테니까 차라리 잠을 자야겠다.. 싶어서 용대는 아픈머리를 부여잡고 미미하게 열이 나는 몸을 침대에 뉘였다. 아 추워...
몇시간을 잤을까? 자꾸만 울리는 초인종 소리때문에 위를 누가 누르고 있는듯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인터폰을 확인하는데 대문앞에 재우가 서있다. 재우가 작가님, 박재우입니다. 하길래 그냥 문을 열어줬다. 지금은 아무도,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지만 꽤 다급하게 용대를 부르는 재우때문에 어쩔수 없이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재우가 현관문으로 들어왔다.
"작가님.. 꼴이 왜이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아.. 그냥 감긴가봐요.."
"아... 성용이가 여기있다고 했는데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아서.. 여깄나 찾아보러 왔는데..."
"돌아간지 좀 됐어요... 저.. 제가 몸이 안좋아서 그런데..."
"네? 네! 저 지금 가보겠습니다. 몸조리 잘하시구요. 얼른 나으세요."
용대는 최대한 아프지 않은척 하려 미소를 지었지만, 얼굴에 나아파요를 써놓아 붙인듯 누가봐도 아파보이는 인상에 용대의 얼굴을 보자마자 재우는 용대의 초췌한 꼴에 어디 아프냐고 인사보다 먼저 물었다. 용대는 그냥 감기라고 둘러대고 성용을 찾는 재우에게 여긴 없다고 말해주고 몸이 안좋아서 들어가서 자야 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가주셨으면 좋겠다는 죄송한 표정을 살짝 비추었더니 재우가 바로 몸조리 잘하시라고 하곤 돌아가버렸다. 현관문을 잠글 생각도 않고 재우가 대문만 닫고 돌아가자 용대는 무거운몸을 이끌고 다시 침실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 가만 생각해보니 성용이 나간 시간이 열시쯤 되고, 내가 두시간을 잤으니까 성용이 지금쯤이면 집을 들어가고도 남을 시간인데 아직까지 집을 들어가지 않았다고 재우가 찾아온거 보니까 어디로 샜나보다. 성용의 머리가 복잡할 것이란걸 알지만 그래도 당장 집으로 갔어야지... 용대는 자신의 몸이 아픈 와중에도 성용을 걱정하느라 바쁘다. 그렇게 용대는 성용의 걱정을 하다가 또 잠이 들었나보다.
"야 기성용!"
"오자마자 큰소리야."
"어딨었는데?"
"그냥 복잡해서 드라이브 다녀왔어."
"그럼 자식아, 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 할거아냐?"
"모처럼 휴가아닌 휴가라 좀 돌아다녔어. 미안."
재우가 여기저기 들쑤시며 성용을 찾아다녔지만 별 성과를 얻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더니 열심히 자신을 찾으러 돌아다닌 재우를 약올리기라도 하듯 성용은 재우가 집을 비운 그 사이에 집에 들어와 있었다. 재우는 오르는 화와 성용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성용에게 소리를 쳤는데 평소 성용이라면 빙글빙글 웃으면서 능구렁이처럼 넘어갔어야 하지만, 지금 성용은 웃지도 않고 재우를 쳐다도 보지 않고 아무 표정도 짓지 않고 재우에게 미안하다고 건조하게 말했다.
성용은 재우가 찾아다닌 시간동안 차를 몰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괜히 그렇게 나왔나 싶기도 했다. 자신이 그렇게 나가지 않아도 맘속으로 고생 많이할 용댄데, 성용이 그렇게 나가고 나면 집에서 얼마나 맘고생을 할까 싶어진다. 그냥 장난이라고 넘어갔을 수도 있는데 쓸데없이 내맘 상했다고 그렇게 나와버리다니.. 성용은 자신답지않았던 모습에 운전을 하면서 복잡한 마음에 에어컨을 꺼버리고 창문을 열었다. 빠르게 다리는 차안으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들어오지만 답답함이 쉽게 가시진 않는다. 결국 그렇게 갈 곳도 없고, 갈 수도 없어서 집으로 돌아와보니 불은 모두 꺼져있고 재우도 없다. 꺼져있던 핸드폰이 생각나 가방에서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는 동시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재우가 들어왔다.
"너 찾으러 내가 어딜 돌아다녔는줄 알아?"
"미안.."
"너 스튜디오에 있는 줄 알고 스튜디오도 찾아가보고. 어휴.. 너땜에..."
"스튜디오를 갔었어?"
"그래, 이새끼야. 아참, 작가님 아파보이시더라. 말로는 그냥 감기라고 하시던데 열도 있는 것 같고... 많이 아프신가보던데? 몰랐어?"
알리가 있나.. 성용은 재우의 말을 듣고 마음 속이 더 복잡해져 온다. 용대가 아픈게 다 자기 때문인 것 같고, 걱정이 되지만 막상 갈 용기는 안나는 답답한 자신의 모습에 성용은 그냥 그대로 자기 방으로 들어와버렸다. 아프긴 왜 아프고그래... 거짓말을 했으면 아프지 말았어야지...
["작가님."
"네.."
"저 좋아하세요?"
"아뇨! 아뇨. 아니요. 그냥.. 그냥 모델로써.."]
분명 그 당황한 얼굴은 자신을 좋아한다는게 눈에 훤히 보였는데도, 잘못본게 아님에도 거짓말을 하는 용대가 미워서 그냥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니 아파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죽도 못끓여먹고 있을 용대가 눈에 어른거린다. 자신도 모르게 용대 생각을 해버린 성용이 깜짝 놀라며 눈을 떴지만 정말 요리도 못하는 용대에게 죽끓이는 법도 안알려 주었을 뿐더러 아픈 사람이 어떻게 죽을 끓여먹나 하는 생각과 아파서 아무것도 못할 바보같은 용대의 모습까지 생각이 미치자 머리와는 다르게 몸이 벌떡 일어나서 차키며, 지갑을 들고 걸어나가 버린다.
"너 어디가?"
"어, 잠시 요앞에. 금방올게. 핸드폰 챙겨가니까 연락해."
결국은 미운 용대를 안보고, 걱정 안하려 했지만 그 큰집에서 아무도 보살핌을 주지 않을 쓸쓸한 공간에 혼자 아플 용대가 생각나서 급하게 움직여 용대의 스튜디오로 차를 몰아버렸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이라도 하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아프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는데.. 내 번호도 저장해 주었건만 아무 문자도 없고 전화도 없으면서 아프긴 왜아파? 내가 가기만 해봐 엄청 잔소리 해줄거야..
"뭐야.. 문은 왜이렇게 안열어.."
십분째 대문앞에서 딩동딩동 초인종을 눌러대는데도 아무 기척이 없는 집안은 성용을 불안하게 만드는 최상의 조건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한 성용은 무작정 담을 넘기 시작했다. 아몰라 경보시스템이 울리려면 울리라그래. 배째라는 식으로 담을 넘어버린 성용이 급하게 계단을 올라 현관앞에 서는데 막상 들어갈 용기는 나지 않아서 문고리만 쳐다보는데 쓸쓸하게 아플 용대생각을 하니까 현관문을 두드리는데 역시나 아무런 소리도, 아무런 반응도 없다. 집에 없는척하는걸까? 아니면 정말 아파서 정신이 없는걸까? 성용은 안에서 열리지 않고 굳게 닫힌 문을 그냥 열어보기라도 하려고 문고리에 손을 대고 돌리는데 허무하게도 문고리는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현관문이 열린다.
"문도 안잠그면 위험하잖아..."
성용은 너무도 잘 열리는 잠기지 않은 문을 닫고 잠그면서 조용한 용대의 집을 한번 둘러보았다. 용대의 집은 자신이 나올때 모습 그대로였다. 성용이 두고간 게임기, 그리고 어제 저녁으로 먹은 설거지도 하지 않은 지저분한 싱크대까지... 성용은 그런 집안을 둘러보다가 문이 닫혀져 있지도 않은 용대의 침실로 곧장 발길을 향했다.
성용이 발걸음을 빠르게 해서 들어간 용대의 침실은 후덥지근했다. 여름의 더위와 용대의 열기에 방이 덥혀졌음에도 용대는 뭐가 그렇게 추운건지 달달 떨면서 이불을 목끝까지 덮고 있었다. 그 큰 침대위에서 혼자 끙끙 거리면서 달달 떨며 잠자고 있는 용대의 모습이 보이니까 성용은 차라리 자신이 아팠음 싶다. 그렇게 못먹고 다니니까 몸이 안건강하지.. 먹먹해오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 하고 용대에게 가까이 가서 이불을 끌어내려주고 이마에 손을 올리는데 도대체 열이 얼마나 오른건지 이마에 대고 있는 손이 뜨겁다.
"작가님, 작가님!"
그냥 이마뿐만이 아니라 온몸이 뜨거운 용대는 아무리 성용이 흔들고 이름을 불러봐도 눈을 뜨지 못한다. 입으로 뜨거운 숨을 내쉬는 용대는 성용이 이불을 걷어버리자 달달 떨면서 성용의 손을 붙잡는다. 그런 안쓰러운 용대의 모습에 일단은 열을 내려야 하니까 이불을 아주 치워버렸다. 아무리 용대가 춥다춥다해도 어쩔수 없다. 119에 전화를 할까 했지만 그건 용대가 싫어할 것 같았다. 어제 얘기를 나눈 용대는 병원이 싫다고 했으니까... 주사가 싫단건지 병원자체가 싫다는 건지는 죽어도 안말해줬지만, 뭐 둘다 겠지.. 어쨌든 병원을 싫어하는 용대에게 주사를 놓게 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집에 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 일단 젖은 옷부터.."
땀을 얼마나 흘린건지 옷이 다 젖어있다. 갈아입혀야 겠다.. 분명 머리로는 갈아입혀야 겠다고 생각하는데 몸은 그걸 따라주지 않는다. 용대를...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자꾸만 아파서 신음소리를 내는 용대때문에 민망하건 뭐건 사람살린다고 생각하자. 하고 용대의 옷장에서 옷을 대충 챙기고 욕실에서 미지근한 물과 수건을 가지고 용대의 옷을 벗겨놓고 땀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옷을 입혀놓으니까 한결 편안한지 용대가 약하게 신음소리는 내지만 아까처럼 눈에 눈물을 달고 있지는 않았다. 다행이다 싶다.
용대의 옷을 갈아입혀놓고 수건에 찬물을 묻혀 용대의 머리위에 올려놔주고 이불을 배까지만 덮어주고 주방으로 향했다. 이번 이틀 동안 집주인보다 자기가 주방엘 더 자주 들어온 것 같아서 웃음이 난다. 죽을 끓여야 겠다 싶어서 웃던 얼굴을 금세 지우고 어제 사다놓은 쌀을 찾아서 적당히 씻고 쌀을 불릴 세도 없이 그냥 쌀을 씻고 들기름에 볶아 물을 붓고 끓였다. 이러면 맛이 없을텐데... 싶지만 오늘 아침을 먹다만 용대에게 어서 아침을 먹이고 약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쌀을 불릴 시간은 없다.
"아 맞다. 약."
너무 급하게 달려오느라 약국도 들른다는걸 깜빡해버려서 그냥 용대의 집으로 바로 와버렸다. 그 바람에 약국을 다녀오지 않으면 죽이다되어도 약을 먹일 수 없게 되었다. 성용은 죽의 불을 가장 약한불에 올려두고 용대의 침실로 들러서 용대의 열 때문에 따듯해진 수건을 다시 찬 물에 적셔 물을 짜낸 다음 용대의 이마에 올려주고 자느라 못듣겠지만 약국 다녀오겠다고 하고 거실에 있는 용대의 집열쇠를 들었다. 가져가도 되겠지..? 약국이 어디있는지는 모르지만 가까운데 있겠거니 싶어서 차키는 들고가지 않았다.
"아.. 어디있는거야. 약국..."
좀 뛰어다녔는데도 보이지 않는 약국의 초록십자가 모양에 초조하기도 하고 화도 나는 성용은 벌써 5분정도를 뛰어다녔다. 한창 짜증이 날 무렵 저 앞에 약국표시가 보인다. 다행이다... 성용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까보다 더 빨리 약국을 향해 뛰었다. 아직 더운 여름이라 땀이 나서 젖어버린 앞머리가 내려오는데도 성용은 뛰는걸 멈추지 않고 계속 뛰어 결국은 약국에 들러 감기라고 열도있다고 감기약이란 감기약은 모조리 사서 용대의 집으로 돌아왔다.
"어... 깼어요?"
"이게..."
"아프다고 들었어요. 걱정되서.."
성용이 약국에 찾아 약을 사올동안 깬건지 용대가 침대에 누워서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눈동자만 데록데록 굴리고 있었다. 용대는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사람 발자국소리가 들리기에 겁을 먹고 몸을 일으켰는데 발자국소리의 주인이 성용이라는 것에 놀랐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왜 여기있느냐고 물으려 했지만 목이 막혀 말을 잇지 못하니까 성용이 그런 용대를 알아차리고 아파서 걱정이 되서 왔다고 말해주었다.
"울기는 왜 울어요. 이럴땐 우는게 아니라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거에요."
성용이 약봉지를 용대의 침대 옆 작은 탁자위에 올려놓고 아직 땀이 흐르는 이마를 손등으로 대충 훔쳐내고 용대가 일어나면서 떨어뜨린 수건을 옆에 잘 두고 용대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그리고 열이 조금 떨어진 이마에 다행이다.. 하고 작게 말하는데 용대가 그런 성용을 멍하니 쳐다보더니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자신을 걱정할지 몰랐던건지, 아니면 이렇게 와줄지 몰랐던 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지만 소리내서 울지는 못하면서 작게 흐느껴운다. 성용은 그렇게 우는 용대의 눈물을 손으로 훔쳐주고 울지말라고 다독여주었다. 그럼 그럴수록 더 서럽게 우는 용대를 가볍게 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하면 앞으로 안아프면 되죠."
"......"
"눈물 닦고 진정 좀 하고 있어요. 나 생각해보니까 죽 올려놓고 여태껏 이러고 있었다."
성용이 안아주자 용대가 성용의 허리를 꼭 껴안고 미안하다고 자꾸 우니까 성용이 괜찮다는 말을 돌려 이젠 아프지 말라고 말했는데도 자꾸만 우는 용대를 좀 안아주고 있다가 죽을 올려놓은게 갑자기 생각나서 용대를 조심히 떨어뜨려놓고 진정하고 있으라고 하고 급하게 주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성용이 그렇게 나가고 용대는 이불로 눈을 훔쳤다. 너무 미안했다. 오늘 이렇게 와서 자신을 보살펴준것도, 어제 그렇게 성용에게 거짓말을 해버린것도... 그리고 고마웠다. 아프다니까 한걸음에 달려와서 걱정해준것도, 성용에게 거짓말을 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는 것도 너무 고마웠다. 닦아도 닦아도 계속 흐르는 눈물을 억지로 멈추려 한숨을 쉬고 진정시켜보려 했는데 눈물은 자꾸만 난다.
"지금 죽 먹을래요? 아니다. 지금 죽 먹어야해요. 그리고 약 먹어야 빨리 낫지."
"고마워요... 그냥 다.."
"나도 고마워요. 그렇게 열이 심해서 오늘내로 못일어 날줄 알았는데 일어나줘서. 그것보다 얼른 먹기나 하죠? 제가 정성스레 만들었는데? 물론 약국다녀오느라 좀 늘러붙긴했지만..."
성용은 쟁반에 죽과 물을 가지고 용대의 침대로 가져다 주었다. 성용이 숟가락으로 죽을 한숟가락 퍼서 호호 불어준다음 용대에게 숟가락을 전해주자 용대가 성용이 전해주는 숟가락을 받을 생각은 안하고 입만 벌린다. 성용은 용대가 뭐하나 싶었지만 이내 용대가 먹여달라는 뜻으로 입을 벌린걸 알아차리고 아직 연하지만 김이 올라오는 숟가락 위에 죽을 호호 정성스럽게 불어서 용대의 입안에 넣어주었다. 용대는 성용이 먹여주는 죽을 받아먹고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맛있다면서..
"맛있어요?"
"네. 언제 이걸 다했어요.."
"금방 만들어요. 그것보다 계속 받아먹을거에요? 이제 직접 떠서먹지?"
용대는 두어번 정도 더 성용이 주는대로 받아먹기만 하다가 성용이 이제 직접 먹으라고 숟가락을 전해주니까 용대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숟가락으로 성용이 만든 죽을 떠먹었다. 성용은 그런 용대를 바라보다가 어떻게 저런 사람을 내칠수 있을까.. 싶어서 그냥 거짓말한게 괘씸하긴 하지만 용서하기로 했다.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면 되겠지..
용대가 그렇게 몇숟가락 떠먹자 금세 죽그릇이 비었다. 성용은 더줄까요? 물었지만 용대가 고개를 젓는 바람에 그냥 약을 먹였다. 그리고 한숨 자라고 몸을 뉘여주고 어제부터 쌓인 설거지를 하러 주방으로 나와 팔을 걷어부치고 싱크대를 바라보는데 산처럼 쌓인 설거지거리들이 성용의 눈엔 악마처럼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모조리 갖다 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묻혀 접시하나하나씩 닦아냈다. 어제 먹은 건 이미 접시에 굳어붙어 닦기도 힘들다.. 이걸 다 깨먹고 내가 사준다고 하면...안되겠구나..
"...뭐에요?"
"고마워요.."
"아까부터 고맙다고맙다.. 말로만 하지말고 고마우면 설거지 좀 돕지 그래요?"
"예 셰프!"
성용이 설거지를 하는데 뒤에서 누가 허리를 안아온다. 성용이 놀라서 자신의 허리에서 깍지끼고 있는 손을 내려다보는데 용대다. 카메라를 많이 잡아서 손에 굳은살이 많이도 박힌 용대다. 용대가 뒤에서 안았다는 걸 알고 좋긴 한데 티를 낼 순 없어서 뭐냐고 물었더니 용대가 성용의 넓은 등에 머리를 기대더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성용은 괜히 민망해서 큼큼 목을 가다듬고 고마우면 설거지나 도우라고 잔소리를 하자 용대가 바로 손을 풀고 머리를 손에 갖다대고 거수경례를 하며 예 셰프! 한다.
"이렇게 와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재우형이 아프다길래 혼자있을거 같아서 달려왔죠."
"오늘.. 미안했어요."
"저두요. 그렇게 가는게 아닌데.. 나때문에 아픈건가.. 싶어서..."
"우리 그러면 화해하는거에요?"
"아뇨. 아직 작가님 다 안나았으니까 다 나으면 화해하는거에요."
"씩씩한데!"
"아직 열 안내렸잖아요. 좀 자라니까 이러고 있네?"
성용은 열심히 접시에 거품을 내고 있었고, 용대는 그런 성용이 닦은 접시를 물로 행구어 냈다. 둘은 웃으면서 티격태격 하다가 결국 접시 하나를 깨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좋다고 싱글벙글...
"접시가 깨졋당! 하악하악!!"
하악하악님.........보고계세요...? 제가 글을 다 쓰고 보니 하악하악을 넣을 곳이 없더라구요....
윤하언니가 진지하게 노래부르시는데 하악ㅎㅏ악!!! 쓰기 뭐해서......하.....못낫죠...?
암튼 짜잔! 작가가 돌아왓슴미닫!!
안반가우시다면 전 ......흡......
도서관인데 앞에있던 남자애들? 물론 저보다 커보엿지만.... 자꾸 쳐다보길래 눈마주치고 있다가 화나서 그냥 고개돌려버렷여영...
늦엇지만 13화 투쳑>_ 왓다네 왓다네 초성퀴즈가 왔다네!!!!!!!!!!!! [ㄷㅈㄴㄷ!! ㅈㄱㅇㄴㄷ. ㄷㅇㅍㅇ ㄷㄷㅇ ㅊㅇㅅㅈㅇㅇㅇ!!!!] 이번엔어렵다~~~~ 못맞추실걸요~~~~~
그냥 날 가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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