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특별했던 강아지, 특별하고 특별할 너 (짧음 주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2/7/1277eec731e3dc077c87554b66c46a4c.gif)
너가 죽었다. 특별했던 내 강아지. 이 세상에 너와 같이 인간과 강아지를 넘나드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너와 다투고 난 뒤, 화가 단단히 나버린 너는 이쪽 길도 제대로 모르면서 나가버렸다. 나도 널 잡지 못했다. 그때 잡았더라면 너는 내 옆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겠지. 너가 유일히 좋아하던 곳, 뒷산. 그늘이 잘 드는 풀내음 가득한 느티나무 아래. 난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넌 부릉거리는 소리가 싫다던 자동차에 치여 죽었다. 안그래도 싫어하는데 그것에 치여 죽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내가 한참을 헤매다 널 발견했을땐 하얀 털엔 검붉은 피가 덕지덕지 붙어 파리가 꼬이기 시작했다. 슬펐다. 하지만 너는 내가 우는게 싫다고 했다. 얄밉게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보았다. 그늘 덕분에 햇빛때문에 인상을 찡그릴 일은 없었다. 웃었다. 너가 볼 수 있게 웃었다, 하늘 어딘가 있을 널 쳐다보며. 푸른 잔디를 손으로 쥐었다. 보드라운 털, 정말 강아지처럼 맑았던 눈망울. 아직도 내 기억속엔 너가 너무 생생하다. 평생 못 잊을 거다. 너는,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특별한 아이니까. 일어섰다. 언제까지 축 처져있을 순 없다. 마지막까지 널 회상하며 웃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은 없었다. 좋아서 우는거다, 너가 너무 좋아서. 너와 내가 두 팔 뻗어 안아도 못안는 큰 나무를 한바퀴, 천천히 돌았다. 그리고 다시 내가 누워있던 곳에는 누군가가 서있었다. 갈색 생머리, 훤칠한 키. 그건 분명히 너였다. 하지만, 너가 아니였다. 쫑긋 세워진 두 귀, 항상 흔드는 하얀 꼬리. 그게 없었다. 죽은 애가 돌아올리 없지. 그냥 산책 오신 분일거야. 대충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뒤 돌았다. "백현, 어디 가. 내가 오니까 너가 가기야?" 이제, 너와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아쉬운게 있다면, 복실복실한 털을 못만진다는 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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