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따뜻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벽면의 작은 창에서 들어오는 바깥공기를 깊숙히 들이쉬며 오후를 음미했다. 형돈형의 차와 촬영팀의 차가 주차장으로 느릿느릿 굴러들어왔고, 나는 단지 촬영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을 뿐이었다. "세팅 끝나면 바로 촬영시작하겠습니다!" 분주한 스텝들을 제치고 홀로 들어서자 2번째로 오는 것인데도 뭐가 그리 신기한지 정신없이 둘러보는 형이 보였다. "형 안녕하세요?" "어, 지디야. 왔냐?" 유독 식당쪽을 쳐다보던 형은 함박웃음을 띄며 날 쳐다보았다. 형 못지않은 웃음을 얼굴에 그리고 다가섰다. 방글방글 웃으며 "YG냄새는 올때마다 다르구만." 이러는데, 여간 아저씨같은게 아니었다. "오늘 빼-쎤은 좀 괜찮은데? 그그 니트하고 쓔즈컬러가 좀 미스매치이긴한데, 뭐 괜찮네." 특이한 손동작으로 내 전신을 훑으며 오늘도 역시나 내 옷들을 지적했다. 장난으로라도 남이 내 패션을 지적하면 짜증이 났다. 당신이 나만큼 투자를 하고 그런 소리를 내뱉냐고 따지고 싶었던 적도 있다. 그런데, 형돈이형은 그렇지 않았다. 장난으로 툭툭 말해도 싫지가 않았다. 과하다, 올림픽대로다, 발전이 없다 라는 소리들을 들어도 마냥 웃길 뿐이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제스쳐를 취해도 좋았다. '웃겨서 그런가? 개그코드가 맞아서 그런건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때 했던 생각이다. 처음엔 참 웃긴사람이다 싶었는데 단지 웃긴사람으로 묶어두자니 마음이 찝찝했다. 별것도 아닌것 같은생각을 하다 2년이 지나갔고, 나는 지금 형 앞에 있다. 나는 형이 좋았다. "오늘은 신경 좀 썼어요." 촬영은 시작도 안했건만, 벌써부터 입술에 웃음이 배어져 나왔다. '오빠는 형돈오빠랑 있을 때 엄청 많이 웃네요? 평소에는 예민한 사람이.' 같이 무한도전을 보고있을 때 민지가 한 말이 떠올랐다. 모두들 그 의견에 동의했고, 나는 재밌어서 그런다는 말로 일관했었다. 그 이유 뿐만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다음부턴 헤어컬러도 신경써라. 블루계열로 염색해봐." 공들여 세운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형은 너털웃음을 흘렸다. 잘보이려 애써서 세운 머리인데. 약간 울컥한 감정이 들었다. "오늘도 촬영 열심히 하자, 지용아."라며 푸근하게 안아주는 행동에 모든것이 풀렸지만. 불룩 튀어나온 배도, 입주변에 묻은 김치국물도, 안긴 품에서 나는 아저씨 특유의 냄새도 뭐든 좋았다. 한가지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형, 향수 바꾸셨어요?" "어? 아, 이거? 와이프꺼야. 향수아니고 유라 샴푸냄새. 좋지?" 역시 그거였나. 뭐, 유부남이니까. 아무렇지않았다. 내가 끼어드는건 너무 양심없는 짓이란걸 알고있었고, 나에게 형은 그정도로 사랑하는 존재는 아니니까. 그냥 난 푸근함이 좋은거고. "네, 형한테 잘 어울리는 향이네요." 형에게 뭔가 내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은 죽어도 없었다. 그만큼 깊은 감정도 아니고, 형을 곤란하게 하고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기분좋은 가을은 길지 않은 법이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곡작업 들어갈거예요." 형수의 샴푸가 형을 물들인것처럼 나는 내 색깔로 형을 칠할게요. 어차피 눈에 보이지도 않잖아요? "아우, 명수형이 쟤 진짜 까탈스럽다는데. 망했어!" 이러니저러니해도 귀여웠다. 어떤 곡이 형을 꾸며줄까.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전 기대되요, 형. ☆☆ 가볍게읽고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ㅋㅋ 지용이가 너무 캐미요정이어서 써봄 끝으로 두사람 예쁜짤보고가세ㅇ요 ![[GD형돈] 느리지만 가벼운 관계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e/d/aed85cdc48b4e8f8f82a0aea8d91568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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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오빠 살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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