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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맨 인 블랙 01 (부제: 남자는 수트를 입는다) | 인스티즈




너를 처음 만난건, 어린 날 아비를 따라 갔던 어느 화려했던 파티장이였다. 어렸을때부터 제 아비를 쫓아다녔던 난, 그 파티들이 재미없는건지 지루한건지도 모르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모르는 사람에게도 아는척, 살살 웃어 인사하고 또 아는 사람에겐 더 깎듯이 고개를 숙이며 차안에서 이렇게 생긴 사람에겐 이렇게 말해라, 저렇게 생간 사람에겐 저렇게 말해라, 설명하던 아비의 말 그대로 그들에게 안부의 말을 건냈다. 



도경수 우린 지금 밥먹으러 가는게 아니야. 음식은 권하지 않는다면 먼저 먹지 말거라. 절대 혼자있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말고 사람들에게 너의 붙임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 허리는 인사할때를 제외하곤 절대 남에게 숙이지 말고 어깨에도 힘을 주어 바른자세를 유지해. 걸을땐 질질 끌어 걷지마라. 괜히 바보같은 말을 할바에야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어.



나는 누구보다 아비의 말을 잘듣는 아들이였다. 덕분에 사람들은 '아들이 똘망하네요. 든든하시겠어요.'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칭찬도 어쩌면 나처럼, 우리 아버지처럼 애초부터 짜여진 말이라 생각하니 나는 그 어린나이 사람들의 웃음속에서 역겨움을 배웠다. 파티란 목각인형들의 인형극이 아닐까, 어딘가 우리를 조정하고있는 장난감 주인이 있는거야. 바보같은 의구심이 들었다. 



곧은 자세가 평소엔 굽은자세로 익숙한 내 습관때문에 금방이라도 허리가 무너질 듯 아파왔다. 쉴 때조차 눈치를 살펴야하는 이 상황이 짜증났다. 평소랑 다름 없는 이 상황에 나는 평소대로만 하면 되는데 그게 오늘따라 다 싫은거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파티장을 나왔다. 그건 조금은 뜬금없는 계획에 없던 일탈이였다. 짜증이 나니 화가나고 화가나니까 출구가 보였고, 아무 생각 없이 나는 밖으로 무언가에 홀린거마냥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빠져 나왔다. 그리고 곧이어 후회했다. 



파티장엔 다시 어떻게 들어가지? 아버지가 날 찾고있으면 어떻게하지? 생각이 들었던건 이미 내가 꽤 걸은 후, 이곳이 어딘지 길을 잃어버렸을 때였다. 그제서야 멍하게 공허했던 머리속이 또다른 의미로 새하얘졌다. 나는 갈 방향조차 찾지 못하고 자리에 우뚝 서서 주위를 돌아 보았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모두들 제 세상을 사느라 바빴다. 나는 그들이 나에게 꼬마야 무슨일 있니? 물어봐주길 원했지만 야속하게도 그들은 내게 시선 한번을 주질 않았다. 다시 들어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그리고 길을 찾았다 해도 삼엄했던 경비가 생각나 아버지가 곁에 없는 지금 혼자 저 안을 다시 들어 갈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경비가 막는다면 안에서 아버지를 불러오면 그만이였지만. 하지만 왠지 그렇게하면 집에가서 아버지에게 혼날것같다는 불안한 마음에 차마 행동에 옮길수가 없었다.



그냥 모든게 문제였다. 아버지가 곁에 없는 지금 나는 혼자서 아무것도 못했다. 길조차 찾질 못하고 있으니까.

그때 내 손을 잡은건. 그건 작았던 내손보다 조금 큰 어린아이의 손이였다. 





"길을 잃었어?"




어른처럼 턱시도를 입고 있는 한 남자아이가,




"여기로 가면 밖으로 나가는 길이야."





출구와는 정 반대방향으로 내 손을 잡고 나를 이끌었다. 나는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당황스러워서 질문도 하지 못한 채 그 아이에게 이끌려 건물안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뒤늦게서야 이 길이 내가 방금 걸어왔던길이고, 지금 나는 갔던길을 되돌아가고있다는걸 알았다. 그리고 그 끝에 이 아이가 가는길은 파티장이라는 것도.







"넌 누구야?"



"넌 도회장님 막내아들이지? 예전에 본 적 있어."



"넌 누구냐니까?"







나를 안다는 그 아이의 말에 깜짝놀라 나는 더 성을 내듯이 되물었다. 







"변백현. 난 변백현이야. 경수야."







변백현, 변백현. 그 이름을 곱씹다 아, 이 아이는 이번 파티 주최자인 변회장님네 막내아들이다. 동시에 아비의 '변회장님께 특별히 더 예의바르게 행동해라. 이번에 큰 거래가 있어' 하시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두 눈이 커져 앞서가는 아이의 뒷통수를 바라보았다. 

나는 백현의 손에 이끌려 파티장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었다. 경호원들은 백현의 얼굴을 아는지 그를 막지도, 그렇다고 특별히 말을 걸지도 않았다. 덩달아 나 역시 그가 꽉 잡은 손 덕분에 쉽게 파티장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의 첫번째 짧은 내 일탈은 변백현에 의해 끝이 났다. 일탈이라기 보다는 헤프닝인가? 뭐 어느쪽이든 시작도 끝도 허무하고 뜬금없고 허탈했지만. 단 하나 변백현과의 인연은 그렇질 않았다. 이 지겨운 인연을 지금까지 끊질 못하고 있었으니까.



변백현은 파티장에 들어온 후에도 나를 이리저리 손목을 붙잡고 돌아다녔다. 늘 각잡고 서있거나 인사를 하던 내가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파티장안을 돌아다닌건 처음이였기에 겁부터 났었다. 어디선가 나를 쏘아보는듯한 느낌이 들었고 그 시선 가운데에는 아버지의 눈초리가 있을것 같았다.





"고마운데 이 손 좀 놓아줘"






같은 또래의 나이였지만 나는 그에게 최대한 정중히 부탁했다. 그런데 녀석은 들은척도 안하고 나를 이리저리 끌고 돌아다니다 불쑥 걸음을 멈췄다. 그가 걸음을 멈춘곳은 조각케익이 가득 담긴 테이블 앞이였다.





"넌 어떤걸 좋아해?"



"..."



"자"






그제서야 내 손목을 놔주던 백현은 대신 내게 초코케익을 내밀었다. 나는 그에게 잔뜩 휘둘리는 기분이 들었다. 접시를 받지 말까 싶다가 왜 하필 변회장님 아들이여서 나를 쩔쩔매게하는지 접시를 건내 받았다.



백현은 접시를 들고 멍하니 서있는 나에게 '언제까지 그렇게 서있게?' 포크를 건내주고 자신은 딸기케익을 먹었다.







"백현아"






내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변회장님이 조금은 무서운인상에도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백현을 부르고 있었다. 나는 손에 쥔 포크로 한입 케익을 먹으려 하다 말고, 포크를 꾹 쥔채로 케익도 먹지 못하고 예의바르게 서있었다. 그에 비해 변백현은 웅얼웅얼 케익을 먹으며 '왜?' 대답하는데 순간 그의 입안 내용물이 다 보여 인상을 찌푸리다말고 변회장님의 눈치를 한번 보고 인상을 풀었다. 다행히도 아무도 못본것 같았다.






"인사해야지. 도회장님께"





"너가 백현이구나. 지난번에 보질 못하고 가서 아쉬웠는데. 듣던대로 잘생겼구나."







그리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버지가 변회장님 옆에서 살짝 웃으며 백현에게 인사했다. 아까보다 더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아버지의 목소리에 간담이 서렸고 긴장됐다. 애꿏은 케익을 노려봤다. 입술을 한번 깨물었다. 

변백현은 여전히 우물우물 케익을 먹는중이다. 아마 내가 저러면 집에서 엄청 혼날텐데 백현은 그렇지 않은지 모든 행동이 자유롭고 거침없었다. 그래서 조금은 얄미웠다. 나랑은 다른 변백현이






"안녕하세요. 도회장님. 저 경수랑 친구하기로 했어요!"







내가 언제? 옆에서 요지부동 서있던 내가 바보같이 '어!?' 하며 큰소리를 내자 백현이 어깨동무를 하며 내 아버지와 변회장님이 서계시는 쪽으로 마주 섰다. 나빼고 모두들 하하하 웃었다. 난 아버지의 웃음이 진실일까 거짓일까 생각하며 분위기를 따라 눈치껏 하하 두어번 웃었다.



차안에서 아버지는 잘했다, 백현과 친하게 지내라는 말을 해주시며 오랜만에 칭찬해주셨다. 늘 아버지의 성화로 싸늘했던 차안이 오늘은 어쩐지 조용하고 온화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는 파티장에서 변백현을 처음 만났다. 이게 내 모든 악운의 시작이였고.







*****
***




"도경수. 왠일 이야."





오랜만에 백화점에 와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는데 그 옆엔 얼마전부터 만나기 시작한 혜진이 있었다. 혜진은 '나 이거.' 하며 파란 구두를 선택한다. 그녀의 손가락 끝으로 선택된 구두를 직원이 빠르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가져간다.




"혜진이 생일"





변백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곁에도 붉은 와인색 머리가 잘어울리는 못보던 여자가 서있었다. 




"너는"


"기분전환"



나도 그가 그랬던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
부잣집도련님 백현x부잣집도련님 경수
+) 브금수정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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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제스타이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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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다!! 앞으로 꾸준히 올릴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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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짱좋아여.......다음글 시급합니다..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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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다! 얼른 다음편들고 올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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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부잣집 아들들인 백도!!완전 취향저격이네여..핳....다음편 기대하면서 잘읽고갑니닿ㅎ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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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다 ㅜㅜ다음편금방나올꺼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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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대박 신알신합니다
브금도 짱이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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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착한남자 ost - wait 에요!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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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문체가 진짜 좋으니시네요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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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다 다음편도금방나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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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 대박 취향저격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ㅜ 신알신하구가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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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신알신 감사해요ㅠㅜㅠㅠㅠ제글에도신알신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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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헣........부잣집....배켜니의검은수트사진이 상상력자극....ㅠㅠ신알신이여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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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신알신감사합니다!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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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ㅠㅠㅜ부자집도련님들백도라니..!!! 넘 좋아여ㅠㅠ신알신하고갈게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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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헐! 신알신이라니ㅠㅠ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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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흐흐흑 백도 가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다음편 기다릴게요! 화이팅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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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당:) 곧 이화올라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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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알신!!!분위기완전좋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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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꾸준히 연재할 수 있도록 귀찮음 많은 제 자신을 타박하면서 업뎃하겠습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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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홀...이걸 이제 보다니ㅠㅠㅠㅠ2편 보러가야겠어요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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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새벽에 못참고 새로 썰도 쓰긴 썼는데..... 아 요것도 독자님 취향에 맞았으면 좋겠어요 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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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뭐지뭐지 둘사이에 흐르는 이 분위기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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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요 분위기 아직 스포라 말해드릴 수는 없지만, 흰트를 주자면 애증?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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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와./. 미친듯이 읽었ㄴㅔ요.. 분위기가 진짜.. 막.. 제가 무슨말을 해야하고 무슨 댓글을 적어야 할지 모를정도로. 이 글을 왜 지금 발견한거죠?ㅠㅠㅠㅠㅠㅠ다음편 읽으러 갈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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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
감사합니다! 댓글을 적기 망설였다니 이런 꿀같은 칭찬을 ㅠㅠㅠ 저 자꾸 답글달면서 울게되잖아요 ㅠㅠㅠㅠㅠ 다음편에서 만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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