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나름 석진은 자신의 동생에 대해 다 안다고 자부하지만, 석진이 알리가 없는 사실이 하나 있음.
그것은, 이상형.
거창한 건 아니지만, 탄소는 그 누구에게도 이상형 같은 걸 말하지 않았고, 딱히 자신에게 이상형을 묻는 사람은 있었어도 대답은 하지 않았음. 콘서트가 끝나고 안무팀들끼리 따로 노는 와중에 나온 이상형 이야기에도 탄소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다물 정도. 석진이 모를 정도면 정말 그 누구에게도 말을 안한거라고 볼 수 있음. 굳이 숨기는 이유를 묻는 다면 할 이야기가 없지만 딱히 탄소는 원하는 남성상이나, 멋있다고 생각하는 연예인도 별로 없었음.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석진과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탄소에게 석진과 동갑인 남자아이가 탄소에게 고백을 함. 뭐 그 나이에 하는 고백이 다 똑같겠지만, 오빠가 아닌 다른 남자의 접촉은 탄소에게 큰 충격과 신선함을 가져다 줬었음. 그 때 탄소가 느낀 감정은 - 오빠보다 키가 작다, 오빠는 안경을 썼는데 이 사람은 안경을 쓰지 않았다, 오빠보다 못...생겼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음. 탄소가 고백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석진(13)은 아무 죄 없는 남자아이와 다투기까지함. 물론 탄소를 지키기 위해서.
"오빠말고 다른 남자들이 말 걸면 대답해 주지마. 알았어?"
역시 함부로 무언가에 빠지지 않는 석진^^! 그 후로 안그래도 철벽이었던 탄소는 남자가 말 걸면 무조건 피하거나 도망쳤음. 오빠의 영향도 있지만 원체 타고난 성격이 그런터라...(사실 석진이 구해주지 않아도 됨) 그러다 자연스럽게 연습생이 되고, 이젠 안무팀까지 들어오니 탄소가 바깥남자를 가까이 둘 틈이 없었음. 일이 일인지라 주변에 남자는 많지만 거의 하루종일 같이 지내는 터라 이젠 주변 사람들이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 탄소임. 굉장한 철벽녀. 그러나 신경 쓸 필요가 없는데도 여전히 탄소의 행동에 관심이 많은 석진은 남자가 득실한 회사에서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음.
"동생아. 남자는 다 똑같다. 내 말 알지?"
"오빠도 남자잖아."
"오빠는 오빠잖아!"
"오빠도 남잔데?"
"오빠는 남자가 아니지!"
"오빠가 남자가 아니면 뭔데? 여자? 오빠 여자야? 언니? 석진언니?"
"동생아......?"
사실 석진의 말이 아니더라도 평소 남자에겐 1도 관심이 없는 탄소인데, 유독 석진이 난리를 치니 탄소는 이 참에 골려줄까 싶어 은근히 남자이야기를 시작함. 물론 한번도 제대로 골려준 적이 없어 석진이 어떤 반응일지는 상상도 못함ㅋ
"오빠는 이상형 뭐였더라? 통통한 여자에 단발여자? 나는 음, 귀엽고 다정한 남자인데"
"귀엽다라....다정하다라...."
"키는 너무 큰 건 안좋아. 오빠보다 더 작으면 좋고. 쌍커풀은 없으면 좋겠어."
"동..ㅅ...생아?"
잔뜩 석진을 골려줄 심산에 평소엔 보이지 않는 하이텐션으로 구구절절 말하는 탄소에겐 당황+속상한 얼굴이 잔뜩 담긴 석진의 얼굴이 보임. 이정도면 됐다 싶었지만, 이참에 자신에 대한 걱정을 하지 말라고 더욱더 주장하기 위해 조금만 더 할까 싶기도 함. 그리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이라 재밌기도 하고.
"웃는게 이쁜 남자도 좋네. 오빠는 웃으면 깨잖아."
"......?"
"연상? 동갑? 연하? 오빤 뭐가 제일 나을 거 같아?"
"뭐가 제일 나을 거 같아?"
결국 탄소가 생각하건 고ㅡ대로 석진은 반응했고, 너 정말 그런 남자가 이상형이냐며, 오빠 같은 남자가 왜 이상형이 아니냐며 되도 않는 연설을 시작함. 아무리 그래도 동생이 저렇게 눈이 낮을지 몰랐다. 아무리 네가 키가 작아도 남자까지는 작을 필요 없지 않냐. 물론 키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직 누굴 만나보지도 않았으면서 벌써 그렇게 이상형을 정해놓냐 등등. 연설이 끝이 없음.
"야, 귀엽고, 다정하고, 키가 조금 작고, 웃는게 이쁘고, 쌍커풀이 없는 남자가 누가 있....."
"왜 없어. 없을리가 없지"
"에이 설마, 에이, 내가 생각하는 사람은 아닐거야."
"누구 있어?"
"아닐거라 생각한다."
뭔가 급 심각해진 느낌이지만, 아직까지 신난 탄소는 누구냐며, 왜 말을 안하냐며 어딘가로 자꾸만 이동하는 석진을 쫄쫄 따라감. 석진은 속이 타는지 계속해서 물을 벌컥 벌컥 마시고 있음.
"동생은 절대로 못주지. 암. 내 동생인데."
"누군데 그래? 그리고 왜 오빠가 날 준다 안준다 그러는건데."
"너 누구 생각하고 한 말이야? 이상형?"
"...네...?"
탄소는 머릿속에 생각나는 말을 내뱉은 것 뿐, 딱히 누군가 떠올라서 말을 하지 않음. 뭔가 석진과 비슷하게 하면 안될 것 같아서 반대로 말한 경우도 있지만, 정말 누구를 생각하며 했다거나 그런건 1도 없는데....? 왜 점점 석진이 심각해지는거죠....?
"너 지민이랑 친하기만 하지?"
".....(????????????????????)"
왜 갑자기 지민이 이야기를 꺼내시는 거져.....? 아까 석진의 심정이 이랬을까. 어쩌면 아까의 석진보다 더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탄소를 보고 석진은 눈을 흘김. 왜 저렇게 당황하지? 정말 뭐라도 있는건가?
"너 왜 이렇게 당황하냐?"
"아니 갑자기 지민이가 왜 나오는거야? 이 상황에?"
"네 이상형."
"....?"
"네 이상형 생각해봐."
오빠는 이상형 뭐였더라? 통통한 여자에 단발여자? 나는 음, 귀엽고 다정한 남자인데 키는 너무 큰 건 안좋아.
오빠보다 더 작으면 좋고. 쌍커풀은 없으면 좋겠어. 웃는게 이쁜 남자도 좋네. 오빠는 웃으면 깨잖아.
귀엽고
웃는게 이쁘고
다정하고
오빠보다 작고
"뭐라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민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여전히 석진은 표정이 풀리지 않고^^^^^^^^^^^^!!!!!!!! 탄소가 저렇게 웃어젖히는데도 여전히 의심 가득함. 누가봐도 지민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진짜 지민이 아니냐며 연달아 물어봄.
"왜 갑자기 지민인데?"
"네 이상형이 딱 지민이잖아. 네가 생각하는 지민이는 뭔데?"
"춤 잘추고, 귀엽고, 웃는게 이쁘고, 다정...하지만! 화날 때는 무섭고! 귀엽지만 성격은 상남자이고! 키가 작지만 깔창으로 충분히 승부가 있는걸!"
탄소도 천천히 생각해보니, 석진의 말에 일리는 있음. 남이 보면 정말로 지민이를 두고 이상형을 말한 것 같음. 정말 내가 무의식적으로 지민이 같은 남자를 좋아했었나, 싶기도 하고.
"동생아. 다 좋지만 지민이는 안돼. 지민이는 참한 여자 만나야 하거든. 요리도 잘해야하고,"
"아니라니까?"
"남자는 다 똑같다? 알지?"
"네 석진 언니."
"오빠는 남자가 아니잖아"
"그러니까요. 석진 언니"
(석진언니)
=
석진이 편인데 지민이 편인거 같은 느낌은 나만....?
조금 진지한 모드로 가볼까, 하다가 그냥 이렇게 되었네요. 물론 세상에 석진같은 오빠 없어여.... 우리 오빠...(절레절레)
그리고 아, 저 물빠않 석진이 사진 찾고 저장하는데 너무 웃겨서 키보드를 한동안 못쳤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제가 써놓고도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민이 같은 남자라면 수명이 줄어들어도 좋아여...(털썩)
여전한
원동력분들! 너무 고마워요. 알죠 제 마음?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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