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를 만나고 몇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누나를 향한 내마음이 변하지 않음에 가끔 놀라기도 한다.
저렇게 심하게 털털해도 이쁘고 귀여울 수 있는지..
내 자신이 결핍이 있다고 느꼈을 땐 누나와의 두번째 만남이였다.
다른 그 누구에게도 그러지 않았던 내가 나도 모르게 잠깐 화장실 가는 누나를 잡았었다.
내 행동에 내 자신도 놀랐었지.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는 바로 알지 못했다.
누나와 있으면 안심되고 멀어지면 불안하고
그 증상이 자주 드러날수록 나는 알았다.
누나가 없으면 나는 안돼는구나.
그걸 알았음에 나는 누나를 더 곁에 두고 아꼈었지.
이쁜 얼굴 탓인지..
남자들이 꽤나 붙었다. 불안해서 원.
내가 먼저 들이대서 사귀고 나서도 남자들이 가끔 꼬이기도 했지만
누나도 나를 사랑했으니 우리는 이렇게 오래 만날수 있었다.
누나를 만나면서 내가 초라해지는 일이 너무 많았었다.
그럼에도 누나를 너무 사랑하기에, 누나가 없다면 내가 더..많이..힘들꺼라는걸 알기에
곁에 꼭 붙어 있었다.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아도 그걸 저버리고 누나를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곁에 머물렀는데
그렇게 버텨왔는데
누나는 더욱 더 큰 사람이였고 지금 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여자였다.
자존심이고 뭐고 모든걸 떠나 누나가 그런 사람이였다는 걸 알았을땐
오히려 미안했다.
내가 이런 결핍만 없었으면 나는 금방 누나를 놓아 줄 수 있었을텐데.
'내가 누나 발목을 잡은거야'
누나 곁을 떠나야할까 떠나지 말아야할까 나 자신과 싸우는데
미치겠다...보고싶고 힘없고...몸이 떨리는게 내 자신이 정말 싫었다.
누나가 없으면 이렇게 나약한 남자라는게.
"변백현!"
누나다.
순간 눈물이 날 뻔한걸 급하게 참았다.
시끄럽게도 나를 부른다.
나 돈이 많다, 막 나갈꺼다 어쩐다...
저래도 사랑스러운데 저 사랑스러운 여자가 나같은 놈이랑 어울리기나 한건지
시끄럽게 떠드는 와중에도 나는 저런 생각을 했다.
얼른 저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세수를 하고 멀쩡한척 차가운척 누나를 집에 들였다.
씩씩 대며 나를 째려보는데도 이쁘다 진짜.
안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데..
왜 아프지 않냐는 왜 멀쩡하냐는 누나의 말에
안 괜찮은데, 안 멀쩡한데 생각하면서도
입 밖으로는 못된 말이 나갔다.
"몸도 현실을 아나보지"
한 순간이였다.
그 자그마한 손이 내 뺨 위로 날라온건.
뺨이 아픈 것 보다는 왜 마음이 더 아픈건지 울고 싶었다.
제발 생각 할 시간을 주라는데 왜 그리 급한건지
말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헤어지는거란다.
난 말을 하지 못했다.
막장은 정말 싫은데 결국 막장이라는 말만 남기고는 집 밖을 나가버렸다.
쇼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디서부터 잘못 된건지...
정말 이렇게 끝인건지..
계속 되는 두통에 약을 먹고 한숨 자고 있던 때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어, 난데"
"민석이 형..?"
"형이 무슨 일로 전화 하셨어요?"
"내가 안하면 너는 나한테 먼저 하지도 않잖아.."
"아..이유가 없으신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고"
"내가 백희를 들고 있어서 말이야"
"원래는 내가 저 물건을 데리고 가는게 맞는데.."
"이 쪽...좀 덜 골치 아픈 물건이 안떨어지네.."
"아...누나하고는 지금 좀"
"알아, 눈치 챘어"
"그래서 너가 책임지라고"
"못생긴 얼굴도 아니고 이대로 놔두면 아마 사냥감이 될껄"
"거기가 어디예요?"
형의 연락을 받고 초조한 마음에 미친듯이 달려갔다.
왜 이렇게 나를 신경쓰게 만드는건지
정말 누나 아니면 나는 안돼는건지
잊을만 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누나!"
"어이구야, 부킹은 안한다니까???"
"근데 자알생겼네?"
"어?..우리 배켠이랑 닮았따..."
"우리 배켠이가 결핍이 좀 심해서 그러치...눈도 이쁘게 처지구...눈웃음도 하얀 계란꽃 같은게.."
"얼마나 순수하게 생겼는데..."
"누가 뭐래도 우리 배켜니가 제일 이뿨!"
"나 부킹 안해요!!!"
"나도 부킹 하는거 싫어"
"무얍..왜줘랩...내가 먼저 거절한거다..!"
"우리 배켠이도 나 안차는데 니가 뭔데 차냐..?"
"아...나 차였지...허허"
자기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나가놓곤
차였다고 말한다..참..
"정신차려"
"나 변백현이야"
"뉘가 뭔데 배켜니 이름을 함부로 뱉어!! 이쒸 몽쉥긴게!!!"
"정신 차리라니까?"
"나 그냥 가?"
"...아니...가지마..."
"난 이제 진짜 혼자 시러...."
"밍석이도 이제 오래 같이 못있고...나한텐 이제 배켜니 뿐잉데.."
"이제 어쩌죠?.."
"으어러ㅓ어어!!!엉ㅇㅇ어ㅓ어러!!!!!"
"...."
그냥..
그냥...안았다...꼭..안아줬다..
어디 하나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돼는 곳 없는 여잔데...
잊었었다.
누나도 나만큼 힘든 적이 있었다는 걸
죽고 싶을 정도로 외로운 적이 있었다는걸
나는 누나의 살짝이나마 잊고 살았던 아픔을 들춰냈던것이다.
누나의 눈물이 나를 한번 더 정신차리게 해주는 거 같다.
"누나"
"ㅇㅇㅇ"
"배켜니.."
"응, 나야"
"왜 울어, 이쁜 화장 다 번졌네"
"이런데 올려고 그렇게 화장한거야?"
"나 좀 화날려고 그러네?"
"오빠라고 불러도 되?"
"무슨 소리 하는거야..ㅋㅋㅋ"
"그냥 엄청 연상 오빠같았어 방금.."
"우니까 술 좀 깨?"
"..그러긴 한데...계속 여기 있을래"
내 품속에서 부비적 거리는게 왜 이렇게 이쁜건지
마치 고양이 같았다.
이게 무슨 누나라고
내 품속에 안긴채 아웅거리며 무슨 말을 한다.
"뭐라고?"
"우리..행복할 수 있어.."
"내가 그렇게 해줄께.."
"반대 하시더라도..아마 나때문에 반대는 안하실꺼야.."
"그리고 너라면...분명 예뻐 하실꺼야"
"그냥 너가 떠날까봐.."
"너 없는 나를 상상하기 싫었어..막막했어...너가 없으면 나도 없어"
"백현아..진짜야.."
"알아,나도"
"내가 잘못했어"
"누나가 더 행복할 수 있는걸 막고 있다고 생각했어.."
"자신감이 없어진거지.."
"왜 남자가 해야하는 멘트 너가 다하는데"
"....급하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더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거지"
"나보다 누나가 더 사랑한다고 어떻게 확신해?"
"이렇게?"
내가 메고 있는 머플러를 잡아 당겨 짧게 입을 맞춰버린다.
그 모습이 너무 이쁜 나머지
"그럼 이렇게 하면 내가 더 사랑하는거네?"
너의 입술부터 시작하여 턱, 목, 쇠골을 따라 허리를 감싸쥐고 입술을 맞춰나갔다.
"야! 간지러워!ㅋㅋㅋ"
'똑똑'
노크 소리를 듣지 못한 우리는
"비싼 양주 시키셨는데 서ㅂ..."
"...나가야겠죠...?"
"당연한걸 왜 묻는거죠, 묻어드릴까요"
"왜그래..아뇨, 저희 나갈껍니다."
"아왜..."
"이여자가 왜이래..ㅋㅋㅋㅋ얼른 일어나"
내가 아니라 그녀의 말입니다..여러분...오해하지 말아주세요...
/백현이 시점이였어요!! 나도 글 잘 쓰고 싶다ㅜㅜㅜㅜ 필력 너무 없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아 나년이 무슨 글을 쓴다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다음편은 민석이 시점인데 좀 길어질 수 있고? 아닐수고 있구여호ㅗㅎㅎ호ㅗㅗㅗㅗ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