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연애 썰 푼다_01
(부제: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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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살, 삼삼예고 학생이다. 전공은 싱어송라이팅.
왜 이 전공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공부가 하기 싫었다.
초, 중,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나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재능있는 아이였다.
공부도 꽤 잘했고,,, 성격도 좋은 애였다.
적당히 유복하고, 적당히 화목한 집안. 젊고 건강한 부모님과 두살 차이의 오빠까지.
음,,, 순정 만화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꽤 순탄하고 평탄한 18년을 살았지.
그래도 나 나름의 부담감이라던지,,, 그런건 꽤 있었던 것 같다.
아빠는 대학 교수, 엄마는 의사, 그리고 오빠는 엄마 따라 의대에 합격했고 나도 꽤 머리가 좋긴 했지만, 성적에 목숨거는 타입은 아니었으니까.
좋게 말하자면 노는걸 좋아한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좀 게을렀다.
성적? 거 뭐 대충 수업시간에 안졸고 적당히 공부하면 2~3등급은 유지 됐으니까.
게다가 모의고사 성적은 잘하면 1~2등급도 나왔으니까.
난 내 성적에 만족했고 내 성격과 환경에 만족했다.
단지 부모님 등살에 못이겨 학원도 다니고 압박감도 좀 받았지만,,
워낙 긍정적이고 무던한 내 성격 탓에 결국 부모님도 말기엔 내 성적에 큰 기대는 안하시더라.
이것저것 꽤 적당히 잘했던 나니까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걸 고르기만 하면 됐다.
그게 음악이었나보다. 그래서 음악을 시작했다.
사실 크게 좋아했던 것도 아니다.
금세금세 사랑에 잘 빠지던 내가 처음 좋아했던 영어 학원의 그 오빠가 기타를 좀 잘 쳤을 뿐
어릴 때의 좋은 추억이 원래 커서도 그 삶의 일부가 되는 법.
어쨌든, 그래서 일반고에 다니던 나는 갑작스레 고3때 예고로 편입했다.
예고는 일반계 학교와는 꽤 많이 달랐다.
두개의 무용반, 두개의 실용음악반, 한개의 클래식반 그리고 두개의 미술반으로 총 일곱개 반이 있는 우리 학교는 남녀합반이다.
솔직히,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여중여고에 진학했던 것이 내 천추의 한이었으니까.
그 덕에 평생 남자 손 한번 못잡아봤다.
남자랑 말 해본 거라곤 음,,, 독서실 옆자리 남자애한테 펜 그만 딸깍거리라고 이야기한 거 정도...?
게다가 예고는 서울에 있는 터라, 지방 광역시에 살던 나는 너무나도 당연히 기숙사에 들어가게 됐다.
아직도 기억나네,, 처음 기숙사에 들어간 날 밤.
개학하기 전 날 빨간날 밤이었지. 나 빼고 다른 친구들은 다 친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3학년 때 갑자기 편입하는 친구가 어딨겠니.
놀랍게도 나 말고 하나 더 있었나보다. 2인 1실인 방 배정을 위해 모두가 짐을 챙겨 복도에 나와있었다.
시끌벅적한 기숙사 복도, 그 사이에서 나처럼 뻘쭘하게 서 있는 한 친구가 있더라고.
소심하지만 생존력은 강했던 내가, 먼저 그 친구에게 다가갔다.
"저기,,, 안녕? 난여주라고 해 일반계 학교 다니다가 올해 처음 왔거든,,,"
얼굴에 써진 뻘쭘함은 역시 나와 같은 상황의 뻘쭘함이었나보다.
"어, 나도 이름 여주인데, 김여주. 난 공고 다니다가 왔어! 어디서 살다 왔어?"
나름 안쓴다고 안쓴 사투리였지만,,, 서울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귀신같이 억양을 알아듣는지 몰라도
내 짙은 경상도 억양은 숨길 수 없었나보다. 하여튼, 나랑 동명이인인 그 친구와 통성명을 나눴다.
그래도 꽤 안심이 되더라고. 아쉽게도 여주는 무용과였다만, 내일 같이 급식먹고 등교하자는 약속까지 했으니 꽤 친해졌다고 믿고 싶다.
공교롭게도 뽑기로 뽑은 방도 여주와 같은 방이더라. 뽑기 결과가 나오자마자 서로 미묘한 눈짓을 주고 받았던게 기억난다.
같은 방이 되고, 짐도 어느 정도 정리하고나니 전체 소등이 됐다.
여주와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도란도란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이 학교 실음과에 그렇게 잘생긴 애들이 많다더라"
"난,,, 그냥 서울 애들 다 예쁘고 잘생긴 것 같던데 ㅎㅎ 무용과 남자애들도 엄청 잘생기지 않았어?"
"뭐... 아직 못보긴 했어...ㅋㅋ 근데 너희 반에 얼굴이랑 실력으로 유명한 무리 있을걸?"
"유명한 무리?"
"응, 이재욱, 박민수, 유은비라고, 남자 둘에 여자 하나 같이 다니는데 1학년 때 부터 유명했어. 난 다른 학교인데도 알고 있을 정도니까... 넌 지방에서 와서 첨 들을 수도 있겠다."
여주 말에 따르면 베이스 전공인 이재욱, 드럼 전공인 박민수, 보컬 전공인 유은비, 이렇게 세 명인데, 같은 음악학원에서 만나서 본인들끼리만 합주에, 수행평가도 꼭 자기들끼리 조를 짜서 해서
애들 사이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좀 나왔다고. 그도 그럴 것이, 셋이 전부 실력자인데다가, 자기들끼리만 팀을 먹고 이것저것 활동을 하니 언제나 성적은 상위권을 독식했단다.
하지만, 맘 맞는 친구들과 밴드를 이루는게 중요한 실음과이기도 하다보니, 딱히 제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그러더라
"심지어 셋 다 이 학교 얼굴 간판이랜다"
"다 가졌네...궁금하긴 하다"
여기까지가 기억나는 대화다.
그리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체조를 하고,,, 급식을 먹고, 복도에서 여주와 작별 인사를 하곤 반으로 들어가는데, 그 문턱 넘기가 너무 긴장되더라.
눈은 최대한 깔고, 맨 뒷자리에 혼자 앉았다. 일찍 온 아이들은 한두친구 빼곤 모두 기숙사에서 봤던 얼굴들이라 꽤 눈에 익긴 했지만, 그래도 다들 새 학기가 좀 어색하긴 했던 것 같다.
난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가방을 뒤적거리기도 하면서 점점 시끌벅적해져가는 교실 속에서 최대한 교실 안 상황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다들 자기들끼리 아는가보네...'
그러다 어느 순간, 교실에 조용해졌고,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애를 처음 봤다.
교실 앞문을 통해 그 무리가 들어오더라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정말 말 그대로, 반짝거리는 눈을 하곤 앞장서서 들어오는 조그맣고 예쁜 여자아이 하나, 그 뒤에 드럼스틱을 휘두르며 신나게 떠들면서 들어오는 남자애,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이스 가방을 등에 딱 걸치고 이어폰을 꼽은 채로 핸드폰을 응시하면서 걸어들어오는 남자애까지.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어제 들었던 그 애들인걸 단박에 알았다.
얼굴들을 보아하니 유명할만도 하네. 정말,,, 혼성 아이돌 그룹인줄 알았다.
성격도 좋은 것 같더라. 이 친구 저 친구 인사하는데, 난 정말이지, 사랑에 빠진 남자주인공마냥 그 셋을 넋나간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점점 나에게 다가오는게 아닌가
그랬다. 마지막으로 교실에 들어온 탓에 남은 자리는 내 옆자리 하나와 내 앞 두 자리 뿐이였다.
"안녕! 우리 여기 앉아도 돼?"
"어? 응! 어어 당연하지!"
유은비라는 애, 얼굴만큼이나 목소리도 너무 예쁘더라, 게다가 애교가 뚝뚝 흘러나오는 사랑스러운 말투와 눈빛까지, 정말 반하는줄 알았다
그렇게 유은비와 드럼스틱을 든 남자애 (아마 박민수)는 내 앞자리에 앉았고, 그 애들을 뒤따라 오다가
멈칫, 이어폰을 빼고는 나를 한번, 내 옆자리를 한번 번갈아보던 남자애(아마 이재욱)는 한번 눈썹은 찡그렸다가 베이스를 책상 옆에 세워두곤 내 옆자리에 앉았다.
'뭐야 재수없어,,, 음 근데 진짜 잘생겼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전학온거야? 이름이 뭐야?"
너무나도 맑고 순수한 얼굴로 물어오는 유은비, 그리고 반쯤은 장난기, 반쯤은 관심으로 가득찬 눈빛으로 날 보는 박민수, 여전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이재욱,,, 그 분위기에 압도된 난 자연스럽게 묻는 말에 술술 답했던 것 같다.
"어어, 김여주라고 해. 일반계 다니다가 편입했어"
"사투리 쓰는거 보니까 경상도 사람인갑네, 난 대구!"
하며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박민수였다.
얼떨결에 통성명에 악수까지 마친 나는 그렇게 한두시간을 얼빠진 채로 물음에 대답했던 것 같다
"전공은?"
"싱어송라이팅이야"
"오, 우리 맞팔하자!"
"앗, 어 응, 그래,,!"
"기숙사 살아? 아침에 급식 먹었겠네! 우리 밥 맛있는데!"
와중에도 이재욱은 내 옆자리에서 핸드폰만 하고 있더라. 귀엔 이어폰은 꼽은 채로,,
"나 화장실 다녀온다"
별안간 그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는 이재욱에, 난 꽤 당황했는데, 다른 애들은 그게 익숙했나보다.
"원래 저런다, 완전 시크빠끄 ㅋㅋ. 니 근데 피드 보니까 피아노랑 기타 좀 치는가본데, 우리랑 이따 합주 안칼래? 점심 먹고 잼 할건데"
*잼: <리허설 없이 그룹 연주를 한다>는 뜻에서, 클럽 등이 문을 닫은 후, 마음에 맞는 뮤지션들이 자기들끼리 어울려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즉흥적으로 합주나 경연을 하는 것, 또는 그 모임이나 연주를 말하게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즉흥연주
"어,,? 나 즉흥은 잘,,, 못하는데,,,"
"개안타! 니 재즈 안카나?"
"어,,, 쪼끔,,,? 듣는건 좋아해"
"캄 할 수 있지! 카믄 이따 보자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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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와 점심시간에 만나 점심을 먹으면서도, 머릿 속엔 온통 '잼 어떡하지, 즉흥연주 어쩌지, 안해봤는데, 못하면 어쩌냐'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여주도 꽤 치열한 하루를 보냈는지, 우린 얼빠진 얼굴로 서로 마주보면서 급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씹었던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여주와 헤어진 다음, 교실로 돌아와 양치를 하다가 생각해보니, 어디서 합주를 하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더라고,
"아, 아까 맞팔했지"
입에 칫솔을 물곤, 박민수의 피드에 들어갔다. 연주 영상, 연주 영상, 셀카, 유은비 이재욱이랑 찍은 사진, 연주 영상, 이재욱 사진, 유은비 사진, 본인 사진,,,
스무개 남짓한 게시물이 전부 반복이었다.
"셋이 되게 친한가보네"
아, 장소 물어봐야지
- 혹시 합주 어디로 가면 돼?
- 2층 1번 합주실!
보낸지 일분만에 돌아온 답장에 어깨를 으쓱하곤 입에 물었던 거품을 뱉었다. 시간을 한번 확인하곤, 맘이 급해져 얼른 교실로 돌아가 사물함 위에 고이 올려뒀던 통기타를 어깨에 매고, 2층 합주실 앞으로 뛰어 내려갔다.
신명나는 스윙드럼 소리, 거기에 워킹 베이스, 스캣(*재즈 창법으로, 기존의 가사 대신 의미가 없는 음절이나 의성어를 가지고 새로운 선율을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방식)까지, 내가 여기 끼는게 맞는지,,, 순간 고민했지만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작게 들리던 소리가 방음 문을 열고 보니 생각보다 너무 커서, 놀란 마음에 재빠르게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다들(이재욱 빼고) 내가 들어온 모습을 보며 웃더니,
"두마디 다음 너야!! 빨리 피아노로 가!"
하며 소리치는 박민수에, 기타 가방도 벗지 못하고 급하게 피아노로 가 앉았다.
바로 시작되는 피아노 즉흥 파트에, 키(key, 음정)도 채 파악하지 못하고 스캣하던 음을 따라 치다가, 어느 정도 패턴이 파악되기 시작하자, 꽤 멋지게 음악 속에 녹아들었다.
정신없이 피아노 파트를 보내고, 다음은 베이스의 솔로 파트였다.
간단하게 두가지 코드를 돌려가며 피아노를 깔아주자,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베이스 솔로를 시작하는 이재욱이다.
여태 직접 들어본 워킹(*베이스 주법 중 하나로, 재즈에서 주로 쓰인다.) 중에 제일 깔끔한 연주였다.
'와, 얘네,,, 괜히 유명한 애들이 아니네'
내가 피아노를 친 건지, 감탄만 한건지, 잘 기억은 안난다만, 그렇게 넷이서 파트를 주고 받으며 했던 내 첫 잼은 깨나 성공적이였던 것 같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멈추지 않던 연주는, 수업 종이 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여주 너 처음 해본거 맞아? 엄청 잘하는데? 앞으로 우리 합주할 때 너도 같이 하자! 어때? 너네도 괜찮지?"
"댐이지!(당연하지의 대구 방언) 난 드럼만 치니까 다른건 잘 몰르지만,, 니 쩌는건 알겠드라"
"재욱이 너는?"
"뭐, 나쁘지 않네"
되게 무뚝뚝한줄 알았던 이재욱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니, 스스로 꽤 뿌듯하더라
어쨌든, 이게 얠 만난 첫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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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엉 안녕하세욥!!!! 어하루 두번째 정주행 하다가 어라 이재욱님 내 남자친구랑 비슷한데,,,? 싶어서 제 실제 첫 연애 썰+리를빗의 픽션을 가미해서 글을 좀 써보려구 하는데,,, 재미 있을지 모르게써요 재밌다하시면 이어서 써보려구...
픽션은 말이죠,,, 지인이 이걸 읽고 얼레 이거,,,? 하지 않을 정도로만 첨가 했슴미다. 헤헤 한 35%,,,?
어쨰뜬,,,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슴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