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모임에는 덕후전설이 있어 19
-나무늘보? 여우?-
원우가 순영이에게 쳐 맞은 엉덩이 아래를 매만지며 골똘히 생각했다.
왜 내가 그새끼한테 쳐 맞았지..?
이유도 모르고 쳐 맞고, 사온 약은 뺏기고, 집에서도 쫒겨난 원우는 의아해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핸드폰에게 간 원우는 부재중 3개에 의아하며 목록을 보았다.
의아보스;;
누나♥ 12:11
최승철형 12:12
누나♥ 12:13
???? 1분 단위로 왜 이래..?
우선 재지도 않고 세봉이에게 먼저 전화를 건 원우는 아직도 아린 맞은 곳을 문질렀다.
권순영 개새.. 존나 세게 때렸어..
...그거 순영이가 봐준거다 원우야.. 원래 니 울대였어..ㅎ
"여보세요?? 집이니?"
"응. 왜 전화했었어?"
"어? 아냐.."
"싱겁네. 뭔일있어?"
"아.. 아니, 화났나해서."
"화? 안났는데.. 날 일도 없었는데. 내가 누나한테 화가 왜 나."
"그래..?"
"뭐야 목소리 개미만해."
"크, 크게 말할까..?!"
"목 상해."
어쩌라는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세봉 겁나 울상인 거 아는지 모르는 지 계속 맞은 곳을 문지르며 말하는 원우다.
곧 원우는 세봉이 기다리고 있을 소식을 전했다.
"아, 권순영 죽 맛있게 먹었어."
"다행이다..! 원우 솜씨가 좋나보네."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먹던 걸."
아, 원우는 감동이 눈물이 모공에서 나오는 구나..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한 원우는 작게 들리는 세봉이의 웃음소리에 지도 웃음을 짓더라.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말하는 거 들으면 걍 무관심인데..
"아, 그.. 그럼 끊을게.. 쉬어.."
"왜 이렇게 눈치를 보는 거지?"
"어? 아냐, 무슨 눈치를 봐. 끊는다!"
급하게 끊어지는 전화를 무심하게 내려다보던 무기력왕 원우는 침대에 엎드리 듯 누웠다.
그리곤 어쩐지 눈치를 보는 것 같던 세봉이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리며 웃었다. 귀엽긴.
그때 왠지 두렵게 들리는 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그 위에 떠 있는 번호는 [최승철형]이었다.
아까 부터 느낀거지만 겁나 정없네..
"여보세요?"
"우리 원우가 뭐라고 애가 그렇게 눈치를 볼까, 이 개자식아?^^"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살기에 원우가 바른자세로 앉았다.
지금 엉덩이 아래가 아픈게 문제가 아닌 듯..
"갑자기, 뭔 소린데..?"
"왜 고맙냐고 묻더니 걍 끊었다며. 니가 그러고도 사람새끼야?"
"...아,"
"아? 아아???? 아아아아ㅏ아ㅏ앙?!!!!!"
최승철 존나 무섭..
잠시 귀에서 폰을 떼어냈던 원우가 곧 승철이에게 물었다.
"그거 형한테 바로 말한 건가?"
"...오, 우리 세봉이는 역시 내가 가장 좋나봐.ㅎ"
이중인격 확실합니다;
곧 원우는 시어머니 빙의한 승철이의 잔소리를 10분간 들었다고..
<그 시각 김세봉>
멍하니 폰을 내려다보던 세봉이 짐짓 심각하게 고민했다.
내가 이래서 인맥을 안 만드는 건데..
곧 어깨를 으쓱하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이네..
중얼거린 세봉이의 폰엔 [최반장]이 떠 있었다.
그간 원우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터라 찌뿌둥한 몸에 기지개를 켜더니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무기력 여왕답게 겁나 아무생각 없이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자신의 폰이 울렸기 때문이었다.
세봉아, 너 생각없이 누워있던지 벌써 10분이나 흘렀어..
이와중에 아씨, 머리 맡에 둘 걸, 괜히 책상위에 올려놔선.. 이라며 귀찮아하는 세봉이었다.
핸드폰을 확인한 세봉은 그 위에 뜬 [최반장]에 지체없이 받았다.
"여보세요?"
"네, 여보예요."
"아, 뭐야아.."
"ㅋㅋㅋㅋㅋㅋㅋㅋ왜 전화했었나요?"
"원우랑 통화 했습니당."
"괜찮다죠? 내가 걱정말라고 했지요오."
"그러게용."
아씨 말투 개씹덕을 외치며
오징어에 빙의되고 있는 승철이를 알리가 없는 세봉이는 그 말투 그대로 이어 말했다.
"반장님, 원우 원래 무섭습니까..?"
"무서운 게 아니라 너처럼 무기력한 거예요."
"나 안무기력 한데.."
김무룩.. 미친... 졸귀.. 씹귀..
"...그래요, 김세봉 안 무기력해요. 아무튼 무서울 거 없어. 그냥 나무늘보야."
"그래..?"
"애 표정 자체가 정색하면 사나운데 말투도 고운 편은 아니어서 그래.
익숙해지면 알거야. 그의 하찮음을."
"ㅋㅋㅋㅋㅋㅋㅋ하찮아?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승철이 다정보스 쩌네요..
사스가 승행설(승철이 행동은 다 설렘)
"네, 엄청 하찮아요. 아 우리 만날래?"
"지금?"
"응응. 애들 다 부를게."
"그랭. 어디서?"
"뭐 좋아해?"
"치킨은 나 어제 먹었는데.. 피자 먹을래?"
"그래! 피자 먹자. 애들한테 카톡할테니까 천천히 준비해."
"넹, 반장님."
전화를 끊은 세봉은 생각했다.
성격이 진짜 변하고 있나, 원래 사람 만나는 거 귀찮았는데..
그래.. 무기력에 무관심에 자기 거 밖에 모르던 너, 많이 변하긴 했어..
그렇게 만들어 준 우리 세븐틴들에게 칭찬의 박수를!!
역시나 김세봉 보다 먼저 가 있어야 한다며 빠르게 모인 세븐틴들.
순영이가 원우를 노려봤고 일이 있던 원우는 그저 저보다 큰 민규 뒤에 숨었다.
"이 형이 징그럽게 왜이래;"
"저 눈빛 좀 봐. 무릎 갈릴 듯."
"진짜 갈아. 꿇어 씹새야."
"...아가리 좀 여물고 싸우지 좀 마. 세봉이 언제 올지도 모르면서 욕은;"
역시 우리 준휘b
곱게는 안 말하지.
어? 저기온다.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에 일동 한 곳을 바라보았다.
흡사 먹잇감을 노리는 양아치들의 눈빛이었다.
왜냐면 저기서 오고 있는 세봉이의 옆에 웬 남자도 같이 오고 있었거든.
"시발, 저건 또 어떤 새끼야."
"...제발 순영이가 사고를 그만 쳤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지수의 간절한 기도에 모두가 두손모아 기도했다.
진짜 지금 권순영 눈 보면 리얼 무릎 갈려..
듀글지도 몰라.. 이번엔 진짜 울대일지도 모른다고..8ㅅ8
어느덧 세봉이 가까이 왔고, 그 남자 또한 가까이 왔다.
세봉이가 오늘 굉장히 딱 맞는 코트를 입고 와서 세련된 게 예쁜데,
그 옆에서 어쩐지 비슷해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저 남자는 상당히 재수없다.
고로 세븐틴들 지금 몇몇이 표정관리가 안되고 있었다.
"누구야?^^;"
그 중 한사람인 정한이가 물었고, 그에 세봉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옆집 오빠."
"내가 그냥 옆집 오빠야?ㅎㅎ"
"응. 오는 길에 만났어. 마침 가는 길이 같더라고."
"아아, 그렇구나^^;"
모두가 같은 반응이었다.
욱하려던 순영을 막은 것은 지훈이었다.
지훈아..? 너가 막았어..? 우리 성격파탄자 이지훈이 막았다고..?
"그럼 나 가볼게, 세봉아."
간단히 세븐틴들에게 목례를 하더니 가버리는 남자의 뒷모습은 쿨해보였다.
그딴 거 상관없어. 저새끼 내가 얼굴 외웠다 ㅅㅂ..
세븐틴들아.. 사고만 치지 말아다오..
피자 먹으러 들어온 그들의 분위기가 어쩐지 다운되어 있었다.
어쩐지는 무슨, 순전히 그 옆집남자 때문이지.
"뭐 먹을래??"
세봉이의 물음에도 넋을 놓은 채 그 남자 찾을 궁리만 하던 세븐틴 중
먼저 정신을 차린 석민이가 말했다.
"누나 먹고 싶은 거 먹어요."
"어떻게 그래.. 여기 다들, 많은데.."
"우린 가리는 거 없어요. 그러니까 누나 먹고 싶은 거 먹어요. 큼큼!!!!!!"
크게 헛기침을 하며 세븐틴들 정신 차리게 한 석민이는 턱짓으로 김세봉 몰래 세봉을 가리켰다.
워메 미친 내가 세봉을 앞에 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거야;
일동 자괴감에 빠졌다고 한다..(한숨
"그럼 나 시카고 하나랑, 포테이토..? 괜찮아?"
"네네. 괜찮고 말구요!"
"아, 순영이 너 나와도 돼?"
"어휴, 전원우가 끓여준 죽을 먹고 땀 좀 쏟으니까 괜찮아졌어요!"
순영이의 다정하지만 살벌한 눈빛을 받은 전원우는 그릇으로 지 얼굴 가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데 귀여운 거지..?
"다행이다.. 다들 먹고 싶은 거 시켜.. 요."
둘러보다가 마주친 전원우에 급히 요를 붙인 세봉에 맴쿵당한 전원우.
아씨, 김세봉이랑 또 멀어진 건가..?
너 무슨 미연시하니..?(깊은 한숨
그런 원우말고 나머지 세븐틴들은 메뉴고르기에 바쁘다.
"이거 먹을래?"
"세봉이 피망을 싫어함."
"이건?"
"치즈에 빠져 뒤지고 싶냐?"
"이건 어때요 형들?"
"차라리 이게 낫다."
안 고를 거니?(현기증
무료하게 그것을 바라보던 세봉은 가게를 구경하다가 벌떡 일어났다.
세븐틴들 단체 심쿵.
어휴.. 개복치들.. 세복치네, 세복치야.
"왜??"
"화장실 다녀올게."
"네네."
곧 세봉이의 바깥쪽에 있던 세븐틴들 차례대로 일어남.
고맙다고 하며 갈 길 가는 개마웨 김세봉.
언니 머싯서요..!!!!
세봉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그들이 머리를 모았다.
"우리 눈치보는 것 같지?"
"개마웨를 달리던 누나께서 왜..?"
"승관아, 세봉이가 눈치 보는 애들이 딱 3명 있어. 누군지 아니?"
"모르는데.."
"세봉이 친구들 그 3명."
"그렇다는 것은..?"
"우리도 그 급에 속한다는 것이지."
김칫국 자제 좀요; 승철아, 총괄리더가 좀 말려봐..
거기서 흐뭇하게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고 있지 말고, 좀..8ㅅ8
그나마 그들을 한심하게 보던 원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나 같은 모임 멤버에겐 관심없는 그들이었고 다행이다 느끼며 화장실 쪽으로 발을 돌리는 원우다.
화장실 앞에서 존나 망설이는 저것이 원우인가요..?
뒤머리까지 긁적이며 고민하던 원우는 손을 털며 나오는 세봉에 살짝 놀란 듯 움찔했다.
그랬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쩔어. 니 눈에 난 동공지진은 어떻게 멈출 생각이니..?
"......"
우물쭈물 말을 못하는 원우대신 세봉이 물었다.
"...왜?"
"...당황해서 끊은 거야."
"어?"
"화가나서 끊은 게 아니라, 누나한테 정색한 나한테 당황해서 끊은 거라고."
아무런 대답이 없는 세봉에 머릿속 가득히 망했다가 둥둥 떠다니는 원우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곧이어 들리는 세봉이의 웃음소리. 그제야 다시 고개를 들고 세봉을 보는 원우였다.
이제껏 한번도 본 적 없는 세봉이의 따뜻한 웃음이었다.
냉미녀가..? 나만의(?) 김세봉이..?
그런 세봉이가 말했다.
"용기내 말해줘서 고마워."
"어? 무, 무슨 이게 용기래.."
"둘이 뭐해?"
서로 누나에게 콜라 따라줄 거라며 싸우던 민규, 석민이 그 사이에 있던 지훈에게 콜라를 쏟았다.
한바탕 욕타령을 불러주곤 바로 화장실로 향한 지훈은 둘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며 다가갔다.
"지훈이 여긴 왜?"
"어? 콜라.."
"헐, 끈적이겠다. 어서 닦아."
옆으로 비켜선 세봉에 자연스럽게 지나간 지훈은 다시 뒤를 돌았다.
이미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세봉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직도 그자리에 남아 방금 지어줬던 세봉이의 표정 잔상을 잊지 않으려 곱씹는 원우에게 지훈이 물었다.
"방금, 누나 겁나 자연스럽게 말 피하지 않았냐?"
"뭔 상관. 대답하기 싫은가보지."
"늘보인줄 알았더니 여우였어."
"와 천생연분인듯. 닮은 동물까지 같다니.."
"지랄 염병 싸고 앉아 있네. 닥치고 빨리 자리로 돌아가 병신아."
입이 거친 여우닮은 꼴 지훈이는 곧 끈적한 손을 내려다보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와중에 원우야, 빨리 자리로 돌아가줄래..?
지훈이 나올 때까지 거기 계속 있으면 피자 먹기도 전에 욕을 배터지게 먹을 것 같거든..ㅎ
▶투비컨티뉴
+
아이들과의 개별 데이트들은 중간중간 데리고 올게요.
걱정말아요, 내사랑들.
내사랑들♥
반달/원형/스포시/당근/만두짱/너누리/뿌존뿌존/초코/아이닌/옥수수/인생베팅/호히/발레리부/소녀소녀해
짐잼쿠/승철관/돌하르방/룰루랄라/세하/쿱승철/권순0/신몰남명수/투덥이/도메인/동상이몽/안농밍구/쏠라비데
구오즈들/뿌라스/붐바스틱/닭키우는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