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력이 무색하게 나의 몸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었다. 다리의 상처는 대충 아물어 제 모양새를 찾아갔지만,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에 나는 아침부터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콜록거리는 기침도 나는걸 보니 감기에 걸린것이 분명했다. 뜨끈해진 이마를 매만지려 손을 들었다가 너무 아파 다시 내리고 올리기를 반복하다, 그냥 손을 내리고 가만히 그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어느때와 같이 내방에 또 찾아올테니까.
역시,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문이 열리며 아침밥을 가져온 그가 빙긋, 웃던 표정을 굳혔다. 아마 꼬라지가 말이 아닌 내 모습 때문이었을것이다. 탄소야, 어젠 내가 너무 미안해서 오늘 아침밥은…… 그가 내 모습을 보기 무섭게 달려왔다. 대충 내려놓은 밥그릇에는 내가 가장좋아하는 볶음밥이 담겨있었다. ……열나. 어제완 다르게 침착한 그가 내 이마위로 손을 올렸다. 시원한 손에 잠시나마 두통이 가시는것 같아 가만히 눈을 감았다.
" ………아, 일단 물수건 부터. "
" ……큼. "
이런 내 행동에 잠시 말을 멈춘 그때문에 주변공기가 느릿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살며시, 눈을 뜨자 나를 보고 있었던듯 눈이 마주친다. 그에 당황한듯 눈을 크게 뜬 그가 올려놨던 손을 스르르, 떼며 물수건을 가져와야겠다는둥, 이것저것 말을 하며 방 밖으로 나갔다. 괜히 어색하게 행동하는 그 때문에 지끈거리던 머리가 다시 아파지는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가 왜 저러는지 궁금하다.
" 아……차가. "
" 많이 차갑지? 근데 너 열 많이 나서 안돼. "
" 큼…… 그, 김태형…씨. "
" ……뭐라고? "
이내 수건을 손에 들고 온 그가 침대 한쪽에 걸터앉으며 내 이마에 수건을 올렸다. 온몸이 소름끼치는 차가움에 몸을 부르르, 떨자 그가 미안하다는듯이 내 머리를 쓸어 넘겼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었다. 왜 어제는 죽일듯이 달려들다가 지금은 이렇게 미안하다는 둥 나에게 잘해주는것인지. 그는 비만오면 뭘하러 가는것인지. 왜 날 죽이지 않고 계속 살려두는지 물어볼것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질문을 하러 입을 열어 그의 이름을 불렀다.
김태형씨, 내 말에 적잖아 당황한건지 아무말이 없던 그가 천천히 내게 되물었다. ……그럼 뭐라고 불러요? 김태형씨. 다시 확인시켜주듯 뱉어진 내 말에 아… 하며 입을 꾹 다물던 그가 물었다. 왜. …왜이렇게 나한테 잘해줘요. 낮게 깔린 내 목소리에 그가 내 물수건을 정리해주던 손길이 뚝, 멎었다. 혹시 예상못했던 질문이었을까, 혹시라도 내가 그의 심기를 건든게 아닐까, 하는 노파심에 슬금, 눈을 떠 그를 바라봤다.
" ………. "
" ……대답, 안해줄꺼에요…? "
" ……나도 몰라. "
" ……. "
" 나도 몰라. 내가 왜 이러는지. 그러니까… 앞으로, 그런거 묻지마. "
젠장, 아무래도 이질문은 그의 심기를 건든것같다. 얼굴이 살짝 붉어진채 씩씩거리던 그가 내 방을 나간걸로 봐서는.
*
그 뒤로 그는 내 방을 수시로 들락날락거리며 물수건을 갈아주는 둥, 밥을 먹이고 약을 먹이는 둥 아주 지극정성으로 내가 낫기를 바라는것 같았다. 가뜩이나 지친몸에 그에게 반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고분고분 그가 해주는 모든것을 받아들이자 그가 기분이 좋은듯, 살짝, 웃으며 땀에 젖은 내 머리를 한번 쓸어넘겼다. 약기운 때문인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뜨자 어스름하니 해가 져가는 모습에 침대에서 가만히 눈을 깜빡 거리며 생각했다.
정말, 혹여나, 혹시라도, 그가 좋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그런 헛된 의구심.
나도 참 병신같다고 생각했다. 당장 어제까지만해도 죽일듯이 달려들었던 사람을 좋은사람이라니. 참 말도 안되는 전개였다. 그런 의미없는 생각만 하며 저물어가는 햇빛을 받으며 누워있기 얼마나 지났을까, 내 방에 들어온 그가 이젠 좀 괜찮아? 하며 내 이마를 짚었다. 이상하네…… 왜 이렇게 열이 안 떨어지지. 당황한듯한 그의 얼굴을 보며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살인을 하면서도 이런 많은 감정을 느낄까, 하는거.
" 안되겠다. 일어나, 병원가자. "
" 네……? 병원이요? "
" 너 안낫잖아. 병원가야지. "
" 아니, 그, 김태형씨는……! 으앗, 잠깐만요! "
결국 병원에 가야겠다며 겉옷과 모자를 챙겨입은 그가 밧줄로 칭칭 감겨있던 문고리를 풀어내고, 나에게 손짓했다. 얼른 나오라는 제스쳐였다. 병원에 간다는 그의 말에 어벙벙한 기분으로 상체를 일으켰다. 병, 병원에 간다고요? 이건 그에게 독이 되는 일이 틀림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언론에서 무슨 얘기를 떠드는지는 그가 제일 잘 알텐데. 몇주동안 집에 가지 않은 나를 찾는다는걸 알면서도 태연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그에 입을 꾹 다물었다.
결론은 그는 나를 위해 스스로의 정체를 까발리는게 된다는것이다. 마치 이런일이 일어날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듯 소름 끼칠정도로 차분한 그의 행동에 조바심이 나는 쪽은 오히려 내쪽이었다. 아니, 김태형씨가 왜…! 그런 내말에 태연스레 그가 대답했다. 왜냐니? 너 아프잖아. 빨리 나으려면 병원에 가야지. 젠장, 그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알길이 없었다. 이내 일어나지 않는 나를 바라본 그가 으쌰, 하며 나를 안아들었다.
" 내려줘요! 지금, 어딜간다고…! "
" 아니, 병원에 가야 낫는다니까? 빨리 옷입어. 여름이라도 너 감기걸려서 안돼. "
처음으로 나온 거실에는 티비와, 부엌, 쇼파등 평범한 가정집과 다를 바가 없었다. 틀어진 티비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경찰은 현재 실종중인 김ㅇㅇ양을 찾는데 힘을 싣고 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인 김ㅇㅇ양의 증언에 따르면…… ' 나를 찾으러 움직이는 경찰, 울고있는 엄마.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다.
" ……안가요. "
" 뭐? 야, 넌 어떻게 밖으로 데리고 가준대도 싫다냐? 참…고집은. "
" 병원가면, 김태형씨는요…? "
" ……뭐라고? "
" 김태형씨는 어떻게 되는데요…? "
나도 모른다, 그를 왜 걱정해주고 있는지는. 열이 나더니 머리가 돌아버리기라도 한게 분명하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슬퍼보이는걸 보면. 내 물음에 나를 살포시, 바닥으로 내려준 그가 말했다. 당연히, 나는… 물론 그 말은 끝맺어지지 못했지만. 조용해진 집안에는 오직 그가 틀어놓은 티비소리만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어지럽게 섞여 들어오는 뉴스소리는 머릿속까지 전달되진 못했다. 지금은, 지금은. 그가 더 궁금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 너는, 그걸 왜 물어보는데? "
" ……네? "
" 나가면, 넌 자유잖아. 부모님께 돌아갈수도 있고, 또, 다시 학교에 갈수도 있고. "
" ………그렇지만. "
" 왜? 니가 왜 날 걱정해? "
그가 이해가 안된다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강렬하게 일렁이는 그의 눈빛이 점점 수그러지는 나의 얼굴을 따라 집요하게 흝었다. 그의 말에 대답해줄수가 없었다. 지금 당장 나도 너무 혼란스러웠으니까. 그조차도 이해가 안되는듯 나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던 그가 나를 달랬다. 넌, 밖으로 나가면 자유잖아. 니가 그토록 바래왔던. 아니야? 내가 그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냐고 물었을때, 그도 같은 기분이었을까. 혹시나, 생각해본다.
" …… 그냥, 걱정돼요. "
" 뭐라고? "
" 걱정된다고요, 김태형씨가. "
" ………. "
" 나도 왜그러지는 몰라요. 그냥, 그냥… 내가 뭐라고 걱정하는진 모르겠지만. "
나는 김태형씨가 안잡혀갔으면 좋겠어요. 헉, 숨을 멈춘 그가 입을 다물었다. 나조차도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채 마구 쏟아져 나온 말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쿵쿵,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이 무슨 감정을 나타내는지, 나는 모른다. 두려움이었나, 슬픔이었나.
" ……그래. 병원 가지 말자. "
" ………. "
" 대신… 꼭, 다 낫기. 후회하지 않기. 응? "
………설레임이었나.
*
내가 그에게 말을 건넨후, 나는 그의 지극정성으로 감기가 다낫고, 몸의 상처도 어느정도 아물었다. 그리고, 그는 눈에띄게 얼굴이 밝아졌다. 잠가뒀던 문고리를 풀어 내가 거실로 나올수 있겠끔 만들어준걸 보면 그도, 어떠한 변화가 있었던게 분명했다. 나는, 아직도 많이 혼란스럽다. 티없이 해맑게 웃는 그가 날 쳐다볼때면, 느닷없이 심장이 빠르게 뛰어 얼굴을 감추고 싶을때가 종종 있었다. 이젠 완전히 돌아버린게 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나에게 잘해줄때마다, 함께 웃으며 얘기를 나눌때마다, 그가 나에게 밥을 먹여줄때마다 생기는 묘한 감정은 어쩔수가 없었다.
" 아, 정말요? 오늘은 어땠어요? "
" 장보러 나갔었는데, 나비가 날아다니더라. "
" 와… 예쁘겠다. "
" 응, 엄청 예뻤어. 잡아올껄그랬나… 생각보다 더 좋아하네. "
이젠 그가 살인범이 맞는지, 그냥 날 납치해서 같이 사는 동거인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내가 탈출시도를 하려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자 그는 내게 소소한 이야기를 하나 둘 들려주기 시작했다. 오늘 밖에 나갔는데 강아지 두마리가 제게 붙었다는둥, 옆 건너 사는 할머니는 매우 친절하다는둥, 아주 지극히 일상적인 얘기였다. 그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직접 나가서 보고싶다는 말을 그에게 하지만, 그럴때마다 그는,
" 안돼. 아직은…아직은 안돼. "
하며 잠시동안 말을 아끼고 생각에 빠지곤 했다. 눈에 띄게 어두워진 그의 표정에 당황하는건 언제나 내 쪽이었다. 아니, 그…네. 나중에 나가요. 나중에. 그를 달래듯이 나중에 나가자고 얘기하면, 정신이 든 듯 밝게 웃은 그가 응, 그래. 하며 내 말에 맞장구를 쳐주곤 했었다.
" 아, 진짜. 이게 뭐에요… 밥 다 흘리고. "
" 미안 미안. 잠깐 딴 생각 좀 하느라. 많이 흘렸어? "
" 그냥 이젠 내가 먹는다니까요? 정말… "
하지만 그는 요즘따라 비교도 안될정도로 멍을 때리거나, 깊은 생각에 빠지곤 했다. 쉽게 건드릴수 없을 정도로. 혹여나 나를 간호할때 감기가 옮은것일까, 하고 그에게 물어봐도 건강하다며 팔팔뛰는 그 덕분에 아프다는 생각은 아예 접어버렸다. 하지만 내게 밥을 먹여줄때마다 자꾸만 흘리는 탓에 결국 그에게 물어볼수 밖에 없었다. …무슨일 있어요? 참, 언제 이렇게 말을 걸어보겠나. 첫날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
" ……그냥. "
" 그냥 왜요. 뭐…고민이라던가, 그런거에요? "
" ……응. 근데 못알려줘. "
원래 비밀은 말하면 안 이루워진댔거든. 피식, 저도 그말을 하면서 웃긴듯 미소짓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상체를 조금 더 일으켜세웠다. 괜찮아요. 원래 비밀은 이루워지려고 하는게 아니잖아요? 소원이면 몰라도. 농담식으로 건넨 내말에 흠칫, 굳어버린 그 덕분에 당황하게 된것은 나였다. 아…그, 소원인가봐요. 어색한 내 웃음소리에 눈을 내리깔고 밥그릇을 정리하던 그가 말했다. 응, 소원이야. 소원은 말하면 안된다고 니가 그랬다? 그러니까 안알려줄래.
하지만 원래 비밀이라던 더 알고싶은게 인간의 본능 아닌가, 그에게 한번만 알려달라고 조를뻔했지만, 혹여나. 혹시나 또 그의 심기를 건드릴까 그의 비밀을 캐묻는건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이 분위기가 더 좋으니까. 심심하면 밖으로 나와. 같이 티비나 보게. 그가 내 방밖으로 나가며 한 말이었다. 몇주 동안 잠궈났던 문은 우리가 서로 무슨짓을 하는지 다 들릴만틈 활짝, 열려있었다. 밧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 어라, 심심해? 금방 나왔네. "
" 그냥, 오랜만에 티비나 볼까 해서요. 뭐 재밌는거 안해요? "
" 몰라, 난 티비 잘 안봐. 뉴스 빼면. "
흠칫, 아무렇지도 않게 쇼파에 누워있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앉으며 묻자, 그가 태연스럽게 말했다. 뉴스 빼곤 잘 안봐. 아. 그제서야 애써 감춰뒀던 기억이 살아났다. 맞다, 저남자는 살인범이다. 갑자기 울컥, 하는 느낌에 입을 꾹 다물었다. 살인범… 그에게 더 이상 나를 왜 살려두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그의 옆에 앉아 조용히 리모콘을 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기를 얼마나 했을까, 나도 모르게 틀어진 뉴스에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누워있던 몸을 살짝, 일으켜 티비로 시선을 옮겼다.
' 김ㅇㅇ양 실종 30일째. 살아있을 가능성 희박… '
' 솔직히 아직까지 살아있는건 기적입니다. 그 미친놈이 죽이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
' 탄소야&…우리 예쁜딸…!!! 지옥갈새끼, 나쁜새끼!! 왜 하필 내 딸이야!! '
nbsp; 나를 둘러싼 언론들은 빠르게 추세를 바꿔나갔다.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돌아오지 않았다면 사망했을 가능성이 99%라고. 티비에서는 그를 미친놈이라 칭하며 불렀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였지만. 집안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더이상 경찰들의 수색관련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겠지. 마지막으로 울려퍼지는 엄마의 목소리를 마저 듣고 있을때, 내 손에서 리모콘을 뺏은 그가 티비를 꺼버렸다. 그의 시선에 나도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서로의 눈을 얼마나 바라봤을까, 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후회, 해?
" ……네? "
" 그때 안나간걸, 후회 해? "
" ………. "
…조금요. 나지막하게 흘러나온 내 목소리를 들은 그가 입을 꾹 다물었다. 어쩔수 없었다. 나를 찾으며 울부짖는 엄마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는 내 말을 듣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갔다 올테니까 얌전히 있어. 그의 낮은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현관문이 닫혔다. 후… 그가 밖으로 나간 후, 어쩌면, 그가 상처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
" 히……탄소야아. "
" 왜, 왜이래요? 술마셨어요? "
" 조금… 그냥, 마시고 시펐서. "
꽤 늦은 시간까지 들어오지 않는 그에 졸린 눈을 깜빡이며 침대에 누웠다. 이렇게 늦은적은 없던것 같았는데. 더 이상 기다리기엔 몸이 너무 피곤한것 같아 잠에 드려 눈을 감았을때, 철컥, 하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그에 자동적으로 뜨여진 눈이 문 밖으로 향했다. 비틀대며 신발을 벗는 그에 놀라 혹시 어디라도 다친건가, 해서 침대에서 뛰쳐나가 부축해주자 그가 내 얼굴을 보고 환하게 웃는다.
술마셨어요? 하는 내 물음이 흐흥, 하고 기분좋은 미소를 내보인 그가 내 어깨에 얹혀진 자기 팔을 보더니 그대로 나를 끌어당겨 나를 안았다. 헉, 풀풀 풍기는 술냄새와 비슷한 그의 시원한 향수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저, 저기 이것좀… 당황스러워 하는 내가 마냥 재밌는듯 내 머리위에서 그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낯부끄럽게 현관 앞에서 이게 뭐하는짓인지. 쿵쿵대며 뛰는 심장은 이미 주체할수가 없을정도로 뛰고 있었다.
" 탄소야아. 김탄소… "
" 네네, 저에요. 왜 그렇게 자꾸 불러요. "
" 나 어떡하지… 나 어떡해. "
뭘 어떡해요? 낑낑대며 내 침대위로 풀썩, 그를 내려놓기 무섭게 그가 내 목을 팔로 감아 확, 끌어당긴다. 어정쩡하게 침대위에 올려놓은 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저, 이, 이거… 색색, 내 귓가에 선명히 울려퍼지는 그의 숨소리에 눈을 꼭, 감고 그의 팔을 떼내었다. 푸하, 하고 참았던 숨을 내뱉기 무섭게 그가 상체를 일으켜 말했다. 나… 큰일났어.
" 아니, 아까부터 뭐가 자꾸 큰일이라고… "
" 나… 니가 좋다. "
" ……네…? "
" 어떡하지… 나는, 너 좋아하면 안돼는데…그치. "
슬픈듯이 중얼거리는 그의 얼굴에 푸르스름한 달빛이 비춰졌다.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고개를 푹 숙인 그가 내게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 했다. 미안, 내가 너 좋아해…. 느닷없이 울려퍼진 그의 고백에 심장이 터질듯 쿵쾅댔다. 그럼, 그동안 생각한것도… 멍때린것도… 이것때문이에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묻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미쳤다. 미친게 분명하다. 그의 말에 기분이 좋으면 안되는데, 안돼는데…
" 탄소야, 내가 너 많이… 좋아해. 진심이야. "
" ………아. "
아아, 그의 고백에 자꾸만 가슴이 설레인다. 그와 나 사이에 미묘한 기류는 결국 애정이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한다. 그는 그 나름대로 속을 썩혔겠지. 하지만 사람 감정이 마음대로 휘두를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루종일 끙끙, 사랑이란 열병에 앓았을 그를 생각하니 나도 더이상 부정할수가 없었다. 더불어 그의 취중진담, 고백까지 들은 이상.
…나도, 그를 좋아한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편으로 다 쓰기엔 너무 스압이여서.. 상중하로 쓰기로 했성ㅇ요
하편까지 쓰구 번외로 태형이 번외 쓸꺼에여 흐흥
아 그리구 암호닉 신청하신분... 사랑합니다 ㅠㅠㅠㅠ 그리고 이 글 시리즈물이에요.. 허허 아마도 다음은 윤기글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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