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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뒤에 따듯한것이 와 닿았다 그의 팔이 내 가슴을 죄였다.

등 뒤에서 나를 끌어안은 그는 어쩐지 울고있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왔다.

더운 숨이 왼쪽 뺨을 간질였다. 준비 한 말은 많았지만 할 수 없었다.

목소리가 사라진 것 같았다. 마침내 축축한것이 귓볼을 적시며 턱선을 타고 흘렀다.


그는 울고있었지만, 나는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유약한 남자

w. 빗방울 전주곡





나는 가끔 어떤 순간에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처음 외국인들 사이에 고립된 나를 느꼈을 때, 그 다음은 내 마음 처럼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그리고 지금 그와 헤어졌지만, 여느때와 다름없이 일상은 시작 될 때.


그는 휴가를 일주일쯤 남기고도 도망치듯 어제 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떠났다.

헤어지자 말해놓고도 구차하게 작별키스를 바라던 나의 입술에 잊지못할 키스를 남기고 눈물이 범벅된 얼굴을 하고 말없이 떠났다.


'왜냐'는 질문한번 하질 않았다.

헤어지자- 헤어지자 성용아.. 그 말에 그저, 뒤에서 나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줬을 뿐 이었다.

자철아.. 답지않은 따듯한 부름에 금새 눈물이 차올랐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어쩐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아서 또 금세 눈물이 고인다.




"너는 장래가 유망한 축구선수고, 나는 그냥 별거없는 유학생이니까.. 너를 위해서"




하루종일 고심한 변명을 이제야 해 본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할 수 없던말이 아쉬웠던지 자철이 커튼을 촥 걷으며 중얼거린다.

멍청한 놈. 유약한 놈. 그리고 정말 나쁜놈. 저를 자조적으로 비웃으며 눈물을 훔치고 기지개를 쭉 편다.

아 날씨 좋다. 눈안에 들어오는 파리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생소하다.

오늘부터 개강일텐데.. 자철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숙인다.

그는 모르는 귀국. 그와의 헤어짐을 마음먹은 순간 지긋지긋하고 외로운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가고 싶었다.

아니 사실은.. 한국행을 택하고서 나는 그와의 헤어짐을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자철이 제 옆의 검은 그랜드 피아노를 쓸어내린다. 자철이 천천히 피아노 앞에 앉았다.

피아노 앞에 앉은채로 미동이 없었다. 그가 떠난지 열 세시간이 흘렀다. 자철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휴대폰이 울렸다. 익숙한 번호였다. 자철이 통화를 누르고 제 귀에 휴대폰을 가져다 대었다.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숨죽여 상대의 말을 기다리던 자철이 휴대폰을 천천히 피아노 위에 놓았다.

아직도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자철의 손이 건반위로 내려왔다. 곡을 생각 할 필요도 없었다. 손은 익숙한 듯 건반을 눌렀다.

쇼팽의 에튜드였다. 처음 성용과 만나는 계기가 되었던 그 곡.

 학교 정기 연주회에서 들었던 이 곡이 궁금해 음대앞을 서성이던 너,

 

그리고 그 모습에 설레던 나.




[자철아...]




곡은 금새 끝났다. 음이 사라지고 난 뒤의 긴 침묵을 상대방이 깨뜨렸다.

자철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었다.




[자철아...]




두 번의 부름에도 자철은 대답할 수 없었다.

어느새 왈칵 울음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탓이었다.




[사랑해.. 사랑한다 자철아..]




그의 목소리는 어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자철은 입술을 비집고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막는게 무척 힘에 부치고 있었다.

뜨문뜨문 끊어진 울음이 수화기를 통해 상대에게 전해졌다.

성용은 이제 울지말라며 안타깝게 속삭이고 있었다.


 



"나는... 나빠. 그리고 참 유약해.."

 




마침내 울음을 그친 자철이 소근거렸다. 용캐 그 말을 들었는지 성용이 자철을 불러본다.

성용아 나는 무서워. 멈췄나 싶던 눈물이 다시 뚝 떨어진다.

견디기가 힘들어 나는... 무서워..




[보고싶어.. 보고싶어 자철아...]




성용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자신은 참 이기적인 남자였다.

사실은 그와 헤어지고 버틸 자신조차 없으면서..

수화기로 성용의 소리가 끊임없이 넘어왔으나 자철은 마침내 종료를 눌렀다.

다시 무의미한 침묵이 자철을 감쌌다.


무섭다. 두렵다. 그리고 아마 고통스러울 것이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생각은 언제나처럼 성용으로 끝맺음지어졌다. 울음이 터졌다.

 

 

결국 자신은 성용을 지울 수 없는 유약한 남자였다.





 

*

첫 글인데 이..이러케이로케 우울이 터지네요
...;; 제가 지금 우울해서 그런가봐요 ㅠㅠ
그렇지만.. 너무 좋아요 ㅜㅜ 구피아니스트..♡

모티로 글 올리는게 이렇게 힘들줄 몰랐어요...

그래서 급 포기하고 컴퓨터로..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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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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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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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여기서 본 작가중 제일 금손
많이 써줘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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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으앙ㅜ
기구에요ㅠ게다가피아노치는남자!ㅠ
좋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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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ㅠ글에서 아련한 냄새가ㅠㅜ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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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와 이런분위기 너무좋아요....신알신하고감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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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엄청 아련하네요... 피아노 치는 자처리라니ㅠ 성용이 얼른 돌아와서 자처리 데려가라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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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작가님 잘 읽고 갑니다 ㅠㅠㅠ 신알신이요!!!!암호닉 가능하면 목캔디 기억해주세요 흐헣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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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구피아니스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아련아련아련터지는기구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마니마니써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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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구피아니스트 옿 ㅠㅠㅠㅠ 조으네요ㅠㅠㅠ 아 둘이 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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