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06567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조각가 전체글ll조회 1214


 

바람이 차다. 너가 떠났던 그 날도 바람이 매우 차가웠다. 옷을 꼭꼭 여매어보아도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은 마치 칼날처럼 온몸 곳곳을 쿡쿡 찌르고서야 곁을 떠난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마치 봄바람 같던 네가 꽁꽁 얼어붙은 내 몸을 살살 녹여주었는데…. 떠나가버린 나의 봄바람은 어디에 있는가.

 

 

 

너라는 바람에 베인 상처

W. 조각가

 

 

 

 

 

 

 

 

 

 

 

 

 

찬 공기는 위로 떠나간다. 시선 아래로 보이는 운동장보다는 확실히 높은 옥상이 더 춥고, 차가웠다. 공간의 제약처럼 발걸음을 무겁게 잡아버린 난간에 살며시 손을 올리니 그 차디찬 온도가 절로 느껴졌다. 너는 이 차가운 난간에 매달려서, 어떤 생각을 했었어? 허공에 물어보아도 대답은 없었다. 나의 봄바람아, 사랑스러운 나의 봄바람아. 너는 어째서 이 차가운 계절에 곤두박질쳤나.

난간을 꼭 쥐어보자 더욱더 선명하게 느껴져오는 차가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만 같았다. 괜히 시려오는 얼굴을 아래로 떨구자 쓸데없이 넓기만한 운동장이 눈동자를 가득 채웠다. 아무것도 모른채 걱정없이 뛰어노는 아이들. 공부라는 부담감도, 시험이라는 스트레스도 잠시 내려둔채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였다. 나의 봄바람아, 너는 그들이 부러웠나. 저렇게 아무런 걱정없이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부러웠나.

그게 아니라면…. 너와 똑같이 난간위에 올라서서 더이상 나아갈곳도 없는 허무하기만한 허공을 바라보았다. 나의 봄바람아, 너의 마지막은 이렇게 허무했었나. 시선을 내리깔자 눈 앞에 보이는건 여전히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뿐이었다. 누군가는 이리도 괴로워하며 생사와 죽음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데, 저들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채 뛰어놀 뿐이었다. 아주 잠깐의 관심이 있었다면. 누군가가 그 날의 옥상을 바라보았더라면. 내가 널 조금만 더 빨리 발견했더라면. 너는 살 수 있었을까….

 

"형."

 

겨울 바람아 너는 알고있니.

 

"뭐하는거에요."

 

나의 봄바람은, 너를 사랑했어.

 

"내려와."

"세훈아."

 

나의 겨울바람. 차디찬 나의 겨울바람. 나의 봄바람을 앗아간 나쁜 겨울바람. 나를 사랑하는 겨울바람아.

 

"민석이가…"

"죽었지."

 

잔인하다. 너무나도 잔인한 그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세훈아, 너는 민석이가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 알고있어? 라고, 묻고싶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관심없어' 혹은 '루한이 좋아하는 사람' 그리도 잘 알면서 너는 그리도 차갑게 말을 내뱉는다. 마치 나에게 일부러 상처를 입히는것 마냥.

 

"민석이는,"

"… …."

"너 때문에 죽었어."

 

그 아이는 겨울을 좋아했어. 후덥지근한 여름은 딱 질색이라면서. 그래서 널 좋아했을까? 나의 봄바람은 너라는 겨울바람을 좋아했던가? 이 차가운 계절에 혼자서 외로이 곤두박질칠 정도로 너를 사랑했었나?

 

"루한."

"… …."

"죽은 사람은 그만 잊어."

 

예상하지 않아도 너는 늘 잔인한말만 내뱉는다. 그 모습이 마치 겨울바람과 똑같다. 차갑게 상처만 입히고 떠나가는 겨울바람. 너는 그런 겨울바람이었다.

 

"세훈아."

"… …."

"나는 봄이 좋아."

"… …."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따뜻하기만한 그 날이 좋아."

"… …."

"겨울은 싫더라."

"형."

"너무 춥고. 추워서 손이 거칠어지고, 붉게 물드는게 싫었어."

"그만해."

"봄은 그러지 않아. 그래서 나는 봄 같던 그 아이를 정말로 사랑했어."

"그만하랬잖아."

 

뒤돌아보지 않아도 뻔히 보이는 네 눈빛이 어떠할지 잘 알고있었다. 무섭게 혹은 아주 슬픈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겠지. 동정 아니면 무서움만 안겨주는 너인데. 나의 봄아, 너는 어째서 이런 겨울 바람을 사랑했는가. 너는 어째서 차갑고 차가워서 네게 상처만 줄 것이 뻔한 그런 겨울바람을 하염없이…. 너는 어째서 너만 바라보던 날 찾지 않고서 어째서 겨울바람만….

 

"세훈."

"… …."

"나도, 나도 봄바람이 되고싶어."

"… …."

"차라리 그 애가 겨울바람이었으면 좋겠어."

"루한…."

"나는 그런 겨울바람의 봄바람이 되고싶어."

"그럼 나는."

 

예상엔 없던 맞질문이 되돌아오자 차가운 겨울바람에 굳어있던 몸이 살짝 움찔거렸다. 그리고 처음으로 뒤를 돌아 우두커니 서 있는 널 마주했다.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항상 차갑고 차갑기만한 나의 겨울바람이 나때문에, 울고있어서.

 

"그럼 난 어떡해야하는데."

"… …."

"대체 왜, 왜 만날 김민석은 되고 나는 안돼?"

"세훈아."

"형까지 떠나면 나는 뭐가 되는건데."

"… …."

"나만 남겨두고 갈거야?"

 

처음으로 무너지는 모습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저 너를 바라보았다. 단 한번도 무너진적이 없는 네가 나 하나도 인해 무너졌다. 차라리 그 아이에게 이렇게 해주지 그랬어. 그럼 적어도 그 아이는 죽지 않았을텐데.

 

"세훈아."

"… …."

"너가 그 아이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주었더라면."

"… …."

"민석이는, 죽지 않았어."

"… …."

"아아, 물론 너가 그 아이를 사랑해줬더라도, 나는 행복하지 못할거야."

"루한…."

"그 아이는 행복하겠지만, 나는 그 아이를 좋아하니까."

"루한, 그만해."

"어떤 결과가 나오던 나는 결국 혼자야."

"그만하라고!!"

"세훈아."

"내가…잘못했어."

 

흔들리면 안돼는데. 이미 굳혀버린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안돼. 나의 봄바람을 앗아간 아이야. 나의 봄바람에게 상처를 준 아이야. 나의 봄바람을 죽게만든 아이야. 나의 봄바람을….

 

"…이리와."

 

너는 간절히 손을 내민다. 언제나 얼음장마냥 굳어있던 겨울바람의 얼굴은 눈물이 범벅이 되어 슬프게 녹아내렸다. 겨울바람아, 나의 겨울바람아. 나는 널 사랑할 수 없어. 나의 봄바람은 너를 사랑하기에, 또 다시 나의 봄바람에게 상처를 줄 수 없기에….

 

"지금 여기서 뛰어내리면,"

"… …."

"나도 뛰어내릴거야."

 

잠깐의 침묵이 일었다. 이젠, 이젠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무런 생각없이 허공에서 벌벌 떨고있는 네 손을 잡았고, 그 손을 붙잡자마자 잠시 허공에 떠 있던 내 발은 차갑고 딱딱한 옥상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나를 품에 꼭 안은 겨울바람은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잡아줬어야 했는데. 나의 봄바람이 차가운 허공으로 추락하던 그 날, 나는 널 잡았어야 했는데.

 

 

 

겨울바람아, 나의 겨울바람아 너는 왜 나를 사랑했는가.

봄바람아, 나의 봄바람아 나는 왜 너를 사랑했는가.

나는 대체, 누구를 사랑해야하는가….

 

 

 

 

 

 

 

완전 망했네요. 아 분명 난 자신있게 쓰려고 멤쨩을 켰는데!!!! 왜!!!! 망했어!!!!!!!!!

죄송합니다.

소재를 주신 익명예잡 엑소 독방 징어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제 비루한 손을 욕해듀세여....☆★;ㅇ;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세루민] 너라는 바람에 베인 상처  9
12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그러니까 민석이는 세훈이를 사랑했고 세훈이는 루한이를 사랑했고 루한이는 민석이를 사랑했다 이거맞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심오하네요ㅠㅠㅠㅠ진짜 좋다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짱이다....ㅠㅠㅠ안타깝고ㅠㅠㅠㅠㅠㅠ슬프네요ㅠㅠㅠㅠㅠ아징짜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헐 나징 독방징인데요...호올...글잘쓰시잖아요....금손이신데ㅠㅠㅠ아되게 비유도 좋고 무언가를생각하게하는 소설이였어여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조각가
어후우러ㅓ ㅅ너ㅜ유ㅠㅠㅠㅠㅠㅠ아니에요 저 완전 망한건데..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저런 소재 정말 좋아해서 제가 대체 무슨 다신감으로 쓰겠다 한건지 모르겠내요ㅠㅠ 그래도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아 ㅠㅠㅠㅠㅠ진짜 너무 짠하고 먹먹하네여 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제목부터가 딱 너무좋아요 ㅠㅠ 삼각관계이면 누군가 상처를 입게되서 그게너무슬프네요...봄과 겨울이 같이 공존할수없어서 그런가봐요 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요 글이 끝은 아닌거겟죠? 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진짜 짠하네요...ㅜㅜ 아침부터 감성이 퍽발해가지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ㅠㅠㅠㅠㅠ애들다불쌍해요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처음이전2401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