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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Fragment-->

윤기는 다음날부터 무작정 가게를 나가지 않기 시작했다.

원래도 진득하게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예의 없이 그만둔 적은 없었다. 그것도 꽤 친분이 있는 석진에게 통보의 형식으로.

무슨 일이냐 묻는 석진에게 급한 일이라는 말로 일축한 후 집에 틀어박혀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지민의 노래를 찾아 듣는 것이었다.

지민이 요즘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였으나 정식적으로 음반이 올라온 것은 얼마 없었다. 윤기는 아쉬워하며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은 후 휑한 집안을 지민의 목소리로 가득 채우기 시작하였다. 지민의 노래는 아침부터 밤까지 윤기의 집을 부유했다. 윤기는 지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어났고, 잠을 뒤척였고, 잠에 취했다.

급기야 곡 어디에서 호흡하는지, 다음에 나올 음은 무엇인지까지 외우게 된 윤기는 이상한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민의 노래에 흘러나오는 악기 소리들이 거슬렸다. 윤기는 한동안 연주하지 않아 뽀얗게 먼지가 앉은 피아노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지민의 보컬만 강조되도록 음향을 조절한 후 목소리에 자신의 연주를 겹치기 시작했다.

혼자만의 합주였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날 함께 하며 자신의 피부에 닿던 목소리의 떨림은 존재하지 않았고 윤기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 너 이 자식, 도망간 다음에 한다는 소리가 이거냐?”

 

알면 말하고. 모르면 끊는다.”

알아, 아니까 끊지마 좀. 너 할 말만 하면 다지.”

 

위치랑 가게 이름 톡으로 보내. 고마워.”

 

, , !”

 

  

염치없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던 윤기는 석진에게 요즘 지민이 어디서 공연을 하는지 물었다.

다행히 석진은 꽤 넓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몇 분 뒤 한 무더기의 욕설과 함께 위치를 보내주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까만 옷차림으로 무장한 뒤 지민이 있다는 곳으로 출발하였다.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였다. 거리는 차가웠고 이미 어둠이 깔린지는 오래였다. 혹여 지민

이 벌써 노래를 시작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음은 급해지기 시작했고 발걸음은 겨우 마음을 따라잡았다.

 

 

 

아직은 한적한 재즈 바였다. 지민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윤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대와는 가깝지만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블랙 러시안 하나를 앞에 두고 지민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무대 중앙에 조명이 켜졌다. 알코올 대부분은 멀리하는 탓에 한 모금 맛본 후 글라스에 습기가 차 떨어지는 물방울을 지켜보던 윤기가 고개를 돌렸다.

지민은 자신에게 한 것처럼 함께 할 연주자들에게 인사를 나눴고 간단한 곡 소개 후 노래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듣는 것은 역시 달랐다. 그날 느껴졌던 목소리의 울림도 어딘지 매혹적인 음색도 다시금 감각을 일깨우는 느낌이었다.

차마 무대를 똑바로 쳐다보고 들을 수는 없었지만 지민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밀고 당기며 노래를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지민에게 윤기는 끌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하는 사실에 질투심이 자꾸만 샘솟았다.

옆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은 자신이어야 했다.

결국, 눈을 감아 버렸다.

 

 

지민이 뱉어낸 호흡들은 공기를 휘저었고 결국 윤기는 잔뜩 취해버리고 말았다.

  

 

 

 

 

윤기는 마치 중독된 것 마냥 지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석진은 윤기에게 계속해서 장소를 알려주는 대신 페이 없이 연주해주는 것으로 딜을 했다. 기약 없는 약속이긴 하였지만 말이다.

  

 

 

 

지민이 올 것이라고 알려진 가게에 도착하여 매번 그러했듯 칵테일 하나를 주문한 후 윤기는 구석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또 무슨 노래를 불러줄까라는 생각을 하며 목뒤로 한 모금을 넘겼다.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식도가 뜨끈해졌다.

 

 

 

 

 

오늘따라 지민이 좀 늦었다. 기다리는 동안 조금씩 마셨던 깔루아가 동이 나고 한 잔을 더 주문하였을 때 지민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조용히 부를 곡을 소개하는 지민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부를 곡은 Everything happens to meI’m a fool to want you입니다.”

 

원래 그 노래를 좋아했구나, 자신과 함께 했던 그 노래를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에 윤기는 살짝 마음이 쓰렸지만 다시 한번 자기는 그저 관객 중 일부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사실 웃기지도 않는 행동이었다. 대화 한마디 나누고 노래 한번 듣고 반해서 졸졸 따라다니는 꼴이라니. 하지만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지민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I’m a fool, to want you-”

  

감고 있던 눈이 번쩍 뜨였다. 목소리가 달라졌다. 그러니까, 목소리의 분위기가 달랐다. 이전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노골적이고 뇌쇄적인 노래가 시작되었다.

윤기는 자신이 취한 건가 싶어 옆에 있던 물을 벌컥 들이켰다. 하지만 이제껏 마신 것은 도수도 낮았고 양도 적었다. 그 말은 자신의 정신은 멀쩡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귀로 들어오는 농밀한 목소리는 박지민의 것이 맞았다.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떨림에 귀 뒤가 화끈해지는 느낌이었다. 윤기는 문득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민의 표정이 궁금해졌다. 어차피 자신의 자리는 구석이었고 여기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고 알아도 상관없는 것이 사실이었기에 결국 고개를 돌렸다.

 

윤기는 순간적으로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의 시선은 올곧게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윤기가 낮게 읊조렸다.

입술이 바싹 말라갔다. 축축한 혀끝으로 입술을 축였다. 윤기의 시선을 집요하게 쫓던 지민도 입술을 훑었다. 윤기는 지민의 노래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노래가 끝나고 윤기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시선이 얽히는 동안에는 도저히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으나 자신의 존재는 탄로 난지 오래였고 여태 따라다녔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이젠, 끝이다.

 

 

 

 

 

 

 

참을성이 없네요. 민윤기씨.”

  

급하게 뛰어나온 것인지 겉옷 하나 걸치지 않은 지민이 숨을 색색 내쉬며 윤기의 어깨를 잡았다.

  

공연 끝나자마자 그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요. 진짜 너무해.”

  

“...”

  

그리고 가게는 왜 그만둬요.”

  

그걸 어떻게,”

  

윤기씨랑 한번 더 해보고 싶어서 또 찾아갔더니 그만뒀다고 하시더군요.”

  

..”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것을 깬 것은 윤기였다.

  

본의 아니게 스토커 짓을 좀 했습니다. 박지민씨

  

“....생각보다 쉽게 인정하시네요.”

  

지민이 얕은 웃음을 지었다.

  

사실인 걸 부정할 순 없으니까요. 사심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한 번을 안 쳐다봐요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 줄 알았으면 벌써 쳐다봤습니다.”

  

다행히 오늘이 처음이에요.”

  

도발하시는군요.”

  

앞으로도 계속 이러죠 뭐, 그쪽이 쳐다만 봐준다면.”

  

지민이 눈을 살짝 접으며 웃었다. 눈가에 흘러넘치는 끼에 윤기는 순간 아찔해졌다.

  

하지 마요.”

  

윤기는 이 말을 한 것을 후회했다. 딱히 관계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은 그저 지민의 뒤를 쫓는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었다.

  

아닙니다. 제가 지나쳤네요.”

  

윤기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작별할 때가 되었다.

 

 

 

 

싫어요.”

  

웃음기 담긴 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표정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윤기 씨가 날 쳐다보지도 않는걸

  

시무룩한 표정을 짓다가 끝에 히죽 웃은 모양이, 보통이 아니었다. 윤기는 정신을 놓은지 이미 오래였다. 그냥 저절로 말이 흘러나왔다.

  

그럼, 이제 나랑 같이 다녀요. 나 보면서 노래해요. 나도 당신 쳐다볼 테니까. 다른 사람까지 지민 씨 표정 보는 거면 손해잖아요 내가.”

  

지민은 살짝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이어 깔깔 웃기 시작했다. 예쁜 눈꼬리에 방울이 맺혔다.

  

생각보다 용기 있네요 윤기 씨,”

 

 

 

 

 

 

 

  

이제 시작이었다. 둘의 합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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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9.183
헐 방금 상편도 보고 왔는데 분위기 갑이에요 진짜 대박 저장 해놓고 매일 매일 한번씩 보고싶은 글이에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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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
아 이런무슨칭찬을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진짜 감사드려요 힘이되어줍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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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분위기 좋다.. 짱인듯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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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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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진짜 분위기 짱짱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 보고 가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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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
감사합니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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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분위기도 장난아니고..아정말좋은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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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취
넘나 고마워요 8ㅅ8 어설픈글에 댓글도 달아주고 ㅡㅠㅠㅠㅠ천사에요?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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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무슨소리세요ㅠ퓨ㅠㅠㅠㅠㅠ좋은글써주셔서감사해오...ㅠㅠㅠ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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