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봐.. 센스없다 주군의 태양에서 따온건데 그냥 내 실화 적으려고
때는 2년전인가 1년전인가 태풍이 심하게 왔을때야.
그 때가 10월쯤인가 9월쯤이었던거 같은데 나는 아직 남자애들이랑 멀기만한 애였지
나중에 안건데 그 날 선생님 일동이 학생들한테 등교시간 10시? 11시? 로 늦춘다고 문자를 보냈대
근데 문자 받은 애들은 다 무슨 알림서비슨가 거기 학부모가 가입한 애들인데
나는 그 날 학교를 못갔나 그래서 가입을 못했어
그래서 난 당연히 7시 40분인가 그쯤 학교에 왔어 태풍속을 뚫고
근데 사람은 커녕 개미한마리도 안보이는 듯 했어
그래서 난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했는데 내가 평소에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해서
그냥 부모님께 전화는 안드리고 학교에 혼자 있기로 했어
근데 학교 분위기가 호러인거야 나무들이 막 꺾인듯이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문에선 자꾸 윙윙 소리 나는데 살면서 처음 듣는 소리였어 신기했지
나는 무서우면서도 되게 호기심이 들어서 복도를 혼자 걸어봤어
아무도 없는 복도는 진짜 기분이 이상하더라
불꺼진 교무실 아무도 없는 화장실 비는 하염없이 오는데
시간은 8시쯤 이었고 아직 아무도 올 기미는 안보였어
그렇게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걸어보다가 한층 두층 올라가는데 우리 교실이
3층이었거든? 3층에 가서 교실문을 딱 열려고 문앞에 있는데
문이 딱 열리는거야 그리고 그 안에 어떤 남자애가 있더라
그래서 내가 놀라서 너 왜 여기있어? 하고 말을 거니까 그 남자애가 너야 말로
등교시간 많이 남았는데 왜이렇게 일찍 왔냐길래 나는 시간 바뀐지 몰랐다고 했지
근데 이 남자애는 시간이 늦춰진걸 아는데도 일찍 온거잖아 그래서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얘가 비밀이라고 끝까지 안알려주더라
그냥 둘이서 창가에 의자 갖다놓고 비오는 창밖을 계속 보고 있었어
진짜 아무말도 없이 20분은 그러고 있었던것 같아
그리고 나서 내가 먼저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지
근데 걔가 안알려주겠다고 내 이름은 뭐냐고 묻는데
뭔가 자존심이 상해서 나도 안알려줄거라고 했지
어릴때라서 엄청 유치한것 같네 그때 이름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냥 이름도 모른채로 있었지 또 대화가 끊겼어 그리고
그리고 좀 있다가 그 남자애가 나는 사실은 오늘 전학을 간다는거야
나는 말없이 그냥 듣고 있었고 그 남자애는 계속 이야기 했지
부모님 직장때문에 이사를 가야한다나 그래도 학교라서 정들었다고 해
그래서 난 이 학교가 좋으면 안가겠다고 하면 되잖아? 하고 물었지
근데 그게 뜻대로 되는게 아니잖아라고 대답하길래 그냥 바로 수긍했어
자기는 부모님이 너무 싫대 사실은 이혼하셔서 엄마랑 살고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남자애가 창밖을 보는 시선이 너무 슬프게만 느껴지더라
나는 뭐라고 위로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등만 살짝 토닥여줬어.
시계를 보니 9시를 향해가고 있었어
아무리 이야기를 나누어도 역시 남자애라 그런가 어색했어
그래서 어색함을 조금이라도 깨려고 학교나 돌아다니자고 했지
의외로 바로 알겠다고 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의자를 제자리로 옮기고
교실을 나갔어. 우리 학교지만 지하실도 있고 되게 신기한 구조야
창고에 문이 열려있길래 들어가봤더니 어두컴컴한 방안에 의자 책상 여러개가 있었어
뭔가 무섭지 않냐고 말하려고 하는데 걔가 갑자기 뒤에서 놀래키는 바람에
주저앉아가지고 한참을 있다가 나왔지 그땐 진짜 무서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네 다른 반 교실에 출입하면 안돼서 들어가보지도 못했는데
전학년 모든 교실에 들어가봤다 뭔가 선생님이 없으니까 즐거웠어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보니까 나도 모르게 남자애랑 손을 꼭쥐고 있는거야
뭔가 의식이 되서 손에 땀이 엄청 났는데 그냥 넘기기로 하고 복도를 활보하고 다녔지
근데 그 남자애가 시계를 보더니 자기는 가야겠다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오늘 전학간다고 했잖아 선생님이랑 애들은 보고 인사하고 가야되잖아
했더니 그냥 자기는 먼저 가겠대 가겠다는 사람을 뭐라고 잡을수도 없고
정말 아쉬웠는데 그냥 복도끝에 있는 과학실에서 나는 가만히 서서 손흔들고
걔는 복도 정반대쪽으로 걸어가면서 뒤로 계속 손흔들고
복도 끝이랑 끝에서 걔가 인사하면서 되게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는데
아직도 그건 잊혀지지가 않네
그리고 교실에 혼자 앉아서 핸드폰만 보다가 한두명씩 애들이 교실로 들어오더라
지금이야 학교생활한지 약간 오래되었으니까 남자애들이랑 서슴없이 놀지만
그 때는 정말 순수할때 였는데 그리고 다음날 학교를 나와보니까 그 남자애는 어느반에서도 없었어
혹시 어제 전학간 남자애있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냥 물어보지 않았어
추억으로 삼고싶었나보다 근데 아직도 비바람부는 날이면 생각난다
꼭 잡았던 손도 생각나고 아무도 없었던 복도랑 불꺼진 교무실이랑 조용한 교실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보고 싶네
별거 아니지만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그런 의미로 노래 듣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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