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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일팔이 전체글ll조회 551l 1









짤랑, 문에 달려있던 종이 시원스런 소리를 내며 울렸다. 전에 왔을 때에는 종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다. 그 때의 그 오빠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을까? 그 때 다들 나랑 열 살은 넘게 차이나 보이던데, 그럼 이제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초반의 아저씨들이겠네. 그 때의 그 청량함은 사라지고 사회 생활에 찌든 현대 회사원의 모습을 마주 하게 되면 어떡하지?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나는 신발 코에 고정되어 있던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가게의 내부 구조는 어릴 적에 기억하는 것과 똑같았다.





















어서 오세요, 꿈을 파는 가게입니다. ”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땐 듣지 못했던 인사말이었다.


 














? 저번에 그 꼬마 아니야? ”


 



















만난 건 단 한번, 그것도 몇 시간. 그런데도 바로 어제처럼 날 알아보는 남자가 놀라웠다. 아니, 물론 그것도 놀라웠지만, 그로부터 무려 9년이 흘렀는데 늙긴 커녕 이젠 내 또래처럼 보이는 남자의 외모에 경악했다. 방부제 미모가 이런 걸 말하는 건가? 방부제 보다는 아예 지금껏 냉동인간으로 살다가 어제 막 해동했다고 해도 믿을 외모였다.


 


















[세븐틴] 꿈을 파는 가게 2 | 인스티즈


? 여주다, 여주 안녕. ”























우리 집에 찾아와 인사를 하던 모습과 똑같이, 하드오빠는 사이다맛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손을 살살 흔들어 인사를 했다. 그땐 하드오빠가 정말 정말 어른이라고,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지금의 나보다 한 두 살 밖에 많아 보이지 않는 데다가 앳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멋있다는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그랬다.













안녕하세요. ”







저번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울먹울먹하더니, 고새 조금 컸다고 어른스러워졌어. ”
















애들이 다 그렇지, . 이젠 승관이 너랑 동갑아니야? ”

, 그러려나? 꼬마야, 너 몇 살이야? ”















... 열 일곱의 내가 꼬마라니. 어릴 적의 짧았던 만남이 스쳐지나가면서도 참 기분이 묘했다.


 












“ .. 열 일곱이요, 이제. ”

흐엑. ”


 









하드오빠에게 승관이라고 불린 남자는 내 대답을 듣자마자 이상한 소리를 냈다. 예상보다 더 늙어서 그런가.


 














이젠  여주가 승관이랑 완전 친구네? 승관이 열 아홉살인데. ”

아냐, 나 빠른년생이잖아, 엄청 오빠지 내가. ”

그런 게 어딨어, 학교도 안 다니면서. ”















입술을 삐죽삐죽,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뚱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승관은 곧 어디선가 사이다 맛 하드를 한 개 꺼내오더니 나에게 건넸다.




















오빠가 사주는거야. 먹어. ”


“ ... 예에? ”


그 말버릇은 여전하네. 너 이거 좋아했잖아. 막 이거 먹는 꿈도 꾸고 싶다고 할 정도로. ”



그랬나 ... ”













사실 아이스크림을 먹어 본 지 꽤 오래되었다. 싫어져서가 아니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힘겹게 하루들을 살아가다 보니 생각도 안났고, 입맛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왠지 남자가 건네는 하드를 먹고 싶어진 나는, 고갯짓으로 살짝 감사 인사를 한 후 봉지를 뜯어 한 입, 두 입 베어 먹기 시작했다.


















어른스러운 척해도, 아직 부승관은 아가지. ”


 












하드 오빠는 그런 어색한 우리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킥킥 거리며 말했다. 남자의 풀 네임이 부승관이었다. 특이한 성씨네. 하드 오빠 이름은 뭘까?















그나저나, 다른 형들은 왜 이렇게 늦어, 배달만 하러 간 거면서. ”


곧 오겠지, 이렇게 더운데 얼른 들어오고 싶어 안달 났을 걸? ”


하긴 그래. 배달이 제일 고된 일이야, 이런 날엔. ”


 











여긴 무슨 가게에요? ”

 














아이스크림을 금방 해치운 내가 휴지를 뽑아 입술을 닦으며 묻자, 부승관과 하드오빠는 약간 서운하다는 듯 눈썹을 살짝 내려뜨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기억 안나? 너 저번에도 물어봐서 설명 해줬는데, 엄청 길게. ”

그래서 너 집에 저녁 늦게 들어가서 혼났었잖아, 진짜 다 잊어버렸어? ”

다는 아니지만 ... 기억 안나요. ”

그럼 어쩔 수 없지. ”


 











뭐가 어쩔 수 없어요? 내 질문엔 대답도 안해주고 하드 오빠는 뜬금없이 앉아있던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반대편 의자에 걸터 앉았다. 뭘 하려고 그러지?
















, 내 손에 주목하세요. ”


 














오빠는 곧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라도 벌어질 것 마냥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내 옆에 앉아서 단정한 머리를 헝클이며 하품을 하고 있던 승관 오빠 도대체 이 사람들이 신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보다 오빠인 건 확실한 것 같았다, 내가 여덟 살 때도 오빠였으니까 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손가락질했다.


 



















저거, 저거. ”


 
















그대로 시선을 돌려 하드 오빠의 오른 손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던 중에, 흰 색 뭉게구름같은 게 동그란 모양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구름은, 점점 커져서 결국 오빠의 한 손을 가득 채우고 커지기를 멈추었다.












우와, 그게 뭐에요? ”

아직 아무런 내용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꿈구름이야. ”

줄여서 꾸름. ”












꾸름이 뭐야, 이상하게. , 귀엽잖아.

오빠와 오빠는 약간의 의견차이를 빚다가 결국 서로의 단어선택에 상관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걸 파는 거에요? ”

 

이건 메인 디쉬가 아니고, 진짜는 다른 쪽. ”














그렇게 말하고 하드 오빠는 어서 무언가를 해보라는 듯이 승관 오빠의 어깨를 툭툭 쳤다.















, 주문서를 써주시죠. ”












여전히 귀찮다는 듯한 눈빛으로 승관 오빠는 갈색 펜을 건네며 말했다. 그나저나, 주문서가 어딨는데?


 












주문서가 없는데요? ”

멍청이. 진짜 다 잊어버렸구나. ”

이씨 ... ”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아무거나 꺼내 봐. 되도록 너한테 의미있는 걸로. ”












왜 갑자기 그러한 부탁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작년에 졸업 선물로 존경하던 은사님께 받은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늘 쓰지 못하고 그저 가지고만 다녔다.
















이제 그걸로 네 이름, 나이, 주소, 바라는 꿈을 적어. ”

손수건으로요? ”

바보냐, 내가 준 펜 있잖아. 그걸로 거기다가 적어. ”


 










손수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들었지만 꽤 오랫동안, 정성스레 좋아하고 존경했던 분의 선물이었기 때문에 소중한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손수건에 낙서를 하라는 듯한 말을 따르고 싶진 않았지만, 이 사람들의 나이도 그렇고, 갑자기 싹 사라지는 가게도 그렇고, 방금 본 구름도 그렇고 밑져야 본전인 듯 싶어 반듯한 글씨체로 써내려갔다.


 












김 여 주 , 열 일곱 살, 하늘 아파트 1031301,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꿈.


 













내가 주문서라는 것을 작성하자마자 손수건은 하드 오빠가 미리 만들어 놓은, 꿈구름, 꾸름이라는 것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되나 계속 말없이 꾸름을 바라보고 있는데, 손수건이 완전히 들어간 순간, 꾸름의 색이 온갖 색으로 요동을 치다가 결국 파스텔톤의 하늘색으로 바뀌었다.


 












, 신기해. 이제 저걸 어떻게 해요? ”

이제 숙성시키는 일만 남았지. ”













마치 와인을, 된장을 숙성시키듯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승관 오빠가 웃겨서 살짝 웃었다.















말이 좀 이상해도, 진짜야. 내가 아무리 꿈구름을 잘 만들고 그래도 승관이가 숙성을 제대로 못시키면 완전 망하는 거야. ”

망한다니, 그치만 난 지금까지 한번도 꾸름 망친 적 없어. ”

, 네 알겠어요. 그럼 숙성은 어떻게 시켜요? 난 그럼 언제 꿈꿀 수 있어요? ”


 












신이 난 기분이 그대로 얼굴에, 목소리에 드러났는지 승관오빠도, 하드 오빠도 역시 아직은 애야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네가 바란 꿈의 내용에 따라 다르지. 어려운 거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쉬운거면 당장 오늘 밤에 꿀 수도 있는거고, 내일 새벽에 꿀 수도 있는거고. ”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싶다고 했는데, 그럼 이건 어려운 꿈이에요? ”

아니, 엄청 쉬운 꿈. 아마 오늘 꾸겠네. ”











승관오빠는 꾸름을 들어 자신의 옷 소매에 구겨넣더니 이내 다시 문 쪽을 바라보며 툴툴 대기 시작했다.














아니, 배달 간 사람들이 왜 안 와. 승철이 형 네는 재료 사러 갔으니까 빨리 와봐야 일주일은 걸리겠지만 배달은 딱히 먼 곳도 아니던데. ”

너 그러다 지훈이한테 또 혼난다. ”













지훈이라는 오빠가 은근한 실세인지 그 이름이 들리자마자 승관오빠는 뾰로퉁하게 입을 닫았다.

 


 










근데, 여주 너 학교 안 가? ”












맞다. 허겁지겁 손목에 찬 시계를 들여다 보니 아직 850분이었다. 분명 여기를 들어올 때가 그 쯔음이었는데, 약간 의아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여기서 5분거린데요. ”

“ 9시까지 등교아니야? 지금 930분인데? ”

? 그럴 리가 ... ”














없는데 ... 하드 오빠가 가리킨 시계는 분명 9시 반을 향하고 있었다.

아무리 방학 보충이라곤 하지만, 하는 애들도 몇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지각했다는 조바심이 일었다.












, 시계 고장났나봐요. 엄마가 선물로 사주신건데. ”

, 네 시계는 멈췄겠다, 지금. ”












여기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곳이거든. 여기선 시간이 안흘러.

단지 바깥에선 계속 꾸준히 흐르고 있다는 게 문제긴 하지.






순간 머리가 띵 했다. 설마 그래서 ,













우리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놀랐지? 우린 여기서 살아서, 시간의 흐름을 잘 느끼지 못해서 그래. ”















우리의 시간은 이미 오래전에 멈춰버렸거든.

그렇게 말하는 오빠의 눈빛 아래에 얕은 우울함이 깔려 있었다.











--------


연속 다섯개 올릴 수 있네여?! 아슬아슬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들바들..(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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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3.27
이렇게 많이 올려주시면..... 좋잖아요ㅠㅠㅠ
8년 전
독자1
헐 정말 흥미로운 주제인 것 같아요!! 꾸준히 연재해주세요!!! 제가 꼭 보러 달려올게요!!! 신알신 하고갈게요!!!!
8년 전
독자2
재밌어요! 글 진짜 잘 쓰시네요 되게 재밌게 잘 풀어나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1!!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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