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p de Foudre 11
(부제: 팀장과_사무실에서.txt)
요즘 평소보다도 늦게 자는 편이다. 예전 같으면 쓰러져서 잠들었겠지만, 요즘엔 하루 일과가 하나 더 늘었다.
전원우는 전화하는 걸 그렇게 좋아한다. 들어간 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전화로 잘 들어갔냐고 묻는 것부터,
그냥 자기 전에 목소리 듣고 싶었다고 전화하는 것까지, 남들이 보면 오그라든다고 할 만한 내용들이 오간다.
전원우 얼굴을 보면, 그냥 왠지 모르게 말문이 턱 막힌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이 술술 안 나오는 나에게 전화는 나름대로...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뭐해, 그러면?
"내일? 아무것도 안 하는데...."
-그럼 나랑 만나.
내 주말 일과는 텅 비어 있다. 그냥 하루종일 잠 자거나 가끔 친구랑 수다 떨러 마실 나가거나 이게 다지....
그런 나에게 주말에 누굴 만날 일이 생겼다는 건 색다른 설렘이다. 나랑 만나. 말하고 웃는 전원우의 목소리에 괜시리 어딘가가 간질간질했다.
"뭐 하게?"
-너 보게.
"치.... 그게 뭐야."
얘는 왜 이렇게 낯간지러운 말들을 잘 하는 거야! 어디서 배웠나? 너도 나처럼 글로 연애를 연마한 거니...?
전원우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에게 얼마나 힘겨움을 안겨 주는지 본인은 알기나 하려나.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들이 나한테는 너무 컸다.
괜히 민망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구!
"야, 근데.... 헙."
-.......
"워, 원우야!"
-응.
"나 졸려.... 지금 몇 시간 통화했는 줄 알아?"
-한 15분 한 거 같은데.
"아니거든. 2시간이나 됐어. 미안, 나 졸려.... 진짜."
사실 나도 방금 알았어. 핸드폰이 뜨겁다 싶었더니 2시간을 좀 넘어 있었다. 와,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는 건 졸렵다는 거지? 졸렵다고 말하면서 하품이 나와 버렸다. 나 하품하는 거 진짜 흉한데.
전원우가 못 봐서 다행이다.
-잘 자. 딴 거 하지 말고.
"딴 거 안 하거든요. 본인이나 일찍 주무세요."
-내일 괜히 꾸민다고 일찍 일어나지 말고 좋아하는 늦잠 자.
"......무, 무슨!"
-안 꾸며도 예뻐. 나 빈말 안 해.
"......."
-세봉 씨는 할 말 더 없나?
전원우는 못됐어요.... 제 심장을 때리니까....
"자, 잘 자구!"
-......응.
"잘, 자고.... 잘 자고. 잘, 자고?"
무슨 말을 더 해야 하지? 눈을 도륵도륵 굴리며 계속 잘 자고, 만 반복하자 전원우가 수화기 반대편에서 계속 웃었다.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엄청 잘 했다고 소문이 날까, 원우야?
"아...그, 그리구!"
-응.
"내...꿈 꿔!"
-.......
"미안. 내가 생각해도 무리수였...."
-오늘 안 나타나기만 해 봐.
"......."
-잠 다 잤네.
*
너 그렇게 멋있게 하고 오지 말라고! 아니, 나보고는 꾸미지 말라네 뭐네 그러면서 본인은 그러면 어떡합니까? 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츄리닝에 뭐에 거적대기 걸치고 온 건 아니지만! 거적대기를 걸쳐도 핏 사는 분께서 그렇게 입으시면!
제 기가 죽는다니까요?
"여자들 눈 돌아간다- 눈 돌아가."
"내가 잘생겨서 그래."
"예예, 잘 아시네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길을 걸어갈 때마다 여자들이 전원우를 한번씩은 쓱 훑고 갔다.
뭐 학교 다닐 때부터 비일비재했던 일이니 전원우한테는 일상이고 나한테도 그냥 그런 일이었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꽁기해지는 게 사실이었다. 아니, 왜 기분이 나쁜지 알려주실 분.
아, 또 쳐다보잖아요! 뚫어지겠다! 남의 남자친구를 왜 그렇게 사랑스러움 가득 장착한 눈으로 보시는 건데요?
"세봉이 삐졌지?"
"아니? 내가 왜 삐져? 내가? 허."
"그러면 왜 나한테 말 안 걸어?"
"......그, 그거는 기분 탓이야!"
내 기분 탓이야! 속 좁은 나 때문이라구....
"앞으로 그냥 거적대기만 입고 다녀! 막, 코트, 니트, 이런 거 입지 마."
"언제는 좋다며."
"아, 그러면 내 앞에서만 입어!"
말해놓고 보니 굉장히 민망한 말들의 연속이었음을....깨닫게 됐다. 나 지금 방금 뭐랬어요?
속사포로 내뱉고 나서 뒤늦게 전원우의 얼굴을 보자, 전원우는 웃는 얼굴이었다. 내 얼굴은 그에 반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니, 정말. 내 100프로 진심이라니까! 웃지 말라고.
"다,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보는 줄 알아? 무슨, 썰리는 줄 알았네."
"......."
"그 잘생김 아무 데서나 발산하고 다니지 말란 말이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의 주장을 마쳤다. 말을 마치자마자 전원우가 푸흐흐 웃기 시작했고, 내 머리를 헝클어 놨다.
내가 뭐 잘못했냐구.... 질투, 그런 거!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김세봉 맞는데요! 전원우가 저렇게 생긴 걸 어떡해요!
"위험한 여자야."
"......."
"아무 데서나 그러지 마, 진짜 잡혀간다."
*
부장님.... 부장님 나빴어요.... 왜 저를 야근을 시키시냐구요! 왜! 왜!
책상에 머리를 쾅쾅 박자 이석민이 부승관 씨와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미친 거야. 하면서.
야근을 하는 이유란 즉슨 이거였다. 부장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을 나는 꼬투리 잡힐 것 하나 없이 다 완료했다.
그런데 그 파일 자체가 분량이 잘린 잘못된 파일이라서 의도치 않게 나는 일을 다 끝내지 못한 게 돼 버렸고,
부장님은 엄청 미안해 하시면서 나에게 오늘까지 꼭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다. 오늘 딸아이 생일이라.... 라는 말을 덧붙이시면서.
딸내미 생일이라는데....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세봉 씨 내가 커피 타다 줄까요?"
"아뇨, 아뇨! 아뇨. 몰라요. 몰라...."
"살면서 사람이 야근을 할 수도 있는 거죠. 너무 우울해 하지 말...."
커피를 타다 준다는 승관 씨를 다 마다하고 계속 머리를 처 박고 있었다.
나 오늘 치즈인더덫 보려고 그랬단 말이에요! 본방사수.... 잘 가. 그렇게 또 한 편이 밀리는군요....
박해진씨 봐야 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아닌데.... 옆에서 야근 할 수도 있는 거에요~라며
깐족대는 이석민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무시했다.
"그러면 우리는 퇴근!"
"......안녕히 가세요."
가다가 꼭 넘어지시구요. 뒷 말을 삼키며 커서가 깜빡이는 노트북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저 얄미운 남정네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회사에서 가장 시끄러운 사람 3인으로 불리우는 저 셋이 나와 같은 부서인 건 좋은 건가요, 안 좋은 건가요?
"헐. 오늘 설마 세봉 씨만 야근해요?"
"......제가 불 끄고 가야겠네요."
"무섭지 않겠어요? 우리 회사에 귀신 되게 자주 나오는데...."
"......네?"
귀신이요? 귀신? 그런 걸 누가 믿냐? 권순영 씨가 이석민에게 핀잔을 주자, 이석민이 엄청나게 진지한 표정으로 나는 봤어, 라고 무용담을 꺼내기 시작했다.
피 묻은 와이셔츠를 입은 귀신이 자꾸 노래를 부른다고.... 무슨 노래를 부르냐면....
"오...사..."
"아, 몰라요, 몰라! 귀신 그런 게 어딨어요! 아! 거짓말 하지 마세요!"
"오오. 세봉 씨 보기와는 다르게 겁이 많나 봐요?"
"아, 아니거든요? 얼른 가세요! 갈거면!"
헝. 귀신이라니.... 나 진짜 귀신 싫어하는데. 그렇게 한 두명 씩 사무실을 떠나기 시작했고, 겨울이라 해가 일찍 지는 탓에
내 파티션에만 불이 들어와 있는지라 내 주변을 제외한 모든 곳이 암전이었다. 아, 진짜. 왜 그런 귀신 얘기를 해 줘 가지고....
귀신이, 노래를 부르는데, 무슨 노래를 부르냐면.... 오, 사, 카....
"뭐 해...."
"악!!"
너가 그 오사카 귀신이야? 뭔가 뒤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싶어 식은땀이 날 때 즈음, 그 무언가가 나에게 말을 걸자마자 뒤로 넘어져 버렸다.
나 왜 울고 난리래.... 그 존재에 대해 알기 전까지 나는 공포심에 휩싸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보니 전원우였다.
아.... 깜짝이야...
"왜 지, 지금까지 안 가구...."
"글쎄다. 근데 왜 그렇게 놀라."
오사카 때문이야.... 전원우가 나를 일으켜 주고는 내 머리를 정리해 주면서 왜 놀랐냐고 물었다.
귀신 때문에 그래! 대충 얼버무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의자를 일으키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근데 왜 아직 여기 있어?
"왜 안 갔어?"
"너가 안 가서."
"...뭐하러. 미안하게...."
"그거 그렇게 하지 말고,"
너가 안 가서. 무심하게 내뱉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미안함이 피어났다. 아니, 그냥 가도 되는데....
물론 너가 있어 준다면 하나도 안 무섭겠지만! 미안하게 왜 그러냐고 어물쩡 말하자, 들은 척도 안 하는 전원우가
내가 작업하는 걸 보더니 그거 그렇게 하지 말고, 하면서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두드렸는데?
".......흐익."
너무 가, 가깝잖아! 적정거리 이렇게 막 무시해도 돼요? 아무도 없다고?
전원우의 팔이 내 앞에 보인다 싶었더니 거의 뒤에서 안는 거나 다름 없는 자세가 돼 버렸다.
"이게 더 괜찮지 않나?"
"......어, 어? 어. 그런 거 같아."
"뭘 그런 거 같아야. 하나도 안 읽었으면서."
"......아, 아니거든! 다 읽었거든?"
여기 귀신 있는 거 맞네요.... 전원우 너가 귀신이야. 내 속이 그렇게 투명하니? 다 보이는 거야?
도대체 누가 이 상황에서 집중을 할 수 있겠냐고. 난 못 해. 삐질삐질 땀이 흐를 것만 같았다.
"여기 우리 말고 아무도 없는데."
"......."
"더 당황하는 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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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
와!!!!!!!!!!! 신인상!!!!!!!!!!!!!!!!!!!!!! 풍악을!!!!!!!!!!!!!!!!!!!!! 울려라!!!!!!!!!!!!!!!!!!!!!!!!!! 여러분 저 오늘 숙제 빛의 속도로 끝내구 집 와서 서가대 보면서 울었어요.... 데뷔 계속 미뤄지면서 불안했을 우리 애들, 이젠 어느덧 데뷔해서 신인상까지 거머쥐는 그런 애들이 됐네요ㅠㅠ기특해... 찬이... 너무 귀여웠어... 오늘 음향 발캠 쩌뤗! 지만 애들이 예쁘니까... 그리고 오늘 전원우 미친 것........? 와 진짜 보고 현욕 나왔어요 원우 너무 섹시해..... 섹시하ㅈ냐ㅏㄴ......... 원우 이제 입덕요정 되겠네요......(눈물) 나만 알던 원우였는데......... 왜........... 엉엉ㅇ엉ㄹ난인ㄹ난런...... 그래도 얘들아 넘넘 수고해써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정 몇 백개 씩 판 게 안 아까워ㅠㅠㅠㅠㅠㅠㅠㅠ히유ㅠㅠㅠㅠㅠㅠ세요. |
ㅇㅇ아앚아재잭재개객개그긍그이입입ㄴ니닏니다다!!!!!!!!!1
헐 노트북이 이상해요 첫 줄이 안 고쳐지는.......... 아무튼 아재개그에요ㅠㅠㅠㅠㅠㅠ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 얘들아 사랑해 원우야 사랑해 결혼하자 원우야 이따 집에서 봐~~~~~~~~~^^
ㄴ ㅐ 남편~~~~~~~~~~~~~~~~~~~~~~~~^^~~~~~~~~~~~~치킨 시켜놓을게 몸만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