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속보입니다. 방금 전 신촌 모 유흥주점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신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국회의원 강@@을 비롯한 스무명의 의원들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고 아직까지 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워낙 심각한 사건인만큼 경찰들은 현재 용의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씨발, 씨발, 씨발!!!!!!!!"
"총장님.."
"닥치는 대로 불러와."
"예?"
"강력계 애새끼들 한명도 빠짐없이 싹 다 불러들이라고!!"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조사해온 자료들 브리핑 준비시켜놔. 내가 직접 보고 지시 내릴테니까."
**
Rrrrrrrrrrr Rrrrrrrrrrr
-비상 안내 방송입니다. 현재시간 오후 8시 10분, 수사팀 한명도 빠짐없이 3층 A회의실로 집합합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수사팀 전원은 3층 A회의실로.-
저녁 식사가 막 끝난 오후, 경찰청이 떠나가라 울려대는 사이렌 방송에 강력계 형사들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안 그래도 다같이 모여 뉴스속보를 봤었기에 몇몇 형사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어떤 형사는 퇴근은 물건너갔다며 울상을 짓곤했다. 의문의 폭발 사고, 아니 이미 범인이 누군지 99%는 알고들 있는 이 사건으로 인해 경찰청 특수 강력계의 2016년의 시작은 요란하고 잔혹했다.
[회의실 A]
스무명가량의 강력계 형사들과 총장사이엔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았다. 제 분에 못 이긴 모양인지 총장의 얼굴은 시뻘개져 있었고 이마엔 시퍼런 핏줄이 울긋불긋 튀어나와 있었다. 세게 쥔 주먹은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총장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다. 숨도 제대로 못 쉴만큼 무거운 정적을 깨트린건 총장의 매서운 목소리였다.
"다들 브리핑은 제대로 준비해왔겠지?"
"예."
"이미 사건 일어난 마당에 길게 끌 것도 없고 당장 브리핑 시작해."
총장의 말을 마지막으로 총장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굳은 얼굴의 형사가 착잡한 표정으로 일어나더니 포인터를 꽉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하였다. 불이 꺼진 회의실엔 벽면 가득 환한 불빛만이 회의실을 채우고 있었다.
"우선 이번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의심되는 조직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강력계 팀원들 모두 잘 알고 계시겠지만 다시 한번 최근 자료를 토대로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조직의 이름은 정확하게 밝혀진바 없지만 저희끼린 통상 '신세계'라고 부릅니다. 이제까지 벌어진 살인행각으로 보아 제 스스로 선과 악을 구분짓고 범죄자들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둔 조직으로 현재 추정됩니다."
"3년 전 이맘때 처음으로 등장한 이 조직은 당시 신문, 뉴스 헤드라인을 모두 장식한 '교도소 폭발사건'을 시작으로 범죄를 이어왔습니다."
"신세계로 인해 살해된 인명들만 300명에 다다르며 무기는 칼과 총, 폭탄을 주로 사용합니다. 조직원 모두 무자비하고 잔혹한게 특징입니다."
"조직원들은 8명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연령과 이름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이십대 초중반, 사건의 스케일이나 실력을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매우 어린 연령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얼굴까진 어째어째 흐릿하게나마 겨우 밝혀냈지만 워낙 철저한 보안으로 정확한 이름까진 밝혀낼 수 없었습니다. 아마 태생부터 고아였거나 워낙 뛰어난 보안능력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저희들이 임의로 정한 활동명으로 제일 중요한, 8명의 신상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
신세계 조직의 짧은 필모 브리핑이 끝난 후 흐릿한 사진 속 인물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몇몇 졸린 눈의 형사들도 그제야 눈을 반짝이며 화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사진은 최근에 구한 자료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형사들이 많았을 거야. 화면이 넘어가고 날카로운 인상의 젊은 남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물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신세계 프로필]
"임의로 정한 순서대로 우선 Boss. 보스라 불리는 이 인물은 말 그대로 조직의 우두머리로 추정됩니다. 작전 지시에 능통하며 명석한 인물입니다.
솔직히 보스만 없었어도 신세계를 잡는 일이 그다지 어렵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정도로 보스는 이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다음은 Action 입니다. 액션은 행동대장으로 이름에 맞게 굉장히 빠르고 민첩한 활동으로 조직원들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경찰 8명과 혼자서 싸워도 거뜬히 이길 수 있는 그런 인물로 이제까지 벌어진 사건들 모두 빠짐없이 등장했습니다."
"세번째는 Data,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입니다. 보스와 마찬가지로 사건 현장에 나서기보단 지시를 하는 쪽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역시나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으며 정보력에 있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입니다. 그리고 이건 확실하진 않지만 잠시 경찰에 몸 담았다는 소문이 들리곤 했었습니다."
"네번째 Social. 특유의 사교성높은 성격으로 주로 사건의 미끼가 되는 일이 많습니다. 타겟을 유인해야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인물입니다.
그렇다고 전투실력이 뒤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신세계 조직원 모두 인원조정이 자유로울 정도로 각자의 분야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은 Liar,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현장에 등장할 때도 있어서 뚜렷한 포지션이 애매합니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거짓말쟁이, 경찰을 갖고 노는 존재죠.
어느 한 분야에 치중되지 않고 다방면으로 실력이 뛰어난 인물로 추정됩니다. 제 2의 보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섯번째 Thief, 도둑입니다. 신세계는 사람을 죽이는 일 말고도 돈이 될만한 귀중품을 훔치기도 합니다. 주로 그런 작전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굉장히 민첩하고 증거를 절대 흘리지 않습니다. 덕분에 귀중품 도난사건에서 증거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엔 신세계를 제일 먼저 의심하곤 합니다."
"일곱번째는 Watch 입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사건현장을 뒷수습하는 인물입니다. 혹여나 증거가 남을지 모르니까요.
조직원 모두 실수가 거의 없지만 이런 인물이 따로 존재하는 걸로 보아 신세계는 우리 생각 이상으로 철저하고 무시무시한 존재입니다.
또, 수사 중인 현장에 귀신처럼 왔다 수집해놨던 물품들을 훔쳐가기도 합니다."
폭풍과도 같은 브리핑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형사들의 손엔 어느 새 땀이 흥건하게 흘러내렸고 일곱번째 조직원 다음 화면엔 사진대신 하얀색 화면만이 회의장을 밝히고 있었다. 하얀색 화면에 총장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총장의 모습에 마지막 조직원 발표를 앞둔 형사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고 깊은 한숨과 함께 다시 브리핑을 시작하였다.
"마지막 Secret, 믿기시진 않겠지만 신세계엔 여자가 있습니다. 조직내 유일한 여자 조직원으로 얼굴과 이름 모두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으며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걸로 보아 아무래도 조직 내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나이대도 추정이 불가능하지만 종종 사건에 투입되는 인물로 최근, 총격전에 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지막 조직원 브리핑이 끝나고 회의실엔 환한 불빛이 켜졌다. 서로 숨도 크게 못쉬며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는데 총장은 자리를 박차며 무자비한 명령을 내리곤 사라졌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합세. 6월 안에 그 여자 조직원을 밝혀내. 그리고 올해안에 신세계를 잡아들여."
"........"
"그대신 사살을 허용한다."
**
찬바람이 부는 회의실을 벗어난 형사들은 추운 겨울 흥건해진 이마와 손을 쓱쓱 닦곤 그제야 한숨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살이 가능하면 뭐해, 심지어 난 오늘 그 놈들 얼굴 처음본다 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고 평소 잘 쓰지도 않는 총질로 어떻게 전문 조직원들을 잡냐며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3층 회의실 복도를 가득 채웠다. 그도 그럴 것이 총장이 요구한 명령은 형사들에겐 그냥 올해안에 사표를 내라는 말과 같은 말이었다.
회의가 끝나고 발표를 도맡았던 강형사와 그 옆에 앉아있던 젊은 여형사가 회의실 근처 휴게실에 들어갔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강형사를 향해 커피를 뽑아 건네는 여형사의 얼굴엔 다른 형사들과는 다르게 꽤 밝은 표정이었다.
"선배 고생했어요. 갑자기 브리핑을 시킬 줄 누가 알았겠어요."
"내말이. 똥 빠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래도 선배 발표는 진짜 잘하던데."
"잘해야지. 못하면 언제 잘릴지 누가 알겠어."
"선배 여기 커피."
"어, 고맙다."
"근데 선배, 진짜 웃기지 않아요?"
"뭐가?"
"조직원들 이름말이에요."
"이름이 왜?"
우리 실력에 비해서 이름들이 하나같이 존나 구리잖아요.
"그냥 좀 우습네."
"우습기는. 우리 그래도 그거 정하고 꽤 뿌듯했는데."
"특히 시크릿, 그거 진짜 구려요."
"뭐야, 그럼 넌 뭐가 나은 것 같은데?"
"글쎄요, 센터?"
"센터라.. 그건 그 여자 하기에 달렸지."
아, 그래요? 그럼 이제부터 존나 센터답게 행동하면 내 이름 바꿔주는 거죠?
오케이- 김탄소 접수완료.
+작가의 말
독자님들 반응보고 연재결정할게요. 연재가 조금은 느릴 수도 있어요. 혹시 헷갈리실까봐 알려드리는건데 여주는 신세계 조직원으로 경찰청에 잠입 중입니다.
암호닉 신청 정말 감사합니다! 신알신도, 추천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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