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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01


남자가 죽어있다. 약 서른 남짓으로 보이는 남자다. 얼굴은 말끔했지만 입가와 코 주변에 타액 범벅이 되어 있었다. 바닥에 대자로 누워 있다. 목엔 시뻘건 지국이 남아 있었다. 주변은 티 하나 없이 말끔했고, 침입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옷에 피가 묻지 않은걸 보아 찔러 죽이지는 않은것 같다. 샤오루가 001.jpg 라는 이름의 사진 파일 한장에 나온,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의 전부였다. 모두가 조용했다. 장이씽은 항상 조용했지만 말이다.

정적을 깬건 우이판이였다. 샤오루씨. 다른 사진은 없나? 이판의 말이 끝나자 나머지 네명도 같은 뜻의 질문을 던졌다. 갑자기 물밀듯이 들어오는 사진 요청에 놀란 샤오루는 일단 다들 진정하라며 가면 너머에 있는 머리를 긁적였다. 다들 질문을 왈가닥 스럽게 하시네. 샤오루는 뭔가 못마땅한 눈치인지 새침한 말투였다. 머리를 굴리던 첸이 일단 피해자의 인적 사항이라도 물어봐야 되지 않겠냐며 질문을 던지자, 그제서야 샤오루가 다시 살아났다. 잠시만 기다리라는 샤오루의 말과 동시에, 다섯명의 컴퓨터엔 조그마한 텍스트 창이 떴다.

[이름 최철민. 나이 32. 혈액형 O형. 현재 H 보험회사 재직중.]

읽어주려고 했는데, 여기 한국말 못하는 사람이 있나? 샤오루의 약올리는 말투에 타오가 화면 너머에서 잠시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 관심 가지지 마요. 시우민이 타오에게 위로하는 말을 건네자 그제서야 조금 조용해 졌다. 하지만 샤오루는 여전히 텐션 업 상태였다. 뒤이어 사진이 여러장 전송되었다. 002jpg 부터 006.jpg까지 온 사진들은 다각도에서 찍은 사진들이였다.


"피해자 사망 추정 시간은?"
"새벽 4시 에서 5시 사이. 라는 경찰의 보도."
"사망 원인은?"
"목졸림으로 인한 교살. 이러고 뉴스에서 보도."


사진좀 자세히 보시죠. 샤오루의 퉁명스러운 말에 첸은 전송되었던 사진 파일들을 하나하나 다시 열어서 보았다. 남자의 목 부근은 새빨갛게 변해 있었고, 그 옆에는 하얀색의 기다린 선이 널브러져 있었다. 타오도 이것을 발견한 듯 놀란 눈치였다. 이판이 다시 운을 떼었다. 교살 맞네. 그렇죠? 샤오루가 싱글벙글 웃는 눈치였다.


"근데, 저 하얀 선은 뭐야?"
"인터넷 선이요. 집안 모든게 다 흉기더라구요."


시우민이 다시 사진을 천천히 살피다가 물었다. 굳이 인터넷 선을 쓴 이유가 뭐에요? 이 방에서는 흔적 하나하나가 속임수가 될 수도, 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퀴즈 출제자에겐 수많은 질문들이 퍼부어진다. 샤오루는 가면의 깃털을 만지작 거리며 태연히 말했다. 새벽에 들어갔는데, 집에 줄을 놔두고 와서 아무거나 뽑아다 썼다는게 경찰도 알지 못하는 범인의 진실 이라네요. 샤오루가 쿡쿡 웃자 발끈한 우이판이 범인은 너잖아! 라며 소리를 쳤다. 타오가 겨우 중재를 해 놓지 않았으면 또 앙숙의 싸움은 시작 되었을 것이리라.


"피해자가 사는 곳은 어디에요?"
"역시 첸씨. 기다려봐."


뒤이어 샤오루를 제외한 다섯 사람의 컴퓨터 화면에 조그만 텍스트 창이 떴다.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X가 당산 삼성 X차 2XX동 1XXX호.]

이래가지곤 단서가 못되잖아. 타오가 신경질 적으로 중얼거렸다. 첸은 피에로 가면 속 미간을 구기며 천천히 연관성을 생각해 나갔다. 아직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어요. 샤오루가 손가락을 빙글 돌려가며 얘기했다. 여전히 레이는 조용히 있었다. 뭔가 알아냈으면  좋으련만. 첸은 애꿎은 사진 파일만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었다. 사진 더 드릴까요? 샤오루의 제안이 끝나자 마자 다시 여러장의 사진 파일들의 다섯명의 컴퓨터로 날라 들었다.

시체가 클로즈업 되어 있는 사진, 집 구석구석을 찍어 놓은 사진, 어울리지 않게 시체 주변에 쭈그리고 앉아 브이를 한 사진까지. 마지막 사진을 본 우이판이 참 악취미라며 혀를 차자 발끈한 샤오루는 다 같은 취향의 사람들끼리 뭘 따지냐며 받아 쳤다. 이번엔 시우민이 겨우겨우 중재를 했다. 첸은 마치 경찰관이 된 듯 샤오루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범인이랑 피해자랑 원수 진 관계였나요?"
"에, 범인은 저런 사람은 몰라."
"그럼 지인중에서?"
"되게 평판이 좋았다던데."
"아내?"
"집안에 여자 흔적 하나 없더라."
"여자친구."
"없어."
"친인척?"
"부모님한테도, 친인척 한테도, 모두 소문난 효자였다고 합니다."


얻어낸 게 없다. 첸은 머리를 헝크러 뜨리며 푹신한 의자에 몸을 묻어버렸다. 시우민이 샤오루가 전송해준 사진을 자세히 보던 중에 중얼거렸다. 이 남자는 여행을 좋아했나봐요. 그러고 보니 거실 벽면엔 티비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 하나하나 확대해보던 우이판은 여행광 이였냐며 운을 띄웠고, 뒤이어 사진첩 같은 책 종류를 클로즈업 해본 타오가 겉면에 티켓 박스라고 쓰여져 있는 걸 보아 연극이나 뮤지컬 류도 좋아했었 겠다고 유추했다. 샤오루는 조용히 있었다.


"시체 옆."
"뭐?"
"가면, 하얀색."


조용히 있던 장이씽이 말을 열었다. 장이씽은 유독 이 방에서 말이 없지만, 추리력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으로 다섯명 모두 장이씽은 다크호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하는 사람이였다. 이씽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사진 003.jpg 시체의 왼팔이 뻗혀진 공간에서 하얀색 가면을 발견했다. 우이판은 범인이 실수로 떨어뜨리고 간 것이겠지 라고 중얼거렸지만, 금방 캐치를 한 샤오루는 자신은 이 가면 하나밖에 없다며 박박 우겨댔다. 


"가면이 뭐."
"자알 생각해 보세요."
"진짜 네가 떨어뜨린게 아니지?"
"왜 저라고 하세요. 범인이라니까-."


  샤오루의 손가락이 빙글 하고 돌아갔다. 이씽은 다시 침묵 상태로 일축했고, 다섯명의 눈동자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첸의 손가락이 따닥 따닥 원목의 책상 위에서 움직였다. 신지는 조용히 서있기만 했다. 다른 손으로 마우스만 움직이던 첸의 입에서 단말마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액자를 주목해요. 왼쪽에서 두번째, 밑에서 세번째 액자."


첸의 말에 모두들 사진 파일을 클로즈업 하여 액자를 찾아내었다. 그 액자엔 다른 액자들 처럼 사진이 끼워져 있지 않았고, 그 대신 티켓 한장과 알 수 없는 의문의 알파벳이 적힌 메모지가 유리판에 눌려져 있었다. 타오가 더 클로즈업을 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 티켓이 어떤 공연의 티켓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 범인이 피해자의 티켓 박스에서 하나를 슬쩍 했으리라. 살짝 화가 난건지 우이판이 성질을 내버린다.


"이게 뭐야!"
"나이스 캐치. 범인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선물 이랄까요."


경찰은 그냥 소중한 티켓이라서 액자에 끼워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 갔겠죠. 시우민이 조용히 말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네. 타오도 같이 수긍했다. 노란 메모지엔 알파벳으로 Ph 라고 대충 휘갈겨져 있는 걸 보니 범인은 매우 급했나보다. 외관상 보이는 알파벳에 첸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떤걸 선물로 주려는 의도인데요. 날이 선 첸의 질문에 샤오루는 한결같은 태도로 대답했다. 그걸 찾는게 여러분들의 몫이지. 안그래?


"아무리 봐도 단서가 될 만한 걸 못찾겠는데."
"피해자는 여행광에 연극이나 뮤지컬 애호가였다는 정도만?"
"곁에는 하얀 가면이, 액자에는 정체불명의 티켓과 이상한 알파벳이 적힌 쪽지가 남아 있었구요."
"그냥 심심해서 죽인건 아니지?"


레이를 제외한 모두가 한마디씩 하자 샤오루는 아니라는듯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내가 그렇게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보이나요. 참나. 그 말에 우이판이 다시 발끈하며 넌 원래 융통성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시 샤오루에게 언어 공격을 퍼부었다. 자자, 진정들 하세요. 시우민이 다시 중재를 하자 겨우겨우 둘은 진정을 한다. 샤오루가 손을 들어 다섯명의 이목을 끈다. 아무도 모르는 건가요? 텐션 업인 상태로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아직도 싱글벙글 인가보다.


"그럼 여기서 진짜 문제. 범인이 다음으로 노리는 사람은 누구-."


의자까지 돌려가며 마치 즐거운 소식을 전하듯 샤오루가 웃었다. 다섯명의 컴퓨터 창에는 샤오루가 전송한 텍스트 창이 띄워져 있었다. 범인의 다음 타켓은 누구일까. 지켜보던 시우민이 좀 그만 나대라며 타일렀지만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원래 저러잖아요. 타오가 혀를 차며 말했다. 우이판은 왠일인지 다시 조용했고, 장이씽은 뭘 하러 간건지 항상 오리무중인 상태. 첸은 가면의 위를 꾹꾹 누르며 난잡하게 어질러진 퍼즐들을 맞추려고 애를 썼지만, 노력에 비해 되는 건 한가지도 없었다. 에. 샤오루는 실망한 눈치로 다시 입을 열어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전 충분한 사진과 정보를 제공했고, 힌트랑 선물도 드렸어요. 이정도면 누구나 맞출 것 같은데. 정답 아시는 분? 진짜 없어요?"


특정한 인물을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예를 들어서 그냥 남자라던가 이런거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진 남자라던가 이런 유형으로 말해도 정답으로 인정해 드리죠. 샤오루가 선심을 썼다는 듯 중얼거렸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는 못했다. 남자가 아니여도 되요. 여자든 어린이든 일단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만 말해도 괜찮은데. 그래도 아무도 정답에 근접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숨을 푹 쉰 샤오루는 분간을 잡지 못하는 다섯명에게 다시 제안을 했다.


"김샜네. 그럼 사일간의 유예기간을 드릴께요. 그때까지 맞추지 못하면, 저는 다음 사람을 죽일꺼에요."
"사일은 좀 이르지 않나."
"맞아. 우리 다 사회인이지 않나?"


우이판은 의아한 듯 타오에게 물었다. 타오 너 사회인이였어? 그 말에 발끈하며 우이판에게 왁왁대던 타오였다. 하긴, 모두들 서로의 직업을 모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거다. 자자. 샤오루가 손을 탁탁 치며 둘 사이를 진정시켰다. 그럼 사일 뒤 열시 어떤가요? 시우민이 제안하자 모두들 괜찮다는 듯 한마디 했다. 장이씽은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없었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동의를 한 거라며 첸이 추측했다. 샤오루는 지칠줄 모르는 텐션 업 상태로 다섯명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제 된거죠? 그럼 사일 후에 만나요-."


샤오루 라고 써져있던 창이 꺼졌다. 뒤이어 장이씽이 소리없이 나가고, 나머지 네명은 서로 인사를 하며 각자의 창을 로그아웃 시켰다. 화상 채팅 방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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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다음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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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달걀찜이에요!! 와...... 마지막에 소름돋았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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