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0909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공지가 닫혀있어요 l 열기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뀨뀨뀨뀨 전체글ll조회 684








처음 든 생각은 여기가 꿈인가 하는 허무맹랑한 떠올림이였다. 지금은 분명 여름인데 이곳의 바람은 꼭 겨울 같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회색 반팔티 밖에 걸치지 않은 나의 팔을 쓸어내리다 앞에 자리한 숲을 보았다. 그 앞에 선 작은 아이도. 분명 아까 전까진 숲조차도 없었건만. 나는 단정짓는다. 이것은 꿈이다, 하고. 아이가 작은 동화책을 품에 꼭 안은 채 날 바라봤다. 천천히 발걸음을 떼어냈다. 아무것도 신지않은 맨발을 소복한 눈이 감쌌다. 아이는 동화책을 꼭 쥐더니 숲 안으로 달음박질쳤다. 난 그뒤를 쫓았다. 그것은 나도 모르는 이유. 언 발에 자그마한 상처가 났다. 보이지 않는 돌에 긁힌듯 싶었다. 아이가 뛰던 것을 멈추었다. 내 쪽으로 몸을 돌린 아이는 숨도 안차는지 날 기다렸다. 나는 이렇게도 힘든데. 입김이 뿌옇게 시야를 가렸다. 


"동화책, 내가 읽어 줄까?" 


내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어서 이렇게 쫓아왔던가? 생각할 새도 없이 아이는 내게 동화책을 건넸다. 그리고는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 책을 다 읽어야 여기서 나갈 수 있어."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아이가 꺼리낌 없이 눈 밭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백현이 잠시 망설이자 아이가 백현의 옷자락을 끌었다. 그리곤 재촉했다. 어서 책을 읽으라고. 


"어제, 소년은 꿈을 꾸었습니다."



어제라고 시작되는 동화가 있었던가. 머리가 지끈거렸다. 



"소년의 이름은 백현." 


동화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백현은 또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얼마가지않아 그 생각들은 모두 잦아든다. 꿈이잖아. 


"백현이에겐 작은 동화책이 하나 있었어요. 백현이는 그 책을 들고서 잔디밭에서 뛰어 놀길 좋아했어요. 하지만 반복되는 하루에 지루함을 느꼈죠. 하루는 지나가던 남자가 백현이에게 다가왔어요. 그리곤 말했죠. '내가 그 동화책을 읽어줄게!' 남자가 동화책을 펼쳤지만 동화책은 그저 백지였어요. 남자가 혀를 찼습니다. '이런. 너의 책에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구나.' 백현이가 그말에 시무룩해지자 남자는 덧붙였습니다. '네가 이책을 너의 모험이야기로 가득채워오렴. 그때에는 내가,'"


그 이야기를 읽어줄게. 백현의 입술이 작게 달싹였다. 


"기억나?"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의 앞에 섰다. 또 그 표정. 웃음을 참는 듯이. 백현은 무슨 소리냐는 듯 아이를 바라봤다. 아이는 천천히 눈을 깜빡인다. 


"역시."

"……."

"그래도 괜찮아."

"……."

"기억나게 될거야."


아이가 사라지고, 백현은 꿈에서 깨어났다. 아…. 작은 탄식이 입새를 비집고 튀어 나왔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있자 뒤늦게 알람시계가 울렸다. 신경질스레 알람을 끈 백현이 출근준비를 했다. 토스터기에 식빵을 집어넣은 뒤 양말에 발을 집어넣는데 발바닥이 따갑다. 허리를 숙여 발바닥을 확인하니 발바닥에 조그마한 상처가 있다. 돌멩이에 긁힌듯한…. 얼마되지 않았는지 작게 핏방울이 맺혀있다. 토스터기가 노릇노릇 익은 식빵을 토해냈다. 백현은 문득 머릿속의 기억을 토해냈다. 그러니까, 


"아…."


어젯밤의 꿈을. 입술이 다시 한번 탄식을 뱉어낸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몽환적...대박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님진짜뭐에여??너무좋아....노래도너무좋고잔잔하게흘러가는거진짜좋아여..아...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