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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하양래월(下陽來月) (부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 인스티즈







"바람이 불면 저 또한 먼지와 함께 사라지겠지요."


"...그런 농 하지 말라 했잖소."


"꽃이 지면 어린 잎을 보다듬어 주세요."


"그만해."


"전하, 마지막 부탁이 있습니다."


"......"


"제가 떠나면 저의 누이를 제 자리에 앉혀주십시오."


  언니의 말인데 그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겠지. 다가오는 죽음은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었다. 시린 겨울 바람이 궁궐을 찾아왔을 때 나의 하나 뿐인 언니는 병마에 저항하길 포기한지 오래였다. 언니가 떠난 그 날의 아침은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살아 있다.
  황제도 아닌 척 했지만 언니의 마지막을 알고 있어서 매일을 그녀와 함께 보냈었는데 그날은 유달리 업무가 많아서 언니의 궁에 찾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언니는 기침이 심해지자 모든 종을 내치고 방에 홀로 있길 원했다. 나는 기침 소리가 멎은 후에야 언니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평온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언니를 마주하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물이 났다.
  언니는 왜 쓸쓸하게 최후를 맞이하려 했을까. 1년이 지나 다시 그 계절이 오자 나는 언니 생각을 자주 한다.






양래월(下陽來月)
(부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연못이 흐려졌소."



  황제는 뚱한 표정으로 연못을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도 같이 점심 식사를 한 후 정원을 산책 중이었다. 그는 이 곳에 매일 와도 질리지 않는지 다른 곳에서 산책하길 꺼려 했고 나는 그에 맞춰줬다.


"그럴리가요. 황제가 걷는 길에 있는 것인데 관리가 허술하겠습니까?"


"그래서 내 눈이 이상하다는 말인가?"


  그는 고개를 홱 돌려 나를 꾸짖듯이 말했지만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가 장난 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나도 웃으면서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대는 아직도 나를 불편해 하는 것 같소. 함께한지 한 해가 됐는데 이제 그 말투도 그만 쓸 때가 되지 않았소?"


"아무렴 황제인데 편하게 대하는건 어렵습니다."


  황제와 나는 나이로 따지자면 동갑이었지만 나는 그의 지위 때문에 말을 놓을 수도, 이름을 부를 수도 없었다.


"이제는 서로의 이름을 부릅시다."


"그건..."


"여주야/야."


  그는 장난스럽게 얼굴을 들이밀며 나도 이름을 불러주길 요구하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이러면 나는 불편한데.


"... 1년이나 지났잖소."


"......"


"한 걸음씩, 나아갈 필요가 있소."


  내가 고개를 들지 않자 황제는 다시 바로 서더니 사뭇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의 사람이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의연하게 굴 수 있어요? 그가 나를 황비의 자리에 앉혔을 때부터 묻고 싶던 말이다.
  그는 할 말을 다 했는지 나를 앞서 걸어 갔다. 오늘따라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한다 했어. 저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겠지. 요즘 방에 홀로 앉아 있을 때 나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젠 정말로 떠나 보내야 한다.


'이제는 서로의 이름을 부릅시다. 여주야/야.'


  황제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조금 전 들었던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런데 어쩌지요, 저는 이름을 부를 수가 없어요.


"언니가 부르던 이름이잖아..."





***





"김여주."


"오셨군요."


  황제는 새로운 취미가 생긴 것 같다. 보통은 업무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나를 찾아 왔는데 요즘은 불쑥 불쑥,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를 찾아 온다. 찾아와서 하는 일이라곤 딱히 없다. 내 이름을 부르고,


"바람이 차가워. 오늘은 궁에만 있어."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저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황제는 내 겉옷을 만지더니 너무 얇다며 종을 불러 다른 옷을 가져오라 했다. 괜히 됐다고 해봤자 황제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게 뻔하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내 앞에 놓인 차를 마셨다. 문득 창가에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 있는 지금이 평화롭다고 느껴졌다.


"청에서 들여온 차야. 맛은 어때?"


"끝맛이 깔끔한게 마음에 듭니다."


  마음에 드니 다행이라며 웃는 황제의 얼굴을 바라봤다. 성격을 나타내는 듯한 시원하게 뻗은 눈썹과 코,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적당히 큰 눈, 남자답게 각진 아랫턱과 옅은 홍빛을 띄는 얇은 입술. 언니도 처음엔 수려한 외모에 반했었지.


"뭘 그렇게 보나."


"입가에 부스럼이 묻었습니다."


  괜히 묻지도 않은 다과의 부스럼을 떼어주는 척하고 넘겼다. 황제는 내 생각을 읽으려는 듯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라."


"그게 벌써 3년 전의 일이지요."


"그때 우리 친구 맺기로 하지 않았나?"


  황제의 말이 맞다. 언니는 나를 황제에게 소개 시켜주고 싶다해서 데려 갔었다. 나는 황제를 만날 생각에 잔뜩 긴장해서 정원으로 가는 길에 내 치맛자락을 밟고 넘어지기까지 했었다. 언니는 그런 나에게 겁 낼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그런 말이 나에게 통할리가 만무했다. 황제잖아! 실수해서 언니 창피하게 하고 싶진 않아. 괜히 툴툴거렸더니 언니는 웃으며 나의 팔을 잡아 끌었다. 저기 기다리고 있네.
  소문대로 황제는 어린 나이에 즉위해서 나처럼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가 쭈뼛대자 언니는 나 대신 나의 소개를 해줬고 황제는 가만히 듣더니 나이가 같다는 소리를 듣자 미소 지었다.


'안녕.'


'친구로 지내자.'


  황제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줬다. 나는 친구로 지낼 수 있을만큼 편한 사이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황제는 나와 언니가 머물었던 궁에 찾아와 언니가 부재하면 대신 나와 담소를 자주 나눴다.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언니에 대한 것이었다. 황제는 언니가 너무 말을 아낀다며 나에게 언니에 대한 것을 자주 묻곤 했다.


"일단 친구로 시작하자."


  과거를 회상하느라 내 앞에 있는 황제를 잊었다. 그는 턱을 괸 자세를 고쳐 바르게 앉았다.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하고 온 듯한 얼굴이어서 나는 그의 요구에 조금씩이라도 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래."


  남은 사람들은 남은대로 잘 지내야 한다. 이게 언니가 원하는 바일거야. 조그마한 소리로 답하자 황제는 미소 지었다.


"이름."


" ? "


"이름도 불러봐."


  입술을 달싹거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아직 이름은 어렵다.


"괜찮아. 다음에는 꼭 불러줘."


  3년 전 나에게 짓던 황제답지 않은 게구진 웃음을 다시 짓는다. 창가에 앉은 탓에 냉기가 들어왔지만 이상하게 방 안이 따스해짐이 느껴졌다.


"이제 가 봐야겠다. 조금 있다가 또 올거야. 어디 가지 말고 있어!"


  그는 궁 입구까지 배웅 해주려는 나를 말리고 방을 떠났다. 그러더니 방문에서 멀어지는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나를 향해 돌아서곤 쩌렁쩌렁하게 말했다. 복도에 종이 여럿 있는데도 부끄럽지 않은지 아주 웃는 얼굴로 말이다.
  귀퉁이를 돌고 완전히 사라진 모습에 방으로 돌아와 다시 창가에 앉았다. 잠시 후 황제가 궁을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빠르게 걷던 그는 잠시 멈춰서더니 몸을 돌려 내가 있는 쪽을 응시했다. 나의 모습을 찾느라 잔뜩 찡그러져 있던 미간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펴졌다. 나는 손을 살짝 들어올려 흔들어 줬다. 황제도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잘 가. 전...정국."


  이미 멀어진 그에게 들리지는 않을테지만 소리내어 말해봤다. 전, 정국. 전정국. 언니가 참 아끼던 이름이다.


"언니, 우리 다시 친구야."


  언니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길 바라면서 허공에 대고 중얼거렸다. 문득 창틀이 차갑게 느껴져 자리를 옮겨서 침대에 걸쳐 앉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춥게 느껴지지 않았던 방이 전정국이 가고 나니 날 외롭게 했다.
  이번 겨울은 잘 보내고 싶다. 잘 보내야 한다. 마음의 짐도, 이미 떠난 언니도.









사담

이 새벽에 누가 제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올려봅니다(수줍)

역사 지식 0인 제가 쓰는 사극물... 어차피 픽션이니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요ㅎㅎ

글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자면 주요 테마는 아무래도 겨울이겠지요!

그래서 부제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라고 지었습니다

처음부터 드라마 제목을 따라하려한건 아니지만... 제가 쓰려는 글이랑 너무 잘 맞아서ㅠㅜ 따라 쓸게요..

황제는 모두가 알다시피 남주인 전정국입니다ㅎ 정꾸꾸 너란 남자 황제랑 넘나 어울리는 것...!

황제는 어린 나이에 즉위를 했지만 사랑하던 여자(여주의 언니)가 병 때문에 죽었어요

그리고 그 여자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여주를 황비의 자리에 앉히는데

그 당시의 얘기는 아마 나중에 번외편으로 쓰겠지요?홍홍

일단 지금은 여주가 황비된지 1년이 되가는 시점이라서 과거 얘기는 최대한 자제하려고요

음... 더 설명드릴게 없네요ㅋㅋ 이해가 잘 안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댓으로 물어봐주세용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모두들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 조심하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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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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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머머머작가님!!!!!!!!!!!!!!!!!취저라구요 취저.....너무 좋아요 잔잔하고 오늘도 정국이는 제 심장을 조사버렸어요ㅠㅠㅠㅠㅠ정국이와 잘되기엔 죄책감이 생기겠네요ㅠㅠㅠ아 대박 왠만한 걸 읽어도 강심장으로 나만 좋으면 되 하고 읽었는데 이건 뭐ㅠㅠㅠㅠㅠ뒷이야기 넘 기다려져여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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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독방에서추천받고왔는데 이미 전 좋았습니다...ㅠㅠㅠ정국이ㅠㅠㅠㅠ가 황제요ㅠㅠㅠㅠㅠ너무졸어요ㅠㅠㅠㅠㅠ그리고 언니가 죽다니요ㅠㅠ언니한텐 미안하지만 정국이도 나름생각이 있능거겠지요ㅠㅠㅠㅠㅠ너무뒷이야기궁금합니다ㅠㅠㅠ아주 제심장을 탕탕탕!!!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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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와 진짜 재밌을거같아요ㅠㅠㅠㅠ분위기 취향저격!!!!신알신하고 갈게여!!혹시 암호닉도 받으시나요???만약에 받으신다면 [짐잼쿠]로 신청할게요!
앞으로 여주와 정국이가 서로의 마음에서 어떤 의미가 될 지 너무 궁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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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겨울분위기 제가 진짜 좋아하는 분위기예요!!! 넘나 기대되네요 ㅎㅎ 신알신하고 갈게용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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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독방에서 추천받고왔는대 와...글너무쩔자나요ㅠㅠㅠㅠㅠㅠㅠ혹시 암호닉 신청받으신다면 [마망]으로 신청하겠습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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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ㅠㅠ황제 역시 전정국이가 짱 잘어울리는거같아요ㅜㅠㅠ 진짜 언니를 사랑했었군요ㅜㅠㅜ 그런데 정국이의 마음은 잘 모르겠다만 여주는 좋아하는거같은데 정국이르루ㅜㅠㅠ 에휴ㅜㅠㅠ뭔가 짠내가 있을거같은 예감 ㅠㅠㅠ 해피였으면 좋겜ㅅ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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