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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택엔] misfortune 上 | 인스티즈



misfortune

─ 불행

 

 

 

*

"정규로 돌아온 빅스의 무대 지금 바로! 만나 보시죠"

4개월동안 지겨울정도로 들어왔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던 지난 모든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드디어,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학연은 핏대까지 세워가며 자신들을 보며 열심히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환하게 웃어보였다. 같이 힘든 시간을 기다려주고, 견뎌왔기에 우리는 웃을 수 있었다.어느때보다 빛나는 여섯남자들. 꽉찬 함성이 독무를 하는 학연을 더 춤추게 만들었다. 그렇게 연습한대로 추던 학연이 순간 눈 앞이 흐려져 당황해 방송 사고가 날뻔했지만, 다행히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학연이형, 아까 독무할때…"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재환은 더이상 말할 수 없었다. 지친건지 아님 실수를 해서 그런건지 학연은 아까부터 아무말 없이 고개만 푹 숙인채 애꿎은 앞머리만 만져댔다. 오늘따라 학연 같지 않게 축 쳐진 모습에 택운은 걱정이 되었지만,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챙겨줄려고 하면, 자꾸 눈치가 보였다.이렇게 하는게 맞는가 싶은, 택운이었다.

"어디 아픈거면, 나한테 말해."
"…"
"혼자 또, 바보같이 저번처럼 숨기지 말고."

학연은 택운의 말에도 눈 한번 꿈쩍 하지 않고 택운을 스쳐 지나갔다. 아까부터 머릿속에 맴도는 무대서의 실수가 학연을 계속 괴롭혔다. 예민해진 상태에서 누가 뭐라 하면, 들리지 않는 법이었다. 학연은 이런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고자 두어번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서는, 그냥 땀 때문에 잠시 눈 앞이 흐려졌던거야 하며 단정지어버렸다.



*

컴백 후 첫 무대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다같이 모여 축하파티라도 하려는게 본래 계획이었지만, 학연은 좀전의 실수가 자꾸 마음에 걸려 회식을 마다하고 혼자 숙소로 향하는 길이었다. 항상 멤버들과 함께 차를 타고 숙소로 갔었는데, 오늘은 혼자 걸으려니 뭔가 허전했다. 이 정도로 우린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린 듯 싶었다.
…또다. 방금 또 눈앞이 흐려졌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울고 있었나 싶어 눈가를 닦아보았지만 손가락에 묻어나오는 물기란 한 방울도 없었다. 아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잠시 내가 착각한건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학연이었다.



*

별 이상 없겠지, 땀 때문에 눈앞이 잠시 흐려졌던 거겠지 라고 생각한지 어느새 이틀이 지났지만 눈의 상태는 호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컴백한지 얼마 안되 스케줄이 꽤 많았지만, 계속 된 증상에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잠시 어디 갔다온다고 하고 혼자서 병원을 찾았다.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병원 안의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학연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혼자서 버텨내야했다.

"차학연 환자분, 진료실로 들어와주세요"

떨떠름한 표정으로, 간호사의 부름에 진료실로 들어섰다. 의자에 앉지는 않고 멍하니 의사를 쳐다보고만 있으니, 의사가 어서 앉으라며 재촉해왔다. 학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서는 의사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자꾸만 모를 초조함에 의사를 똑바로 보지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채로 애꿎은 손가락만 만져댔다.

"우선, 녹내장은 폐쇄각 녹내장과, 개방각 녹내장으로 구분이 됩니다. 폐쇄각 녹내장은 엄청난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이 가능하지만 개방각녹내장은 주변의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정도의 불편함부터 시작하죠. 그래서 환자분도 지금에서야 알게 되신 것 같구요. 지금 환자분의 상태는 개방각 녹내장 말기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혹시 평소에 눈앞이 자꾸 흐려지고 그러지 않았나요?"

개방각 녹내장 말기… 학연은 도저히 이해 할수 없는 말에 숨이 턱 막혀오기 시작했다. 왜, 왜! 가슴이 답답해 숨조차 쉬기가 버거워졌다. 믿을 수 없는 검사결과에 의사의 말을 듣기 조차 싫었다. 그저, 의사의 입에서 검사결과가 잘못된거라는 그 한마디만 들으면 괜찮을거 같은데, 야속하게도 끝까지 의사의 입에서 학연이 원하는 말은나오지 않았다.

"환자분, 일단 진정부터 하시고. 자리에 앉아주세요."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갑자기 나한테 녹내장 말기라고 하는데,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고요!"
"눈은 이식하는 방법이 있으니, 일단 제 말부터 들어보시고…"
"말이 되요? 지금 이게? 제가 왜! 녹내장 말긴데요? 왜!"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 앉고서는, 학연은 끝내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머릿속에 꽉 찬 멤버들의 얼굴과 팬들의 얼굴이 사라져 지지 않고, 학연을 자꾸 괴롭혔다. 앞으로 자신의 눈이 안보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만 같았다.

"아니잖아요, 이거 지금. 검사 결과 잘못된거잖아요!"
"…"
"내가 왜, 왜!…"

다른사람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학연은 울부짖고 있었다. 이대로는 더 이상 병원에 있고 싶지 않아, 학연은 그대로 병원을 뛰쳐나와버렸다. 녹내장 말기, 말기. 이상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단어가 잊혀지지가 않았다. 도대체, 왜. 아직까지 흐르고 있는 눈물을 닦아내며 애써 밝게 웃어보였다. 나만 아프고 마는거면 상관없는데, 녹내장 말기는 멤버들에게 까지 피해를 끼치니까… 앞으로의 일들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필, 왜 이런날에 비가 오는건지…"

꼭, 하늘이 대신 울어주는것만 같은 기분에 울적해졌다. 비를 맞으며 학연은 숙소로 향하고 있었다. 우산도 쓰지 않은채 많은 비를 맞아가며 지나가는 학연을 보며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수근거렸다. 학연은 그런 사람들을 신경도 쓰지 않은채, 오로지 숙소만 생각하며 한걸음씩 걸어나갔다.

"눈은 이식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의 수도 너무나 많고, 8시간 이내에 각막을 잘 보관해 오기라는 것도 힘이 듭니다. 또 그만큼 기증자 수도 적고요. 환자분의 상태가 말기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손을 댄다고해도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고요. 지금으로써 저희가 할수있는말은 이식자만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씀 드릴수 밖에 없네요"

땅이 꺼져라 한 숨을 내쉬자 우울한 그의 마음을 표현해 주는 듯 하얀 입김이 하늘로 피어올랐다. 쓸쓸함과 고독함이 묻어나오는 그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졌다.

"날 봐주지 않으면 어쩌지. 눈 앞이 안 보인다고 다 떠나가면…"

거리를 걷고있으니, 실감났다. 웃고 떠드는 연인들. 장난치는 아이들의 모습. 아무런 변화 없이 평소와 같이 흘러가는 세상이 너무나도 미웠다. 비가 와서 그런지, 괴로움이 두배였다. 어느새 걷다보니 숙소에 도착했고, 문앞에 서서 한참을 갈등했다. 잔뜩 비에 젖어버린 머리카락들을 털고서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왜 이제 와?"

다 자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계산에 착오가 생겨버렸다. 오늘 스케줄은 오후부터 시작이라 피곤했던 멤버들이 다들 오후까지 잘거라고 생각했었다. 택운의 말을 무시한채 학연은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차학연."

방문을 열어 제끼니, 학연은 주섬주섬 옷을 챙기고 있었다. 아마, 비에 젖어 옷을 갈아입을려고 하는건가 싶었다. 떡하니 방문앞에 막아서 움직이지도 않는 택운에 학연은 어쩔줄 몰라하며 자리에 섰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에 수건을 얹고있는 학연의 얼굴을 도저히 확인할 수 없었다. 어디 갔다왔는지, 왜 비는 다 맞고왔는지. 묻고싶은게 많았지만 막상 학연을 보니,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좀 비켜줘."
"너…"
"나 아무말도 안해줄거야. 그러니까 비켜. 아님 나 너 치고 지나갈 수도 있어."

아무런 움직임 없이,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택운이 학연은 점점 미워지기 시작했다. 괜히 짜증이 난 학연은 되도 않는 힘을 써가면서 치고 나올려고 했지만, 역시 실패였다. 짜증을 내며 비키라고 해봐도, 택운은 꿈쩍도 하지 않고 학연의 손목만 세게 잡고 있을뿐이었다. 잡혀진 손목을 내려다 보며 학연은 나올거 같은 울음을 애써 집어삼켰다.

"나, 옷 좀 갈아입자."
"차학연"
"왜, 왜! 자꾸 부르는데…"

머리에 덮어져 있는 수건이, 택운의 손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학연의 고개를 억지로 들어올릴려고 하는 택운의 행동에 학연은 잠시 당황했다.

"고개 들어,"

반강제적으로 들려진 고개에, 학연은 힘없이 눈을 감았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볼을 타고 흘러내려오는 수 많은 눈물들. 예상치 못한 학연의 눈물에 택운은 그만 학연의 손목을 놔주었다. 놓기만을 기다렸던 학연은 이때를 틈 타 택운을 지나쳐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하, 진짜. 정택운."

택운은 듣지 못했을 학연의 고통 가득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그 일이 있은 후로는, 단 한번도 택운과 말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스케줄을 끝내고 오늘 또 어김없이 숙소로 향하는 길이었다. 얼마 안되 숙소에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차에서 내릴려고 하는 순간, 매니저형이 날 불렀다. 저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던 택운을 못 본척 하며 다시, 차에 올라탔다.

"사장님이, 널 좀 보자고 해서."
"사장님이요? 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
"자리에 앉아"

갑작스러운 사장님의 호출에, 긴장한 역력이 가득했다. 그런 나를 눈치 챈건지 사장님은 웃어주며 천천히 말을 꺼내었다. 마치 아버지가 잘못한 아들을 다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처럼. 사장님은 그렇게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 무대에서 잦은 실수가 많다고 들었는데. 혹시 몸이 아파서 그런건 아닌지싶어서 불렀어"

예상치 못한 말에, 여태껏 일어났던 모든 일을 천천히 되감아 보았다. 말해봐도, 아무도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던거 일지도 몰랐다. 언젠가는 말해야 되는거라고 생각했었던 난, 병원에서 들었던 검사결과를 그대로 말해주었다.

"멤버들한테는, 제가 다 말할테니 모른척 해주실거죠?"

왠지 모를 지쳐보이는 학연의 모습에 사장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아픈 곳을 들쳐낸것만 같아, 미안하기만 했다. 인사를 하는 학연의 모습에 사장님은 두어번 학연의 어깨를 힘내라는 식으로 토닥여주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학연은 그런 사장님을 한번 쳐다보고서는, 자신의 처지와 맞지 않는 평온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숙소로 돌아온 학연은 쓰러지듯 쇼파에 기대누웠다. 눈을 감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한번 생각해봤다. 시간이 흐르고 흐를수록,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세상 속. 두려움이 학연의 온몸을 휘감았다. 마치 하루하루를 불위에서 걸어다니는 느낌이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아깝지, 연습이나 하러 가자는 생각이 든 학연은 감았던 눈을 떴다. 자신의 눈 바로 앞에 있던 재환에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야, 왜 이러고 있어. 사람 놀라게."
"눈 감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해요?"
"왜, 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던!"

당황해하면서 웃는 학연의 모습이 오늘따라 재환의 눈에는 예뻐보이기만 했다. 그런 재환은 더 학연을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학연을 바라보았다. 학연은 그런 재환을 뒤로한채, 연습실에 갈려고 현관에 서서 신발을 신고있었다.

"형, 어디 가?"
"나, 연습실 좀 갔다올게."
"오늘 같은 날은 좀 쉬지."

재환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채 학연은 그대로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학연이 나가고, 쇼파로 가 앉은 재환은 TV를 틀어놓고 아까 전 학연의 모습을 떠올렸다. 한창 그렇게 학연의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워질때쯤, 원식이 급히 방에서 나올려는 홍빈을 떨쳐낼려 문을 세게 쾅 닫았다.

"어디가?"
"병원"
"병원?"
"아, 이홍빈! 나 혼자 갔다온다고!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강아지 처럼 낑낑대던 홍빈은 원식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 조용해졌다. 시무룩 해져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홍빈이 걱정이 되었는지, 원식은 금방 갔다올게! 걱정말고 기다리고 있어. 라는 말과 함께 나가버렸다.

"학연이는?"
"아, 아까… 연습실간다고 나갔는데"
"나, 잠깐 연습실 좀 갔다올게"


택운의 모습에, 재환은 씁쓸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이상하게 택운이형을 보면 딱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어쩌면…



*

현재 시각은 7시. 그리 늦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밖은 벌써 어둠으로 가득했다. 불이 다 꺼져 있는 연습실 안에서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삐걱삐걱거리는 운동화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막 연습실에 도착한 택운은 그 소리의 근원지로 보이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학연은 아무런 노래도 틀어 놓지 않은 채로 빛 한줄기 존재하지 않는 연습실 안에서 뭐에 홀린 사람마냥 계속해서 춤을 추고 있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수도 없이 떨어져 내려왔다. 택운에 의해 연습실 안은 밝아졌지만, 학연은 계속해서 춤만 추고 있었다. 택운이 다가오는것도 모르는채, 그렇게 계속…
눈물을 닦아내면서 학연은 자꾸만 흐려지는 눈 앞에 그만,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이미 너무 많이 문질러 눈가는 빨개져있었다.

"이 시간에, 불도 다 꺼놓고 뭐하냐?"

택운의 목소리에, 무릎을 끌어 모아 최대한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하면 숨겨질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옆까지 다가온 택운에, 숨기기에는 역 부족이었다.

"저리가."

오늘따라 학연의 모습이 평소 보다 더 힘없어 보였다. 그런 학연에게 택운은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자신도 모르게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고, 택운은 학연을 안심할 수 있게 자신의 품 속으로 넣어 꽉 안아 주었다. 자꾸만, 자신의 눈앞에서 불안에 떠는 학연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현실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싫었다.

"괜찮아, 다 괜찮아."
"뭐가, 다 괜찮아! 나, 하나도 안괜찮단 말이야. 너, 너는. 다 알고 있었잖아. 내가 왜 요즘에 이러는지!"
"학연아, 차학연."
"가, 가라고. 제발. 이런 모습 너한테 보여주기 싫어."
"…"
"왜, 계속 나한테 잘해주는 건데? 평소에는 안 그랬잖아. 왜! 나 챙기고 그러는거냐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면서, 왜 뒤에서 나 챙기고 그랬는데? 나, 아픈거 아니까 그런거 잖아. "

학연은 택운을 밀쳐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이상, 이런 모습을 택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학연은 보이지도 않는 공간속에서 최대한 자신이 여태껏 보았던 연습실 구조를 생각해내며 천천히 연습실 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꾸만 발 스텝이 꼬여 넘어질 거 같았지만, 학연은 꿋꿋히 걸어 나갈려고 노력했다. 자꾸만 인정하기 싫은 현실이 이렇게 막상 눈앞에 닥쳐지니까 학연은 또 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려왔다. 넘어질거 같은 학연을 빠르게 택운은 부축해주었다.

"너 바보같이 넘어질까봐 이러는거니까 이 손 놓지 마라"



*
같은 시각, 감기 때문에 병원에 찾아갔던 원식은 간호사의 수다를 그만 엿듣고 말았다. 아니, 아마도 그의 귀에 차학연 이라는 그 이름이, 또렷하게 들렸을 것이다.

"저번에 왔다간 차학연이라는 환자분, 글쎄. 녹내장 말기 판정 받아서 난리도 아니였어요."
"저도 그 이야기 들었어요. 그! 아이돌 그룹, 빅스? 맞죠?"

누군가가 쳐다보는 듯한 이상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보니 원식과 그만 눈이 딱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던 간호사들은 어쩔줄 몰라하며, 빠르게 자리에서 흩어질려고 했다. 적어도, 원식의 물기어린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그럴려고 했다.

"제가, 지금 잘 못 들은거죠? 방금, 차학연 이라고 한거 아니죠?"
"아, 그게‥저‥"

간호사가 뒷 말을 할려고 했지만, 급하게 뛰어나가는 원식을 그 누구도, 붙잡을 수 없었다. 모든 걸 다 혼자 끌어안고 아팠을 학연을 생각하니, 미안함에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자꾸만 무대위에서 실수를 범하던 학연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바보같은…학연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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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얌ㅋㅋㅋㅋㅋ 신알신도 했고 이거 재밌어서 여기까지 보러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우이 요니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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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또케ㅠㅠㅠㅠㅠ우리 요니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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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요니야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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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헐우이요니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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