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생일 특집은 구독료를 받지 않습니다:) 부담없이 쓱쓱 읽어주세요. 사실은 구독료 받기 민망한 똥글이라 그렇죠. 생일축하해요. 장이씽. 첫 해는 참 싱숭생숭하게 지나갔다. 세훈은 이씽에게 씽씽이형! 하고 부르며 생일선물로 버블티 쿠폰을 주겠다며 설쳤다. 이씽은 버블티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어, 어, 거마워. 하고 세훈에게 말갛게 웃어주었다. 세훈은 이거 저도 있으니까 같이 먹으러 가요. 하고 바보같이 웃었다. 보조개가 더 깊게 패이도록 함박웃음을 짓는 이씽은 버블티 쿠폰을 결국 쓰지 못했다. 같이 갔더니 나중에 쓰자고 하면서 늘 돈을 내던 세훈이 때문이었다. 두번째는 약간 설레였다. 이씽과 세훈이 함께 찍은 사진, 동아리원들과 함께 농활갔을 때 찍은 사진, SNS에 업로드했던 사진과 날짜, 그날 그날의 이씽의 느낌과 했던 말을 또박또박한 글씨로 적은 앨범. 내가 이러말도 해서서? 하고 아직도 어눌한 발음으로 묻는 이씽에게 당연하죠. 형! 하고는 또 웃었다. 선물을 몰래 준다고 해서 뭔가 했는데 이런것일 줄은 몰랐다며 이씽은 또 보조개가 푹 패이는 웃음을 선사했다. 세번째는 감격이었다. 두 달정도 전 술에 취해 전화를 건 세훈은 조금 이른 고백을 뱉어냈다. 형, 혀엉- 하며 울음과 취기가 섞인 목소리에 이씽은 한밤중에 잘때 입는 추리닝에 후드집업 하나만을 걸친채 기숙사를 뛰듯이 빠져나왔다. 이씽이 도착한 골목에는 세훈이 그리 깨끗하지않은 벽에 기대 불붙은 담배를 손에 들고 있었다. 필터에 가까워진 담배불은 매캐한 담배냄새와 향불처럼 피어오르는 연기를 뿜어냈다. "세훈아. 집에 가자." "형, 형." "세훈아 집에 가자." 형, 혀엉- 하고 이씽에게 기대는 세훈의 모습은 좀 우습기도했다. 키도 훨씬 크면서 그리 넓지않은 어깨에 얼굴을 부비는 꼴이란 다 큰애가 엄마에게 칭얼대는 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입에서 새어나가는 소리는 아이가 엄마에게 할 소리는 아니었다. 형, 혀엉, 난 형이 너무 조아여.. 이씽이 알아듣지 못하고 응? 응? 세후나 다시 말해줘. 하고 세훈을 부축하며 말한다. "형이 좋다구여.." "아, 나도 세후니 조아." 웃으며 대답하는 이씽의 마음은 두근두근했다. 내 감정과 너의 감정이 같은걸까. 부러 네게만 친절한 것 처럼 보이지 않도록 별로 친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더 잘해줬던 내 모습을 알아차린걸까? 저는 형을, 어어- 형으을.. 하고 말꼬리를 늘여대는 세훈을 부축하며 응, 응 세후나, 모. 하고 묻는 이씽에게 세훈이 대뜸 화를 낸다. "씨이, 형은, 내맘도 모르고." "후나, 내가 뭘," "나느은, 형이 되게되게 좋단말이에여.. 형이 조아한다는, 거, 그런 걸로 말고," 말문이 막힌 이씽이 우뚝, 멈춰선다. 이씽의 귓가에 술냄새 가득한 숨결이 느껴지고 형으을, 사랑해여.. 하고 우스운 고백이 이씽을 웃게한다. 나도 세후니 사랑하는데. 하고 또 말갛게 웃어보였다. 술에 취한 채 고백한 세훈이도, 분위기도 하나도 잡히지 않은 취중고백을 그 어떤 로맨틱한 고백보다 기쁘게 받아들인 이씽도 참 귀여웠다. 세훈의 자취방에서 둘이 작은 싱글침대에서 꼭 껴안고 잠이 든 다음 날이었다. "악! 악! 이게 무슨일이야!" "우, 세,세훈?" 원룸이 떠나가라 소리지르는 세훈 덕에 강제기상을 하게 된 이씽은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세훈의 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봤다. 형, 왜 제가 형이랑 껴, 껴안고!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세훈의 점점 또렷해지는 상을 눈에 담으며 반쯤 감긴 눈으로 웃어보였다. 어제, 생각안나 세훈? 하고 고개를 갸웃, 하는 이씽에게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술먹고 필름이 끊겨서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싹싹 비는 세훈의 모습이 어제 칭얼대던 모습과 겹쳐서 이씽은 또 웃었다. "어제 세후니가 뭐랬냐면." "아 형.. 진짜 죄," "나 좋다고 했는데." "네 제가 좋다... 네?" 니가, 형 좋아한다고 했잖아. 세훈아. 하고 웃는 이씽의 모습에 세훈이 고개를 숙이고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런 세훈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아들며 이씽이 세훈의 볼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벙진 세훈에게 이씽이 말했다. 나도 세후니 조아해. 만이만이 조아해. 세훈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했다. 난처했다가 당황했다가 멍해졌다가 기뻐하며 이씽을 꼭 껴안았다. 그리고 진실을 말했다. "형, 저 군대가요." "군대?" "네. 군대." "그럼. 2년동안, 못봐?" 금새 시무룩해진 이씽에게 휴가도 나오고 다 할 수있다며 세훈이 위로했다. 중국인 유학생인 이씽은 벌써 3학년이었고 졸업이 그리 많이남은 상황은 아니었다. 언제 가는데? 다음주요. 하고 슬픈 표정으로 말하는 세훈에게 기다려주고 선물? 위문품? 도 잔뜩 보내주겠다며 이씽은 애써 웃음지었다. 행복하지만 씁쓸한 한 주가 지나고 세훈의 훈련소 입소. 잘갔다와. 하고 박박 민 머리를 쓰다듬는 이씽의 손길에 미안해요, 그래도 사랑해요 이씽형. 하고는 훈련소로 들어간다. 세훈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한 이씽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2주 뒤 도착한 택배에는 세훈이 꾹꾹 눌러 쓴 편지가 담겨있었다. 이르지만 생일 축하하고 언제나 사랑해요. 백일휴가 나오면 꼭 갈게요. 세훈의 훈련소 단체사진을 보고 이씽은 또 울었다. 힘내 세훈아. 닿지 않을 말을 건네는 이씽의 눈에서 눈물이 빛났다. 이씽의 생일 당일, 이씽은 과 친구들과 동아리 선후배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기숙사 룸메들에게도 케익을 받고, 웃고 떠들었다. 세훈의 선물이 없다는게 조금 슬퍼졌다. 연인이 되자마자 헤어지다니. 우울한 마음을 달래며 밤시간, 기숙사로 돌아가는 이씽의 손목을 누군가 낚아챘다. "형." 세훈이었다. 곧 추워지니까 여깄는거 잘 쓰고. 오늘 축하는 많이 받았어요? 하고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에 응,응, 세후니 좋아. 하는 대답밖에 하지 못한 이씽이 큰 상자를 받아들고 웃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웃음. 백일 안됐잖아. 하고 묻는 이씽에게 세훈은 사격포상휴가. 저 완전 잘쏴요 나중에 곰인형 얻어줄게. 하고 웃었다. 기숙사로 들어가지 않고 학교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는 헤어졌다. 헤어짐은 아쉬웠지만 세훈은 부대로 돌아가야만 했다. 기숙사에 몰래 들여 쪽잠을 자고 첫 차를 태워 세훈을 보내고 나서야 이씽은 선물을 열었다. 목도리, 감기약, 벙어리장갑, 귀마개, 털모자에 수면양말까지 몸을 따뜻하게 해줄 물건 투성이인 상자속을 보고 이씽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바스락, 목도리를 풀자 쪽지가 튀어나온다. 장이씽은 빨간색이 잘 어울립니다. 서툰 중국어로 쓰인 편지. 감기약안에는 용법설명서 대신 '열 오르거나 기침하기 시작하면 밥먹고 두 알씩. 꼭 먹어요 형은 감기 한번 걸리면 심하게 걸리니까.' 벙어리 장갑 왼손안에는 세훈이라고 적힌 포스트잇과 반쪽짜리 하트목걸이, 오른손에는 이씽이라고 적힌 포스트잇과 남은 반쪽의 하트 목걸이. 귀마개 머리띠부분에는 철사로 묶어둔 '내가 형 귀를 따뜻하게 해 주기 힘들잖아요' 털모자에는 '열은 머리로 거의 다 빠져나간대요. 늘 쓰고 다녀요.' 수면양말에는 '제거랑 커플이에요' 상자 바닥에는, 생일축하해요, 장이씽이라는 글자들이 빼곡히 다 다른 사람의 필체로 적혀져있고, 중앙에는 세훈의 글씨가 있었다. 생일축하해요 장이씽. 사랑해요. 이씽은 선물상자를 부여잡고 울었다. 세훈아, 나도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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