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노선 4
written by_작가1996
일어나자마자 머리맡에 두고 잔 이름표부터 확인했다. 어제 그 일이 꿈이 아니였다. 나는 분주하게 학교 갈 준비를 마쳤다. 코트가 너무 지저분해서 입을 수 없었다. 결국 교복 마이만 입은채로 학교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이름표를 마이 주머니에 살포시 집어넣고 집을 나섰다. 찬바람이 날카롭게 불었다. 또 넘어질까봐 언 땅을 조심조심 걸어나갔다. 오늘은 유난히 버스정류장 가는길에 햇빛이 많이 들어왔다. 빨리 땅이 녹았으면 했다. 새싹이 나는 포근한 봄이 왔으면,
나는 버스정류장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차가운 기운이 엉덩이에 그대로 전해졌다. 조용한 도로 건너 버스정류장에는 그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세차고 따가운 겨울이였지만 지금 당장 봄이 찾아올것만 같았다. 웃음이 아니였다. 부드러운 미소. 그의 입꼬리가 살짝, 둥글게 말려 올라갔다. 내 눈을 쳐다보고 있다. 그의 눈 속에 내가 담겨져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하지만 곧 버스를 타야했다. 아쉬웠지만 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끝까지 버스안에 올라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학교에있는 내내 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남자의 얼굴과 미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초록색 칠판에는 그의 얼굴과 이름이 둥둥 떠다녔고 나는 수업에 전혀 집중할 수가 없었다. 가끔 소설책을 읽을때마다 사랑에 빠진다는 느낌이 궁금했었다. 어떤 느낌인걸까, 그 사람만 떠오른다니 그게 가능할까? 그 남자는 이미 충분히 나를 장악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세계에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 남자는 나의 사랑이고 동경이고 지표가 되었다. 이제 지긋지긋한 평범한 삶에서 빠져나가고 싶다.
그 날 아침 이후로 며칠간 남자를 볼 수 없었다.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의 얼굴이 너무 보고싶었다. 나는 침대 끝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그의 명찰만 만지고 있었다. 상사병일까? 언제한번 상사병의 의미를 몰라 사전을 뒤져본적이 있었다. 남자나 여자가 마음에 둔 사람을 몹시 그리워하는데서 생기는 마음의 병. 지금 내 모습이 딱 이 꼴이다. 그는 내 머릿속에서 떠날생각을 않았다. 그가 안보이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다. 이쁜 여자친구가 생겼다던가, 어디 아프다던가, 친구들하고 나쁜짓을 하고있다던가.
아이들이 술렁였다. 아침부터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았다. 우리학교 3학년에는 은정이라는 언니가 있다. 실업계 학교에서 공부를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냐 하겠지만 인문학교의 중상위권 학생들만큼이나 공부를 잘한다고 한다. 외모도 무척 뛰어났다. 구령대에서 상받는 모습이나 3학년 교무실에 심부름을 가게되면 볼 수 있었는데 정말 텔레비전 속에 나오는 연기자 만큼이나 이뻤다. 또 성격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와도 잘 어울렸다. 그런데 갑자기 자퇴라니. 선생님이 끝까지 붙잡았는데도 완곡히 거절했다고 한다. 반 아이들은 자기일인것 마냥 들떠서는 막 떠들어댔다.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공책을 뜯어 쪽지를 보내면서까지 그 얘기를 계속했다. 솔직히 나도 궁금했다. 그렇게 잘난 언니가 하루만에 자퇴하겠다고 한다니. 분명 무슨일이 있었던거겠지.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앞머리를 스프레이로 빳빳하게 세운 우산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급하게 교실로 뛰어들어오더니 친구들보고 모이라고 한다. 친구들이 그 아이들을 빙 둘러쌌지만 목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교실 거의 끝 쪽이 자리한 나한테까지 선명하게 다 들렸다.
야야, 은정언니 세진공고 졸업한 재수생오빠들 있지? 그 오빠들하고 안좋은일 있었나봐!
진짜로? 재수생 오빠들이면 제대로 잘못걸렸네.. 어떡해.
자퇴할정도면 설마..
야 그럼 그 복학생있잖아 그 오빠도 관련된거야? 요즘 같이 다니는거 같던데.
완전 실망이다.
재수생 오빠들이랑 어울릴때부터 알아봤어.
쯧쯧, 다들 혀를 찼다. 다들 불쌍하네 어쨌네 떠들어대고 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다들 순식간에 흩어져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창 밖으로 체육수업을 하는 옆반 아이들을 쳐다봤다. 다들 즐겁게 웃고있었다. 활기차보이는게 보기 좋았다. 그에반해 난 너무 우울하고 칙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들어 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들어서 어색하다. 잡다한 생각들로 머리를 채우고 있는데 문득 그 남자가 떠올랐다. 그 남자가 킬킬거리며 웃던모습이 생각났다. 장난끼 많아보이는 모습에 새삼 놀라기도 했고 귀엽기도 했었는데. 친구들과 있으면 그렇게 웃게되는구나.
나는 그때 그의 모습을 생각하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친구들, 맞다. 재수생들이다. 아까 아이들이 떠들어댔던 그 재수생들. 그럼 복학생은 기성용을 말한건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가 나쁜 학생일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다가왔을때는 전혀 못느꼈었는데. 정말 그가 한짓일까? 그 남자가 없어진 이유가 이 일 때문인건가. 나를 보며 웃던 그 남자를 다시 되새겨봤다. 아닐거라고 믿고싶다. 손이 떨려왔다. 만약 그가 진짜 그런짓을 한거면? 난 어떻게해야하지. 그가 다시 돌아올까. 나에게 거짓말이라도 할까. 아님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나를 보며 웃어줄까. 그가 지금 어디서 뭘 하고있는지 궁금해서 미쳐버릴것만 같다.
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재빠르게 버스를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늘이 캄캄했다. 비가 내릴것만 같았다. 가슴이 더 무거워졌다. 집에 다와가자 다리가 저렸다. 어찌나 빨리걸었는지 평소에는 집에오는데 30분이나 걸렸지만 20분만에 집에 도착했다. 머리속이 너무 복잡했다. 당분간은 그 남자가 계속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았다.
9시가 다 되어갔다. 엄마는 나를 깨우더니 쓰레기 봉투를 쥐어줬다. 나는 눈곱을 떼고 시커먼 잠바하나만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나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빗줄기가 그렇게 굵지않아 집앞이니깐 뭐, 하고 달려나갔다.쓰레기 봉투를 쓰레기 더미에 가볍게 던져놓고 다시 뒤돌아 뛰었다. 그리고 집앞에 다다랐을때 나는 멈출수 밖에 없었다. 기성용이 비를 맞으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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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ㅠㅠ 약속을 못지켰죠 금요일에 올리기로했는데, 핑계같지만 사실 자꾸만 인터넷이 꺼져서 임시저장하면서 계속썻는데 화나서 그냥..컴퓨터를..꺼브렷ㅇㅓ유..ㅠㅠ 죄송해여..약속을 못지켯숨다 ㅠㅠㅠㅠ 에휴..글도 이상하고 기분도 꽁기꽁기하네연.. 학원에서는 하루종일 잡아두려하고..ㅠ,,ㅜㅠㅠㅜㅠㅜ잏잏잏힘드려 저 독자님들한테 투정좀 부릴게욘 ㅠ.ㅜ힝
콜라맛님, 뾰로롱님, 목캔디님, 엑소기성용님, 연두님, 깡통이님, 대훈대훈님, 춤바람님, 과자님, samsung님, 1995님, 그 외 익명의 독자님들! 너므넘늠너ㅓ넘넘ㄴㅁ느 사랑하고 감사합니댱^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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