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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재환] 글: 그 얘기 들었어? ep.9 | 인스티즈






외로움이 무어냐 물었을 때
나는 딱히 대답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쓸쓸함이 외로움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일까?
비릿한 붉은 글씨가 소매를 가득 매운 그 날,
등골 시리게 나를 감싸안는 그 차가움을 나는 외로움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스스로 긴 겨울처럼
이 어두운 거리의 우리는 그저 서로에게 사랑한다 이야기하면서도
떠나지 말라는 말은 차마 입밖으로 내뱉이는 못하고
어린애같은 투정을 차갑고 날카로운 말들로 대신하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보다 더 차가웠고
그건 결국 그가 더 뜨거웠다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어떻게 서로를 떠날 것인가에 관하여
우리는 단 한 번도 말로서 이야기한 적은 없었지만
항상 거짓말처럼, 무덤에 묻어버린 비밀처럼
조금씩 조금씩 썩은 기둥을 갉아먹는 벌레처럼
은밀하고 조용하게 각자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웃기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의 마지막을 그와 함께 하고 싶었다.
붉은 물감에 나눠 젖셔지던 우리의 머리카락처럼
가끔 튀어오른 섬뜻함에 잠에 들지 못하던 밤처럼
나는 그저 그와 함께 하고 싶었다.

이건 유서와도 같은 것이었다.

내가 수 백 번 눈으로 말하고 있던 유서.
내가 그에게 수 천 번이고 더 되새겨주고 싶어 안달하던 그 유서.

그가 얼마나 쉽게 이 종이를 불태워 버릴지 나는 알지 못했다.
아니, 알았더라도....





그는 차가운 테이블 위에 올려진 누군가의 손을 만지고 있었다.
검은 폴라가 그의 긴 목을 끝까지 감싸고 있었고
말려올라간 소매를 타고 푸른 힘줄이 두드러져있었다.
머리가 띵- 할 정도로 방 안을 채운 포르말린 냄새에 나는 기침을 했다.
푸르게 변해버린 손가락이 문득 움직였다 생각되는 건
아마 착각이겠지.





나의 기침소리에 그가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애써 생각하려는 듯 그는 눈을 굴렸다.
나는 며칠 전 시계를 잃어버렸고
그는 그걸 찾지 못했다.

조금 두려웠다.





뭐라고 말 좀 해봐-
문득 그가 말했다.





아무거나?
내가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살짝 열린 찬장 사이로 그녀의 붉은 심장이 보였다.
그의 흐트러진 눈동자도 보이는 것 같았다.




응.





그는 항상 나의 안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내가 그의 신이라 말하던 그의 말들은
언뜻 들으면 조롱일 수도 있었고
또 다르게 들으면 지독한 진실인 것만 같았다.

병신같은 일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죽여버린 생만큼이나
서로를 더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랑하지 않고는 차마 견딜 수가 없었다.
서로를 사랑하지 않고는

그 긴 밤을.
그 차가운 새벽을.

그리고 숨죽인 우리의 낮을.





딱히 할 말이 없는데.....
나는 눈을 비볐다.





그래....?
표정이 미묘했다.





그는 싱크대에 물을 틀고는 손을 닦았다.
뜨거운 물을 쓰는지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차가운 손은 덩그러니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었고,
기우는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고 은밀하게 우리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나는 그게 무서워서 마른 침만 삼켰고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후-

그가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나는 문을 닫고 침대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쇠문을 열고 나왔고
테이블에 올려진 미적지근한 물을 마시고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창가를 바라보며 내가 잃어버린 일부분에 관하여 생각했고
또 죽어버린 삶들이 어디로 가게 되는지에 관하여 상상했다.
다 쓸모없는 일이었다.





옆에 앉아도 돼?

이례 없는 질문을 그는 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는 슬쩍 웃었고
나는 불안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내 곁으로 다가와
나의 어깨에 가볍게 제 머리를 기댔다.
한참을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앉아있었다.

그러다 문득 어깨가 축축해졌고
그러다 문득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울어?

이렇게 밖에 물을 수 없는 자신이
문득 한심하다 느껴졌다.
그는 색- 색- 거리는 숨을 내쉬며 연신 뜨거운 눈물을 내 어깨에 쌓았고
나는 가만히 앉아서 그런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날카롭고 차가운 것들로 누군가를 찌를 때
당신도 그 만큼이나 많이 찔려지고 있었다는 걸
그걸 아주 늦게서야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한들 정당화따위는 되지 못했다.
면죄부는 없었고
우리의 죄는 이미 선을 넘어버린 여우처럼
쇠사슬에 묶인 채 고통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미래를 꿈꾸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이
그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사랑한다 말할까 고민했고
그의 눈물은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죽지마-

한참이 지나서야 그가 말했다.
그 아이러니한 말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도망가야해.

한 번 더 그가 내게 말했다.
축축한 검은 눈동자가 그렇게도 처연하고 또 그렇게도 단호해 보일 수가 없었다.
붉은 눈가가 닳아올라 턱끝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밀어넣고 있었다.
나는 금방이라도 울고 싶어졌다.






너는 내 말을 아주 잘 듣지?

버려지기 전 당부 하듯 그는 내게 물었다.
나는 내가 버려질 것 같다는 생각에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내 유서는 이미 나의 눈 속에 심어놨는데
그는 전혀 읽고싶어하지 않는 듯 했다.





그가 애원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시계를 잃어버렸고 그는 그것을 찾지 못했다.
그녀의 손톱 끝에는 그의 살점이 묻어있었고
나는 그녀의 손을 찾지 못했다.





맞아 너는 내 말을 잘 들어.

나의 끄덕임에 안심한 듯 그가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가볍게 내 얼굴을 어루만졌고
숨을 꾹 들이마시며 입을 맞췄다.
이 쓸쓸함을
왜 자꾸
.
.
.

나는 그날따라 네 말을 듣고 싶지 않았는데....

또 거짓말을 했어.

또.






내 귓가에 속삭이는 그의 주문.
두꺼운 쇠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저주들.

인과응보.






작은 신음.





아...
나의 착한 별빛.



가여운.

[VIXX/이재환] 글: 그 얘기 들었어? ep.9 | 인스티즈



Bonnie & Clyde



Last Ride




Beautiful Li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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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넘 좋은데 뒤에 마지막이 있어서 너무 슬퍼요 ㅠ
8년 전
독자2
쟈니... 안녕 ㅜㅜ... 왜그랬어 ㅡㅜㅜ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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