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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재환] 글: 그 얘기 들었어? ep.7 | 인스티즈








사이렌 소리


새벽 4시의

사이렌 소리


휘황찬란하게 젖은 도시를 비추는

그 붉고 푸른 불빛들


너와 나의 끝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그 경보음을 들으며

나는 손톱을 뜯었다.






달빛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아마 억울한 사람들의 우리를 향한 질타라고 생각했다.

주머니에 있었던 그녀의 네 번째 손가락은 이미 어딘가로 사라졌고,

이미 없던 일로 억지로 이름붙여 버린 채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숨막히는 불안감은 내가 너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고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우리의 밤들을

끔찍하게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가에 서서 그를 기다렸다.

딱- 딱- 손톱을 물어뜯는 소리가 점점 커져만 같다.

혀끝에 느껴지는 비릿한 피맛이

나의 피일까?


아니면 너의?






환각처럼 퍼지는 징그러운 그 속과

존재하고 있음에도 영원히 묻어버리고 싶은 그 모든 비밀들.

그리고 차갑고 어두운 방 안을 뒤흔드는 발소리.


미친 듯이 흔들리는 바람부는 창가와

문득 열리는 그 무거운 문.


아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그 문.

아니, 현실과 꿈속을 이으는 문.


너와 나의 영원한 파라다이스.






문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창가에 서 있는 나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제야 나는 입에서 손을 땠고

그는 문을 잠그고 나에게로 걸어왔다.






더러운 향기기 났다.

독거미의 유혹처럼

위험하면서도 결국 뿌리칠 수 없는 향이.






물어뜯지 말라고 했잖아.

그가 내 손을 낚아채며 말했다.

핏방울이 몽글몽글 올라오고 있었다.






불안해서.

내가 대답했다.

그는 얼굴을 구겼다.






뭐가 불안해.






네가 불안해.






고작?

그가 시니컬하게 웃었다.

고작 내가 불안해?






아이러니한 질문이었다.






내 걱정 할 시간에 네 걱정이나 더 해.


그가 차갑게 말했다.


불안한 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

어떻게 너 혼자 도망쳐나갈지 잘 생각해둬.






나는 그를 바라봤다.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어린애 같은 투정을 부리고 있을 뿐이라고.






아- 이거야 말로 아이러니.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껍질을 벗겨내던 그의 얼굴이

나보다 더 한 불안으로 축축히 젖어 끝없는 심연으로 끌려 가는 것이

그것이 더할 나위 없이 위태롭고 곧 죽어버릴 듯 불타고 있는 아이러니.






나의 빨간 구두는

원래부터 빨간색은 아니었다.






너의 검은 눈동자가

원래부터 검은색이 아니었듯.






그는 나를 바라보며 피묻은 내 손가락을 핥았고

나는 손을 뻗어 차가워진 그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는 눈을 감고 나에게 기댔고

나는 그 커다란 어깨를 천천히 감싸안았다.






저항의 흔적일까 아니면 마지막 발악일까?

그의 팔뚝에 붉고 선명하게 남겨진 자국들은

당신의 최후를 알리는 기하학적인 무늬였을까?

아니면.....

미련의 몸부림?






누구의 것인지 모를 머리카락을 떼어냈다.

너무 금방 불에 타 사라져버린 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라이터에서 나온 불길은 순식간에 내 손가락 사이로 뜨겁게 사라졌다.

머리카락이 타는 냄새는 생각보다 역했고,

쓸데없는 재가 남아 더렵기까지 했다.

그는 침대에 앉아 불장난을 하는 나를 바라봤다.






이리와.

그가 말했다.






........






안겨줘.







애원하는 목소리였다.

그제야 나는 그를 바라봤다.

일그러진 그 얼굴을.






그는 나에게 팔을 뻗었고

나는 그저 그런 눈으로 그의 귓가에 입을 맞췄다.

아주 작은 신음이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나왔다.






죽어가는 영혼이 빠져나오는 소리 같았다.






힘들었니?

하고 내가 물었다.






아니.

그가 낮게 웃었다.

누가 거짓말쟁이인지 모르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디부터 잘랐어?

잔인한 나의 질문.






기억 안 나.






나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손끝의 피는 이미 멎었고

그는 그 붉은 혀로 내 입술을 탐했다.






마약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기도를 베어낼 때 나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우리는 영혼이 떠나는 소리라 부르자고 약속했다.






푸르게 핀 꽃처럼 멍투성이인 그의 가슴과

가장 원초적인 일들로 단단해진 그 몸을 가만히 쓸어내려갔다.

그의 신음소리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은

결국 나도 더럽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그리고 그는






더 해봐.

그가 말했다.






아까의 애원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

명령이라 부르기에 더 적절한.

그런 목소리.






더 움직여봐.

그가 말했다.

나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는 나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뜨거운 것이 심장이라고 했다.

가장 뜨거운 것이 심장이라고.






죽이는 건 쉬워.

하고 그가 말했다.






꼬시는 게 어렵지.






몸이 흔들렸다.

거친 숨이 새어 나갔다.

그는 뚫어져라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의 말대로 흔들리고 있었다.






너를 꼬시는 게 제일 어려웠어.



[VIXX/이재환] 글: 그 얘기 들었어? ep.7 | 인스티즈


Bonnie & Clyde


좋아?


좋아.


얼마큼?


아까 그 잔인한 축제를 다 잊어 버릴 만큼.

그가 웃으며 말했다.



깊게 파고든 네 품 속에 영원히 갇힌 나

이대로 날 잃어도 괜찮아


Spider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크...........................................크........감탄 감탄.......크............진짜 작가님 사랑합니다.....크...............하.....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역시 자까님!! 아까도 했었지만 정말 분위기를 읽는 것 같아요 ㅜㅜ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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