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오늘은 꼭 타이연습 해야지! 하면서 실이랑 이런저런 도구들을 들고 휴게실로 들어가. 아무도없는 휴게실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타이연습을 하기시작해.
대학시절 의학용어 공부할때보다 더 집중해서 한다고는 하는데 자꾸만 실이 엉켜.
아, 딴 쌤들은 진짜 잘하던데 난 왜이래! 이러면서 너가 머리를 쥐어 뜯고 있는데 휴게실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와.
다름아닌 치프쌤 크리스.
"뭐야 왜 가만히 있는 머리를 쥐어 뜯어."
"쌤.. 타이 연습중인데 왜 자꾸 안될까요.."
"한번해 봐. 뭐가문젠지 봐줄게"
너가 울상인채로 말하니까 크리스가 맞은편에 앉으면서 말해.
근데 왠지 크리스가 보고있으니까 더 긴장되는거야ㅋㅋㅋㅋ
손에 땀까지 나기 시작하면서 아까 혼자할 때 보다 더 못하게 돼.
우왕좌왕 하던 너를 보다가 크리스가 가까이 의자를 당겨 앉으면서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이쪽 방향으로 실을 넣고 매듭을 지으라며
뭐라뭐라 설명을 해주기 시작하는데 너는 도통 무슨소린지 모르겠어.
어버버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크리스가 답답했던지 벌떡 일어나서 너 뒤로 와.
"한번만 가르쳐줄테니까 손끝에 감 잘 익혀."
백허그 하듯이 너를 안고는 너의 손을 감싸쥐고 이리저리 가르쳐 줘.
크리스가 이러는데 너가 집중이 되겠냐고..
멍하니 크리스가 하는데로 따라하긴 하는데 또 까먹어버리지.
"이제 니가 알아서 해봐"
이러는데 뭘 어떻게 해야하니.. 너는 울고싶은 심정으로 꾸역꾸역 매듭을 지어봐.
근데 어라? 된다?ㅋㅋㅋ
"헐 대박사건. 쌤 이거 맞죠?! 네?"
"하면 되는데 왜 자꾸 혼날까 OO이는?"
"쌤 고마워요 진짜ㅠㅠㅠ 선생님 덕분이에요ㅠㅠ"
탁자에 엎드리면서 너가 장난스럽게 울먹거리면서 말해.
이제 더이상 선생님들한테 안혼나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올 것 같은거야.
그동안의 수모가 지나가면서..ㅋㅋㅋㅠㅠ
그런 너를 보던 크리스가 니 옆 탁자에 걸터앉고 웃으며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줘.
"빨리 감 잃기전에 검사맡으러가 백현이한테"
그 말을 듣자마자 가지고 왔던 실뭉텅이들을 두 손 가득 들고는 " 갔다올게요! " 하면서 벌떡 일어나.
허겁지겁 휴게실을 나가는 너가 귀여운 지 크리스는 슬쩍 웃어.
*
실이랑 기구들을 들고 너는 세상을 다가진 표정으로 밝게 걸어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신나게 병원 복도를 지나가다가 경수랑 민석이를 만나지.
"쌤!!안녕하세요~"
누가보면 미쳤나? 할정도로 너는 기분이 좋은지 민석이랑 경수에게 인사를 하며 대뜸 끌어안아.
"뭐,뭐에요 OO쌤?"
"..OO아. 너 뭐 잘못먹었..어?"
"아니요~ 저 드디어 타이 마스터 했어요! 지금 검사맡으러 가는 길~"
ㅋㅋㅋㅋ무슨 유치원생이 선생님한테 색종이 접은 거 검사 맡으러 가는 것 마냥 싱글벙글인 너를 보고 경수랑 민석이가 웃어.
"어, 쌤들 둘이! 왜 웃어요?"
"아니 그냥. 빨리가봐 이러고 있는사이 다 까먹겠다 또."
"그래요 빨리 가봐요. OO쌤 화이팅!"
너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려주며 화이팅하라는 경수의 말에 너가 꾸벅, 인사를 하고 다시 백현이 의무실로 발걸음을 옮겨.
똑똑. 노크하는소리에 백현이가 들어오라고 하지.
"쌤! 저 타이, 이제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이제서야? 니가 여기 들어온지가 2년다되가는데 이제?"
"아이 그래도 한게 어디에요 보세요! 해볼게요!"
의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소리치는 너를 보고 백현이가 귀여운지 웃으면서 해보라 그래.
의무실 쇼파에 턱 앉아서 너는 열심히 타이 매듭을 지어봐.
역시나 크리스가 가르쳐줬던게 효과가 있었던지 한번에 성공하지.
"짠! 맞죠 이거?"
"뭐 좀 하긴하네. 누가 가르쳐줬어?"
"음, 크리스 선생님이요!"
"뭐? 선생님이? 야 내가 타이연습할 때 내 의무실 와서 하라그랬지"
"혼자 휴게실에서 한번 해본다고 있었는데 크리스쌤이 들어와서 가르쳐 준거에요.."
"나도 너한테 타이 가르쳐 줄 수 있거든?! 아,아니 뭐.. 니 담당은 나니까. 그,그렇다고 임마!"
그런 백현이의 모습을 보고 너징어가 웃음을 터뜨려. 네네 어련하시겠습니까..ㅋㅋㅋ
"왜 웃냐? 내가 우스워? 야 너 24일날 있을 브리핑은 다 준비했어?"
"..헐. 맞다. 브리핑!"
"거봐거봐. 하나를 말해주면 열을 알아야하는데 당장 눈앞에 떨어진 것만 보고 그러지?
지금 너 그거하나 성공했다고 굉장히 텐션업되있는거 같은데 얼른 갈아앉히고 브리핑 준비해. 너 못하면 내가 혼나.
그래서 그런데 나 이제 또 너 엄청 닥달할거거든? 빨리가서 브리핑 준비하도록."
아까 그 말을 한 백현이가 자기도 약간 쑥쓰러웠던지 속사포로 막 내뱉는 말에 너는 잽싸게 의무실을 나와 의국으로 들어가.
"OO쌤 표정이 왜 그래요?"
"보나마나 또 실패해서 까였겠지 뭐"
"아니거든요!! ..브리핑 준비 까먹어서 그래요.."
의국에 놀러 와있던 경수랑 민석이가 아까까지만해도 기분이 좋아보였던 너의 표정을 보고는 말해.
브리핑 얘기듣고 탱자탱자 경수와 민석이랑 같이 떠들며 놀고 있던 세훈이랑 종인이가 헐나도!!! 하면서 급히 일어나 노트북을 꺼내.
그러곤 경수랑 민석이가 한마디 하면서 일어나.
"외과쌤들 화이팅.. 열심히 하세요. 저흰 이만 산책하러~"
아오 누굴 놀리는것도아니고..
너는 한숨을 푹 쉰 채 전공서적을 이리저리 뒤져가며 브리핑 준비를 해
옆에서 우당탕탕 거리며 시끄럽게 구는 종인이랑 세훈이를 한심한 표정으로 보다가 말이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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